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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회 - OBT 오픈(2)

뉴퀘스트는 홈페이지에 픽사에서 광고를 제작했다고 발표했다. 광고는 전파를 타자마자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다. 일간지 경제면과 경제 신문에서도 매일같이 기사를 쏟아냈다.

- 게임계의 초신성 뉴퀘스트, 이번에는 광고계를 뒤집어놓다. 픽사 3D 애니메이션으로 광고까지 대히트!

- 픽사와 협업한 <젤리 러쉬> 광고 효과 최소 300억 이상 추정.

- 젤리의 감촉과 느낌을 그대로 구현한 <젤리 러쉬> 광고 화제. 다시 보고 싶은 광고 1위.

- 세계 최고 3D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 최초로 CF 영상 제작 화제, “젤리의 질감과 탄성력을 CG로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

- 뉴퀘스트 광고 제작비 노코멘트, “퀘스트 엔진으로 기술 협약 맺어 제작비는 일반 3D 애니메이션 대비 최소 수준”

- 픽사 광고와 함께 <젤리 러쉬> 2월 14일 공개 예정.

예상대로 픽사의 <젤리 러쉬> 광고는 광고 내용뿐 아니라 픽사에서 제작했다는 것 자체로도 화제가 됐다. 픽사 애니메이션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좋아하고, 취향도 거의 타지 않는다. <젤리 러쉬>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잘 맞았다. 비디오로 <젤리 러쉬> 광고만 따로 녹화해서 보는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였다.

“우리가 느꼈던 감동을 사람들도 함께하니까 참 좋네요.”

“응, 그렇긴 한데 또 한 편으론 걱정된다. 사람들이 해보고 실망하면 어떡하지?”

“안 그래도 저 요즘 오픈하자마자 서버가 다운되는 꿈을 자주 꿔요. 꿈속에서 계속 임시 점검을 하고 있는 거예요. 리부팅하고 고치고 다운되고, 리부팅하고 고치고 다운되고. 그렇게 영원히요.”

“야~, 끔찍한 소리 하지 마. 부정 타게 시리. 훠이~, 훠이~~.”

사람들의 <젤리 러쉬>를 향한 기대감은 극에 달했고, 그만큼 최고의 게임을 선보여야 한다는 뉴퀘스트의 압박감도 극에 달했다. <영건 블러드>를 출시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패키지와 인터넷 게임은 달랐다.

그사이 인터넷을 쓰는 사람도 몰라볼 만큼 늘었다. 누리웹이 등장하면서 게임에 관한 반응도 이제는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CBT 이후 점점 늘어나는 관심을 감당 하기엔 뉴퀘스트 멤버들은 아직 한참이나 젊었다.

그럼에도 뉴퀘스트가 흔들리지 않고 <젤리 러쉬> 개발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황제국 덕분이었다. 그는 CBT 이후 게임 개발만큼이나 멤버들의 마음을 다독이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

황제국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OBT를 앞두고 모두 신경이 곤두서 있는 시기, 리더인 황제국마저 흔들리면 사람들은 가뜩이나 심란한데 그의 눈치까지 봐야 한다.

황제국 역시 <젤리 러쉬>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었다. 지금까지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었지만 어쩌면 부분 유료화를 시도하기에 아직은 빠른 시기일 수도 있었다.

한국에 PC방이 생기고,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2>, <레가시>가 크게 성공한다는 건 잘 알았다. 하지만 <젤리 러쉬>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게임이었다.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직 게임의 힘을 믿을 뿐이었다.

황제국은 회사에서 굳건한 모습을 유지하며 개발을 진행해 나갔다. 맵 30개를 오픈했던 CBT에 비해 OBT에서는 2배에 가까운 55개를 준비했다. 2명의 경력 프로그래머를 추가로 영입해 이제 랩실도 포화상태였다. 동방과 랩실은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황제국에 의해 간신히 무너지지 않고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다.

각 파트는 OBT에 앞서 만반의 준비를 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서버/인프라 본부는 OBT 첫날 동접자를 10만으로 예측하고 준비하려 했다. 하지만 황제국이 반대했다.

“너무 낮아요. 최소한 두 배는 잡으세요.”

“그럼 동접 20만을 대비하라고? 첫날부터?”

“오히려 첫날이니까 20만을 대비해야죠. 지금 사람들의 기대감이 엄청나요. 압박감이 제 가슴으로 느껴질 정도예요. 오픈 첫날이 가장 중요합니다. 첫날 서버가 감당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기다리다 떠나버릴 테고, 그러면 모든 게 물거품입니다.”

패키지를 구매해야 접속할 수 있는 <영건 블러드>와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황제국은 오픈 첫날 몰려드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서버에 최대한의 물량을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자금 여유는 거의 없었다. <영건 블러드>가 한국, 미국, 유럽, 일본에서 팔리고, 퀘스트 엔진 라이선스 사업도 잘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한국, 미국, 유럽에서 오피스와 퀘스트넷을 유지하는 유지비가 적지 않았다.

여기에 픽사의 애니메이션 제작비와 한국 TV/극장 광고비가 더해지면서 <젤리 러쉬> 마케팅 비용으로 현금이 바싹 마르고 있었다. 정식 출시 이후 오프라인 마케팅도 기획 중이었다.

하워드는 한국, 미국, 유럽 오피스의 수입과 지출을 세심하게 관리하며 자금 흐름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골머리를 싸맸다. 불과 얼마 전에는 행복한 연말, 즐거운 젤로 크리스마스를 보냈지만 지금은 통장에 남은 몇 센트까지 박박 긁어모으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하워드 덕분에 돈 걱정은 한결 덜었어요. 하워드가 없었으면 저랑 종석이랑 둘이서 회계사님 붙들고 쩔쩔매고 있었을 텐데요.”

“정말 고맙다면 말입니다, 대표님.”

“아무리 그래도 특수 능력 아이템은 안 됩니다. 그건 최후의, 최후의, 최후의 수단이에요.”

“다른 건 다 얘기가 잘 통하는데 왜 이것만은 절대 안 된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관점의 차이라고 할까요? 최대한 게임의 재미를 공정하게 유지하려는 거니까요.”

“돈을 써서 강해지면 불공정하다는 건가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데요. 그건 이 세상을, 현실을 부정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관점의 차이라는 거예요. 게임에서 어느 쪽을 더 중요하게 여기느냐. 어떤 재미를 추구하느냐의 차이인 거죠. 저는 게임이 꼭 현실을 따라가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전혀 다른 세계를 만드는 게 더 매력적이지 않나요?”

“제가 어디서 말싸움으로 지는 일이 없는데 대표님이랑 얘기하다 보면 말문이 턱 막힐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하워드가 뉴퀘스트에서 일하는 거겠죠. 자기보다 나을 게 없는 상사를 위에 두고 일할 사람이 아니잖아요?”

“하하하하! 진짜 졌습니다. 제가 졌어요. 그건 그렇고 곧 삼정에서 MP3 출시하면서 라이선스비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이걸로 또 한시름 놓을 수 있겠습니다.”

“그래요? 다행이네요.”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이걸로 버틸 수 있는 건 정식 오픈까지입니다. 그것도 아슬아슬하게.”

“분명 잘 될 겁니다.”

OBT를 준비하며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를 지옥 같은 3주가 펼쳐졌다. PM 민소영은 종종 밤을 새워가며 몸을 불살랐다.

“소영아, 아직 정식 오픈 아니야. 이러다가 쓰러지면 큰일 나. 그리고 정신이 맑아야 일도 제대로 하지.”

“아니에요. 저 정신 또렷해요. 제가 몸 살펴 가면서 할 게요. 지금 이렇게 안 하면 나중에 제가 너무 후회할 거 같아서 그래요.”

황제국이 말려도 소용없었다. 교육용 프로젝트를 여기까지 끌고 온 민소영은 누구보다 <젤리 러쉬>에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회사의 미래, 함께해 온 사람들의 노력과 게임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마음 등등 모든 것이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그녀가 이런 마음을 힘들게 털어놓으면 황제국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는 그럴수록 다른 데 신경 쓰지 말고 일에만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네 마음은 잘 알겠어. 근데 소영 PM, 좀 차갑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소영이가 생각하는 그 따뜻한 관계도 결국은 게임이 잘 돼야만 유지할 수 있어.”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회사엔 좋은 사람들이 참 많지? 배울 것도 많고, 같이 있으면 재밌고.”

“맞아요. 그래서 더 의지가 되고, 게임 만드는 게 어렵고 힘들어도 또 계속 회사에 나오고 싶어져요.”

“그런데 만약 게임이 실패했다고 생각해 봐. 우리가 과연 힘들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끝까지 갈 수 있을까?”

“당연하죠! 우리 회사에선 변할 사람 없어요.”

“맞아. 나도 진심으로 그렇게 믿어. 하지만 사람이 변하는 게 아니야. 상황이 변하게 만드는 거지. 하워드는 게임이 안 될 때를 대비해 멸망 시나리오를 준비한다더라. 만약 회사가 어려워져서 사람을 줄여야 할 때가 오면 남은 사람과 떠나야 하는 사람의 마음이 같을 수 있을까?”

“그건······.”

“아무리 좋은 사람도 상황이 힘들어지면 여유가 사라지는 법이야. 하물며 회사는 말할 것도 없지. 내가 게임 회사 대표로서 하는 일은 사실 게임 만드는 게 전부가 아니야. 오히려 힘든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우리가 서로 갈라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예방하는 일에 가깝지.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게임을 꼭 성공시켜야 해요.”

“맞아. 지금처럼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하려면 게임이 성공해야 해. 정말 동료를 위한다면 게임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해.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

“조금이요.”

민소영은 다른 무엇보다 결국 <젤리 러쉬>가 최고의 모습으로 오픈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자 민소영은 압박감이 심해질수록 오히려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녀 특유의 집중력이 사방에서 밀려오는 중압감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해주었다.

2001년 1월, 한국에는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뉴퀘스트 오피스는 하루 종일 돌아가는 컴퓨터와 모니터가 내뿜는 열기로 특별히 난방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2월 14일, <젤리 러쉬> OBT가 열리는 날이 왔다. 밤늦게까지 테스트를 하느라 초췌해진 사람들이 점심 무렵 사무실로 출근했다. OBT 오픈은 오후 2시였다.

오공실업 김상혁은 <젤리 러쉬> 계약을 맺은 PC방을 돌며 자리마다 게임 클라이언트를 다운받아 놓도록 조치했다. <젤리 러쉬>와 계약한 PC방은 전국 PC방 중에서 약 38% 정도였다.

오픈 프로모션으로 수수료 할인도 내걸었지만 여전히 많은 PC방 업주들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는 게이머들과 달리 정기적으로 수수료를 내야 하는 업주들은 보수적이었다.

“왔어요?”

“안녕하세요.”

“잘 잤어요?”

뉴퀘스트 멤버들은 속속 랩실로 모였다. 일상적인 인사를 건넸지만 얼굴과 목소리에는 긴장과 떨림이 짙게 깔려 있었다. 멤버들은 가벼운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으며 조용히 오후 2시가 되길 기다렸다.

“네, 네. 저희도 준비 모두 마쳤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황제국은 김상혁과 짧은 통화를 마쳤다. 한국에서, 미국에서 여러 차례 겪은 게임 런칭이었지만 첫날의 떨림과 긴장감은 늘 새로웠다.

“네, 기자님. 곧 오픈입니다. 그럼요. 잘 돼야죠. 고맙습니다.”

“네, 기자님. 준비는 잘 끝났습니다. 조금만 지나 보면 알 수 있겠죠.”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준비했습니다. 이제는 하늘에 맡겨야죠.”

오픈을 앞두고 많은 게임 기자들이 전화를 걸어 황제국에게 심정을 물었다. 짧은 전화 인터뷰도 있었지만, <젤리 러쉬>의 성공을 빌어주려고 전화한 기자들도 많았다. 멤버들은 초조하게 화면 속 윈도우 시계가 움직이는 걸 바라보고 있었다.

“누리웹에 글이 어마어마하네요. 새로고침 할 때마다 새 글이 올라와요.”

엄지원은 누리웹에서 [ 젤리 러쉬 ] 게시판을 보며 깜짝 놀랐다. OBT 오픈을 기다리다 못한 게이머들이 우루루 몰려와 초 단위로 새 글을 올리고 있었다.

- 아아아아아아아악! 언제 열려? 언제 얼려요?!

- 얼리면 안 되죠. 열려야죠.

- 기다리다 지침. 어제 이시간부터 기다림.

- 나 그저께 이 시간부터 기다림.

- 난 그끄저께 이 시간부터 기다렸다요.

- 하고 싶다. 젤리 러쉬! 열려라, 서버! 열려라, 참깨!

- 오늘만 기다렸다ㅠ.ㅠ CBT 때 눙물만 흘렸다구ㅠ.ㅠ

- 두 시 맞죠? 두 시? 세 시 아니죠?

- 큰일 날 소리 하지 마세요. 두 시입니다.

- 다들 미리미리 클라 다운받아 두세요. 두시에는 사람 몰려서 따운 속도 느려짐.

- 아 맞다. 고맙습니다~~~~.

- 아, 두근두근. 진짜 미치겠다. 너무 오래 기다렸어, 제국아~~.

- 나 PC방에 자리 없을까 봐 아침부터 와서 기다림.

- 난 젤리 자리 없다고 해서 결국 다시 집으로 왔어..OTL..orz

- 우와아아아악! 이제 1분도 안 남았어! 내 심장 막 두근두근!

- 어뜩하냐!!! 진짜 1분도 안 남았짜나~~~~~~~

- 미치겠다, 이제 열린다! 진짜 열려! 진짜로 열린다규~~~~!!!!!!!

<젤리 러쉬> 홈페이지에는 오후 두 시 서버 오픈에 맞춰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카운트다운 시계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남은 시간이 1분 아래로 내려왔다. 누리웹 게시판은 그야말로 폭주하고 있었다.

10초 아래로 내려가자 사람들은 너도나도 게시판에 몰려와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제목에 숫자만 적고 내용도 없는 글이 수백 개씩 한꺼번에 게시판에 몰렸다.

“10!!!!!”

“9!!!!”

“8!!!!!!!!!!!”

“7777777.”

“6!!!!!!!”

“오오오오오오오오오!!!!!”

“헐, 다운됐다.”

결국 <젤리 러쉬> OBT 서버가 열리기도 전에 누리웹 서버가 먼저 다운됐다. 사람들은 누리웹 서버가 다운되자 비명을 지르다 다운된 서버가 퀘스트넷이 아니라 누리웹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허겁지겁 <젤리 러쉬> 홈페이지로 몰려갔다.

2001년 2월 14일 오후 2시에 맞춰 <젤리 러쉬> OBT 서버가 전격 오픈했다. 서버가 열리자마자 수많은 사람이 퀘스트넷에 접속했다. <젤리 러쉬> 동접자 그래프는 오픈과 거의 동시에 3만을 찍고 시작했다.

“으아, 뭐냐? 이런 건 처음 봐, 제국아!”

전용선이 깜짝 놀라서 황제국의 어깨를 붙잡았다. 3만에서 시작한 동접자는 30분도 되지 않아 5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한 시간 만에 10만 명을 넘었다.

퀘스트넷에는 10만이 넘는 젤로들이 열심히 1등을 향해 달리고, 점프하고, 부딪히고, 나뒹굴고 있었다. 멤버들은 신기해서 모니터링 모니터 앞에서 한 시간도 넘게 꼼짝도 안 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전용선은 아찔한 기분을 느꼈다. 만약 그의 고집대로 퀘스트넷을 준비했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라는 상상만으로도 심장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동접자 그래프는 10만을 찍고도 여전히 상승하고 있었다. 굵은 땀방울이 그의 등줄기를 타고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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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제국 1998 - 갓겜의 제국-1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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