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툰 최신 접속주소바로가기
100% 동네 섹파 구하기 바로가기 [AD]토토커뮤니티 NO.1 먹튀검증 토토사이트 추천 바로가기

132회 - 마스터 플랜

미국에서 비공개 시사회를 성황리에 마친 황제국은 본격적인 비즈니스 준비에 착수했다. 미국의 일상에도 어느 정도 적응하고, 테스트 서버까지 마련했다. 이제 다음 스텝으로 소프트펀드 L.A. 오피스를 찾았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생기는 게임 유통팀 매니저 제이크 데이비스(Jake Davis)입니다. 그냥 JD라고 불러 주세요.”

“안녕하세요, 황제국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전용선입니다.”

황제국은 신규 부서 매니저라고 해서 혹시 일본인이 아닐까 했는데 JD는 미국인이었다. 30대 후반으로 노란 콧수염을 정성스럽게 관리하는 그는 업무용 소프트웨어 외에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황제국 일행에게 이미 진출해있는 대형 마트와 대형 전자 매장, 주요 로컬 컴퓨터샵 등의 현황과 내부 사정에 관해 알려주었다.

“사실 소프트펀드는 여기서 쭉 B2B 비즈니스(기업 대 기업 간 거래)를 중심으로 해왔습니다. 당연히 부서도 B2B 부서가 더 크고, 사람도 많고, 힘도 셉니다. 반면 B2C(일반 소비자 대상 거래)는 이 넓은 땅에 패키지를 까는 것만으로도 솔직히 벅찹니다. 판매량과 재고상황 파악해서 트럭에 물건 실어 보내고, 각종 비용 정산하고 하다 보면 별도의 마케팅까지 챙길 여력도 별로 없는 실정이죠.”

“그렇습니까?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네요.”

“네, 그렇지만 프레지던트 손 지시로 만들어지는 부서고, 게임도 확실하고, 지원도 많이 해준다는 말을 듣고 제가 매니저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저희 <영건 블러드>는 해보셨습니까?”

“네, 게임 해보고 매니저 지원하면 안 되냐고 하니까 보스가 매니저 지원하면 해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정말 너무하지 않습니까? 하하하하!”

“그럼 매니저를 달고나서 해보셨나요?”

“그렇죠. 마침 하던 일이 많이 지겹기도 했고. 그래서 속는 셈 치고 지원해서 한국 패키지 받아서 해봤죠. 사무실 컴퓨터로는 안 돌아가서 유포 금지 각서에 서명하고 집에 가져갔습니다. 싱글 플레이는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지만 게임이 잘 만들어져서 끝까지 무사히 할 수 있었습니다.”

“확장판도요?”

“그럼요. 어후~, 마지막에 그 시커먼 로봇은 정말 쿨 했어요! 근데 싱글 플레이밖에 못 했습니다. VPN으로 한국 서버에 접속도 해 봤는데 말도 모르겠고, 네트워크 속도 때문인지 하기가 힘들더군요.”

“게임 해보신 소감은 어떠셨습니까?”

황제국이 묻자 전용선도 긴장해서 JD의 말을 기다렸다.

“그게······. 음······.”

JD는 조금 주저하면서 코를 매만지며 머뭇거렸다.

“솔직히 처음에는 프레지던트 손이 또 이상한 일을 벌이는구나 싶었습니다. 소프트펀드가 투자한 회사고, 그것도 한국에서 만든 게임이라는 말을 듣고 투자한 회사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이제 게임유통까지 손을 대나 보다 싶었죠.”

전용선이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이마를 긁적였다.

“하지만 게임을 해보고 나서 바로 알았죠. 튜토리얼만 해보고도 알았습니다. 이렇게 생각했죠. ‘이게 뭔지는 모르겠어. 근데 졸라 잘 만든 게임인 건 알겠어’.”

“그럼 게임 유통 매니저를 맡은 것에 후회는 없으시겠군요.”

“놉! 전혀요. 하지만 영어로 된 게임을 해 본다면 제 확신은 100% 더 강해질 겁니다.”

JD가 콧수염을 씰룩거리며 웃었다. 황제국도 웃으면서 대답했다.

“처음 개발할 때부터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언어 패키지를 따로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영어 버전은 완성해서 데이터를 가져왔습니다.”

“오! 드디어! 이제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겠네요. 대체 왜들 싸우는 건지 아주 궁금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JD는 성배를 들 듯 하드디스크를 번쩍 들어 올리고는 환하게 웃었다. 그들은 곧 <영건 블러드>의 미국 발매 플랜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JD가 물었다.

“일단 한 가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이미 확장판이 나온 게임이니 미국에서는 본편-확장판을 합쳐서 내는 게 좋다고 보는데, 대표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저도 동의합니다. 이미 확장판이 있는데 굳이 서버를 나누는 것도 그렇구요. 합본팩으로 파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본편, 확장판을 모두 구매하면 가격이 얼마죠?”

“지금 환율로 대략 48달러 정도 합니다.”

“음, 가격이 좀 높네요.”

“네, 하지만 패키지도 두 개로 나눠서 제작했으니까요. 합본팩은 패키지 하나만 제작하면 되니 그만큼 제작과 물류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저희도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미국 판매 가격을 책정해 보겠습니다. 지금 제 예상으로는 아마 40달러 안팎이 될 것 같아 보입니다만.”

“네, 다만 게임이 확실하니 너무 싼 가격으로 낼 생각은 없습니다. 저희가 온라인 서버를 유지하는데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도 하구요.”

“그런 부분이 있죠. 잘 알겠습니다.”

세 사람은 이어서 양사가 각자 맡아서 할 역할에 관해 마스터플랜을 짰다. 황제국은 뉴퀘스트가 온라인을, 소프트펀드가 오프라인 마케팅을 담당하자고 제안했다.

“뉴퀘스트는 발매 전에 퀘스트넷 북미 서버를 개설하고 온라인 데모를 최대한 활성화하겠습니다. 소프트펀드는 발매 후 베스트바이(BestBuy)나 프라이즈 일렉트로닉스 같은 매장에 게임 체험 부스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 주세요.”

“체험 부스를 말입니까? 그거 좋은 방식이네요. FPS는 10분만 해봐도 바로 감이 오니까요. 저만 해도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데도 아주 재밌게 했으니까요.”

“체험 부스는 얼마나 가능할까요?”

“여기서 바로 예스, 노를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책상에 컴퓨터 놓으면 끝이 아니니까요. 유통 브랜드는 물론 매장마다도 계약에 관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정 안되면 매장에서 철수하겠다고 협박을 해서라도 만들어야죠.”

JD가 걱정하지 말라는 듯 말했다. 황제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JD는 추진력이 강한 사람 같았다.

“저는 바로 이런 걸 원했습니다. 전과는 뭐라도 다르게 해 보는 걸 말이죠. 대형 유통 체인에서 맨날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하루가 너무 지겨웠어요. 체험 부스에는 그 검은 로봇을 대형 모형으로 만들어서 세워놓으면 좋겠네요. 눈길을 확 끌 겁니다!”

“그 로봇 이름은 블랙 옥스(Black OX, 검은 황소)라고 합니다.”

“블랙 옥스?! 생긴 거랑 딱 맞네요. 게임 비주얼이 워낙 화려해서 쓸 수 있는 이미지 소스가 아주 많아서 좋습니다. 저희가 아직 팀 빌딩 중이기는 한데, 제작/유통/오프라인 마케팅까지 확실하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믿음이 가네요. 이 안에 영문판 게임 데이터 외에 캐릭터 일러스트, 컨셉 아트 등 지금까지 개발하면서 만든 자료가 모두 들어있습니다. 최대한 이용하시고 더 필요한 게 있으면 요청하세요.”

“벌써 다 준비가 되어 있네요. 이거 예감이 아주 좋은데요?”

JD가 희망의 휘파람을 불었다. 뉴퀘스트와 소프트펀드는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역할을 분리해 마케팅을 진행하기로 했다.

미팅을 마친 황제국과 전용선은 팔로 알토로 곧 돌아가야 했다. L.A.까지 비행기를 타고 갔지만 도시를 둘러볼 여유는 없었다. 그래도 한식 한 끼는 빼먹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L.A. 한인타운으로 향했다. 전용선은 LA북산동순두부에서 빨간 국물에 하얀 순두부를 떠먹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소주를 시키려다 한 병에 만원이 넘는 가격을 보고 기겁했다. 그러자 황제국이 종업원을 불러 소주를 시켰다.

“제국아, 나 진짜 괜찮아. 무슨 소주 한 병을 이 가격에 먹어.”

“선배님, 여기 선배님이랑 저랑 둘 뿐이에요. 선배님이 향수병으로 쓰러지면 저도 쓰러지고, 그러면 뉴퀘스트도 쓰러져요.”

“어······. 그, 그런가?”

전용선은 파란 소주병을 따서 빈 잔을 채웠다. 그리고 시원하게 첫 잔을 털어 넣었다.

“크으으으~, 달다. 내 평생 마신 소주 중에 제일 달아. 제국아, 어떻게 술이 이렇게 다냐? 응?”

전용선은 신이 나서 혼자 소주 한 병을 거의 다 마셨다. 황제국도 오랜만에 뜨끈한 순두부찌개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미국에서 한국의 맛을 잠깐 느끼고 두 사람은 다시 팔로 알토로 복귀했다. 피터의 친구들과 밤을 새우며 랜선 파티를 벌인 후, 황제국은 마음이 급해졌다. 전용선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하루빨리 미국에 <영건 블러드>를 선보이고 싶었다. 황제국은 일단 크레이그리스트에 서버 개발자와 온라인 마케팅 매니저를 뽑는다고 채용 공고를 올렸다. 그리고 L.A. 교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채용 공고를 올렸다.

“괜찮은 사람들이 나타날까?”

“크레이그리스트는 사실 모험이지만, 재미교포 2세들은 기대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그러게. 그러면 좋겠는데.”

채용 공고를 올려놓고 두 사람은 각자 할 일로 돌아갔다. 전용선은 우선 코로케이션 업체에서 본격적인 북미 퀘스트넷 서버 구축에 들어갔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마운틴뷰에 있는 IDC에 가서 랙에 서버 머신부터 설치했다. 기능별로 머신을 구분하는 구조는 한국 퀘스트넷과 똑같았다.

“하, 근데 이거 주석을 언제 영어로 바꾸냐. 머리 터지겠네.”

서버 프로그램도 기존 있던 소스 코드를 대부분 활용했다. 하지만 주석이 문제였다. 한국어에도 능통한 재미교포 2세가 들어오면 좀 낫지만, 한국어를 모르는 미국인이 들어오면 주석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미국에서 서버 프로그래머를 뽑는데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으로만 채울 수는 없었다. 지금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미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면 계속 부딪힐 문제였다.

“6.9프로를 생각하자. 내 지분 6.9프로. 6.9프로.”

전용선은 자신의 뉴퀘스트 지분을 되뇌며 주석을 영어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황제국은 사무실에서 북미용 <영건 블러드> 온라인 데모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한국에서도 본편을 만들 때 온라인 데모를 제공한 적이 있었다. 방식은 그때와 비슷하게 캐릭터와 맵을 소수로 제한했다.

다만 배포 방식은 달랐다. 한국에서는 PC방을 돌며 온라인 데모를 설치했지만, 미국에서는 Younggunblood.com(영건블러드닷컴)에 접속하면 게임 데모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해서 누구나 온라인 데모를 즐길 수 있게 할 계획이었다. 인터넷 속도는 물론, 회선 비용까지 고려해서 최소한의 패킷만 사용하도록 게임 데이터를 최소화해야 했다.

<영건 블러드> 온라인 데모를 만들면서 황제국은 실리콘밸리 써니베일에서 미팅을 했다. 그곳에는 현재 북미 최고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야후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인터넷 키워드 검색 광고로 급속히 성장 중인 고투닷컴(훗날 오버추어)도 근처에 있었다.

황제국은 써니베일에서 야후 광고 담당과 고투닷컴 CPC(Cost Per Click, 클릭당 비용을 받는 광고 방식) 검색 광고 매니저를 연달아 만났다. 같은 온라인 광고였지만 야후와 고투닷컴은 방식이 전혀 달랐다.

야후에서는 배너 광고를, 고투닷컴에서는 키워드 검색 광고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황제국은 먼저 야후 광고 매니저를 만나 구매 가능한 광고 배너와 시간대, 비용 등을 체크했다.

1999년 야후의 위세는 어마어마했다. 닷컴버블이 당도하기 직전, 주가는 50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만큼 메인 페이지 배너 광고의 가격도 엄청났다. 야후닷컴에 접속하면 보이는 야후 로고와 검색창 사이에 있는 메인 배너는 겨우 몇 시간 노출에도 수만 달러를 내야 했다.

“가격이 만만치 않네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슈퍼볼 광고를 생각해 보십시오. 겨우 30초 광고하는데 수백만 달러를 내야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단돈 5만 달러면 미국 전역에 배너 광고가 나갑니다. 그리고 우리는 슈퍼볼이 못하는 걸 할 수 있습니다. 야후 배너는 클릭하면 바로 고객님의 웹사이트로 다이렉트로 이동합니다.”

야후의 배너 광고비를 듣는 순간, 황제국은 50만 달러의 자본금이 갑자기 작아 보였다. 전체의 1/5인 10만 달러를 광고비에 쏟아도 배너를 겨우 몇 시간 밖에 걸 수 없었다.

하지만 야후 광고 매니저는 노련하게 슈퍼볼 광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그의 말이 옳았다. TV나 잡지 광고는 사람들이 광고를 보고 ‘YoungGun Blood’를 기억했다가 사이트에 접속해야 한다. 그러나 배너 광고는 클릭하면 바로 홈페이지로 이동한다. 인터넷 기업에게 이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모든 광고는 결국 두 가지를 목표로 합니다. 하나는 인지도, 또 하나는 구매. 인지도 역시 사실은 구매를 위함이니 같다고 볼 수 있죠. 아시겠지만 인터넷 사업은 트래픽이 신이고, 트래픽이 곧 매출입니다. 현재 야후 배너보다 더 확실하게 고객님의 트래픽을 높여 줄 광고는 지구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야후 광고 매니저는 당당하게 말했다.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몇 달만 지나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그의 말이 옳았다. 황제국은 일단 미팅을 마쳤다.

큰돈을 들이는 만큼 배너 광고는 신중해야 했다. 만약 배너 광고를 집행했는데 시작하자마자 퀘스트넷이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하고 뻗어 버리면 수만 달러를 그냥 허공에 날리는 꼴이 된다. 반면 고투닷컴의 CPC 방식은 훨씬 유연했다.

“저희 광고 계좌에 돈을 채워 넣으십시오. 그리고 설정한 키워드에서 광고 클릭이 발생해 고객님 웹사이트로 넘어가는 순간, 클릭당 비용이 계좌에서 빠져나갑니다. 계좌가 제로가 되면 자연히 광고도 끝이 납니다.”

“광고 예산 짜기가 수월하겠네요.”

“그게 저희 광고의 탁월한 점이죠. 집중적인 프로모션이 필요할 때는 광고비를 증액하시고, 특별한 이슈가 없을 때는 광고비를 조금 낮추시면 됩니다.”

“좋네요. 그럼 키워드 검색 광고는 어느 어느 포털에 들어가죠?”

“야후, AOL, MSN, 알타비스타(Alta Vista), 라이코스(Lycos), 넷-넷(넷스케이프 넷센터, Netscape Netcenter) 어디든 이름만 대세요. 저희는 전부 제공합니다.”

“좋습니다. 웹사이트 준비가 끝나는 대로 계약하겠습니다.”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황제국은 고투닷컴과 키워드 검색 광고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영건블러드 홈페이지를 만들 차례였다.

오류신고

아래 오류에 해당하는 버튼을 클릭해 주시면 빠른 시일내 수정작업이 이루어 집니다.

갓겜의 제국 1998 - 갓겜의 제국-132화
[132 / 총265]

갓겜의 제국 1998 - 갓겜의 제국-132화

연재 총 26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