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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회 - 소냐 프로토타입 심사(1)

“프로토···타입 심사요?”

민소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응, 계속 새로운 맵만 개발하고 있는데 이제 정식으로 프로토타입이 필요하지 않겠어?”

“그건 그렇지만. 게임을 더 잘 만들려면 아무래도 아직 장애물이랑 맵 연구가 좀 더 필요한 거 같아서요. 현재 상태로는 부족할 거 같아요.”

“그럴 수도 있지. 그렇지만 새로운 맵을 연구해도 그건 프로토타입부터 완성하고 할 일이야. 캐릭터, 게임의 기본적인 룰, 아이템 형식과 쓰는 방법, 맵의 구조, 장애물 종류 등등 지금 사실 소냐라는 캐릭터 외에는 통일성이 좀 없거든.”

“조금 중구난방 같다고 생각해요, 저도.”

“이제 기준점을 확실히 세울 필요가 있어. 프로토타입을 만든다고 해서 수정 못 하는 게 아냐. 사실은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지. 근데 내가 볼 때 소영이가 새로운 맵을 만드는 데만 너무 집중해서 정작 프로토타입이 명확하지 않은 거 같아.”

황제국은 민소영의 교육용 프로젝트를 차기작 후보군으로 한 단계 올리면서 스터디 기간을 가진 후 프로토타입 심사를 거치겠다고 정했다. 프로토타입 심사는 뉴퀘스트 대표이자, 모든 프로젝트의 디렉터인 황제국은 물론 다른 멤버들에게 공식적으로 프로토타입을 선보이는 자리다.

심사에서 차기작 후보로 계속 진행할지, 게임 방향성을 수정할지, 아니면 프로젝트를 포기할지 정하는 중요한 자리다. <영건 블러드>를 만들 때는 뉴퀘스트 멤버 모두가 제작에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따로 심사라기보다는 결과물을 확인하는 시사회에 가까웠다.

하지만 프로젝트 소냐는 경우가 달랐다. 황제국이 PM도 아니었고, 회사의 모든 멤버가 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었다.

게임 회사는 게임 하나하나가 아주 중요하다. 개발하던 게임이 흥행에 실패하면 회사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고, 많은 비용을 투자한 메인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심한 경우 회사가 망하기도 한다.

개발 부서에서 아무리 열심히 만들었다고 해도 사내에 객관적인 검증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 너무 열심히 만들면 오히려 게임에 매몰 되기 쉽다. 그러면 게임이 정말 재미가 있는지, 너무 쉽거나 어렵지는 않은지, 너무 과도한 표현은 없는지 등등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다양하고,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심사 과정은 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프로세스다. 황제국은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든 게임을 개발하면서 출시 전에 최소 2번 이상의 심사를 거치도록 할 생각이었다.

다만, 프로젝트 PM이 아직 인턴이고, 사내 첫 프로토타입 심사임을 고려해 민소영이 너무 큰 압박을 받지 않도록 연구 기간을 충분히 가지도록 했다. 프로토타입 심사는 그녀가 준비되면 진행하기로 했었다.

그렇지만 민소영은 계속해서 게임의 방향성과 신기한 장애물, 재미있는 아이템 연구에만 매달렸다. 황제국은 그녀가 프로토타입 심사를 하겠다고 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지만, 그녀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계속 주변만 맴돌고 있었다.

황제국은 민소영의 그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 만드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심사를 받는 건 대단한 스트레스다. 황제국 역시 예전에 그가 참여한 프로젝트가 사내 리뷰를 받을 때면 잠도 잘 못 자고, 며칠씩 속이 쓰리곤 했다.

하지만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프로젝트는 물론 개발자를 더 단련하기 위해서, 그리하여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심사는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럴 때는 마음을 보듬어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었다. 팀원이 중요한 단계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리더는 등을 떠밀 줄도 알아야 한다. 황제국은 강을 건너는 유일한 징검다리 앞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 강 주위를 맴도는 민소영을 좀 더 푸쉬하기로 했다.

“내 생각에 지금까지 연구 기간이면 충분한 거 같아. 그동안 네가 해왔던 것만 봐도 절대 스터디가 부족하지는 않아. 오히려 과할 정도야.”

“그런···가요?”

“응, 그러니까 이제 프로토타입 심사 날짜를 정하자. 지금은 계속해서 추가 아이디어를 낼 때가 아니야. 벌려 둔 아이디어를 좁혀서 정리할 때야. 언제가 좋을까? 2주면 충분하겠지?”

황제국은 사실 2주까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겨울 방학이라 수업도 없었고, 게임에 집중할 시간은 충분했다. 민소영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수업을 들으면서도 두 달 만에 황제국 게임을 카피했던 사람이었다. 다만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그녀를 너무 몰아세우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민소영이 대답했다.

“아니요.”

“아니야?”

“네, 일주일만 주세요. 일주일 뒤에 하겠습니다.”

“정말 괜찮겠어?”

민소영은 입사할 때도 황제국이 제시한 기간을 절반으로 줄인 적이 있었다. 민소영은 결심을 굳히고 말했다.

“네, 선배님이 보시기에 제가 해온 것들이 부족하지 않다고 하셨잖아요. 그 말 진심이신 거죠?”

“물론이야. 아주 열심히 해 왔잖아.”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해왔던 걸 다시 정리하는 거라면 일주일이면 가능할 거 같아요. 오히려 그게 집중도 더 잘 될 거 같고요. 저는 예전부터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공부가 훨씬 잘 됐거든요.”

“위기에 강한 타입인가 보네?”

“어쩌면요. 선배님 말씀 듣고보니까 저도 모르게 제가 할 일을 미루고 있었나 봐요. 정신이 딱! 들었어요. 어차피 방학인데 일주일 안에 못 할 일이면 이주일이 지나도 못할 거 같아요. 저 해볼게요. 해보겠습니다.”

민소영이 당찬 얼굴로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황제국은 이제야 진짜 민소영답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프로젝트 심사 끝나고, 심사에서 통과하면 그때는 정사원으로 발령 낼게. 인턴 딱지는 이제 떼자.”

“그럼 만약, 통과하지 못하면요? 혹시···?”

“혹시?”

“나가야 하나요? 회사에서?”

“응? 무슨 소리야? 그러면 심사 일정을 다시 잡아서 재심사를 하겠지.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한 거야?”

“선배님이 하도 실력을 중요하게 여기시니까 심사에서 떨어지면 회사에서 나가야 하나 보다 생각했어요.”

“그야 내가 물론 실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긴 하지만 심사 한 번에 막 사람 쫓아내고 그러지 않아. 그리고 소영이가 뉴퀘스트 들어와서 보여준 게 얼마나 많은데. 소영이 나간다고 하면 유진 선배가 당장 들고일어날걸?”

“제가 잘하고 있는 거 맞나요?”

“당연하지. 소영이도 뉴퀘스트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인재야. 다만 지금 중요한 관문을 앞두고 있을 뿐이야.”

민소영은 ‘중요한 인재’라는 말을 마음속에서 곱씹었다. 마음 안에 어떤 불길이 타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러자 몇 배로 의욕이 차올랐다.

그로부터 일주일, 민소영은 모든 것을 불태웠다. 그녀는 지금까지 차현주와 스터디했던 디자인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했다. 또한 전유진과 만들었던 맵과 장애물, 아이템 요소를 전부 되짚었다. 그중에서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죽일지, 게임의 룰 세팅과 평균적인 플레이타임은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했다.

낮에 콘텐츠팀과 회의를 하면, 밤에는 혼자 헤드폰을 쓰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프로젝트 소냐는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에 프로토타입 역시 테스트서버에서 돌아가게 만들어야 했다.

“소영아, 잠은 자면서 하는 거야?”

“네, 집에서 세 시간 정도? 잤어요.”

차현주가 민소영을 걱정했다. 그녀 역시 몰두해서 일 할 때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만큼 집중하지만, 민소영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무서울 정도였다. 평소에 알던 그녀와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민소영이 프로젝트 소냐 프로토타입 개발에 모든 것을 걸자 뉴퀘스트 동방에도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늘 웃으며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챙겨주던 민소영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며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민소영에게 쉽사리 말도 걸지 못할 정도였다.

‘실력은 아직 비교할 수 없지만 집중력만큼은 오히려 진수 형보다 위일 지도.’

황제국 역시 민소영이 완전히 집중해서 일하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조용하고 차분하게, 있는 듯 없는 듯 마치 잔잔한 배경음악처럼 있다가 어느 순간 일을 진행시키는 이진수는 흐르는 물 같았다. 반면 민소영은 밝고, 따뜻한 기운이 넘치지만 중요한 순간이 오면 모든 것을 태우는 뜨거운 불같았다.

만약 이진수와 민소영이 같은 프로젝트로 일을 하면 어떻게 될까 황제국은 잠시 상상해 보았다. 이진수의 스피드를 따라가려고 민소영이 버닝하다가 번아웃이 오던가, 민소영의 페이스에 이진수가 휘말려 코드가 산만해질 것 같았다. 황제국은 되도록 저 둘이 같은 프로젝트를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소냐 프로토타입 심사일이 다가왔다. 민소영은 마지막 하루를 테스트와 버그 잡기에 집중했다. 차라리 게임이 재미가 없으면 없었지, 프로토타입 심사 중에 버그 때문에 테스트가 중단되는 일은 죽기보다 싫었다.

아침 일찍 뉴퀘스트 동방에 모든 멤버들이 모였다. 스튜디오 X에서 파견 나온 야마시타와 무라카미까지 참석했다. 민소영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회사의 첫 프로젝트 심사 자리인 만큼 사람들도 덩달아 긴장했다.

“자, 그럼 시작할까요?”

황제국이 모두를 둘러본 후 민소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민소영이 몇 번 어깨를 들썩거리며 긴장을 풀더니 화이트보드 앞으로 나섰다. 사람들이 그녀를 박수로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뉴퀘스트의 유일한 인턴 사원 민소영입니다. 오늘은 제가 PM을 맡고 있는 프로젝트 소냐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이려고 합니다. 프로젝트 소냐는 귀여운 캐릭터로 장애물을 피해서 달리기 레이스를 벌이는 게임입니다. 그럼 재밌게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와아아~!!!!”

멤버들이 박수와 환호성으로 민소영을 응원했다. 동방에 있는 컴퓨터는 총 다섯 대. 그래서 프로토타입은 총 다섯 명이 플레이하기로 했다. 민소영과 황제국, 그리고 제비뽑기를 통해 야마시타와 유필승, 전유진이 뽑혔다. 다섯 명은 미리 설치된 프로그램을 통해 테스트서버에 접속했다.

게임 로비는 아주 심플했다. 채팅창과 공지용 배너를 제외하고 [ 게임 시작하기 ] 버튼 하나뿐이었다.

“나중에는 ‘친구랑 함께하기’ 버튼이 생길 거예요. 등록된 친구랑 방을 따로 만들어서 즐기거나, 친구와 함께 계속 같이 게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그럼 시작하기 버튼을 눌러 주세요.”

모두 민소영의 말을 따라 시작하기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화면이 전환되며 메시지가 떴다.

[ 함께 달릴 친구들을 찾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로딩바가 움직였다.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면 퀘스트넷이 최대 15초까지 함께 할 사람들을 찾습니다. 최소 8명에서 최대 12명까지 함께 하구요, 만약 15초 안에 적당한 사람을 찾지 못하면 자동으로 AI가 모자란 사람을 채워넣어 게임이 시작합니다. 그리고 모든 맵은 퀘스트넷이 랜덤으로 선택합니다.”

“OK.”

지금까지 테스트 했던 게임 빌드는 모두 직접 맵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식 프로토타입인 만큼 실제 고객이 플레이하는 경험과 최대한 근접하게 만들었다.

15초가 지나자 준비 완료 메시지와 함께 화면이 다음으로 넘어갔다. 다섯 명의 테스트 인원과 그들을 둘러싸고 구경하는 멤버들이 집중해서 화면을 바라봤다.

까만 화면에 상자가 하나 나왔다. 곧 상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선택된 맵이 나타날 차례였다.

민소영은 그동안 수십 개 이상의 맵을 만들어 놓았다. 그중에서 프로토타입에 적용된 맵은 일곱 개. 어떤 맵이 걸릴지는 민소영도 몰랐다.

두두두두두두!

심장을 두드리는 북소리와 함께 맵이 공개됐다.

“어? 달려라 올림픽!?!”

전유진이 반가운 마음에 소리를 질렀다. 이 맵은 소냐 개발 초반기에 올림픽 종목에서 구성을 따온 맵이었다. 각기 색이 다른 여덟 명의 소냐가 달리기 경주 트랙 위 출발선에 나란히 섰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민소영이 침을 꿀꺽 삼켰다. 이윽고 출발을 알리는 총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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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제국 1998 - 갓겜의 제국-14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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