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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회 - 공개 채용

<영건 블러드> 확장판 개발이 본궤도에 올랐다. 겨울 방학에도 지난 여름 방학과 똑같이 주 2회 제작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이진수는 확장판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동안 퀘스트 엔진 업그레이드 진행 계획을 세웠다.

“난 AI부터 소, 손보고 있을게.”

“역시 그게 좋겠죠?”

렌더링, 물리, 애니메이션, 특수효과 등 3D 그래픽 면에서는 혁신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퀘스트 엔진은 여전히 업그레이드할 부분이 많았다. 특히 AI는 문제가 심각했다. AI 캐릭터는 뻔히 앞에 벽이 있는데도 피하지 않고 달리고, 계속 앞으로 달려가려고 낑낑거리다 방향을 틀곤 했다.

할 수 없이 싱글 플레이에서는 NPC에 움직임 패턴을 따로 지정해 주었다. 3D 그래픽이 최우선이었기에 그대로 진행했지만, AI는 아직 수준 미달이라는 걸 황제국과 이진수도 알고 있었다. 다만 <영건 블러드>가 인터넷 멀티 플레이가 핵심이기에 AI 문제를 알면서도 일단 제쳐놓았을 뿐이었다.

퀘스트 엔진은 단순히 <영건 블러드> 용이 아니었다. 앞으로 뉴퀘스트가 만들 모든 게임에 사용할 기초 엔진이었다. 새로운 게임을 만들 때마다 그에 맞춰 개조하는 것과 별개로, 매년 꾸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했다.

이진수는 퀘스트 엔진의 여러 모듈 중 두드러지게 성능이 떨어지는 AI가 계속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를 손볼 기회만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그때가 온 것이다.

이진수가 퀘스트 엔진 업그레이드, 전유진이 시나리오, 차현주가 메인 캐릭터 디자인을 시작했다. 황제국과 오종석에게는 따로 할 일이 있었다. 기존 멤버들이 신규 콘텐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영건 블러드> 관리를 맡아 줄 새로운 인력을 뽑아야 했다.

지금까지 뉴퀘스트는 모두 S대에서, 황제국 주위에서만 사람을 채용해 왔다. 새해 들어 서버 팀으로 들어온 박태권과 QA로 단기 알바를 했던 소춘섭까지 예외가 없었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S대 주변 사람들만으로 채용할 수는 없었다. 그럴 수도 없었고, 그래서도 안 되었다. S대에 뛰어난 인재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게임 회사에 필요한 모든 인재가 있다고 할 수는 없었다. 또한 회사 구성원이 다양성이 없으면 다양한 의견이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공개 채용을 해 볼 생각이야.”

“생각하는 포지션은?”

“일단 2개. 하나는 <영건 블러드> 콘텐츠 기획자.”

“콘텐츠 기획이면? 새로운 맵이랑 게임 모드 개발하는 일?”

“응, 그리고 게임 로그 데이터 분석해서 캐릭터 파워 밸런싱까지.”

“어후, 쉽지 않겠다. 그냥 게임 하는 거 좋아해서 지원하는 사람 많을 텐데.”

“그런 경우는 다 걸러 내야지.”

크게 보면 시나리오를 쓰는 전유진과 맵, 게임 모드, 캐릭터 파워 밸런스를 맞추는 포지션 모두 기획자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둘은 하는 일이 전혀 다르고, 필요한 능력과 스킬셋(skill set, 갖추고 있는 업무 기술과 역량) 역시 다르다.

시나리오 작가는 게임의 세계관을 설정하고, 캐릭터를 통한 스토리텔링 능력이 필요하다. 반면 이번에 채용하려는 콘텐츠 기획자는 수많은 사람의 플레이 데이터에서 특정한 패턴과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는 분석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맵과 모드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다양한 게임을 직접 즐겨야 하고, 상상력 역시 필요한 업무다.

전유진은 뛰어난 게임 시나리오 작가지만, 게임 콘텐츠 기획에는 적절하지 않았다. 게임 플레이 경험도 적고, FPS 취향이 아니어서 <영건 블러드>를 그다지 즐기지 않았다. 그녀는 싱글 플레이를 하고, 가끔 AI랑 노는 정도일 뿐 멀티 플레이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자리가 있는 거지.’

회사가 작을 때는 필요한 업무가 있으면 적성을 따지지 않고 해야만 한다. 뉴퀘스트는 여전히 작은 회사지만, 이제 필요한 자리에 얼마든지 사람을 뽑을 수 있었다.

다만 황제국은 갑자기 새로운 사람이 쏟아져 들어와 지금까지 쌓아온 회사의 문화가 흔들리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적어도 <영건 블러드>를 해외에 런칭할 때까지는 회사 규모 확대보다 작고 강한 기업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두 번째 포지션은 게임 커뮤니티 관리자야.”

“안 그래도 벌써 신고 건수가 좀 쌓이고 있긴 해.”

오종석이 우려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콘텐츠 기획자가 게임 플레이를 분석해서 더 좋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커뮤니티 관리자는 게임 외부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문화를 관리하는 일이었다.

현재는 오종석이 부적절한 언어로 신고가 들어오면 관련 ID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아직은 신고 건수도 그렇기 많지 않고, 경고를 받으면 재발 사태는 없었다. 경고가 누적되면 일정 기간 접속을 제한한다는 경고가 먹히고 있었다.

그렇지만 <영건 블러드>는 매일매일 팔리고 있었고, 접속자가 점점 많아질수록 오종석 선에서 관리하기 힘든 시점이 곧 올 것이 분명했다. 황제국은 단순한 온라인 모니터링을 넘어 커뮤니티 관리 규칙과 매뉴얼을 만들고, 게이머들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매니저를 뽑고 싶었다.

꼭 오프라인에서 활발한 사람일 필요는 없었다. 온라인에서 텍스트로 소통할 일이 훨씬 많은 만큼, PC 통신 경험이 많은 사람이 더 적합할 거로 생각했다.

99년 1월은 한국 최초의 인터넷 채용 서비스 리쿠르트가 생긴지 몇 달도 되지 않은 때였다. 황제국은 오직 온라인으로만 채용 공고를 올렸다. 회사 홈페이지와 퀘스트넷 공지 게시판, 리쿠르트 그리고 게오동 등 각종 PC 통신 게임 커뮤니티 등이었다.

두 직군 모두 <영건 블러드>는 물론 인터넷 게임 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그런 만큼 채용 공고 역시 온라인 공간으로 한정 지었다. 채용에는 항상 허수 지원자가 생긴다. 게임에 별로 관심도 없는 사람의 지원서를 검토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황제국은 지원서류 역시 우편이나 팩스는 받지 않고, 오직 이메일로만 받았다. 채용 정보를 온라인에서 확인하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이메일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99년에는 지원자에 관해 많은 정보를 알려주었다.

오종석이 채용 공고 초안을 쓰고, 황제국이 이를 수정했다. 필요한 업무에 관련해서는 최대한 세세하게 작성했다. 오종석이 리쿠트트에 기업 회원으로 가입하고 채용 공고를 올렸다.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는데. 얼마나 오려나?”

“글쎄. 기다려 봐야지?”

황제국도 지원자가 얼마나 될지 자신할 수는 없었다. 콘텐츠 기획자는 상당히 많을 것 같았지만, 커뮤니티 매니저 지원자가 얼마나 될지는 예측하기 힘들었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99년에는 대단히 생소한 직업이었다.

서류 마감까지는 2주. 며칠은 양쪽 모두 지원자가 거의 없었다. 어쩌다 들어오는 메일은 대부분 이런저런 문의 메일이었다.

그러다 일주일이 지나자 조금씩 지원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오종석은 지원 서류를 읽어보고 얼토당토않은 지원자는 빼고 출력했다. 그래도 오종석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 메일도 뉴퀘스트를 응원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공고보고 신기해서 메일 보내봅니다. 게임 너무 재밌어요. 모두 힘내세요.”

“저를 뽑아주시면 하루에 맵을 5백 개씩 만들 수 있지만 그러면 뉴퀘스트분들이 너무 바빠질 것 같아 지원하지 않겠습니다. 확장판 기대 중입니다.”

“이메일 채용이 신기하고 신선해서 지원서 넣어봅니다. 역시 게임회사라 채용도 다르네요.”

그런데 채용 마감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메일이 점차 늘어나더니, 마지막 날에는 수백 통의 메일이 몰렸다. 오종석은 깜짝 놀랐다.

“뭐야? 이걸 다 언제 봐?”

마감 시한이 지나고 이틀 뒤까지도 메일이 들어왔다. 본래 오종석이 서류에서 1차를 걸러내려 했으나 지원자가 너무 많아 결국 전유진, 차현주, 황제국까지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서류 검토를 해야 했다. 지원서에는 퀘스트넷 ID를 제출하도록 했다. 서류를 보고 괜찮다 싶으면 ID를 조회해 신고가 들어오거나 이상한 플레이를 하지는 않는지, 게임은 얼마나 했는지를 살폈다.

1차 서류심사를 통해 콘텐츠 기획과 커뮤니티 매니저 직무에서 지원자를 각각 8명과 3명으로 좁혔다. 면접은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다. 황제국과 오종석이 학교 앞 카페에서 개별로 면접자들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꼭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지원자 대부분이 황제국을 먼저 알아보고 인사했다. 그들의 눈빛은 초롱초롱했다. 설렘과 흥분, 긴장감이 느껴졌다. 황제국은 이직할 때마다 면접 보던 생각이 났다. 이제는 어엿한 게임 벤처의 대표가 되어 면접관이 되어 있었다. 황제국과 오종석은 차례차례 지원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이제 곧 4학년이 된다고 하셨는데요.”

“네, 만약 뉴퀘스트에 입사하게 되면 당장 학교는 자퇴할 생각입니다!”

“굳이 그렇게까지는······.”

“아닙니다. 어차피 대학이라는 게 취업하려고 가는 거죠. 제가 원하는 뉴퀘스트에 입사할 수 있다면 대학은 이제 의미가 없습니다.”

아직 대학에 다니는 학생 중 다소 열정이 과도한 경우도 있었다. 뉴퀘스트에 대학생이 많아 일만 잘한다면 학생이라도 뽑을 생각이었다. 다만 풀타임이 가능한 사람 중에 더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콘텐츠 기획 지원자 중 그런 사람이 나타났다.

“유필승 님, 전공이 컴퓨터공학이시네요?”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이쪽으로 지원하셨어요? 다른 게임 회사나 IT 기업에 개발자로 들어가시는 게 전공과도 맞고, 훨씬 대우도 좋을 텐데요?”

“그렇긴 하지만 <영건 블러드>를 해보고 현재 한국에서 개발 수준이 가장 높은 곳은 뉴퀘스트라고 생각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희는 지금 프로그래머를 뽑는 게 아니라서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개발 실력으로는 감히 뉴퀘스트에 개발자로 입사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황제국과 오종석은 너무 솔직한 유필승의 대답에 다소 어이가 없었다. 유필승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제가 개발을 하면서 체득한 논리적 분석력이 오히려 콘텐츠 기획에 더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SQL(DB 언어의 일종)도 배우면 되니까 로우 데이터(raw data,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에 직접 접근해 필요한 부분을 골라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확실히 유필승의 지원서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맵에 관한 장단점 리뷰가 훨씬 디테일하고 논리적이었다. 직접 맵을 설계했던 황제국과 오종석이 읽으면서 깜짝 놀라다 못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그리고 제가 몇 가지 맵을 한 번 설계해 보았습니다.”

유필승은 요구하지도 않은 <영건 블러드> 신규 맵을 만들어 가지고 왔다. 태도 면에서도 다른 지원자에 비해 훌륭했다.

“그럼 앞으로 개발자로는 일하지 않을 생각이신가요?”

“음···, 전혀 그런 건 아닙니다. 취미로는 계속 이어갈 생각입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좋아하거든요. 잘 못해서 그렇지.”

황제국과 오종석은 그가 마음에 들었다. 그는 이미 98년 1학기에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다 작년 연말 <영건 블러드>에 빠져들었다. 그는 어떤 직군이든 일단 무조건 뉴퀘스트에 입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래서 다른 지원자들보다 훨씬 적극적이었다.

이어서 커뮤니티 매니저 지원자 면접도 이어졌다. 커뮤니티 매니저 후보자들은 모두 크고 작은 PC 통신 동호회 시삽(sysop, 온라인 네트워크 및 커뮤니티 관리자)을 맡은 경력이 있었다.

커뮤니티 매니저 후보자는 남자 두 명, 여자가 한 명이었다. 남자 지원자들은 두 사람의 경력이나 태도 등이 무난하고 비슷비슷했다. 특별히 모난 곳은 없었지만 그만큼 특별한 매력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분이 마지막이네, 엄지원 님?”

“응, 무려 게오동 부시삽님이야.”

엄지원의 면접은 저녁 일곱 시에 이루어졌다. 회사에 퇴근해 바로 택시를 타고 왔다는 그녀는 배가 고프면 힘들다며 머핀을 시켜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했다.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 같았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회계사무소에서 사무보조로 일하는 그녀는 어릴 때 오빠를 따라서 처음 게임을 접했다고 했다.

“오락실에 가면 뭘 해도 항상 제가 이겼어요. 그랬더니 언젠가부터 절 안 데리고 가더라고요. 진짜 치사하지 않나요?”

그녀는 자신의 게임 이력과 게오동 운영진이 되어 한 일들을 조리 있게 설명했다. 황제국은 무엇보다 그녀의 밝은 기운이 마음에 들었다. 회원들 간의 다툼을 모니터링하며 조정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해야 하는 업무였다.

“지금 하는 일도 크게 불만은 없어요. 사람들도 좋고. 다만 너무 단조로워요. <영건 블러드>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이니까 사람들이 더 좋아하게 만드는 일이라면 제가 꼭 해보고 싶어요.”

“만약 입사하시면 직원 대부분 지원 님보다 어린데, 그건 괜찮으시겠어요?”

“네? 그럼 이분도?”

엄지원은 오종석의 나이를 듣고는 깜짝 놀라서 몇 번이나 사과했다. 오종석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으나 담담한 척했다.

“괜찮습니다. 그래도 예쁜 여자친구는 있으니까요, 하하하하하!”

비록 오종석 마음에 상처를 남겼으나 오종석도 엄지원이 커뮤니티 매니저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럼 콘텐츠 기획은 유필승 님, 커뮤니티 매니저는 엄지원 님으로 확정?”

“그렇게 하자. 두 분 한테 연락 드리고 입사 날짜 조율해 줘. 랩실에 두 분 자리 세팅하고.”

“처음으로 외부 사람이 들어오네. 약간 걱정된다.”

“잘하실 거야. 우리가 많이 도와드리자.”

“알았어. 아, 그리고 오공실업에서 게임 대회 기획안 메일로 보내주셨어.”

“PC방 게임 대회? 그건 오공실업이 알아서 진행한다고 하지 않았어?”

“응, 그랬는데. 이번에는 전국적인 규모로 열고 싶데.”

“전국 단위?”

<영건 블러드>를 발매한지도 어느새 벌써 두 달이 되어 갔다. 황제국은 확장판 개발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프로모션을 겸해 큰 규모의 게임 대회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공실업이 먼저 적극적으로 전국 규모의 게임 대회를 기획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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