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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회 - 게임 런칭쇼

“제국아!”

“됐어!”

“2만 5천 카피면 그게 다 얼마야?”

뉴퀘스트는 사전 주문 판매량을 듣고 서로를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한국 PC 게임이 정식 출시도 하기 전에 2만 5천 장의 사전 주문을 받았다는 건 엄청난 쾌거였다.

오공실업은 <영건 블러드> 가격을 3만 2천원으로 책정했다. 오리지널 <스타크래프트>보다 1,000원 싼 가격이었다. <영건 블러드>는 사전 매출로만 벌써 8억을 찍고 시작하는 셈이다.

정가의 30%를 정산받기로 한 뉴퀘스트는 패키지 하나당 9,600원을 받는다. 2만 5천 장이면 2억 4천만원. 오공실업에게 받은 MG 1억을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너무 기뻐하지 마세요. 이건 말 그대로 시작일 뿐입니다.”

황제국이 웃으면서 말했다. 98년 전국 PC방 개수는 아직 3,000개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PC방 하나당 30개씩만 판다고 가정해도 총 9만 장 이상이다. 게다가 앞으로 PC방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개인 소비자까지 있으니 연말 특수를 생각하면 올해만 4~5만 장을 충분히 바라볼 수 있었다.

사전 예약 판매량을 확인한 황제국은 이 사실을 최대한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든, 음악이든, 영화든, 게임이든 흥행 비즈니스는 발매 초가 가장 중요하다. 초반 기세를 타고 대세가 되면 판매량은 더 늘어난다. 어디서든 1위는 1위라는 이유만으로 더 많이 팔리는 법이다.

그는 곧바로 조윤권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제국아.”

“윤권아. 너 알바 하나 할래?”

“알바? 무슨 알바?”

“<영건 블러드> PC방 사전 판매가 2만 5천 장을 넘었어.”

“뭐? 진짜? 장난 아니네?”

“장난 아니지. 시작이 좋다.”

“그러게. 그래서 무슨 알바? PC 게이머에 기사 내 달라고?”

“아니, 그건 알바가 아니지. 신문사에 보도자료를 돌리고 싶은데 너가 좀 써 줄 수 있을까? 아무래도 네가 현직 기자니까. 네가 제일 잘 알 거 같아서.”

“보도자료? 흠, 기사를 써 본 적은 있어도 보도자료를 써 본 적은 없는데.”

“다른 기자들이 기사 쓰기 쉽게 자료를 정리한 게 보도자료잖아. 너라면 많이 어렵지 않을 거야.”

“알았어. 해 볼게. 그럼 핵심 내용이랑 숫자들 정리해서 메일 보내줘. 내가 한 번 작성해 볼게.”

“그래, 고맙다.”

통화를 끊자 2만 5천 장 소식에 기뻐하던 오종석이 놀라서 물었다.

“우리 보도자료까지 내는 거야?”

“응, 안 될 거 있어? 우리도 기업인데. 뭐든 매체에 알릴만한 소식이 있으면 보내는 거지. 기사로 내고 안 내고는 매체가 판단할 일이지만. 우리야 단신으로라도 나오기만 하면 이득이지.”

“그렇지. 맞아. 게임 회사도 기업이지.”

오종석도 다른 기업이 다 하는 보도자료를 생소하게 여기는 자신이 이상했다. 축제 행사와 런칭 이벤트를 기획하면서 이제 ‘회사’에 완전히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그의 마음속 어떤 부분은 뉴퀘스트가 동아리로 남아있는 것 같았다.

물론 아직 산업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한국 게임의 인식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앞으로 2~3년만 지나면 확연히 달라진다. 뉴퀘스트의 <영건 블러드>도 게임에 관한 인식 전환에 크게 기여하게 될 거라고 황제국은 생각했다.

황제국은 보도자료에 들어갈 팩트만 간단하게 정리했다.

- 소프트펀드에서 15억을 투자받은 게임 벤처 기업 뉴퀘스트(대표:황제국)

- 11월 21일 신작 FPS <영건 블러드> 발매 예정

- PC방 예약 판매 실시 중 전국 600개 이상 PC방에서 예약 주문 2만 5천 장 돌파

- 사전 예약으로 매출 8억원 달성(가격 3만 2천원)

- <영건 블러드>는 스팀펑크 만주 웨스턴 컨셉의 1인칭 슈팅 게임

- OST에 유희철과 락 밴드 퓨처 참여, 주제곡 <피의 랩소디>

- 9월 대학가에서 사전 데모 행사를 벌여 화제

- 발매일에 용산 전자상가에서 런칭 행사 예정

중요한 사실 몇 개만 나열해도 모두 굵직굵직한 내용이었다. 황제국이 메일을 보내자 조윤권이 몇 시간 후 보도자료 초안을 보내왔다. 황제국은 조윤권이 쓴 헤드라인을 보자 웃음이 나왔다.

- 토종 FPS 야심작 <영건 블러드>, PC방 사전 예약 2만 5천 장, 매출 8억 달성하며 대박 예감

‘토종’, ‘대박 예감’ 같은 말이 황제국에게는 다소 촌스럽게 느껴졌지만 이때에는 눈에 쏙 들어오는 단어였다. 헤드라인에 회사가 아니라 게임 제목이 들어간 것도 좋았다. 황제국은 내용을 조금 수정해 뉴퀘스트의 투자 기사를 썼던 기자들에게 보냈다.

“게임 출시하고 일 좀 정리되면 홍보대행사도 선정해야겠다.”

“그러게. 앞으로 언론 상대할 일이 점점 많아질 것 같다.”

“종석이 네가 홍보대행사 어떤 곳이 있나 미리 알아봐. 앞으로는 적극 활용하자.”

“알았어. 학교에 언론정보학과도 있으니까 아는 선배들한테 좀 물어볼게.”

황제국은 퀘스트넷 온라인 데모에도 게임의 정식 출시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데모용 서버는 출시 후 3개월까지만 유지한다고 공지를 올렸다. 전용선에게는 출시 후 퀘스트넷이 뻗지 않도록 미리미리 서버를 확장해 놓도록 부탁했다.

사전 주문량을 들은 전용선은 기겁하며 진희컴에 새 부품 주문을 넣었다. 오공실업은 첫 패키지 제작 수량을 예약 발매분의 3배수를 웃도는 8만 장으로 잡았다고 전했다.

“아마 8만 장도 올 연말, 내년 연초 특수를 타면 금세 팔릴 것 같습니다. 런칭 행사하고 1~2주 정도 판매 속도 보면서 생산 일정을 조정하겠습니다.”

“8만 장이면 25억이 넘네요.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재고가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저희도 퀘스트넷 작동 상태를 예의 주시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당분간 공장이 패키지 생산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쭉 눈코 뜰 새 없으실 겁니다.”

“대표님 말대로만 되면 좋겠습니다. 하하하하! 그럼 행사 날 뵙겠습니다.”

황제국은 덕담인 듯, 농담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제 출시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여름 방학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숨 가쁘게 달려왔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정식 출시가 되기만 기다리는 상황이 되자 갑자기 시간이 몹시 더디게 흐르는 것 같았다. 높은 사전 판매율을 기록하며 한숨 돌리긴 했지만, 무료로 즐기던 데모 버전과 돈을 지불하고 구매한 정식 버전에 대한 평가 기준이 같을 수는 없었다.

<영건 블러드>에 누구보다 자신감이 넘치는 황제국이었지만, 출시를 앞두고 긴장과 초조함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영건 블러드>가 내가 최초로 출시하는 정식 게임인 건가?’

황제국은 문득 깨달았다. 이전 생에서 그가 거쳤던 수없이 많은 프로젝트들이 떠올랐다. 출시 전 팀이 해체되거나, 회사가 망하거나, 팔리거나, 갖가지 이유로 그가 참여한 게임이 제대로 발매한 적이 없었다.

이번 <영건 블러드>가 황제국의 첫 정식 출시작이었다. 출시 전날, 황제국은 뉴퀘스트 멤버들과 성공을 다짐하는 조촐한 회식을 가졌다. 그는 집에 돌아가기 전 혼자 동방과 랩실을 둘러보았다.

“잘 부탁한다.”

황제국은 퀘스트넷 서버에 어색하게 인사하고는 랩실 문을 잠그고 나왔다. 드디어 1998년 11월 21일, <영건 블러드> 출시하는 날 아침이 밝았다. 황제국은 집이 가까운 오종석, 차현주와 만나 아침 일찍 행사가 열리는 용산으로 향했다.

행사는 모두 두 군데에서 열렸다. 본행사는 용산 가전랜드에서, 선인상가 앞 공터에는 게임 체험 부스를 설치했다.

본행사는 게임 잡지나 일간지 IT 기자, 전국 각지의 PC방 업주 등 업계 관련자들에게 게임을 소개하는 행사였다. 황제국은 게오동에서도 신청자를 받아 랜덤으로 30명을 초대했다. 체험부스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여는 행사였다.

황제국은 먼저 게임 체험 부스를 확인했다. 오전 10시 오픈 예정인 행사장은 대형 천막 아래 수십 대의 컴퓨터가 줄 맞춰 늘어서 있었다. S대 축제 때 행사 진행을 했던 아르바이트생 몇몇이 황제국과 일행을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대표님, 출시 축하드립니다!”

“저도 축하드려요. 분명 대박 날 거예요!”

“고맙습니다.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황제국은 알바생들에게 힘찬 응원을 받고 본행사장이 있는 가전랜드로 향했다. 오공실업은 가전랜드 2층 행사장을 빌려 <영건 블러드> 런칭 행사장으로 꾸몄다.

“와아~!”

행사장에는 길이 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배너가 4개 걸렸다. 각각 <영건 블러드>의 주요 캐릭터 장건, 이록, 황산, 왕소현의 일러스트였다. 차현주는 자기가 그린 일러스트가 대형 배너로 걸리자 감동받은 표정이었다.

“진짜··· 밤을 새워 그린 보람이 있구나, 진짜.”

행사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관계자들에게 게임 영상을 보여주고, 황제국이 게임 개발 과정과 게임의 특징을 설명하고, QA 시간을 가진다.

그렇지만 98년에 게임을 출시하면서 업계 관계자를 모아놓고 런칭행사를 연다는 것 자체가 특별했다. 런칭 행사를 마치면 도깨비 상가에서 <영건 블러드>를 구매한 고객을 상대로 선착순 100명에게 황제국 사인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전유진과 이진수도 행사장에 도착했다. 전용선은 랩실에서 퀘스트넷을 지키며 서버를 지키기로 했다. 행사 시간이 다가오자 기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PC 게이머 김성진 편집장과 남동진 기자, 조윤권이 모두 참석했다.

“왔어?”

“이런 자리에 빠질 수 있냐? 당근 맨 앞에서 봐야지. 당연히 잘하겠지만, 파이팅!”

PC 게이머 외에도 대학 축제를 통해 알게 된 많은 기자들이 인사를 했다. 황제국의 뉴퀘스트는 아직까지는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업계의 신인이었다. 하지만 이슈를 만들어내는 데는 이미 게임계의 VIP였다.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영건 블러드> 런칭쇼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럼 한국 FPS의 미래, 앞으로 FPS의 새로운 기준이 될 <영건 블러드>를 개발한 뉴퀘스트의 황제국 대표님을 무대로 모시겠습니다!”

오공실업 김상혁의 진행으로 런칭쇼가 시작되었다. 황제국은 커다란 박수 소리와 함께 무대로 올랐다. 공식행사인 만큼 깔끔하게 정장을 입고 나온 황제국이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S대 최초의 게임 벤처 기업, 뉴퀘스트 대표를 맡고 있는 황제국입니다. 여기 오실 정도라면 이미 저를 모르시는 분은 없으시겠죠?”

황제국의 농담에 기자들 사이에서 가볍게 웃음이 나왔다. 반면 객석 뒤쪽에 앉은 PC방 업주들은 팔짱을 끼고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앉아 있었다. 초대를 받고 오긴 했으니, 무슨 소리를 하나 들어나 보자는 분위기를 온몸으로 풍기고 있었다.

“뉴퀘스트를 대표해 이 자리에 섰지만, 오늘 중요한 건 저도, 저희 팀도 아닙니다. 오늘의 진짜 주인공, 스팀펑크 만주 웨스턴 FPS인 <영건 블러드>를 먼저 만나보겠습니다.”

무대에 설치된 컴퓨터를 조작하자 곧 대형 스크린에 <영건 블러드> 주제곡 <피의 랩소디> 뮤직비디오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이미 온라인 데모를 해 본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들도 <영건 블러드>의 주제가를 듣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유희철이 참여로 화제가 된 OST가 대형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고, 편집된 게임 컷신과 인게임 플레이 영상들이 흘러갔다.

“노래 괜찮은데?”

“괜찮은 정도가 아닌데?”

기자들이 귓속말로 속삭였다. 뮤직비디오는 그 자체로 훌륭한 게임의 예고편이었다. 뮤직비디오가 끝나자 게임의 인트로 영상으로 넘어갔다. 이록이 술집으로 들어오자 발걸음 소리와 나무 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생생한 그래픽과 사운드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침을 꿀꺽 삼켰다.

“총을 보니, 자네가 조선 제일의 총잡이 장건이군.”

“와···!”

이록이 첫 대사를 던지는 순간, 사람들이 감탄사를 터뜨렸다. 기자들의 첫 반응을 확인한 황제국은 성공이 성큼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진짜 감정이 담긴, 숨길 수 없는 진짜 리액션이었다.

“공격!”

장건과 이록이 얼굴을 가리고 열차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고 인트로 영상이 끝났다. 사람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뜨거운 반응 속에 황제국이 게임 프레젠테이션을 이어갔다. 그는 먼저 <영건 블러드>를 가능하게 한 혁신적인 게임 엔진에 관해 먼저 설명했다. 일반 소비자가 아닌 업계 관계자들 모임인 만큼, 기술적인 이야기도 적절히 섞었다. 기자들은 황제국의 설명을 경청하며 틈틈이 메모를 했다.

이어 게임 개발 과정은 그동안 차곡차곡 찍어 둔 여러 장의 사진을 선보였다. 이진수와 밤새 퀘스트 엔진을 만들고, 시나리오와 디자인 작업을 하던 모습, 퀘스트넷을 조립하는 모습, S대 축제 모습, OST를 녹음하던 뮤직홀, 함께 신문지를 깔고 앉아 짜장면을 먹던 모습까지. 기자들은 게임도 게임이었지만, 게임 개발 과정의 스토리에도 매료되었다.

황제국은 이어 랩실에 있는 전용선과 일대일 멀티 플레이 게임을 시연했다. 커다란 화면에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대결과 시원한 총소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까지 멈추게 했다. 열린 구조의 행사장에는 어느새 서서 구경하는 사람으로 가득했다.

“이거 게임 물량은 아직 충분한 거죠?”

QA까지 마치고 행사가 끝나자마자 기자들은 황제국에게, PC방 업주들은 김상혁에게 모여들었다. 일단 관망하려고 했던 PC방 업주들 마음이 갑자기 다급해졌다. 이런 게임이라면 남들보다 하루라도 먼저 게임을 사서, 하루라도 빨리 고객을 받는 게 이득이라고 그들의 본능이 외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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