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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화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

일단 순빈이에게는 어느 정도 털어놓아야 할 것 같았다. 그녀가 인어라는 말. 그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그는 우혁을 정신이 약간 이상해졌다고 생각한다.

“우혁아, 이런 말 하기는 좀 미안한데 예전에 독일에서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고 했지? 나랑 같이 다니다. 비밀은 끝까지 유지해줄게.”

“형, 그 때에는 대인 기피 장애 및 충동 장애가 있었어. 물론 지금도 완치된 것은 아닐지도 몰라. 그런데 내가 하는 말은 진실이야.”

“그러니까 저 방에서 지금 쉬고 있는 아가씨가 인어다 이거지?”

“응.”

“그럼 왜 지느러미가 없어?”

“그건 나도 몰라. 없었다가 있었다가 해. 자유자재로 바꾸는 것인지 아니면 물에 닿으면 지느러미로 변했다가 안 닿으면 자동적으로 다리로 되는 건지는 나도 알 수 없어.”

“휴우, 너 어디 가서 이런 말 하지 마라.”

“아, 진짜 답답하네. 형 난 형이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어. 그런데 이러기야? 내가 언제 거짓말 한 적 있어?”

곰곰이 생각해 보는 순빈. 그의 거짓말.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았다. 그 부분에서는 신뢰가 갔다. 그래서 그를 미쳤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신이 온전히 박혀 있는 한 사람을 인어라고 표현을 할 리가 없다.

물론 저 방에 쉬고 있는 세실리아는 그가 본 여자 중에 가장 아름답다. 너무 매혹적이라서 빨려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종류의 여자다. 그렇다고 그게 인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최소한 지느러미라도 봐야, 아니면 지느러미를 떼어낸 흔적이라도 봐야 믿을 수 있지 않은가? 사실 그것을 봐도 어떤 사람들은 돌연변이라고 생각하지 인어로 생각한 것은 아니다.

“좋아, 믿기지 않겠지. 나도 알겠어. 그럼 그냥 안 믿기는 거로 가자. 나중에 같이 있다 보면 언젠가 믿을 날이 올 거야.”

“좋아, 나도 그냥 믿는다 치고. 그래서? 왜 인어가 너와 같이 왔고 지금 이 집에 있는 거야? 아까 보니까 쫓기는 것 같던데.”

“맞아. 난 인어가 또 있을 줄 몰랐는데, 그녀의 가족 같은 인어들이 나타나더니 나를 잡아갔어. 그리고…”

“그리고?”

여기서 잠시 말을 멈추었다. 하기 힘든 말이다. 인어가 자신을 강제로 범했다?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말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세실리아가 나를 구해 주었어.”

“음…”

역시 믿지 않는 눈치다. 이제 인어를 하나도 아니고 몇이나 등장을 시키니 더욱 신뢰감이 떨어져 보였다. 우혁은 한 숨을 쉬었다. 자신과 친한 몇 명의 사람들 중 하나도 이렇게 믿기 힘든 일이다. 나중에 부모님 또는 미래에게 이 말을 하면 과연 믿어줄까?

그의 최종 목표는 그녀를 한국에 데리고 가는 일이다. 그러자면 여러 과정이 필요한데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 가능한 일이긴 한가? 그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다만 한국을 갈 때 반드시 동반해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 가지고 있다.

피곤한 하루. 일단 그는 잠을 선택했다. 집은 넓다. 방도 세 개 씩이나 있다. 그의 어머니가 그동안 묵었던 방을 세실리아에게 주었다. 하지만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밤에 찾아온 것이다. 그 역시 잠이 안 와 눈을 뜨고 있는데 그의 곁에 누운 그녀.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음… 세실리아. 안 돼.”

“안 돼?”

“응. 안 돼.”

“뭐가 안 돼?”

그 동안 가르쳤던 우리 말. 그녀의 받아들이는 수준이 나쁘지 않은지 가장 간단한 대화가 가능했다. 긍정과 부정의 말. 하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다. 그는 또 손짓 발짓을 해야만 했다.

“세실리아랑 그리고 나랑 같이…”

그녀와 자신을 가리키며…

“자는 것은 안 돼.”

두 손을 모으고 자신의 옆머리에 붙였다. 마치 유치원에서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자는 것을 표현하는 구연동화 하듯이 말이다. 누가 이 모습을 본다면 믿지 못했을 것이다. 시크하다 못해 까칠한 우혁이 이렇게 친절하고 앙증맞은 자세로 누군가에게 설명을 하다니.

“왜? 왜 안 돼?”

우혁의 눈이 커졌다. 어쨌든 자신의 말을 알아들은 모양이다. 이제는 안 된다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한숨이 나오려고 했다. 그걸 어떻게 설명을 한단 말인가?

“음. 그게. 음. 세실리아는 여자야. 나는 남자고. 남자와 여자는 같이 자서는 안 돼.”

여자와 남자는 알려준 적이 있는 명사다. 그 이후에 여러 단어와 몸짓을 조합해서 그녀에게 설명을 하니 이번에도 대충 알아들은 것 같다. 그렇지만 이해할 수 없는 눈빛이다. 그럴 수밖에. 여자와 남자가 같이 자면 안 된다니? 물론 인어는 지금 여성체 밖에 없기에 남성체와 같이 자는 인어를 보지 못했지만 신의 조화로 인해 남과 여, 그리고 암컷과 수컷은 결합을 위해 탄생한 존재 아니던가?

그녀는 그렇게 배웠다. 어렸을 때부터 말이다. 다만 남성체가 없는 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자행된 종족 번식. 그로 인해 그녀는 나중에 사랑하는 대상을 만나면 반드시 종족 번식만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같이 시간을 보내리라고 다짐했었다. 즉, 그녀의 사고방식으로는 종족 번식과 사랑의 확인을 위해서 남과 여가 존재하는 것인데 그가 이상한 논리로 맞서고 있으니 황당할 뿐이다. 그래서 결국 표현을 한다. 그동안 배웠던 말로 급조해서.

“나, 너, 같이 자.”

그녀가 표현한 말. 짧고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는 조사도 없지만 못 알아들을 우혁이 아니다. 그는 그 말을 듣고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똑같은 표현을 했다. 현재로서는 이렇게 하고 나중에 더 의사소통이 편해지면 설명해주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인간 세상에서는 안 돼. 같이 자는 것 안 돼.”

두 손을 엑스자로 표시한다. 아주 열심히. 결국 그녀가 납득을 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그냥 가지는 않았다. 그에게 살짝 키스를 하고 간다. 인어 나라에서는 이게 인사인가? 항상 그녀와 만나서 그렇게 입을 맞추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녀를 보내도 그는 잠이 오지 않았다. 아마 그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낯선 곳. 두려움이 크지 않을까? 거기다가 종족에 죄를 지었다. 그러니 얼마나 죄책감에 몸부림을 치겠는가?

실제로 그랬다. 세실리아는 지금 모든 게 두려웠다. 그가 의존할 존재는 단 하나, 바로 우혁이었다. 그래서 그 두려움을 쫓기 위해 그에게 간 것이다. 그런데 남자와 여자가 같이 잘 수 없단다.

인간들은 이상하다. 그러면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고 성관계 후에 다시 따로 잔단 말인가? 그녀는 그 성관계라는 것을 해 본적은 없다. 레지나는 항상 그녀에게 때가 되었다고 했지만 우혁을 만난 후 계속 기피해 왔다. 로드 입장에서는 속이 탔다. 인어의 개체수를 많이 늘리는 게 그녀의 목표인데 하나라도 거절을 하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로드, 미안해요.’

그녀는 과거의 일뿐만 아니라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상당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매우 큰 실망을 할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사랑에 빠진 인어. 그녀의 선택은 우혁이었다. 아마 인어들은 뭍으로 나오지 못할 것이다. 뭍에서 생활 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쉽게 찾으려 들지 못할 것이다. 잘못하면 인간에게 잡히니 말이다.

‘언젠가 용서를 빌게요. 미안해요.’

그녀는 다시 속으로 레지나를 향해 용서를 빌었다. 그녀의 염원이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비록 자신이 떠나왔지만 남은 종족은 행복하게 번성하기를 원했다.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인간은 하루가 다르게 자연을 침범하고 있으며 예전에 같이 번성했던 종족들 중 멸종을 맞이한 것은 한 두 개가 아니다. 그녀는 그런 것을 듣고 자라서 분명히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다. 그런데 왜 우혁을 보면 그 두려움보다는 그의 매력에 취하고 마는 것일까?

‘그가 나를 좋아하기는 한 걸까?’

우혁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심장이 뛰고 호흡도 가빠진다.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무작정 좋다. 그러니 그를 구해서 이렇게 온 것 아니겠는가?

핑크 빛 꿈. 그녀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오지 않는 잠을 청해 본다.

‘빨리 그의 말을 배워서 물어 봐야지. 나를 사랑하는지.’

============================ 작품 후기 ============================

안녕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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