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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회 - GO WEST

<영건 블러드> 확장판을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황제국은 오랜만에 윤 변호사를 찾았다. 그와 뉴퀘스트 해외 지사 설립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제가 투자 건으로 대표님을 처음 인연을 맺은 지 이제 겨우 1년 남짓 된 것 같은데 벌써 해외 지사 설립이라니요. 정말 성장 속도가 놀랍습니다.”

“아닙니다. 모두 변호사님께서 저희가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그렇게 알아주신다니 그것도 고맙습니다. 역시 손정인 회장님의 눈이 틀리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저까지 아주 뿌듯합니다.”

윤 변호사가 흐뭇한 얼굴로 인자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늘상 시끄러운 소송 문제를 다루는 터라 황제국을 만날 때는 젊은 청년들의 성장을 돕는다는 생각에 그도 마음이 뿌듯했다. 열정적으로 사업에 나서는 황제국을 만나면 덩달아 그도 젊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해외 지사라고 하면 정확히 어느 나라를 말씀하십니까?”

“미국입니다. 미국에 첫 해외 지사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우선은 미국, 성공하면 유럽, 그다음은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갈 수 있는 곳은 모두 갈 생각입니다.”

“하하하하!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지구촌 게임 재벌이 나오겠네요. 정말 그 넘치는 의욕이 부럽습니다.”

윤 변호사가 농담조로 ‘게임 재벌’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황제국은 같이 웃었지만, 그는 그 이상을 노리고 있었다.

“확실히 하기 위해 묻겠습니다. 미국에서 영업 활동을 하는 겁니까? 아니면 영리 활동 없이 R&D(Research&Development, 연구개발) 중심입니까?”

“영업 활동을 하는 지사로 설립을 원합니다. 미국에 있는 소프트펀드 유통 자회사와 손잡고 게임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멀티플레이를 위해 서버도 설치해야 하구요.”

“잘 알겠습니다. 그러면 혹시 생각하신 지역이 있습니까?”

“아직 확정한 건 아니지만 일단 버지니아(Virginia) 주에 있는 애쉬번(Ashburn)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디요? 애쉬번이라고요? 거기가 어디죠?”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차로 한 시간도 걸리지 않습니다. 유명한 도시가 아니라 아마 잘 모르실 겁니다.”

“네, 의외네요. 저는 당연히 뉴욕이나 L.A., 아니면 실리콘 밸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요.”

“저도 처음에는 뉴욕 아니면 L.A.를 생각했었는데요. 아무래도 채용도 쉬울 테니까요.”

“아무래도요. 한인 타운도 있으니까요.”

“네, 그런데 지사를 설립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서버 때문입니다. 일단 인터넷 서비스와 데이터 센터 중심으로 생각했습니다.”

워싱턴 D.C.에서 북서쪽으로 48km 떨어져 있는 애쉬번은 고작 인구 4만 정도의 작은 도시다. 하지만 이곳은 훗날 미국 데이터 센터의 성지로 성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웹서비스 등 쟁쟁한 IT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가 애쉬번에 터를 잡았다. 비교적 저렴한 땅값과 전국 평균보다 20%나 저렴한 전기세 등 수도 인근의 훌륭한 인프라가 합쳐져 만들어진 현상이었다.

미리 회계 법인과 상담해 보니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주보다는 버지니아 주가 세금 면에서도 더 유리해 보였다. 인터넷 회선 비용과 속도, 안전성 등 여러 측면으로 고려해 봐도 뉴퀘스트의 북미 퀘스트넷 서버는 애쉬번에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지사 후보지 1순위도 애쉬번을 꼽았다.

물론 황제국은 당장 직접 데이터 센터를 설립할 생각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데일리콤 논현 센터를 이용하듯이 미국에서도 코로케이션 서비스를 쓸 생각이었다. 우선 전용선과 함께 미국에 가서 한국에서처럼 퀘스트넷을 구축하고, 현지에서 서버 프로그래머와 커뮤니티 관리자를 채용해서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있었다. 황제국과 전용선이 1년 내내 미국에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실력과 책임감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현지인을 채용해야 하는데 애쉬번에서 딱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마케팅도 문제였다. 철저하게 온라인 중심 마케팅을 벌일 생각이지만 애쉬번에서는 인터넷 광고 업체와 미팅이라도 한 번 하려면 비행기를 타야 한다.

그렇다고 뉴욕이나 L.A.의 번듯한 오피스에서 멋지게 해외 진출을 하기엔 뉴퀘스트의 규모가 아직 작았다. 자칫하면 미국에 진출한다고 포부만 키웠다가 한국에서 번 돈을 몽땅 끌어다 쓰고도 실패할 수 있었다.

황제국은 미국 지사 설립에 관해 이런 생각을 윤 변호사에게 털어놓았다. 미국 지사를 설립하고, 미국에서 게임 유통 계약을 체결하려면 계속해서 그의 힘을 빌려야 한다.

사업에는 복잡한 행정이 따른다. 어떤 사업은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만큼 행정 처리는 사업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창업자는 행정 처리에 미숙할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사업에 쏟아야 할 시간과 열정을 몽땅 빼앗길 수도 있었다. 다행히 황제국은 믿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었다.

“잘 알겠습니다. 실용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마인드는 저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뚝딱 논의해서 결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또 저 혼자 해결할 일도 아니니, 회장님과도 한 번 통화해 보겠습니다. 지사를 세우기 전에 일단 미국에 직접 가보셔야지요?”

“네, 사실 후보지인 애쉬번도 저도 들어만 보고 가 본 적은 없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대업을 위해 기업의 터를 잡는 일인데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을 하셔야죠. 아무리 인터넷이 전 세계를 연결한다지만 전 아무래도 옛날 사람이라서요.”

“아닙니다. 변호사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도 조만간 미국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네, 그럼 미국 출장 계획을 먼저 잡아 보시지요. 회장님께 말씀드리면 미국에서 현지 직원을 가이드로 붙이는 건 어렵지 않을 겁니다. 저는 우선 한국에서 필요한 행정 절차부터 체크해서 조만간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늘 신세 지고 있습니다.”

황제국은 윤 변호사와 상담을 마치고 나왔다. 미국 지사 설립까지 빨라도 한, 두 달은 걸릴 것이다. 여름에 지사를 설립하고, 가을 동안 출시 준비를 마친 후, 크리스마스 시즌 전에 판매를 시작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아주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우선은 미국에 가서 지사를 어디에 설립할 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황제국은 회사로 돌아와 모두를 모아놓고 미국 진출 이야기를 꺼냈다.

“아무래도 조만간 미국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뭐? 미국으로?”

“드, 드디어?!”

황제국은 윤 변호사와 만나 나눈 이야기를 간략하게 들려주었다. 다들 주의 깊게 황제국의 말을 들었다. <영건 블러드> 미국 진출은 황제국이 늘 하던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멤버들도 그저 먼 꿈이라고 생각했다. 진짜 목표라기보다는 일단 큰 목표를 잡는 거라고 여겼던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황제국은 듣기 좋으라고 미국 진출을 외쳤던 것이 아니었다. 그는 언제나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서, 비디오 게임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히트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하루나 이틀, 1~2년 된 꿈이 아니라, 20년이 넘은 꿈이었다.

지난 생에서는 미국 진출은커녕 게임 하나 제대로 출시해 보지 못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그 꿈을 입 밖으로 소리내 말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퀘스트 엔진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독특한 컨셉의 FPS <영건 블러드>를 완성했다.

본편에 이어 확장판의 인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퀘스트넷의 반응이나 동접자 현황만 좋은 게 아니었다. 확장판은 싱글 플레이도 화제가 되고 있었다. 떡밥으로만 존재했던 비밀 병기 검은 황소가 드러나는 장면을 보려고 마지막 챕터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플레이했다는 게이머들이 많았다.

- 내가 이걸 보려고 이록이 도망치는 꼴을 참아냈던 거구나! 이록아, 잘 토꼈다! 그리고, 잘 뒈졌다!

- 마지막에 장건이 권총 돌려주는 장면도 눈물이 찡···했지만, 역시 검은 황소 나올 때 소름이 그냥!!!

- 처음에 증기기관 돌아가면서 어깨가 그 뭐냐? 피스톤처럼 슉슉 움직일 때 진짜 나 턱 빠지는 줄. 어떻게 이런 상상을 했지?

- 무슨 영화 찍는 팀이 참여했다는데 솔직히 진짜 그 장면만큼은 왠만한 영화보다 멋짐!

- 저기, 왠만한 아니구요. ‘웬만한’입니다. 검은 황소 등장씬이 멋있다는 건 저도 동의합니다.

- 그 떡대! 불타는 눈! 뿜어내는 불꽃! 와, 진짜 콜렉터즈 에디션 구하신 분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분들이 틀림없음ㅠ.ㅠ 나도 갖고 싶다구요!!!

- 나도 갖고 싶다!!!!!!!! 더 만들어줘 황제국ㅠ.ㅠ.ㅠ.ㅠ.ㅠ

- 누가 중고로 내놓으면 10만원이라도 살 의향 있음.

- 난 15만원.

- 그럼 난 15만 100원.

사람들이 이렇게 댓글로 경매 놀이를 하고 있을 때, 진짜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 콜렉터즈 에디션이 올라와 게이머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황제국은 한국에서 이 정도 반응이라면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 같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미국 진출은 양날의 검이었다. 일반 패키지 게임이라면 라이선스를 주고 게임을 찍어서 판매하면 그만이다. 설령 많이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인다고 해도 유통사가 손해를 볼 뿐이다. 이미 개발한 게임을 넘기는 뉴퀘스트가 손해를 볼 일은 없다.

그렇지만 <영건 블러드>는 달랐다. 온라인 멀티 플레이가 주력인 만큼, 해외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전용 서버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어마어마한 땅덩이에, 인구만 2억 명이 넘는 미국은 동접자 몇만에 환호하는 한국과 스케일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수십만 명이 몰려와도 버틸 수 있도록 서버를 구축해야 하고, 그만큼 사람을 모으고, 게임을 판매하기 위해 온라인 홍보와 마케팅에도 돈을 투자해야 한다. 접속자가 많아지는 만큼 네트워크 회선 사용료 또한 올라간다.

“정말 최악의 경우, 한국에서 번 돈을 미국에 몽땅 꼬라박고도 실패해서 빈털터리가 되어 돌아올 수도 있어요. 물론 그런 일이 바라지 않길 바라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황제국은 미국 진출 계획을 설명하며 경고했다. 뉴퀘스트 멤버의 절반은 직원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주주이기도 했다. 그들은 대표의 회사 경영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한국에서 충분히 잘 나가고 있는데 지금 굳이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미국에 진출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을 수 있었다. 혹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멀티 플레이 기능을 제거하고 글로벌에는 싱글 플레이만 발매하자고 할 수도 있었다.

황제국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고 다시 한번 모두에게 미국 진출 의사를 물었다. 그러나 뉴퀘스트 멤버들은 오히려 우려했던 황제국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무슨 소리야? 빈털터리가 되면 다시 새로운 게임 만들어서 돈 벌면 되지.”

“그렇지. 미국에서 망하면 일단 손 털고 얼른 다음 게임 준비해야지.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

“우리가 이해해요. 제국이 쟤가 안 그래 보여도 은근히 섬세하고, 이것저것 잔걱정이 많거든요.”

“저도 미국 진출 완전 찬성이에요!”

“그래, 망해도 우린 아직 대학생인데 뭘.”

“저기, 대학생 아닌 사람도 있어요.”

“앗! 죄송해요.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괜찮아요, 괜찮아. 나이 많은 게 죄지. 에휴, 나도 전 직장에서는 막내였는데.”

엄지원이 눈물을 닦는 시늉을 했다. 아직 20대 중반으로 한참 젊은 엄지원이지만 뉴퀘스트에 워낙 대학생들이 많았다.

그때 이진수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카세트테이프를 뒤적거렸다. 그는 곧 테이프 하나를 꺼내더니 자기의 워크맨에 넣고 PC 스피커를 연결했다. 사람들은 좀처럼 말이 없는 이진수가 회의 중에 갑자기 움직이자 이상하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이진수가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낯선 전주가 들렸다.

“어?”

그가 놀라며 얼른 정지 버튼을 누르고 테이프를 감았다. 삐리리리리릭~ 테이프가 빨리 감기는 소리가 들리다가 멈췄다.

황제국과 사람들은 궁금해서 이진수만 바라봤다. 곧 스피커에서 시원한 파도 소리와 갈매기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익숙한 멜로디에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왔다.

“아, 이 노래! 펫 샵 보이즈의 !”

전유진이 외쳤다. 노래 제목만으로 이진수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 수 있었다. 순간 이진수와 황제국의 눈이 마주쳤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렴구가 나오자 모두가 한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고 웨스트~!!! 고 웨스트~!!!”

이진수가 볼륨을 더 크게 키웠다. 황제국은 모두의 마음을 확인하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제 그의 앞에는 전혀 새로운 퀘스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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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제국 1998 - 갓겜의 제국-1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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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제국 1998 - 갓겜의 제국-1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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