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회 - 국보급 게임 개발자
뉴퀘스트의 두 번째 컨퍼런스가 큰 인기를 끌며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작년에 갔으니 굳이 또 갈 필요가 있겠냐던 사람들도 첫날 <토템 워> 데모 후기가 올라오자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 갔노라! 해봤노라! 지렸노라....!!!
- 토템 데모 끝내줌? 그 정도야?
- 저도 이번에는 큰 기대 없었어요. 그래도 뉴퀘니까 의리가 있으니 <토템 워>나 해보자고 갔는데··· ㅋㅋㅋ 처음에 그래픽 보고 이미 어이 절반 상실. 지옥 가고 나머지 절반 상실@[email protected]
- 데모니까 당근 글픽 풀옵션이고, 사실상 싱글 플레이나 다름없는 상태니까 가능한 일이겠지만, 내 눈에는 어둠이랑 큰 차이 없어 보였음.
- 그래픽 자체는 어둠이 분명 더 좋긴 한데요. 그렇다고 토템이 확 꿀린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싸울 때 그 뭐냐? 특수 효과가 훨씬 화려해짐.
- ㅇㅇ. 일단 나는 액션이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듬. 어둠은 재밌긴 한데 싸우다 보면 어느새 나도 좀 지쳐버림 ㅋㅋㅋ 토템은 MMORPG답게 확실히 전투가 더 쉬움. 연타와 스킬 콤보 구성이 좋더라고.
- 막타 스킬 쓸 때 타이밍 제대로 들어가면 손맛도 끝내줍니다 ㅋㅋㅋ 해보고 알았는데 난 전투는 토템이 더 취향이더라능
- 나도요. 어둠으로 단련이 끝나서 그런지 컨트롤하기도 쉽고 ㅎㅎ 그리고 역시 액션은 써는 맛이 좀 있어 줘야 ㅋ
- 전투도 전툰데 전 지옥에 갑자기 떨어졌을 때 진짜 순간 멍했어요. 지귀가 용암 폭포에서 쇠사슬 뜯고 나오는데 으어어어....!!!!
- 난 지옥동자 귀여운 녀석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졸라 큰 뱀으로 변신ㅠ.ㅠ 바로 토막 쳐버렸네요.
- 그 용암 폭포 멋있드라. 지귀 몸 따라서 용암이 막 흘러넘치고, 불꽃이 막 튀는데~~ 어후~~~ 어둠이 빛 표현이 진짜 좋았잖아요? 근데 이번 토템은 한 단계 더 올라간 듯.
- 진짜 뉴퀘가 진심 놀라운 게, 오~~ 여기가 정점이구나! 이게 게임 그래픽의 끝이구나~~! 싶으면 다음 작품 어김없이 그걸 또 뛰어넘어 버림. 이러니 뉴퀘 팬은 뉴퀘 월드에서 헤어날 수가 없지~~~
- 전 지옥 해보고 <토템 워> 나오면 무조건하기로 결심했어요. 지금까지 해 본 RPG 게임 중에서 제일 멋있는 월드인 거 같아요. 뭔가 불끈불끈해짐!
- 기사 보니까 제국이가 실제 토템 게임에 등장하는 지옥은 훨씬 많을 거라고 했드만. 지옥이 종류별로 있을 거래 ㅎㅎㅎ
- 진짜 제대로 만들고 있는 거지. 난 불지옥 말고 얼음지옥 보고 싶다. 빨리 곰 털옷 입고 얼음지옥 돌아다니고 싶드아아아~~~. 언제 나오니 토템아~~~ㅠ.ㅠ 1년을 또 어뜨케 기다려ㅠ.ㅠ.ㅠ.ㅠ
- 흠··· 토템은 느낌이 좀 쎄해서 이번 뉴퀘콘은 패스할까 했는데··· 그 정도야? 가봐야 하나???
- 아직도 토템을 의심하는 가엾은 중생이 있었구나 쯧쯧쯧쯧~~
- 지옥 한 번 가보면 정신이 번쩍 들 텐데... 참... 아쉽네....
- 그런 이유라면 그냥 컨퍼런스 가라. 원래 뉴퀘스트 컨퍼런스는 그냥 믿고 가는 거야.
- 토템 데모만 해봐도 뽕은 뽑는데, 이번에 뉴퀘가 구성 좀 바꾸면서 다른 게임사도 초대해서 그쪽 부스도 생각보다 재밌는 거 많음. 진짜 한국에 괜찮은 게임 회사 많이 늘었다~~~~
- 그쪽은 상대적으로 널널해서 조금만 기다리면 다 해볼 수 있어요. 퀘스트 엔진 부스도 몇 개 돌다 보면 두어 시간 후딱감 ㅎㅎㅎ
- 쓰바, 안 되겠네. 내일 바로 가야겠다 ㅋㅋㅋㅋㅋ 다들 수고~~
- ㅋㅋㅋㅋㅋㅋ 잘 생각했다. 난 오늘 갔다 왔는데 내일 간다니까 왜 또 부럽냐ㅠ.ㅠ
사람들은 <토템 워> 데모와 컨퍼런스 후기를 남기며 감상을 공유했다. 후기를 기다렸던 사람들은 물론, 별생각 없었던 사람들도 후기를 보자 참을 수 없어졌다. 컨퍼런스 2일 차, 3일 차에는 첫날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
<토템 워>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한국 게임팬뿐만이 아니었다. 뉴퀘스트가 <토템 워> 데모를 컨퍼런스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자 외국 게임 기자들도 취재를 위해 컨퍼런스를 방문했다.
<어둠 속으로>의 대히트는 2003년 PC 게임 업계 최고의 화제였다. <어둠 속으로> 한 작품으로 뉴퀘스트는 순식간에 RPG 명가의 반열에 올랐다. <디아블로>가 단순한 마우스 클릭만으로 조작하는 액션 RPG를 창조했다면, 뉴퀘스트는 반대로 <어둠 속으로>에서 정밀한 풀3D 액션 RPG를 선보였다.
그런 뉴퀘스트가 동양 판타지라는 전혀 다른 컨셉의 MMORPG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으니, 많은 게이머들은 어떤 게임이 나올지 몹시 궁금해하고 있었다. 와중에 게임이 나오기도 전에 밈이 먼저 퍼지면서 <토템 워>는 게임 잡지들에도 취재 대상 1순위였다. 미국 웹진들에서 먼저 <토템 워> 기사가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 기대를 받고 있는 뉴퀘스트의 차기작 MMORPG <토템 워> 게임 플레이가 제2회 뉴퀘스트 컨퍼런스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 데모의 첫인상은 <어둠 속으로>와 차별화되는 전투와 본 적 없는 독특한 컨셉이었다. 개성이 아주 강한 게임이라고 느꼈다.
- ‘문신 할머니’ 대할망으로 세상에서 가장 빨리 유명해진 게임 <토템 워>는 그 어떤 RPG도 보여준 적 없는 세계를 펼쳐 보였다! 동양의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배경과 아름답기까지 한 몬스터, 손쉬우면서도 화려한 전투는 모두 매력적이었다. 데모 플레이가 끝났다는 메시지에 화가 나기는 처음이었다.
- 돋보이는 액션은 합격이지만 독특한 성장 시스템인 천지인은 어려워 보였다. 적응에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동양 판타지라는 특별한 컨셉 때문에 호불호가 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어도 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 드디어 ‘브리타니아(울티마의 게임 세계)’를 벗어난 RPG가 등장했다! 지금까지 모든 RPG는 LOTR(반지의 제왕), D&D, 울티마 등의 정신적인 후예였다. 그런데 <토템 워>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로 이동했다. 가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 데모는 훌륭했지만 아직 평가는 이르다. <토템 워>가 앞으로 어떤 게임이 될지가 몹시 궁금해진 것만은 사실이다.
- <토템 워>가 커튼을 살짝 걷고 세계의 일부를 선보였다. 전혀 다른 판타지라는 것은 익히 알았지만, 지옥을 보고서야 실감했다. 거대한 사슬낫을 든 해골 사신은 없다. 여기는 단테의 지옥이 아니다. 뉴퀘스트는 열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지옥 세계를 예고했다. 게임 월드의 넓이와 깊이를 도저히 가늠할 수 없다.
- <토템 워>는 왜 우리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게임도 해봐야 하는지 알려준다. <토템 워>는 우리가 생각하던 ‘판타지’ 세계가 사실은 우리의 상상력에 갇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자막을 읽느라 좀 불편했지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었다.
- <토템 워> 데모는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그러나 더 큰 재미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세상으로 들어가는 재미였다. 그것이야말로 ‘판타지’가 제공해야 하는 가장 핵심적인 재미가 아닐까? 벌써부터 내년이 기다려진다.
미국 게임 잡지들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게임의 컨셉에 주목했다. 동양 판타지라는 생소한 컨셉을 이토록 완성도 있게 충실히 만든 RPG 게임은 지금까지 게임 역사상 없었다. 몇십 분짜리 데모만 가지고 방대한 MMORPG를 평가하기 이르다는 것은 모든 게임 기자가 동의하는 바였지만, 짧은 데모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는 것 또한 대부분 동의했다.
뉴퀘스트는 컨퍼런스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데모 게임 장면 일부를 플래시 비디오 기술로 짧은 동영상으로 쪼개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특히 컨퍼런스에 참여할 수 없는 해외 게이머들은 뉴퀘스트 홈페이지에서 <토템 워> 동영상을 보며 감탄했다.
여기에 웹진들 기사까지 올리오자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수많은 글이 쏟아졌다. 전 세계의 많은 게임팬들이 컨퍼런스가 열리는 한국 게임 팬들을 부러워했다.
- OMG! OMG!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한국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
- 미친 듯이 부러워. <토템 워> 동영상 보니까 그래픽 미쳤는데? 처음에 극장에서 예고편 봤을 때는 약간 어색하다고 생각했는데, 게임 화면으로 보니까 더 멋지네. 벌써 익숙해진 건가?
- 그럴 수도. 나도 대할망 처음 봤을 때는 저게 뭐냐고 낄낄거렸는데, 지금은 <토템 워>가 엄청 쿨해 보임.
- 실망이야, 뉴퀘스트. 문신 할머니가 샷건과 기관총을 들고 게임에 등장하지 않다니!
- 왜 <어둠 속으로>를 MMORPG로 만들지 않고 헛짓을 하는 거냐 생각했었는데. 기사 보니까 그냥 전혀 다른 게임을 만들고 있는 거네.
- <어둠 속으로> MMORPG는 너무 과하지. 아이템 먹자고 어둠 도시만 계속 돌아다니면서 사냥한다고 생각해봐라. 폐소공포증 올 거 같은데?
- <어둠 속으로>가 분명 대단한 게임인 건 맞지만, <토템 워>는 또 전혀 다른 게임인 거 같아. 놀라운 건 뉴퀘스트라는 한국 게임 회사가 전혀 다른 RPG를 연달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거지.
- 뉴퀘스트 아니었으면 아직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는 줄도 몰랐을 거다 나는.
- 나도. 근데 지금은 한국 사람들 부러워 죽겠다. 대체 뉴퀘스트는 왜 미국에서 컨퍼런스를 열지 않는 거야? :(
- 내 말이! 미국에 오피스가 없는 것도 아니잖아? 팔로 알토에 있으면서! 내가 거기 블로그도 맨날 보는데!
- 미국에서도 열어라! 뉴퀘스트 컨퍼런스!
- 나도 <토템 워> 데모 해보고 싶다! 지옥에 가보고 싶다!
- 열어라! 열어라! 열어라!
뉴퀘스트가 <토템 워> 프로젝트를 세상에 공개한 지도 어느새 1년. 동양 판타지라는 생소한 컨셉 논란은 이제 어느 정도 사라진 듯했다. 대할망 밈 덕분에 인지도를 크게 높였고, 이후 언론 등을 통해 꾸준히 <토템 워> 콘텐츠를 노출한 것이 효과가 나타나고 있었다.
덕분에 어느새 한국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게임팬들의 부러움을 사게 되었다. 한국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갑작스런 현상에 그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오랫동안 변방으로 머물렀던 한국이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자 급속도록 성장하더니, 이제는 뉴퀘스트처럼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게임사가 탄생했다. 한국 게이머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따로 없었다. 얼떨떨하긴 했지만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
한편, <젤리 러쉬> 팬들 역시 맵 에디터를 발표 소식에 환호성을 질렀다. 사람들은 저마다 만들어보고 싶은 맵을 상상하며 맵 에디터 출시를 손꼽아 기다렸다. 뉴퀘스트는 2004년 1월 말쯤에 맵 에디터를 업데이트하겠다고 덧붙였다.
- 내 젤로가 뛰어다닐 맵을 내가 만들 수 있다니!!! 벌써부터 설레네요 ㅎㅎㅎㅎ
- 그러게요. 님들은 무슨 맵 만들어 보고 싶으세요? 전 미로를 만들어 볼 생각이에요. 복잡한 미로를 만들고 거기서 제일 먼저 빠져나오는 사람이 1등!
- 오~~ 미로도 재밌겠네요. 근데 아무도 출구 못 찾고 안에서 뒹굴거리고만 있으면 좀 빡칠 듯 ㅋㅋㅋ
- 전 놀이공원처럼 만들 생각이에요. 한 63빌딩 높이 정도에서 롤러코스터 타듯이 길을 오르락내리락 만들고 싶어요. 떨어지면 바로 게임 오바~~~ 안녕~~~~~ 굿바이~~~~ 사요나라~~~~~~
- 맵도 재밌지만 새로운 게임 모드도 어떨지 궁금하네요.
- 전 개인적으로 스포츠 모드 기대 중. 발표 자료 보니까 스포츠 모드 중에 피구도 있던데 제 맘대로 피구맵 만들어보려구요 ㅋㅋㅋ
- 지금까지 <젤리 러쉬>하면서 제일 재밌었던 맵들에서 모양 따와서 저만의 젤로 타운을 만들 겁니다 ㅎㅎ 근데 뉴퀘가 기존 맵 데이터를 오픈해줄지ㅠ.ㅠ
- 유명한 맵 몇 개는 참고용으로 오픈해준다고 했어요. 걱정 노노!
- 아니면 이번에 게임 리플레이 기능도 추가한다고 하니까 리플레이 돌려 보면서 만드세요 ㅎㅎㅎ
- 옛날부터 <젤리 러쉬>로 럭비나 미식축구 같은 거 만들면 재밌겠다 싶었는데 게임 모드 중에 ‘공 뺐기’가 있네요 ㅋㅋㅋ 롤링 어택으로 태클 넣는 젤로 럭비 기다리십쇼~~~ ㅋㅋㅋ 맵에디터 나오자마자 만들어서 올릴게요~~~
- 진짜 뉴퀘는 게임 나오고 몇 년씩 지나도 계속 업데이트해 주고, 새로운 거 만들어줘서 좋아요. 진짜 믿음직함.
- 맞아용. 저도 영건이 아직까지 재밌게 함. 부분 유료화 도입한다고 그럴 때는 읭??? 했었는데 요즘은 저도 모르게 계속 지르고 있음 ㅋㅋㅋㅋ
- ㅋㅋㅋㅋ 영건이는 안 하지만 젤로 할 때 저도 그럼. 아~ 이제 살 거 다 샀다. 그만 사야지~~ 하다가도 귀여운 거 새로 나오면 나도 모르게 그만ㅠ.ㅠ
- 다들 똑같네요~~ 웃프다 ㅠㅠ 진짜 어떻게 세상에 그렇게 귀여운 게 계속 나올 수 있는지 너무 신기해요.
- 뉴퀘가 우리나라에서 나온 게 신기하죠. 하늘에서 누군가가 IMF 왔어도 한국 망하지 말라고 황제국을 내려보내 주신 것만 같음. 어떻게 한국에서 그런 천재가 나올 수가 있는지?
- 저도 이게 제일 신기함. 난 그런 게임 천재는 미국에서만 태어나는 줄 알았는데.
- 요즘은 거꾸로 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부러워한대요 ㅋㅋㅋ 뉴퀘스트 게임 세상에서 제일 먼저 해본다고. 진짜 세상이 언제 이렇게 뒤집혔찌???
- 그니까요 ㅎㅎㅎ 보고도 믿기지 않는 현실. 세상 진짜 오래 살고 볼 일이에요.
- 이 정도면 황제국이 게임을 넘어 그냥 한국의 보배 수준.
- 국보급 게임 개발자 인정이죠*-*
두 번의 컨퍼런스를 거치면서 황제국은 사람들에게서 ‘국보급’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한국에서 게임의 위상을, 그리고 세계에서 한국 게임의 위상을 동시에 올렸다는 생각에 황제국은 뿌듯했다.
삼일 간의 컨퍼런스를 마치고 이제 2004년이 다가왔다. 황제국이 해야 할 일은 명확했다. 국보급 게임 개발자답게, <토템 워>를 국보급 MMORPG로 만드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