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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몰랐냐고?”

“예.”

“나 악몽 같은 거 꾼 적 없었는데?”

“거의 매일 밤 비명을 지르시고 몸부림치셨습니다.”

카미유가 그걸 알고 있는 이유는, 늘 오토의 곁에 있기 때문이었다.

카미유는 오토가 이오타 왕국이 아닌 곳에서 잠들 때면 문 앞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자거나, 혹은 바로 옆방에서 잠을 청하곤 했다.

그래서 오토가 밤에 악몽을 꾼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근데 왜 얘기 안 했어?”

“알고 계시는 줄 알았습니다.”

“뭐어?”

“솔직히…….”

카미유가 살짝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간 끔찍한 광경들을 너무 많이 봐오셨잖습니까.”

“아.”

“당장 사흘 전에도 대규모 전투를 치르셨는데, 저는 그거 때문인 걸 알았습니다.”

오토는 카미유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오토가 온 세계에서는 흔히들 PTSD라 부르는 증상.

물론 이 세계에서는 그런 개념이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전쟁을 경험한 병사들이나 기사들 사이에서는 전투신경증이라 알음알음 불리고 있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마찬가지라고, 전쟁이나 전투와 같이 끔찍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밤에 악몽을 꾸거나 환각에 시달리는 등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건 이곳에서도 드문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오토는 전투신경증에 시달릴 만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었다.

“너무 많은 죽음을 보셨잖습니까.”

“그건 맞지.”

오토는 카미유의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그간 숱한 전투를, 여러 차례의 대규모 전쟁을 치렀다.

그 과정에서 온갖 끔찍한 광경이란 광경은 다 봤다.

사람의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것 정도는 이제 감흥도 없었다.

전쟁에 깔끔한 죽음이란 그리 흔한 게 아니었다.

짓이겨져 쥐포가 되는 건 다반사고, 내장이 흘러나오는 것 정도는 애교였으며, 온갖 형태의 끔찍하고 참혹한 죽음은 일상다반사였다.

지난 몇 년 동안 매일 같이 그런 장면을 봐 오다시피 했으니, 밤에 악몽을 꾸는 건 놀랄 일도 아니었다.

“저도 가끔 악몽을 꾸거나 불안감에 시달릴 때가 있습니다.”

“아?”

“일 년에 한두 번 정도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날은 괴롭습니다.”

“아닌 것 같은데…….”

“예?”

“이젠 무뎌져서 막 힘들 정도는 아니야. 물론 그런 광경들을 보는 게 괴롭고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그건 의식하지 못하는 겁니다.”

“응……?”

“정신적 충격은 무의식에 각인되는 겁니다. 전하께선 무뎌졌다 생각하실지 몰라도, 그건 방어기제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건가…….”

“이번 전쟁이 끝나고 나면 한 몇 년 정신적 요양이 필요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알겠어.”

오토는 카미유의 말이 그럴싸하게 들리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동의할 수는 없었다.

정신력이 강하다고 아집을 부리는 건 아니었다.

‘뭔가 찜찜한 기분이야.’

어째 촉이 좋지 않았다.

‘뭐지? 이 알 수 없는 불안감은?’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불안감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없었기에, 오토는 일단 푹 쉬기로 했다.

적어도 오늘까지는 일을 손에서 놓고 엘리제와 더불어 휴식을 취하기로 한 것이다.

* * *

그날 밤.

오토는 꿈을 꾸었다.

정확히 어떤 꿈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거대한 무언가에 의해 짓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거였다.

‘아, 안 돼! 제발! 안 돼에에에! 크으으으윽!’

몸부림치는 오토에게 어떠한 음성이 들려왔다.

- 너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그것은 사람의 음성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도 아니었다.

목소리는 마치 자연현상처럼 느껴졌다.

그건 매우 추상적인 느낌이라, 오토는 목소리의 정체를 정의할 수 없었다.

‘으윽! 으으으으윽!’

다만 확실한 것은, 오토는 그 목소리의 압박에 철저히 무력했고 괴로웠다는 점이었다.

저항할 수 없는 강한 압박에 몸부림치는 것만이 오토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제발…… 제바아알……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오토가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괜찮나?”

놀란 엘리제가 오토를 챙겼다.

“또 악몽을 꾼 건가?”

“모, 모르겠어. 헉, 허억.”

오토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얼마나 몸부림을 쳐 대고 괴로워했는지, 심장이 다 쿵쾅거려서 귀에 울릴 지경이었다.

“괜찮다.”

엘리제가 오토를 살포시 품에 안아주며, 토닥거려 주었다.

“그저 악몽을 꿨을 뿐이다. 아무 걱정 마라. 내가 곁에 있지 않나.”

“으응.”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 없다.”

엘리제는 마치 아기를 보호하는 엄마처럼, 오토를 꼭 안아주고 토닥여주었다.

그러자 놀란 마음이 조금은 진정이 되는 듯하고, 다시 평온이 찾아왔다.

“요즘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런가…….”

“많이 바쁘지 않았나. 생각할 것도 많고.”

“그건 그렇지.”

“내가 곁에 있으니 안심해도 좋다.”

엘리제의 돌봄 덕분에, 오토는 겨우 진정하고 다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건 단순한 악몽 같은 게 아냐.’

오토는 엘리제의 품에 안겨 있으면서도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피곤?

혹은 전투신경증?

차라리 그런 문제라면 괜찮겠는데, 아닌 것 같았다.

‘아무래도 느낌이 안 좋아.’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지금 꾼 악몽이 단순한 악몽이 아님을…….

* * *

다음 날 아침.

오토는 총사령관으로서 즉시 회의를 소집하고, 연합군 수뇌부들을 불러들였다.

“앞으로는 힘든 전투를 해야 할 겁니다. 적어도 한두 달 정도는 계속해서 공방전이 지속될 겁니다.”

오토는 회의를 주도해 나가면서, 수뇌부들에게 대략적인 큰 그림을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모든 걸 이야기해 주지는 않았다.

‘보안이 중요하니까.’

오토에게는 북부제국을 단숨에 폭삭 주저앉힐 만한 계획이 있었고, 그건 어디까지나 철저히 기밀에 붙여져야 했다.

만약 정보가 새어나가 북부제국이 눈치를 채고 발이라도 뺀다면, 그땐 정말로 곤란해질 테니까.

“그럼, 다들 그렇게 알고 준비해 주세요. 이틀 후에 병력을 움직이기 시작할 겁니다.”

회의가 끝난 후.

“어이, 뺀질아.”

카이로스가 오토를 불러세웠다.

카이로스는 북부제국이 침공해오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영혼기사들을 이끌고 전쟁터로 한달음에 달려왔고, 연합군 주요 지휘관에 임명되었다.

그는 과거 철퇴 한 자루로 대륙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전쟁의 신이니만큼, 앞으로 북부제국과의 전쟁에서 큰 활약을 하리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너 잠깐 얘기 좀 하자.”

“갑자기? 나 바쁜데?”

“이놈이!”

카이로스가 눈을 부라렸다.

“감히 짐이 잠깐 보자는데 바쁘다는 핑계를 대?”

“어우, 술 냄새.”

오토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회의 중에도 무슨 놈의 위스키를 그리 마셔 대는지, 수뇌부 회의에 참여한 건지 아니면 술자리에 온 건지 분간이 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런다고 한들 정작 전쟁터에 나가면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기에 그냥 내버려두었을 뿐.

“알겠으니까 말해 봐. 뭔데?”

오토가 카이로스에게 물었다.

‘엄청 강해졌네?’

오토는 다시 만난 카이로스의 무력이 어마어마하게 강해져 있는 걸 보고 내심 놀랐다.

그간 종교다 봉사다 수련을 등한시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폐관수련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고 비약적인 강해진 오토조차도 카이로스를 만만히 볼 수가 없을 정도.

전생에 대륙 최강자라 불렸던 걸 증명이라도 하듯, 그가 강해지는 건 어디까지나 시간문제에 불과했던 것이다.

“네놈 말이다.”

카이로스가 눈을 가늘게 뜨고 오토를 노려보았다.

“요즘 꿈자리가 사납지 않으냐?”

“헉?!”

오토가 흠칫 놀랐다.

‘어떻게 알았지?’

자세히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닌데, 그걸 귀신같이 맞추는 게 그저 놀랍기만 했다.

“밤마다 괴로워할 것 같은데?”

“어떻게 알았냐?”

“쯧.”

카이로스가 혀를 찼다.

“대체 뭔 사고를 친 게냐?”

“사고……?”

“허공법계에 같은 곳에 접속하지 말라고 그렇게 일렀거늘. 거길 자주 들여다봤다간 대가를 치를 거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하지 않았더냐.”

“그게 뭔 소리야.”

오토가 눈살을 찌푸렸다.

“나 그런 적 없어. 진짜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음?”

카이로스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정말이냐?”

“그래.”

오토가 볼멘소리를 내었다.

“내가 바보냐? 이 힘을 함부로 사용하게?”

오토가 대학살의 서를 꺼내 보이며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허공법계.

전 우주의 정보 데이터가 기록되어 있는 미지의 세계.

그곳에 접속하면 전지전능이 가능하긴 했지만, 그 대가는 가히 어마어마한 것.

그래서 오토는 경각심을 가지고 최대한 대학살의 서를 멀리하고 있었다.

최근 전투에서도 혹시 몰라 영혼에너지만 흡수했을 뿐, 사용은 거의 하지 않았을 정도로.

“으음.”

카이로스가 턱수염을 매만지더니 말했다.

“그런데 왜 네놈 주변에 뒤틀린 업보가 보이는 게냐?”

“그게 뭔 소린데? 뒤틀린 업보라니.”

“우주의 법칙을 거스른 놈들은 그 업보가 주변을 맴돌지.”

“……!”

“뭔지 모르겠지만, 네놈은 뭔가 크게 사고를 쳤다.”

“헉!”

“어쩌면 네놈의 존재 자체가 우주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일 수도 있고.”

오토는 순간 카이로스의 말을 듣고 심장이 멎어버릴 뻔했다.

카이로스가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설마 정해진 역사를 바꾸는 중인 거냐? 네놈?”

“그걸…… 어떻게…….”

“역시 그랬군.”

카이로스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인상을 와락 구겼다.

“네놈…… 큰일 난 거다.”

카이로스가 정말이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 * *

오토는 자리를 옮겨 카이로스와 단둘이,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눠 보기로 했다.

생각해 보니 카이로스는 대화를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상대였다.

그는 전생에 황제였던 영웅이기도 했지만, 큰 깨달음을 얻은 현자이기도 했다.

평소 행실이 동네 술주정뱅이 건달 같아서 그런지, 알고 보면 카이로스보다 현명하고 깊은 통찰력을 가진 인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장 허공법계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카이로스뿐이기도 했고.

“뭘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냐.”

오토가 카이로스에게 물었다.

“그걸 짐이 어찌 아느냐?”

“뭐?!”

“네놈 하는 짓이 꼭 미래를 내다보는 것 같으니까 그리 생각한 것이지.”

“아.”

“그게 허공법계를 들여다본 게 아니면, 네놈은 미래를 예지하거나 어떠한 계기로 알고 있는 것이겠지.”

과연 큰 깨달음을 자답게, 카이로스는 오토의 비밀을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다.

“문제는 말이다.”

카이로스가 오토에게 말했다.

“정해진 미래를 너무 크게 바꾸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거다.”

“대가…….”

“짐이 생각하건대, 북부제국 놈들의 침공을 막아내는 건 다가올 미래를 바꾸다 못해 아주 뒤집어 놓는 것이겠지. 이런 대규모 침공을 미리 알고, 대비하고, 막아낸다는 게 정해진 미래를 얼마나 크게 바꾸는 일이겠냐. 그러니 대가를 치를 수밖에.”

“아.”

오토는 그제야 카이로스의 말을 완전히 이해했다.

단순히 허공법계에 접속해서 우주의 비밀을 알아내는 것도 문제.

그러나 미래를 알고 있는 걸 이용해 너무 큰 사건을 비트는 것 또한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그럼…… 어떡하란 거야?”

오토가 카이로스에게 물었다.

“아무것도 하지 말았어야 된다는 건가?”

“그게 되겠느냐.”

카이로스가 피식 코웃음을 쳤다.

“당장 5분 후에 일어날 일만 미리 알아도 가만히 있기가 힘든 게 사람인 것을. 기왕 벌어진 일, 어차피 순리대로 갈 테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어야겠지.”

“마음의 준비라니? 그게 뭔 소리야? 설마…….”

오토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

마음의 준비라는 카이로스의 표현 자체가 뭔가 임종이 다가올 것만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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