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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회 - 5대5 랜선 파티

“오우, 지져스!”

“장난 아닌데?”

“야, 이거 하늘 날고 있네. 저 구름 봐라. 우오~.”

퓨처 멤버들은 비행선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싸우러 온 사람이 아니라 무슨 관광객 같았다.

뉴퀘스트 멤버들은 잔뜩 긴장했다. 이진수는 서버 상태 때문에, 나머지 멤버들은 열심히 준비한 게임에 관해 퓨처의 반응 때문이었다.

우연히 유희철을 만났고, 퓨처까지 섭외해 주제가까지 만들게 되었다. 그런데 게임에 대한 반응이 시원치 않으면 주제곡이고 뭐고 잘 나올 리가 없었다.

그래서 황제국은 오종석과 함께 전장이 될 비행선의 동선을 정리했고, 차현주와 함께 디자인을 가다듬었다. 그들은 있는 실력, 없는 실력을 총동원해서 비행선 내부를 꾸몄다. 차현주는 금속성이 느껴지면서도 너무 차갑지 않게 보이려고 텍스쳐 샘플을 수없이 만들었다.

내부는 대형 여객선과 보잉 747과 같은 대형 비행기의 내부를 참조하고 조합해 디자인했다. 차현주는 초기의 증기선이 배 양옆에 커다란 물레를 달았던 것에 착안, 비행선에도 외부에 거대한 물레를 달았다.

내부에는 물레를 돌리는 톱니바퀴를 노출시켰다. 스팀펑크식 인테리어였다. 유희철은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는 커다란 톱니바퀴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가 했던 프로토타입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그는 완전히 압도당했다.

‘이거 진짜 장난이 아니네. 노래 적당히 만들었다 가는 게임 망쳤다고 욕 졸라 먹겠는데?’

워낙 게임을 좋아하는 그였기에 게임 배경 음악을 하겠다고 나설 때도 별로 부담은 없었다. 어차피 작곡은 늘 하는 거니까, 그냥 평소와 조금 색다른 작업을 하는 거라는 생각뿐이었다.

황제국이 게임 주제곡을 불러 달라고 요청했을 때도 큰 부담은 아니었다. 한국에서 게임 음악을 만들어서 누가 얼마나 듣겠냐는 생각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대충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 그는 프로였고, 음악을 할 때는 항상 진심이다. 다만 꼭 성공해야 한다는 외부적인 압박감이 없다는 점이 달랐다.

게임 캐릭터를 담보로 작업비도 받지 않고, 심지어 녹음에 필요한 돈도 그가 낸다. 게임 매니아로서 꿈을 이루는, 돈 많이 쓰는 재밌는 취미활동 정도로 생각했다.

그가 처음 동방에 왔을 때, 황제국이 “이건 어디까지나 프로토타입”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었지만, 게임 퀄리티가 이렇게나 올라갈 줄은 몰랐다. 그저 좀 더 사람이 사람다워지고, 배경이 배경다워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전작을 워낙 재미있게 했었기에 믿음은 있었다. 그렇지만 학생에게서 <둠>이나 <퀘이크>를 바라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유희철도 이번 기회에 게임 음악을 경험해볼 수 있고, 후배를 ‘도와준다’고 여겼다.

그런데 2대2 섬멸전으로 비행선에 들어오는 순간, 그는 지금까지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 누가 누굴 도와주는 차원이 아니었다. 서로 다른 영역에 있는 창작자가 하나의 작품을 위해 힘을 합치는 작업이었다. 자칫 가볍게 접근했다가는 훌륭한 게임에 먹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가 이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탕! 타다당!

갑작스러운 총소리에 유희철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동시에 그의 시야가 흔들리더니 체력이 확 깎여 나갔다.

“어? 어?”

유희철은 별다른 대응도 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시야가 바닥으로 깔리더니 그의 시신 옆으로 쌍권총을 든 황산 캐릭터가 빠르게 지나갔다. 넋 놓고 있는 사이 베이시스트 박건아가 유희철을 잡은 것이다.

“휘후~! 한 명 잡았고. 누구야? 내가 누구 잡은 거야? 희철이 형이야?”

“아, 형! 벌써 죽으면 어떡해?!”

“어, 아니······.”

유희철과 같은 A팀인 기타리스트 지상훈이 그를 타박했다. 총 한 번 못 쏴보고 죽은 유희철은 할 말이 없었다. 그는 아직 살아있는 지상훈을 응원했다.

“저깄다! 저기!”

“형! 여기와! 로비야!”

“로비가 어딘데?!?”

곧이어 또다시 총격전이 벌어졌다. 황산(박건아/B)이 중앙 로비에서 왕소현(지상훈/A)을 발견했다. 박건아는 같은 B팀 김태수를 급히 불렀다. 그러나 맵을 파악하지 못한 김태수는 허둥거렸다.

그사이 중앙 로비에 놓인 중앙 계단으로 2층으로 올라가고 있던 왕소현(지상훈/A)은 황산(박건아/B)에게 기관단총 세례를 퍼부었다. 황산도 지지 않고 싸웠지만 더 높은 곳에 있는 왕소현이 유리했다.

“아오, 내가 먼저 발견했는데! 형, 대체 어딨어요?”

쓰러진 박건아는 나타나지 않는 팀원 김태수를 타박했다. 그는 2층 구석에서 헤매고 있었다.

“아니, 거기 말고 형. 반대로. 반대로 나와요!”

“어디로? 여기로?”

“응, 응! 앗?!”

박건아의 훈수로 김태수가 드디어 방향을 잡고 나오는데 복도에서 곧장 지상훈과 마주쳤다. 지상훈과 김태수는 서로를 마주 보고 총을 난사했다.

타다다다다당!

[ 헤드샷! ]

그런데 김태수가 총을 쏘다가 반동으로 총부리가 들렸는데, 총알 하나가 지상훈의 머리에 정확하게 맞았다. 지상훈의 왕소현은 총알 한 방에 쓰러졌다. B팀의 승리였다.

“예스! 예스! 헤드샷! 바로 이거지!”

“별거 아니네.”

B팀 박건아와 김태수는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들은 A팀을 놀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A팀은 지상훈이 유희철을 타박했다.

“형, 잘 좀 해봐요 좀. 형은 먼저 해봤다며?”

“알았어. 걱정 마. 이번에는 달라. 다시 하자, 다시! 아깐 내가 잠깐 딴생각하느라 그래. 다시 해.”

“크크크, 얼마든 지요.”

퓨처는 같은 캐릭터 구성으로 다시 한 판을 했다. 유희철이 이번에는 게임에 집중했다. 그는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벽을 타고 돌면서 적을 찾았다.

“상훈아, 내 뒤에 붙어. 누가 나타나면 지원 사격해.”

“알았어요!”

유희철과 지상훈은 팀플레이를 펼치더니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B팀을 각개격파했다.

“나이스 플레이!”

“호흡이 척척 맞는데요?”

“쫌 하는데?”

“쳇 방심했어. 다시 붙어.”

그들은 캐릭터를 바꾸기도 하고, 팀 구성을 바꾸기도 해가면서 내리 한 시간을 쉬지 않고 플레이했다. 서버 상태도 안정적이었다. 테스트 결과는 말할 것도 없었다.

“형님들, 이제 게임에 좀 익숙해지셨나요?”

“응, 제국아. 야, 이거 진짜 물건이다. 졸라 재밌어.”

“뭐야? 벌써 한 시간이나 지났어? 두세 판정도 한 거 같은데?”

퓨처 멤버들은 다들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르고 게임에 흠뻑 빠져 있었다. 황제국이 그들에게 물었다.

“그럼 이제 다른 팀과 붙을 준비가 되셨습니까?”

“응? 다른 팀 누구?”

“<영건 블러드> 네트워크를 도와주는 랩실 형들이 있거든요. 그분들이 지금 랩실에서 퓨처 형님들과 대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

“야, 이건 못 참지. 무조건 붙어야지.”

“그럼 이제 우리 넷이 한 팀이 되는 건가?”

“아니요. 저희 뉴퀘스트 멤버 한 명까지 5대5로 갈 겁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형님들.”

오종석이 비장한 얼굴로 허리까지 숙여 인사하고는 전유진 자리에 앉았다. 그가 곧 서버에 접속했다. 황제국은 랩실에 전화해 준비가 끝났다고 전했다.

오종석이 새로운 방을 만들자 사람들이 속속 접속했다. (뉴퀘스트x퓨처) 팀과 이광철 교수 랩실 의 5대5 대결이 펼쳐지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뉴퀘스트 동방에서도, 이광철 교수 랩실에서도 기대와 흥분에 휩싸였다.

이진수는 계속해서 서버 상태에 주목했다. 2대2는 아무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5대5는 처음 테스트해보는 것이었다. 황제국은 아무 문제도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그래도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힘내라, 오종종!”

차현주가 오종석의 어깨를 주물러주었고, 전유진은 아까부터 유희철의 플레이만 지켜보고 있었다.

“공돌이의 빠워를 보여주자!”

“락 밴드고 뭐고 다 부숴버리자!”

이광철 교수의 랩실에서도 전용선과 박태권을 비롯해 다섯 명의 대학원생들이 전의를 다지고 있었다. 10명의 전사들이 ‘준비 완료’ 버튼을 누르고 게임 시작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갑니다!”

오종석이 외치고 게임 시작을 클릭했다. 다시 카운트다운이 시작했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10명의 전사가 하늘에 떠 있는 스팀펑크 비행선에 소환되었다.

“움직여!”

“우르르 가지 말고 두 그룹으로 나눠요, 형님들!”

“OK!”

“야, 어딜가? 날 따라와야지.”

“뭔 소리야. 니가 날 따라와야지!”

“아니, 형님들······!”

하지만 사전에 약속하지 않은 탓에 오종석과 퓨처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들은 곧 랩실 멤버들과 마주쳤다. 비행선에서 산발적으로 총격전이 이루어졌다. 오종석은 다이너마이트로 두 명이나 잡는 쾌거를 이뤘지만, 반대편 난간에서 저격 모드로 대기 중이던 전용선에 의해 헤드샷으로 죽었다.

첫 경기는 랩실의 승리였다. 랩실에서 승리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와~, 우리 팀워크 개판이네.”

“난 이럴 줄 이미 알았지.”

“아니, 우린 오늘 첨 해보고 저쪽은 이미 해봤으니까 첨부터 우리가 불리했어.”

“자자! 다들 집중하고, 이번에는 그룹 확실하게 나누자. 그리고 시작하면 어디로 움직일지 미리 정하고.”

“OK, 다시 가자!”

뉴퀘스트 동방에서는 퓨처 멤버들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들은 랩실에게 내리 세 판을 졌다. 하지만 곧 연달아 2연승을 올리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그렇지!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가자! 가자!”

황제국은 멀티 플레이에 빠져든 퓨처 멤버들을 보면서 흐뭇하게 웃었다. 그는 중간중간 게임에 열중한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

그는 렌즈를 여기저기로 옮겼다. <영건 블러드>의 첫 테스트 서버 옆에서 긴장한 채 입술을 찌그러뜨리고 있는 이진수를 찍었다. 게임에 열중하는 오종석과 오종석을 응원하는 차현주, 그리고 유희철을 응원하는 전유진의 모습도 찍었다.

사람들을 렌즈에 담으면서 황제국은 이상하게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는 지금까지 회귀 이후 오직 게임 개발에만 몰두했다. 오직 좋은 게임,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재밌는 게임만을 생각했다.

이전 생에는 얻지 못했던 게임 제작자의 자부심과 명성, 부와 명예를 이번에는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것이 이번 생의 가장 큰 보상이 될 거라 여겼다.

하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황제국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모두가 진심으로 하나가 되어 <영건 블러드>를 만들고,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그가 진정으로 얻게 될 보상은 조금 다른 차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뉴퀘스트 뿐만이 아니었다. 퀘스트 엔진 업그레이드를 위해 진심을 다하는 이광철 교수님과 전용선 선배, 랩실의 다른 선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오늘 처음 만난 퓨처까지도.

그는 재밌는 게임을 만들고, 게임으로 성공하는 기쁨이야말로 게임 개발자가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희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황제국은 어쩌면 그 생각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그는 소란스럽고, 고성이 난무하는 동방을 바라보았다. 이곳 뉴퀘스트 동방에서, 그리고 옆 건물인 랩실에서 처절한 사투가 랜선을 타고 벌어지고 있었다.

그는 카메라를 든 채 동방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 장면을 사진기가 아니라 그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담아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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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제국 1998 - 갓겜의 제국-6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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