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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97화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 : 착각

토요일이다. 미래를 만나러 가는 날. 그는 순빈에게 혼자 가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세실리아 곁에 있어달라는 부탁. 우혁의 눈빛을 보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면허증 따라고 했잖아. 으이그, 불편할 텐데…”

“데리러 오기로 했어요. 걱정 마세요.”

“누가 몰라? 갈 때 말고 올 때.”

그 말을 듣고 우혁은 쓴 웃음을 지었다. 이별을 통보하러 가는 자리다. 당연히 갈 때는 같이 가겠지만 올 때는 혼자 올 것이 분명했다. 어쩔 수 없다. 진짜 그의 말대로 시간 내서 운전면허증을 나중에라도 딸 수밖에.

나가면서 세실리아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무슨 이야기를 둘이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우혁이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다만 순빈이 남고 그가 나가는 것은 처음 본다. 그녀의 예감. 분명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순빈, 그의 여자 친구 어떤 사람?”

“아, 미래 말이죠? TV에 항상 나오는데, 이놈이 안 알려줬군요.”

그는 세실리아를 여신을 보듯이 행동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인어라는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그녀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은 진짜 여신이 가지고 있는 그것과 비슷하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참 다르다. 우혁에게는 뇌쇄적이며 귀엽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지금 순빈이 느끼는 심정과 비슷할 것 같다. 접근하기 힘든 아름다움. 성스럽다고 해야 하나?

한편, 미래가 나오는 드라마를 뚫어지게 보는 세실리아. 확실히 아름다워 보인다. TV 속이라서 또 얼마나 카메라가 좋은 각도, 좋은 조명으로 잡아주겠는가? 요즘 대세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에 대한 증명이 그 안에 있다.

“예뻐요. 저 여자.”

“그렇죠. 예쁘죠. 그래서 우혁이는 참 복도 많은 놈입니다.”

부러웠었나 보다. 순빈은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이 입 밖으로 튀어 나왔다. 그러고 나서 실수를 깨달았는지 소파에 앉아 있는 세실리아를 보았다. 그녀는 TV에 빨려 들어갈 듯이 그렇게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 여자 다른 남자랑 뽀뽀하네요.”

“아… 하하하. 저거는 연기예요. 저 남자를 사랑해서 하는 게 아니에요.”

“연기?”

“연기 모르세요? 가짜로 사랑하는 척 하는 거?”

순빈이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부터 그녀의 질문에 대해 하나씩 친절히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가끔 이렇게 설명만으로 즐거운 사람이 있다. 물론 그 대상에 따라 다르지만 말이다. 지금 그가 그렇다. 여신 급 미모를 가진 세실리아 앞에서 그는 드디어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무리 그가 자신의 여자 친구를 사랑한다고 해도 그녀를 보고 간 날에는 참 오징어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 안 되는데 말이다.

한편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우혁은 미래의 말에 단답형으로 대답을 하거나 또는 건너뛰었다. 마음을 굳게 먹고 있다. 그녀에게 상처를 줄 최소한의 방법을 찾는 따위는 하지도 않았다. 이미 결별을 선언하는 것 자체가 잔인한 일이다. 한적한 교외.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 그 곳을 향해 가고 있는 차였다. 이제 둘 다 톱스타이다. 조금이라도 눈에 뜨이면 스캔들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강이 보이는 곳이다. 벤치에 앉은 두 남녀. 어떻게 이런 곳을 찾았는지 모르겠다. 그저 이 차가 이끄는 대로 따라왔는데, 몇 번 왔었던 곳인가 보다. 미래의 입장에서 말이다.

“무슨 일 있어?”

그가 아무리 대답을 잘하지 않고 단답형이라고 해도 표정으로 이미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오랜만에 만났다. 이 날을 그녀는 얼마나 그려왔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는 아닌 것 같았다.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

역시 그의 성격답게 단도직입 적이다. 말을 돌리는 방법을 잘 모른다. 툭 던지고 그냥 얻어맞겠다는 것이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이게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아니고 현실감도 잘 들지 않는다.

“내가 잘못 들은 거지? 그게 무슨 소리야?”

“미안해.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다. 욕을 잔뜩 먹기를 각오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더 아름다워진 미모. 활짝 핀 장미와 같았다. 그런데 슬픈 장미다. 점점 그녀의 얼굴이 어두워지고 있다.

“그렇구나… 그랬어…”

예상했던 반응이 아니었다. 그가 그렸던 것은 미래의 눈물 또는 격렬한 외침이었다. 그런데 이건 무엇일까?

“언젠가 떠날 것 같았어. 내 곁에 붙들어 놓기에 넌 쉽지 않은 사람일 것 같았으니.”

그녀의 입에서 잔잔히 흘러나오는 말들. 안색은 평온했다. 목소리에는 떨림이 없었다. 오히려 놀라고 있는 것은 우혁이다. 자신의 예측과는 벗어난 그녀의 반응으로.

“누군지 알 수 있을까?”

“예전에 말했던 여자야.”

예전에 말했던 여자. 인어를 한 번 언급했었다. 그녀는 그 때 믿는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 그러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 봐도 그가 말한 인어 이외에는 다른 여자를 언급한 적이 없다.

사실 그녀는 극도의 슬픔을 참고 있는 중이다. 연기력이 발휘되었다. 눈물을 참는 연기. 그를 순순히 보내준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그녀가 지금까지 그를 차지하기 위해 공을 들였던 시간과 노력이 얼마나 컸는데? 아니 그것은 제외하고라도 그를 사랑하는 크기와 깊이는 말도 못할 정도다. 그가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다. 그의 바짓가랑이를 잡는 것. 여자로서 자존심의 치명적인 상처까지 입으며 그를 잡는 것은 오히려 그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다. 일단 그가 가지고 있는 감정의 소나기가 멈출 때까지 기다려주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 노력해서 자신의 남자로 되돌리려는 마음을 다잡고 있다.

“미안한데… 예전에 나에게 말했던 여자가 혹시…”

“맞아, 인어야.”

그녀는 지금까지 유지해 왔던 평온함에 격랑을 맞고 있다. 화가 나서가 아니다. 그가 걱정이 되어서 그렇다. 하긴 그 어떤 여자가 우려하지 않을까? 어쩌면 자신의 남자 친구가 정신적인 결함이 생겼다는 것.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확실하다. 그 때 초청대회에서 승부에 진 악영향이 이렇게 나타나나 보다.

“그래, 알았어. 그렇구나. 인어…”

“응, 어쩔 수 없어. 그녀를 만나고 나서 알게 되었어. 몇 달간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부정해 보았어. 하지만…”

그는 더 말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는지 여기서 말을 멈추었다. 반면 그녀는 이제 깨달았다. 심각했다. 그녀의 남자친구가 가지고 있는 환상이. 이것은 현실 도피다. 그렇다면 끝까지 그를 보호해야 한다. 그 어떤 치료를 받더라도 완치를 시키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 큰돈이 들어간다면 기꺼이 부담하리라. 어차피 벌면 된다. 요즘 들어오는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CF도 다 찍고 말리라. 그렇게 다짐하고 있다.

그래서 일어날 때에는 굳은 의지를 가진 눈빛으로 돌변했다. 서로의 마음. 이상하게 변질되고 있다. 남자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데 여자는 그것을 부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겉으로는 아니다. 우혁은 그녀가 의외로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고, 미래는 그에게 그런 모습을 일단 보여줌으로서 그를 안심시키려고 한다.

일단 그녀는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그를 병원에 데리고 갈 것인지. 분명 가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자신의 정신이 약간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터이니. 그렇다면 이 일을 상의해야 한다. 누구와? 그를 치료받게 할 수 있는 그와 가장 가까운 사람과. 바로 그의 부모님이다.

“가자, 이제 꽤 덥다.”

“응?”

“가자고, 여기 계속 있을 수 없잖아. 결별을 선언한 남자 앞에서 어떻게 계속 있을 수 있겠어.”

“…그래.”

이건 되려 우혁이 상처 입고 말 상황이다. 너무 담담하게 받아들여서 자신이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나 생각을 하니 오히려 기분이 약간 상할 정도다. 그렇다고 물어볼 수도 없지 않은가? 괜찮으냐고? 어쩌면 억지로 참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것. 그 오해. 그래서 일이 좀 더 꼬이고 있다. 로맨스란 이런 것이다. 언제나 사람의 마음대로 되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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