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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회 - 멀티 플레이

전유진은 황제국의 피드백을 받고 싱글 플레이 시나리오를 손봤다. 미진한 부분은 확장판에서 해결하기로 한 만큼, 내용보다는 주로 액션씬에서 표현이 어려울 것 같은 부분을 위주로 수정했다.

수정을 마친 시나리오는 다음 회의에서 모두에게 공유했다. 전유진은 시나리오를 다듬으면서 주요 장면에 대사를 추가해 더욱 현장감을 살렸다. 대사가 추가되자 캐릭터의 성격이 더욱 선명해졌다.

“너 잘못 걸렸어!”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아간다!”

오종석이 주인공 장건의 대사를 성우처럼 느낌 있게 따라 했다. 전유진은 황제국의 요청으로 캐릭터마다 특색을 드러내는 한 줄 대사를 추가해 놓았다.

“이 한 줄 대사는 나중에 진짜 성우들 목소리로 녹음해서 넣을 거예요. 특별한 스킬을 쓸 때나, 아니면 가끔 랜덤으로 캐릭터 목소리가 나오는 거죠.”

“와~, 그거 좋다! 생동감이 확 살아날 거 같아. 캐릭터 개성도 강해지고.”

멤버들은 캐릭터가 뛰어다니면서 한 줄 대사를 읊으며 총을 쏘는 모습을 상상했다. 모두 빨리 게임을 하고 싶어서 기다리기 힘들 지경이었다.

“그럼 시나리오는 이대로 갈까요?”

“네! 찬성, 대찬성입니다!”

시나리오가 확장되면서 게임에 들어갈 수많은 콘텐츠도 정해졌다. 기차, 건물, 비행선, 만주의 황야 등 게임 배경과 스팀 바이크, 건십, 스팀 탱크 등 탈 것은 물론 주요 캐릭터와 그들의 시그니처 무기까지. 이제 각각의 요소를 디테일하게 발전시킬 차례였다.

[ <영건 블러드> 메인 캐릭터 : 시그니처 무기 ]

1. 장건(주인공, 조선) : 30연발 리볼버 라이플

2. 황산(조력자, 조선) : 플래티넘 쌍권총

3. 이록(변절자, 조선) : ‘스네이크 아이’ 2단 저격 라이플

4. 왕소현(히로인, 조선) : 에어 기관단총

5. 빅토르(현상금 사냥꾼, 러시아) : 맥시멈 샷건

6. 히로시(관동팔군 장교, 튜토리얼 등장, 일본) : 33식 자동소총

7. 폭렬왕(군벌 지도자, 중국) : 왼팔에 장착된 기관총

황제국은 시나리오상 확정된 7명의 메인 캐릭터와 그의 시그니처 무기를 화이트보드에 적었다. 조선인 4명에 나라별로 균형 있게 1명씩을 배치했다.

“메인 캐릭터가 멀티 플레이용 캐릭터가 될 거예요. 제가 캐릭터 시트 양식을 만들 테니까 캐릭터별로 현주가 디자인, 유진 선배님이 성격과 설정, 그리고 종석이가 캐릭터 속도와 체력, 화력 같은 스탯을 정리해줘. 이건 빌드마다 시트 파일을 따로 만들어서 관리하자.”

“OK! 이제 진짜 본격적으로 시작이네. 아, 두근두근한다.”

멤버들이 캐릭터와 시그니처 무기에 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차현주가 유일한 여성 캐릭터 왕소현을 두고 말했다.

“왕소현 캐릭터 설정 완전 맘에 들어요. 특히 건십 파일럿이라는 게요. 직업도 멋있지만, 디자인하기가 엄청 좋아요.”

“그래? 이 캐릭터가 급할 때 점프 부스터를 쓸 수 있다는 가안이 있었잖아. 그거 보고 파일럿을 떠올렸지.”

“아, 그게 그렇게 연결될 수도 있구나. 저는 왕소현 딱 보자마자 어떤 모습일지 떠올랐어요.”

“어떤 모습인데?”

“파일럿이니까 카키색 점프슈트를 입을 거예요. 펑퍼짐한 게 아니라, 몸의 라인을 살릴 수 있게 허리선을 딱 조이는 디자인으로.”

“예쁘겠다!”

“그리고 모자는 옛날 파일럿들 쓰는 거 있죠? 커다란 고글이 달린 가죽 모자요. 귀까지 덮는.”

“아, 뭔지 알 것 같아.”

“그걸 씌울 생각이에요. 허리 위까지 오는 짧은 항공 점퍼도 디자인하구요. 멋지겠죠?”

“모, 모자, 굿!”

듣고 있던 이진수가 맘에 든다는 듯 엄지를 치켜들었다. 차현주는 이진수가 모자를 좋아하나보다고 여겼다.

황제국은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웃었다. 머리카락은 3D 그래픽으로 표현하기 가장 까다로운 요소 중 하나다. 특히나 여성의 긴 머리카락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표현하기 더없이 어렵다.

그걸 차현주가 모자로 가려버린다니 이진수로써는 절을 해도 모자랐다. 차현주는 모르고 모자를 씌운 것이지만 게임에도 도움이 되는 탁월한 디자인이었다.

“근데 우리나라 게임이니까 조선 사람이 많은 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중일러 캐릭터가 하나씩인 건 좀 아쉽다.”

오종석이 게임의 부족한 지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황제국도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영건 블러드>는 한중일러 4개국이 얽힌 스팀펑크 만주 웨스턴인데 좀 치우친 감이 있어. 그래도 일단 목표는 한국에서 성공하는 거야. 한국에서, 특히 PC 방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어차피 다른 나라에 진출하지도 못해.”

“맞아. 그것도 그렇지.”

“일단 아쉽지만 이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고, 확장판에 가서 글로벌 캐릭터를 더 늘리자. 만약 대성공을 거둔다면 싱글 플레이에 등장하지 않더라도 멀티 플레이용 캐릭터를 나라별로 만들어야 할 수도 있어.”

“하긴 1930년대 만주면 동양인만 있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미국인이나, 영국, 프랑스인 같은 서양 사람들도 있을 거 아냐.”

“그렇지. 그런 점도 염두에 둬야 해. 나중에 <영건 블러드>를 미국에서 런칭한다? 미국처럼 큰 시장이면 그 나라 캐릭터 하나쯤은 만들어야지.”

“와!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오종석이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고 말했다. 황제국이 콘텐츠의 윤곽이 정해짐에 따라 각자 일의 순서를 정리했다.

“현주는 일단 7명 캐릭터랑 무기 디자인을 해줘. 장건, 황산, 이록은 어느 정도 되어 있으니까 좀 더 디테일하게 정리해 주고. 캐릭터 디자인은 하나씩 정해지는 대로 3D 모델러 섭외해서 모델링 시작하게.”

“알겠쓰. 문제없어.”

“유진 선배님은 이제부터 챕터를 장면별로 세밀하게 쪼개서 게임 안에서 어떻게 보여야 할지 구상해서 정확한 스크립트를 써주세요. 나중에 제가 그걸 보면서 콘티를 짤 수 있게요.”

“응, 바로 시작할게.”

“종석이는 내가 프로토타입 손 봐줄 테니까 7명의 캐릭터의 상세 스탯을 정리해 봐. 스피드, 체력, 기본 화력, 특수 능력까지 7명이 조화를 이뤄야 하니까 아주 어려운 일이 될 거야. 하지만 멀티플레이가 재밌으려면 아주 중요한 부분이니까 잘 부탁해.”

“알았어. 총싸움 원 없이 해볼 수 있겠네.”

멤버들에게 일 분배를 마친 황제국은 회의를 마치고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를 분리했다. 황제국과 이진수는 따로 할 일이 있었다. 두 사람은 수정한 버전의 퀘스트 엔진을 들고 이광철 교수실로 향했다.

“어서 와! 어서 와!”

찡그린 얼굴로 학생들 성적 처리를 하고 있던 이광철은 두 사람이 들어오자 금세 표정이 밝아졌다. 그는 기대되는 얼굴로 컴퓨터에 황제국의 하드디스크를 연결했다.

“오, 퀘스트 엔진 v0.73! 많이 올렸네?! 크크크.”

이광철은 개구쟁이처럼 웃었다. 그는 곧바로 소스 코드를 열더니 몇 부분을 빠르게 훑었다.

“내가 지난번에 얘기했던 부분은 다 고쳤네? 몇 가지 힌트만 줬던 건데?”

“더, 덕분에 문제를 금방 차, 찾았어요.”

“역시 하나를 말하면 열을 알아. 응? 아주 기특해.”

두 사람을 바라보는 이광철의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다. 둘은 일주일 사이에 곳곳에 허술했던 부분을 제대로 다듬어 가져왔다. 이광철은 수정한 부분에 관해 황제국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는, 수정한 버전으로 다시 다듬은 <영건 블러드> 프로토타입을 살폈다.

“이야~, 이제 이대로 쭉 하면 되겠는데? 물리 엔진은 게임 객체랑 강체 사이 연결 고리 만들어 주고, 애니메이션 엔진은 블렌딩(연결 동작을 부드럽게 처리하는 것)이랑 후처리 과정 만들고 말야? 좋아 좋아. 그럼 이제 우리 랩실로 가볼까?”

이광철은 두 사람을 랩실로 데려갔다. 그는 랩실 사람들에게 황제국과 이진수를 소개했다.

“태권이는 잘 알 테고. 나머지 사람들도 인사해. 여기가 내가 얘기했던 이진수랑 황제국이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황제국과 이진수가 나란히 인사했다. 황제국은 랩실을 몇 번 드나들면서 대부분 얼굴은 알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가만있자. 용선이 어딨니? 전용선?”

“네, 교수님.”

“어, 그래그래.”

전용선이 교수의 부름에 앞으로 나왔다.

“여기 용선이가 지금 인터넷 네트워크로 박사 논문 준비 중이거든? 수천, 수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도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 분산 네트워크 기술을 연구 중이야. 너희 게임 엔진 개발에도 딱 어울릴 거 같단 말이지?”

“어떤 게임인가요?”

“저희가 개발 중인 게임은 1인칭 슈팅 게임인 FPS 게임입니다. 여기에 여러 명이 하나의 맵에 모여서 진영을 나눠 총격전을 벌이는 멀티 플레이 모드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퀘이크> 데스매치처럼?”

“네, 개념은 비슷합니다. 다만, 여기저기서 사설로 호스팅을 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게이머가 저희가 제공하는 서버에 모여서 게임을 하게 방식으로 할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FPS 게임용 배틀넷을 만들겠다는 뜻?”

“네, 그게 정확하겠네요. 최종적으로는 저희만의 배틀넷을 만들려고 합니다.”

‘요것 봐라?’

전용선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배틀넷(Battle.net)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디아블로>를 온라인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는 멀티 플레이 서비스로 96년부터 시작했다. 최근에는 <스타크래프트>가 발매하면서 PC방을 중심으로 배틀넷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었다.

그의 상식에 따르면, 결코 학부 수준에서, 동아리가 나설 문제가 아니었다. 평소라면 그냥 헛된 꿈을 꾸는 학부생에게 정신 차리라고 일침을 놔주면 그만이었다. 그렇지만 교수가 데려온 마당에 그럴 수는 없었다. 그 사실이 더 짜증이 났다.

“근데 게임 동아리라고 하지 않았어? 동아리에서 그 정도로 서비스를 준비하다고?”

전용선은 기분을 숨기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약간 냉소적으로 물었다. 싱글벙글하고 있는 이광철은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황제국은 그의 분위기를 눈치챘다. 황제국은 여기서 만만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는 걸 직감했다.

“온라인 서버 구축은 아직 아니구요. 우선은 게임 엔진에 서버와 데이터를 교환하는 기능부터 필요합니다. 특히 FPS 게임은 0.1초 차이로 살고 죽는 게 결정되기 때문에 서버에 접속해 있는 플레이어들끼리 동기화가 아주 중요하거든요. 동기화 알고리즘을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지, 서버 방식은 어떤 게 좋을지 이런 부분에서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이어서 황제국은 몇 가지 동기화 알고리즘을 예로 들었다. 그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으며 후에 배틀넷과 같은 서버를 만들 때 최적화된 서버 방식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요것 봐라?’

전용선은 이광철 교수가 학부생 코치를 지시했을 때부터 마뜩잖았다. 자기 연구하기도 바쁜데, 학부생 뒤치다꺼리를 해야 한다니. 그런데 황제국이 자기가 원하는 기술에 관해 줄줄 읊는 모습을 보자 깜짝 놀랐다.

이진수야 워낙 소문을 많이 들었지만, 황제국은 그저 게임 잡지에 나온 것 때문에 나대는 학부생 정도로 여겼다. 그런데 그가 그리고 있는 게임의 비전과 그에 따라 필요한 기술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을 보고 남다른 구석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황제국은 결코 보통 학부생이 아니었다. 그제야 그는 왜 이광철이 고작 학부생을 랩실까지 데려와서 기술적인 조언을 해주라고 한 것인지 이해가 갔다. 그가 만들고 있는 게임에도 호기심이 생겼다.

“흠, 그렇단 말이지. 그럼 어떤 게임인지 한 번 볼 수 있을까?”

“네, 물론이죠.”

“좋아, 아주 좋아. 그럼 사이좋게들 지내고, 수고. 용선이 쟤가 좀 까칠하니까 이해들 해. 제국이랑 진수는 다음 주에 또 보자.”

“고맙습니다, 교수님.”

“안녕히 가십시오, 교수님.”

할 일을 마친 이광철 교수는 휘파람을 불면서 교수실로 돌아갔다. 황제국은 하드디스크를 랩실 컴퓨터에 연결해 프로토타입을 선보였고, 랩실 사람들은 모두 입을 떡 벌렸다.

게임을 본 전용선 역시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아직 프로토타입에 불과했지만 게임성이 남달랐다. 학부생이니, 동아리니 할 수준이 아니었다. 성공할 거란 강한 확신이 왔다.

그는 이런 게임으로 FPS용 배틀넷이 열리면 사용자가 얼마나 몰릴지 상상해봤다. 수천, 수만, 혹은 수십만이 넘을 수도 있었다. 지금까지 상상만 하던, PC 통신을 훌쩍 뛰어넘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열릴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그는 갑자기 몸이 달았다. 그는 황제국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입술이 들썩거렸지만 차마 자존심 때문에 말이 나오지 않았다.

정용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황제국은 그의 변화를 알아차렸다. 황제국은 전용선이 원하는 바를 알 것 같았다.

‘이럴 때는 선배님의 자존심을 지켜 드리는 게 예의지.’

그가 전용선을 대신해 입을 열었다.

“저기, 선배님?”

“응, 왜?”

“고맙습니다. 연구하기도 바쁘신데. 저희가 불쑥 이렇게 찾아왔는 데도 기꺼이 도와주신다고 하셔서요.”

“어~, 아니야. 아니야. 교수님이 한번 봐주라고 하신 것도 있고, 보니까 게임이 참 흥미롭네. 어, 잘 만들었어.”

“고맙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제 본격적으로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어요. 선배님이 도와주셔서 나중에 저희만의 배틀넷이 탄생하면 정말 꿈만 같을 거 같아요. 만약 그렇게만 되면 저희가 선배님 연구를 도와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구요.”

“내 연구를? 너희가?”

“네, 수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서 게임을 벌이는 네트워크 시스템에 관한 생생한 사례를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

전용선은 나중에 네트워크 데이터를 연구용으로 제공해 줄 수 있냐고 묻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황제국이 먼저 제안하자 깜짝 놀랐다. 그가 거절하기엔 너무나 달콤한 제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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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제국 1998 - 갓겜의 제국-5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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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제국 1998 - 갓겜의 제국-5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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