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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회 - 업그레이드

플레이스테이션 2 콘솔 이식과 기술 협력, 그리고 PC 게임 글로벌 판로를 확보한 황제국은 일본 출장의 목적을 달성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황제국은 일본에서 사 온 각종 과자를 뉴퀘스트 직원들과 나눠 먹으며 출장 결과를 공유했다.

이진수는 퀘스트 엔진을 PS2 용으로 개조하기 위해 스튜디오 X에서 야마시타가 파견 올 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나 이, 일본어 하나도 모르는데?”

“괜찮아요. 야마시타 지로 씨는 재일 교포 2세인데, 한국말도 잘하세요.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없어요.”

“아, 아아···!”

“물론 실력도 좋구요. 그래서 제가 마음 놓고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죠.”

“역시. 다 계획이 있었어.”

오종석이 바나나 모양의 과자를 먹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병아리 모양 과자를 까서 차현주에게 건네주면서 물었다.

“그런데 말야. 퀘스트 엔진을 PS2 용으로 개조해서 다른 게임사에도 라이선스할 거라고 했잖아. 얼마나 수요가 있을까? 게임사라면 다들 자기 게임 엔진이 있는 거 아니야?”

“꼭 그렇진 않아. 모두가 게임 엔진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또 있어도 퀘스트 엔진보다 성능이 떨어지면 고민할 수밖에 없지.”

“흠, 그런가? 하긴 자동차 회사도 남의 엔진 쓰고는 하니까.”

“어휴, 여기 있으니까 퀘스트 엔진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나 보네요. 내가 만약 게임 회사 사장이면 이 기술 따라가느니 라이선스 사서 쓰고, 차라리 콘텐츠 쪽에 투자할 거예요.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고 해봐야 가랑이만 찢어질 테니까.”

유필승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대학을 졸업한 유필승은 처음에는 대부분 대학생인 뉴퀘스트 멤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사장인 황제국조차 자기보다 한참이나 어렸다. 하지만 업계 뉴비인 자기에 비하면 이미 성공한 게임 하나를 완성한 이들은 모두 베테랑이었다. 결국 그는 그냥 모두에게 존대하는 것으로 정했다.

오종석과 차현주는 황제국과 처음부터 함께 했던 탓에 뉴퀘스트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 레벨인지 잘 체감하지 못했다. 모두가 대단하다고 했지만 늘 옆에서 보다 보니 그게 당연하게 보였다.

“프로그래머라고 다 대표님이나 진수 님 같지 않다구요. 뭐랄까 이건 여포랑 관우가 한 팀에 있는 건데.”

“크흠.”

“아, 용선 형님까지 여포에 관우에 장비까지 한 팀에 있는 건데.”

유필승이 혼자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두드렸다.

“근데 제국아, 그렇게 좋은 기술을 왜 남들한테 공유해? 물론 돈을 받기는 할거라지만, 어쨌건 그들도 경쟁사잖아? 남들이 퀘스트 엔진으로 우리보다 더 게임을 잘 만들면 어떡해?”

“듣고 보니 그러네?”

차현주가 문득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기술 기업은 온갖 특허로 자기 기술을 보호하는 게 상식이었다.

“누군가 퀘스트 엔진으로 우리보다 더 훌륭한 게임을 만들면 좋은 거지! 우리가 그 게임을 해 볼 수 있잖아?”

황제국이 재밌다는 듯 웃었다. 차현주는 그게 뭐냐는 듯 인상을 찡그렸다.

“그냥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좋은 거야. 우리보다 더 퀘스트 엔진을 잘 활용하는 회사가 있다면 우리가 배울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우리는 그걸 기반으로 퀘스트 엔진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겠지. 게다가 그런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잘 될수록 라이선스 로열티도 더 많이 나오겠지?”

“그야 그렇겠지만.”

“게임 회사라고 해서 꼭 게임만 팔아서 돈을 벌 필요는 없어. 최대한 수익을 다변화해야지.”

“흐음, 그래도 모르겠다. 나도 현주랑 동감이야.”

전유진도 아무리 로열티를 받아도 경쟁사를 도와준다는 생각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게임 엔진이 앞으로 얼마나 중요해지는지 체감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두고 보세요. 앞선 기술을 틀어쥐고 있는 것보다 문을 열어서 파트너를 늘리는 게 훨씬 이익입니다. 앞으로 게임 시장에서 퀘스트 엔진이 대세가 되면 우리 뉴퀘스트가 전 세계 게임 시장을 좌우할 수 있게 될 거예요.”

황제국의 말에 이진수가 그날을 떠올리는 듯 입술을 비틀었다. 저 위대한 존 카맥도 <둠>과 <퀘이크>로 게임 엔진의 혁신을 이뤘지만, 엔진을 사업화하는 데는 실패했다. 만약 그가 보다 범용적인 게임 엔진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PC 게임의 역사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퀘스트 엔진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라이선스 사업이 성공하면 이진수는 그가 동경하는 존 카맥보다 한발 더 나아가게 된다.

“근데 그러려면 먼저 미국에서 <영건 블러드>가 제대로 성공해야 해요. 엔진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게임이 히트하는 것 이상은 없으니까요.”

그 말에는 아무도 이견이 없었다. 여전히 차현주나 전유진은 엔진 사업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황제국이 하는 일이니 어련히 잘 알아서 할 거라 생각했다.

“AI 업그레이드한 거 한 번 봐, 봐 볼래?”

이진수는 1월 동안 업그레이드한 퀘스트 엔진의 AI를 황제국에게 보여줬다. 이진수가 미로 같은 맵에 AI 유닛을 여러 명 소환해 움직이게 했다.

“이제 AI들이 벽에 안 부딪히고 길을 찾아가네요.”

“전투에서 서로 협력해서 고, 공격하는 것도 이제 가능해.”

“그러면 퀘스트넷에서 AI 대전 모드도 어려워지겠네요?”

“그렇겠지.”

“아! 그건 난이도 레벨을 선택하게 해주시죠. 멍청한 AI 상대로 슈퍼맨 놀이하는 걸 사람들이 꽤 좋아합니다. 이거 없어지면 서운해할 사람이 많아요.”

유필승이 얼른 끼어들었다. 그는 퀘스트넷에서 게이머들의 행동 패턴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럴까요? 그럼 AI 모드에 난이도 레벨을 주고, 레벨마다 기록을 추가하죠. 레벨 따라 누가 제일 오래 버티나 랭킹도 매기구요.”

“그거 좋겠네요. 랭킹이 있으면 또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우리끼리 먼저 한번 해 볼까요?”

황제국은 시험 삼아 테스트 서버에 개선된 AI를 적용하고 플레이에 나섰다. 지금까지 황제국의 AI 모드 최고 기록은 9분 23초에 75킬이었다.

“시작!”

AI 모드 시작과 함께 황제국이 무기고 맵의 좁은 통로로 움직였다. 맵에는 몇 개의 스타팅 포인트가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황제국은 AI의 스타팅 포인트를 향해 최단 거리로 이동했다.

“어?”

산뜻하게 첫 AI를 잡고 시작하려던 황제국은 스타팅 포인트까지 아무도 마주치지 않자 조금 당황했다. 그는 재빨리 몸을 돌려 주위를 확인했다. 멀리서 불이 번쩍하는 모습이 보였다.

타다다당!

황제국은 화들짝 놀라 옆으로 몸을 피하면서 견제 사격을 했다.

팅! 팅! 티딩!

무기고에 쌓여있는 상자에서 총알 튀는 소리가 들렸다. 황제국은 엄폐물 뒤로 몸을 움직였다 뺐다를 반복하면서 AI를 잡았다. 게임 대회에서 본 송진호의 무브를 따라 한 것이었다.

“아니, 형?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AI 행동 패턴을 다, 다양하게 만들어 놨지.”

이진수가 당황한 황제국을 보고 재밌다는 큭큭 웃었다. 분명 전용선의 웃음을 따라 한 것이었다. 나쁜 물은 빨리 든다더니 하필 따라 해도 전용선 선배를 따라 하냐고 하려던 순간, 눈앞에 AI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황제국은 일단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스타팅 포인트에 죽치고 AI가 나타날 때마다 죽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AI가 소환되면 그는 3초간 무적이었다. 죽지 않으려면 일단 자리를 피해야 했다.

탕! 탕! 타다다당!

황제국은 가볍게 임하려던 게임에서 전력을 다해 싸워야 했다. 첫 싸움에서 흔들렸던 멘탈을 붙잡고 3분 28초 동안 26킬을 기록했다. 최고 기록의 반도 버티지 못했다.

“이거 느낌이 또 전혀 다른데요. 다른 게임을 하는 기분이었어요.”

AI를 공략하기 쉬운 이유는 움직이는 패턴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게임을 조금만 해보면 패턴을 파악하게 되고, 예기치 못한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개선된 AI는 기존 AI보다 전투 패턴이 훨씬 다양해졌다. 예전처럼 엉뚱한 곳에 다이너마이트를 던지는 일 따위도 없었다. 황제국이 이진수에게 물었다.

“어떻게 이렇게 패턴을 다양하게 만들었어요, 형?”

“퀘스트넷에서 게임하면서 좀 수집했지.”

“그러니까 일종의 사람이 직접 하는 머신 러닝?”

“어어어······, 따지자면?”

머신 러닝은 기계가 경험을 통해 결과값을 자동으로 개선하게 하는 컴퓨터 알고리즘 연구 방법이다. 인간과의 대결로 화제를 모았던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스스로 바둑을 학습한 케이스였다.

FPS든, RTS든 게임에 적용할 AI라면 당연히 사람들의 플레이 패턴을 본 떠 만드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그동안에는 AI에 사용할 샘플이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퀘스트넷에서 매일매일 벌어지는 수많은 전투가 모두 샘플이었다.

‘게임 AI를 위해 인공지능도 미리부터 투자할 필요가 있겠는데?’

지금부터 인공지능 연구를 축적해 놓으면, 나중에 이를 토대로 게임 AI뿐만 아니라 다른 IT 분야까지 확장할 수 있다. 실제 기술을 활용할 때까지 오랜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영건 블러드>가 글로벌에서 제대로 히트한다면 그 정도 투자할 여력은 충분히 만들 수 있었다.

황제국은 규모 있는 게임 회사들이 게임 외에도 사이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대부분 연구가 제대로 열매를 맺기 전에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간에 흐지부지 사라지고 말았다.

조금만 더 믿어주고, 지원해 주었다면 상당한 성과로 이어질 것 같았던 프로젝트도 돈의 논리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해외에서 비슷한 기술을 응용해 대박을 터뜨리고는 했다.

누구나 기술 개발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안다. 장기적인 전망이 중요하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정작 기술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은 흔치 않았다.

황제국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게임뿐 아니라, 당장 이윤이 나지 않는 기술에도 꾸준히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꾸준한 기술 투자의 중심은 퀘스트 엔진부터였다.

개선된 AI 퀄리티에 만족한 황제국은 이어서 콘텐츠를 확인했다. 차현주가 이수련과 유철 캐릭터 디자인을 내밀었다.

“유철은 참고할 사진이 정말 너무너무 많아서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

“출처가 어딘지는 말 안 해도 알 것 같네.”

듣고 있던 전유진이 민망한 듯 웃으면서도 손으로 V자를 그렸다.

“복장은 카우보이 스타일로 했네?”

“응, 튀어보게 할까 생각했는데. 무기가 특이해서 굳이 안 그래도 될 것 같아. 차라리 기타 건(Guitar Gun)에 공을 들였지.”

“오~, 이 삼각형 모양 총 멋지다.”

황제국은 차현주가 내민 기타 모양의 총 스케치를 훑어봤다. 어쿠스틱 기타는 울림통 때문에 모양이 정해져 있는데 반해, 일렉기타는 8자 모양의 일반적인 모습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바디를 변형할 수 있었다. 황제국은 그중에서 삼각형 형태의 날렵한 디자인이 가장 눈에 띄었다.

“다음은 확장판에서 제일 중요한 캐릭터. 이록의 동생, 이수련.”

“오오오···!”

황제국은 이수련 일러스트를 보자마자 감탄했다. 흑단 같은 긴 머리카락에, 달걀처럼 갸름한 얼굴, 백옥같은 하얀 피부, 그리고 아련해 보이는 슬픈 눈까지. 호불호나 취향을 타지 않을 고전적인 미인상이었다.

“이수련은 외유내강 캐릭터니까. 외모는 일부러 더 부드럽고 청순해 보이게 했어.”

“그러네. 정말 예쁘다. 이대로 그냥 순정만화 캐릭터를 해도 되겠어.”

“하아, 벌써 3D 모델링이 어찌 나올지 걱정이다. 수련이 내가 엄청 아끼는 아인데.”

“최선을 다해 봐야지. 미리부터 너무 걱정 마.”

차현주는 앞이 캄캄하다는 듯 말했다. 황제국은 그 마음을 이해했지만 아직은 시대적, 기술적 한계로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이게 이수련의 무기야.”

“응? 권총이네? 이거 루거(Luger) 잖아? 이수련은 모신 소총 쓰기로 한 거 아니었어?”

“역시 제국이는 바로 알아보네.”

“워낙 유명한 권총이니까.”

루거는 독일군이 1차, 2차 세계대전에 걸쳐 사용했던 권총이다. 디자인이 눈에 확 띄는 권총이었지만, 당연히 저격총으로 사용하는 무기는 아니었다.

“이게 다가 아니야. 일단 보고 얘기해 봐. 여기에 짠!”

차현주가 스케치를 다음 장으로 넘기자, 루거 권총에 나무로 된 개머리판을 덧붙인 총이 나왔다. 개머리판의 곡선이 루거의 비스듬한 손잡이와 잘 어울렸다.

“흐음~, 이거 괜찮은데? 잘 어울린다.”

“그치? 여기 개머리판에 추가 총알을 넣는다는 설정이야. 권총에 개머리판을 붙여서 소총을 만드는 거지. 그리고 다음은~.”

“또 있어?”

차현주가 스케치북을 다음 장으로 넘겼다. 개머리판을 붙인 루거의 총신이 길쭉하게 늘어나고, 추가 손잡이와 저격용 대형 스코프가 붙어있었다.

“이록이 쓰는 총도 저격 모드가 되면 총신이 늘어나잖아? 수련이도 그런 총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어떻게 할까 궁리하는데 자료를 보다가 루거를 보는 순간, 이거다! 딱 느낌이 왔어.”

“권총에서 소총으로, 소총에서 다시 저격총으로. 3단 변신이네?”

“응, 어때?”

“멋진데? 아이디어도 좋고. 디자인도 고전적이고, 좋아! 그냥 모신 소총보다 이게 훨씬 개성 있겠다. 이 형태로 발전시키자.”

“OK! 너가 좋아할 줄 알았어.”

황제국은 루거 스타일의 권총이 쓰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 좋았다. 디자인과 컨셉은 물론, 이록이라는 캐릭터와의 관계성을 생각해도 이보다 더 딱 맞을 수 없었다. 황제국의 머릿속에서 권총을 소총으로, 소총을 저격총으로, 저격총을 다시 권총으로 바꾸는 모션이 저절로 재생됐다.

그는 아름다운 이수련이 가슴에는 불같은 복수심을 품고, 얼굴은 차가운 냉정을 유지하며 총을 다루는 컷신을 상상했다. 아름다움과 슬픔과 힘이 공존하는 명장면이 나올 것 같았다. 황제국은 빨리 이 장면을 만들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해졌다.

“선배님, 확장판 메인 스토리는요? 가닥이 좀 나왔어요?”

“응, 우선 초안을 잡아봤는데······.”

전유진이 이미 준비를 끝낸 듯 두툼한 프린트물을 꺼내 들었다. 황제국이 재빨리 훑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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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제국 1998 - 갓겜의 제국-1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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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제국 1998 - 갓겜의 제국-1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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