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회 - 검과 마법의 시대
후-.
후-.
황량한 광야에 카우보이모자를 쓴 장건이 서 있다. 그는 <영건 블러드>에서는 없었던 갈색 망토를 늘어뜨리고, 총이 아닌 롱소드를 들었다.
장건은 마네킹처럼 죽은 듯이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숨을 쉬듯 상체가 살짝 위아래로 규칙적으로 움직였다. 화면 밖으로 그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카메라가 장건을 중심에 두고 360도로 회전했다. 네이트가 퀘스트 엔진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총동원해 만든 논타겟팅 RPG 전투 시스템을 올슨에게 보여주는 중이었다.
네이트가 마우스를 움직이자 이번에는 카메라가 줌 아웃되며 장건이 엄지손가락만 하게 작아졌다. 그는 이리저리 시점을 돌려보며 주변 경관을 살폈다. 흙먼지만 부는 누런 황야에는 약간의 나무와 멀리 보이는 바위산이 전부였다.
“날 새겠네. 슬슬 가보자.”
올슨이 네이트 어깨를 두드리자 네이트가 줌 아웃 된 상태로 장건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건이 검을 든 채 광야를 달렸다. 조금 달리자 띵! 소리와 함께 땅을 뚫고 전갈이 올라왔다. 장건보다 두 배는 커 보이는 전갈이 독침이 달린 꼬리를 치켜들고 집게 손을 위협적으로 휘둘렀다.
“좋아, 덤벼!”
전갈이 집게 손으로 장건을 공격하자 네이트는 장건을 뒤로 움직여 피했다. 그러자 전갈이 이번에는 독침 꼬리로 공격했다.
“어림없지!”
네이트가 마우스를 미친 듯이 클릭하자 장건이 검을 마구 휘둘러 독침을 막았다. 스피커에서 날카로운 쇳소리가 들렸다.
[ - 53 ]
장건의 검이 독침을 막아내고 전갈에게 오히려 피해를 줬다.
“하하하하! 내 실력 어때?”
“무작정 클릭해서 얻어걸려 놓고는. 계속해 봐.”
올슨의 재촉에 네이트가 본격적으로 전갈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챙! 챙! 훅!
전갈이 일정한 리듬으로 독침 꼬리로 공격했고, 네이트는 장건을 계속 움직여 공격을 피했다. 네이트는 WASD키와 마우스를 이용해 부지런히 장건을 움직였다.
“야, 거기서 독침 피했으면 바로 들어가야지. 피한 상태로 휘둘러 봤자 안 맞잖아. 이거 논타겟팅이야. 너가 만들었어.”
“알아! 좀 기다려 봐! 지금 하고 있잖아.”
게임도 잘하는 올슨에 비해 콘트롤이 서툰 네이트는 전갈을 쉽게 처리하지 못하고 쩔쩔맸다. 계속 공기를 가르는 헛손질이 반복됐다.
“저 독침 아까부터 계속 거슬려.”
한참을 전갈과 대치하자 네이트가 단축키를 눌렀다. 그러자 장건이 검을 치켜들고는 세로로 일자 베기 스킬을 시전했다. 검이 지나가는 길에 노란색 불꽃이 번쩍였다.
[ - 270 ]
삐약!
일반 공격보다 다섯 배가 넘는 데미지를 입은 전갈이 병아리 울음소리를 냈다. 동시에 전갈의 뾰족했던 독침이 똑 부러졌다.
“뭐야? 이거 소리가 왜 이래?”
“재밌지? 몬스터 소리로 적당한 거 뭐 있나 사내 데이터베이스 찾다가 발견했어.”
올슨은 얼굴을 잔뜩 찡그렸지만, 네이트는 재밌다는 듯 웃었다. 그는 독침을 잃은 전갈을 한 번 더 공격해 물리쳤다. 텍스쳐도 없고 엉성하게 모델링 된 전갈이 죽으면서 벌러덩 뒤집어졌다.
몇 가지 아이템이 떨어졌지만 전부 가짜였다. 네이트는 무시하고 계속 움직였다. 이어서 또다시 전갈이 나타났다. 올슨이 말했다.
“이번에는 줌을 쫙 당겨 봐. 가까이서 싸우는 것 좀 보게.”
“그럴까?”
네이트가 줌을 당기자 엄지만 하던 장건이 주먹만 하게 커졌다. 그러자 전갈의 크기가 순식간에 집채만 하게 커졌다. 엉성해 보이던 전갈이 순식간에 위협적으로 변했다. 전갈의 독침이 2층 높이에서 호시탐탐 장건을 노리고 있었다.
“오, 이렇게 보니까 진짜 몬스터 같네. 졸라 크잖아?”
시점을 가까이 당기자 현장감과 몰입감이 몇 배로 커졌다. 하지만 시야가 좁아져 싸우기는 더 어려웠다. 결국 장건이 독침에 맞았다. 화면 아래 체력을 나타내는 빨간색 바가 순식간에 절반으로 줄었다.
“와, 독침 무섭네? 한 방 더 맞으면 죽겠는데?”
“그럴 리가?”
네이트가 얼른 또 다른 단축키를 누르자 장건이 칼을 땅에 꽂았다. 그러자 땅에서 거대한 검날이 쑥 올라오더니 전갈의 몸을 뚫고 올라왔다.
“아직 안 끝났어!”
이어서 장건이 주문을 외우자 전갈의 몸을 꿰뚫고 올라온 거대한 검날에서 불꽃이 타올랐다. 검날에서 마치 지옥의 활화산처럼 불길이 솟구쳐 올랐다.
삐약 삐약 삐약 삐약-!
장건의 어깨 뒤에서 불타는 전갈을 바라보는 건 장관이었다. 화려한 스킬에 당한 전갈은 병아리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어디서 까불고 있어? 뒤지려고.”
전갈을 죽인 네이트가 으쓱거렸다. 올슨은 의기양양해하는 네이트를 보며 혀를 찼다.
“지가 만든 몬스터 하나 겨우 잡고서는 쯧쯧. 너 어차피 죽지도 않고 마나(Mana, 마법이나 스킬을 사용할 때 소모하는 정신적 에너지)도 무한이잖아?”
“시끄러워. 기껏 만들어 놨더니 감히 날 공격해? 응징해 줘야지 당연히.”
네이트는 올슨을 무시하고 그가 만든 RPG 프로토타입의 세계를 계속 보여주었다. 전갈 외에 고블린, 오크 등 몇 가지 몬스터들이 더 등장했다.
“어때? 근사하지 않아?”
“그렇긴 한데. 이거 진짜 논 타겟팅 맞아? 내가 니 게임 실력을 아는데 데미지가 너무 잘 들어가는데? 너 또 뭔가 꼼수 부렸지?”
“눈치챘어? 공격 레인지를 살짝 늘렸어. 근데 진짜 살짝 이야.”
“웃기고 있네. 어쩐지 검이 아니라 창을 휘두르는 거 같더니만. 게다가 체력도 1 밑으로는 안 떨어지는 거 같고.”
“그거야 싸우는 거 보여주려는 건데 죽어 버리면 시연을 못하니까.”
“니가 게임 만들면서 로드 브리티쉬(Lord British, 울티마 시리즈의 창조자로 울티마 온라인에서 그의 캐릭터는 거의 무적이다) 놀이하는 거 어디 하루 이틀이냐? 마나도 안 줄어, 여기 스태미나도 만들어 놓고는 아무리 공격해도 변화가 없네.”
“아냐. 스테미나는 아직 구현을 못 해서 그래. 칼 휘두를 때마다 조금씩 줄어 들 거야.”
“무적 초인으로 만들어놓고 시범을 보이면 당연히 전투가 시원시원해 보이지. 스킬도 무한으로 쓰는데. 이러면 진짜 전투가 어떤지 알 수가 없잖아. 긴장감이 안 생기는데.”
“쳇, 개발자의 낭만도 없는 자식.”
“그래도 전투는 확실히 싸우는 느낌 나고 좋았어. 공격이 안 먹힐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간격에 집중하게 되네.”
“그러니까. 이런 게 진짜 전투지.”
“그런데 턴제 RPG 만들자고 하던 놈이 왜 갑자기 실감 나는 전투를 이렇게 강조하는 거야?”
“왜긴. 턴제는 전략과 수 싸움이 근본이지만 실시간 전투는 현장감과 몰입감, 박진감이 근본이니까. 난 뭘 하든 근본을 추구하는 사람이야. 기왕 실시간 전투를 만들 거면 끝까지 밀어붙여야지.”
“하여간 그놈의 근본 타령은.”
“턴제 게임은 뭐라고 할까. 전장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지휘봉을 휘두르는 사령관 느낌이면, 실시간 전투는 내가 진짜 칼이랑 도끼 들고 전쟁터에 나와서 싸우는 전사 느낌이라고.”
“알았어. 그럼 이제 마법사 캐릭터로 해보자.”
“알았어.”
네이트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이수련 캐릭터를 소환했다. 두 사람은 냉병기를 쓰는 캐릭터는 장건, 활이나 마법 등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캐릭터는 이수련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이수련은 그녀의 변형 라이플 대신 기다란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이번에는 맵을 바꿔볼까?”
네이트가 스팀펑크 마을을 소환했다. 황제국이 처음 <영건 블러드>를 개발할 때 만들었던 중앙에 도로가 있고 좌우로 건물이 있는 기본적인 마을이었다.
몬스터는 고블린이 있었다. 그런데 고블린이 활을 들고 있었다.
“몽둥이 들고 싸우는 고블린은 너무 식은 죽 먹기라서.”
“일단 보자.”
올슨이 기대되는 듯 모니터에 얼굴을 가까이 다가갔다.
“일단 맛보기로.”
네이트가 이수련으로 고블린에 다가갔다. 고블린이 아직 이수련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네이트가 화염을 발사했다. 일직선으로 날아간 파이어 미사일은 고블린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뒤에서 올슨이 혀를 찼다.
“하~, 진짜 에임 구리네.”
“시끄럽다고.”
공격 당했다는 것을 인지한 고블린도 이수련에게 활을 쏘기 시작했다.
퐁!
퐁!
활시위을 당기는 소리가 귀엽게 들렸다. 화살은 천천히 날아오는 것 같더니 어느 순간 갑자기 속도가 빨라지는 느낌이었다.
슉!
화살이 이수련 근처로 떨어졌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텐데 네이트는 괜히 이수련을 움직이다가 화살에 맞을 뻔했다. 그러나 올슨이 이번에는 혀를 차지 않고 감탄했다.
“야~, 화살 날아오는 느낌 진짜 실감 나네. 진짜 눈앞에서 날아오는 줄 알았어. 자존심 상하지만 순간 움찔했다.”
“그럴 필요 없어. 아무리 맞아도 안 죽어.”
“그걸 알면서 넌 왜 피했냐? 그러다 오히려 맞을 뻔했는데.”
“이건 동물적인 본능이지, 본능. 뭐가 날아오니까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네이트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 말했다. 그의 컨트롤 능력은 처참한 수준이었지만 눈빛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그는 다시 고블린에게 파이어 미사일을 수차례 날렸다. 하지만 이수련의 마법도, 고블린의 화살도 상대를 맞추지는 못했다. 둘은 상대를 죽이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보고 있는 올슨은 하품이 날 지경이었다.
“어쩔 수 없군. 비장의 스킬을 써야겠어.”
이수련이 화살을 피하겠다며 지그재그로 달려 고블린에게 접근했다. 올슨은 굳이 그렇게 달릴 필요 없다고 하려다 그냥 이 하찮은 대결을 조용히 지켜보기로 했다.
열심히 고블린 근처로 다가간 이수련이 지팡이로 땅을 두드리자 그녀 앞으로 불길이 마치 레드카펫처럼 일어났다. 고블린은 불 위에서 비명을 지르다 타죽었다.
“후~, 멋진 승부였다. 넌 잘 싸웠어. 다만 상대가 나빴을 뿐이다.”
네이트가 고블린의 명복을 빌듯 두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올슨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마른 세수를 했다.
“더 이상은 못 봐주겠다. 비켜봐. 내가 해 볼게.”
올슨은 네이트를 자리에서 몰아내고 대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네이트가 투덜거리며 조작이나 스킬 등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건 사실 비장의 무긴데, 여기 3번 키를 누르면 파이어 미사일이 적을 따라가.”
“뭐? 유도 미사일처럼 말야?”
“응. 너가 조준한 곳으로 날아가다가 근처에 있는 몬스터에게 자동으로 맞아. 내가 FPS를 워낙 못하니까 나처럼 못하는 사람이 그래도 좀 싸울 수 있게 마법을 만들었어.”
“근데 아까는 왜 안 썼어?”
“그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랄까···? 대신 이 유도탄은 그냥 파이어 미사일보다 위력이 약해. 보통 절반에서 1/3 정도야.”
“그래도 데미지 줄인 거 보면 마지막 양심은 있구나.”
이제 올슨이 이수련을 조작했다. 그는 능숙한 손길로 이수련을 움직였다. 조작법은 금방 익숙해졌다. 애초에 올슨의 시스템을 논 타겟팅 형식으로 다시 개조하고, 네이트가 캐릭터마다 스킬과 능력치 등을 손본 것이기 때문이다.
올슨은 건물 사이에서 보초를 서는 고블린을 발견했다. 그가 파이어 미사일 날리자 고블린의 몸통에 정확하게 맞았다. 올슨은 짧게 혀를 찼다.
“에이, 헤드샷 노렸는데.”
모퉁이를 돌자 또 다른 고블린이 보였다. 이번에는 고블린이 올슨을 먼저 발견했다. 고블린이 화살을 쏘자 올슨은 다시 모퉁이 뒤로 숨었다.
그는 FPS 게임을 하듯 엄폐물에 몸을 숨겼다가 다시 나와 고블린에게 유도탄 파이어 미사일을 날렸다. 모퉁이에 숨었다 나왔다를 반복하자 고블린이 불에 타 죽었다.
“뭐야? 이게 이렇게 쉬운 게임이었어?”
“흠, 괜찮은데? 꼭 장르가 다른 <영건 블러드>를 하는 기분이야.”
“그야 RPG에 <영건 블러드> 스킨을 씌워놨으니까 그렇죠.”
“뭐, 그거야···. 으에엑, 깜짝이야. 보스!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어요?”
올슨은 뒤에서 갑자기 황제국이 나타나자 화들짝 놀랐다. 황제국은 이진수와 퀘스트 엔진 v2.0 진행 사항을 체크하고 젤리 러쉬 라이브팀으로 가던 도중 네이트와 올슨 콤비가 RPG 시스템을 테스트 중인 것을 발견하고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흐음, 논 타겟팅인가요?”
“네, 제가 올슨에게 제안해서 만들어 보는 중입니다.”
이제 자리는 황제국이 차지했다. 그는 콤비의 설명을 들으며 장건과 이수련을 조작했다. 몬스터 모델링이 어설프고 맞았을 때 별다른 모션이 없어 아직 타격감은 많이 약했다. 하지만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따질 일은 아니었다.
“근데 이게 참 딜레마인 게 멀리서 보면 싸우기는 쉬운데 몰입감이 좀 아쉽고, 땡겨서 보면 현장감은 죽이는데 싸우기가 힘들어요.”
“게다가 논 타겟팅 방식을 택했으니 더더욱 그렇겠죠. 냉병기는 간격 유지가 핵심이니까요.”
황제국은 전갈을 몰려들게 한 다음 무한 스킬 콤보로 필드를 싹 쓸고 다니면서 말했다. 마나도 줄지 않고, 스킬에 쿨 타임도 없고, 스태미나도 줄지 않으니 그는 전장에서 신이나 다름없었다. 계속 줌을 당겼다가 풀고, 시점을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황제국은 몬스터 사냥을 계속했다.
RPG 게임에 관한 한 폭넓은 취향을 가졌고, 충분한 개발 경험도 쌓았으며, 퀘스트 엔진 라이선스 기술 지원을 하면서 엔진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보니 확실히 프로토타입 개발도 빨랐다. 두 사람은 RPG 전투 시스템을 만들기에 최적의 인재였다.
“그런데 논 타겟팅 방식으로 하면 플레이어와 서버 간의 동기화 문제가 있을 텐데 이건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솔직히 아직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시스템을 좀 더 구체화하면 테스트 서버에 적용해 보고 얼마나 문제가 생기는지 파악해 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제 생각에 아직은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일단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지금 퀘스트 엔진 다음 버전을 개발 중인 건 알고 계시죠?”
“네, 그렇게 들었습니다.”
“퀘스트 엔진 v2.0은 고해상도 그래픽은 물론 셰이드와 각종 이펙트를 훨씬 강화한 엔진이 될 겁니다. 빠른 건 기본이고 훨씬 디테일하면서 화려한 그래픽이 가능하죠. 슬슬 완성 단계로 올라가고 있는데 바이너리 본부장께서 좀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가 봐요. 두 분 개발 중인 시스템을 퀘스트 엔진 v2.0에 붙여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은데. 어떠세요?”
“물론 완전 좋습니다. 그런데 고해상도로 올려도 기존 디자인 에셋을 쓰면 의미가 없을 텐데요?”
“그건 걱정 마세요. 따로 모델러 외주로 붙여 드릴 테니까요. 이제 <영건 블러드> 캐릭터를 가져다 쓰는 건 이쯤 하시죠. 회사에서 자꾸 <영건 블러드>로 RPG 만든다고 루머가 돌아요.”
“네? 그런 루머가요? 전혀 몰랐는데. 넌 알고 있었어, 올슨?”
“아니, 나도 지금 처음 듣는데. 요즘 하도 바빠서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몰랐네.”
“회사는 아주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럼 내일 게임 엔진 본부랑 미팅 잡아 놓을게요. 새로운 엔진으로 업그레이드해서 다시 한 번 보죠.”
“옛 썰!”
네이트와 올슨이 기운차게 외쳤다. 두 사람은 사이드 프로젝트 덕분에 회사에서 누구보다 먼저 차세대 퀘스트 엔진을 사용할 기회를 잡았다. 개발자인 그들에게 이보다 더 큰 보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