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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치매에 걸린 골드 드래곤인 아드리아나는 오토를 헤츨링이라 여겼고, 쿠란을 속 썩이는 남편이라 여겼다.

덕분에 쿠란은 아드리아나로부터 몇 시간 동안이나 바가지를 긁혀야만 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살벌했던지, 오토 일행은 그저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 있었다.

괜히 튄 불똥에 맞았다간 피곤해질 게 뻔했으므로, 조용히 자리를 비켜 준 것이다.

그러는 사이.

“약혼자.”

엘리제가 오토를 돌아보았다.

“걱정… 했다.”

“아.”

오토는 엘리제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보고 당황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의 엘리제는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인물이었다.

타고난 성격 자체가 무뚝뚝해서, 얼굴에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엘리제는 달랐다.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다.”

“……!”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

오토는 순간 엘리제가 자신을 안아주자 너무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걱정 많이 했다.”

“고, 고마워.”

“다행이다. 정말로.”

오토는 자신의 품에 안겨 온 엘리제를 꼭 안아 주었다.

이렇듯 와락 안겨 오는 걸 보면, 엘리제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짐작이 갔다.

늘 부동심을 유지하며 감정이나 기분 변화를 드러내지 않던 엘리제가 이렇게까지 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드문 일이었다.

가뭄에 콩 날 확률보다 더욱 드문 경우였던 것이다.

“걱정해 줘서 고마워. 구하러 와 줘서 고맙고.”

“내가 더 고맙다.”

오토와 엘리제는 서로에게 고마워하며, 한동안 부둥켜안고 떨어지지 않았다.

“흠.”

카미유는 그런 오토와 엘리제를 바라보며, 이럴 땐 키스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썩 모양이 나진 않을 것 같아서, 카미유는 오토에게 조언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다 큰 어른이 아기들이나 입을 법한 옷을 입고 키스하는 건 아니긴 하지.’

지금 오토는 아드리아나가 강제로 입혀 놓은 분홍색 유아용 아동복을 입고 있어서, 영 꼴이 우스웠다.

그 와중에 왼손에는 여전히 공갈젖꼭지를 들고 있기도 했고.

아무래도 키스하기에는 복장이 영 불량한 상황이라서, 적당히 포옹을 하고 넘어가는 게 가장 좋아 보였던 것이다.

* * *

한동안 갈굼을 당하며 고통받던 쿠란은, 은근슬쩍 아드리아나에게 다이애닌을 먹였다.

실험 결과 다이애닌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만 치매 효과가 억제되어서, 아예 여러 병을 들고 다녔던 것이다.

“일단 이것 좀 드시고 말씀하시오.”

쿠란이 아드리아나를 달래며 다이애닌을 건네주었다.

“이게 뭐죠?”

“피로회복제요. 그대가 온종일 육아에 지쳐 있을 것 같아 한 병 사 왔소이다.”

“흥.”

“그러지 말고 일단 한 병 쭉 들이켜고 말씀하시오. 내 경청할 터이니.”

“그러죠.”

아드리아나가 투정을 부리며 다이애닌을 받아 들더니, 한입에 털어 넣었다.

그로부터 약 10초 정도 지났을까.

“다, 당신은!”

번쩍 정신을 차린 아드리아나가 쿠란을 알아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제 날 알아보시겠소?”

“당신… 살아 계셨었나요?”

아드리아나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쿠란을 바라보며 눈물을 줄줄 흘렸다.

“정말 쿠란 당신인가요? 정말로 당신이 살아 있는 건가요?”

“나 맞소.”

쿠란도 눈물을 줄줄 흘리며 아드리아나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나 레드 일족의 쿠란이오, 아드리아나.”

“어떻게 당신이… 살아 있는 거죠?”

“나 역시 그대의 생존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오. 이렇게 살아 있어 줘서 정말 고맙소.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이리 만나게 되니 정말이지… 정말이지….”

쿠란이 오열하듯 눈물을 쏟아내었다.

“흑… 흑흑흑….”

아드리아나 역시 눈물을 쏟아내며 쿠란을 끌어안았다.

모르긴 몰라도 둘 사이에 어떠한 사연이 있는 모양.

“어르신과 저 암컷 드래곤이 서로 연인 사이였나 봅니다.”

“그런가 봐.”

오토가 카미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않고서야 쿠란과 아드리아나 저런 반응을 보이며 서로 부둥켜안고 울 리가 없을 테니까.

“얘기는 나중에 듣고 자리 좀 피해 드릴까?”

“그렇게 하자.”

“예, 전하.”

오토는 쿠란과 아드리아나를 위해 엘리제와 카미유를 데리고 둥지를 나섰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듣고 싶었지만, 지금은 오토 일행의 호기심이 우선이 아니었다.

드래곤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 그들이 역할이었던 것이다.

쿠란과 아드리아나는 거의 몇 시간 동안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오토는 드래곤이란 종족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궁금했다.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드래곤들이 멸종 직전에 이른 이유는 단순히 개체 수가 줄어들어서 그런 게 아닌 것만은 분명했다.

정황상 어떠한 큰 사건이 벌어졌고, 그로 인해 개체 수가 확 줄어들면서 멸종 위기에 처한 것 같았다.

“여쭤보면 말씀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카미유가 오토에게 말했다.

“그런가?”

“딱히 숨기실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 이따 물어보자.”

엘리제가 카미유와 이야기를 나누던 오토에게 물었다.

“그런데 여기까진 왜 온 건가?”

“아, 그게….”

오토가 엘리제에게 신성 아즈란 제국에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그런 일이 있었나. 고생이 많다.”

“고생은 무슨. 다 같이 잘 살자고 이러는 거지.”

“요즘 들어 점점 상식이란 게 깨져 가는 것 같다.”

“으응?”

“북부 장벽 너머에서도 기이한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아.”

오토는 엘리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아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슬슬 이상 징후가 보이기 시작할 때지.’

엘리제가 활동하는 북부 장벽 너머는 매우 위험한 곳이었으며, 이 세계의 역사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세계대전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그러한 이상 징후들은 점점 더 자주 발생하게 될 테고, 머지않아 어떠한 큰 사건이 벌어지게 될 터.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아는 오토로서는 엘리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슬슬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오긴 하네.’

오토는 미래에 벌어질 일을 떠올리며, 착잡해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곧 얘기할 날이 있을 거야.”

“알겠다.”

엘리제는 굳이 오토에게 캐묻지 않았다.

그녀는 오토를 존중했기에, 말을 아끼는 것에 대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몇 시간쯤 기다렸을 무렵.

“오래 기다렸느냐.”

둥지를 나선 쿠란이 오토에게 말했다.

그런 쿠란의 손은 아드리아나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어?”

오토는 쿠란과 아드리아나가 손을 잡고 있는 걸 보고 흠칫 놀랐다.

“손… 잡고 계시네요?”

“끌끌끌.”

쿠란이 부끄럽다는 듯 뒤통수를 벅벅 긁으며 웃었다.

“그렇게 되었다.”

“사귀기로 하신 건가요?”

“사귄다기보다는… 과거에 미처 이어지지 못한 인연을 다시 이었다고 보는 게 옳겠구나. 끌끌.”

“축하드립니다, 어르신.”

“고맙구나.”

그러자 아드리아나가 나서서 오토에게 사과했다.

“미안하게 되었구나, 얘야. 내가 정신이 온전치 못해 너를 곤란하게 했구나.”

“아닙니다.”

오토가 고개를 저었다.

“쿠란 어르신은 제게 할아버지 같은 분이신걸요. 앞으로 할머니로 모시겠습니다.”

“착하기도 하지. 그이 말대로 정말 예의 바르고 착한 녀석이로구나.”

“하하하.”

“그간 그이를 돌봐 줘서 정말 고맙단다.”

아드리아나는 오토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쿠란을 돌봐 주고 치매를 치료해 주기까지 했으니 아드리아나의 입장에서도 오토는 은인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르신들.”

오토가 쿠란·아드리아나 커플에게 물었다.

“도대체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왜 두 분이 서로 생사조차 모르셨던 거죠?”

“그게 말이다.”

쿠란이 대답했다.

“이제야 말하지만… 아주 큰일이 있었단다.”

뒤이어 쿠란의 입에서 드래곤의 멸종과 관련된 숨겨진 옛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 *

오토 일행이 쿠란과 아드리아나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미카엘은 아즈란 제군을 이끌고 힘겨운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수만 마리에 달하는 각종 몬스터들과의 싸움은 엄청나게 치열할 수밖에 없었고, 전투 시간도 그만큼 길어지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미카엘이 이끄는 아즈란 제국군은 기어코 첫 몬스터 웨이브를 밀어내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

그 원동력은 역시나 성검 미카엘을 중심으로 한 성기사들의 대활약 덕분이었다.

아즈란 제국군의 중심이 되는 성기사들의 막강한 방어력, 치유 능력, 축복 능력은 그야말로 불가사의한 전투 지속력을 자랑했다.

오죽했으면 언데드도 아닌데 불사(不死)의 군대라는 이명까지 붙었을 정도로, 아즈란 제국군의 지구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던 것이다.

“이슈타르께 영광을!”

“영광을!”

아즈란 제국군은 그들의 주신(主神)인 이슈타르를 부르짖으며 승리의 함성을 내질렀다.

“전 장병들은 현 위치에서 휴식을 취하고! 전사자들의 시신을 수습하라! 부상자들도 신속히 치료하라!”

미카엘은 전투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전장 정리에 나서며 장병들을 돌보는 등 최고 사령관으로서의 임무를 다했다.

전투 당시에도 최전방에서 대활약을 펼친 것은 물론이었다.

괜히 아즈란 제국의 성스러운 검이라 불리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일단 첫 웨이브는 막아내었다. 이대로 소모전을 펼친다면 이번 사태는 능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다음에는…….’

미카엘의 시선이 수도가 자리한 동쪽으로 향했다.

이번 몬스터 웨이브 사태를 막아내고 나면, 미카엘은 수도로 진격해 반란군들을 쓸어 버릴 계획이었다.

감히 교황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킨 하멜 추기경 일당을 모조리 응징하고, 썩어 빠진 아즈란 제국을 정화하는 게 미카엘의 다음 목표였다.

물론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아직 오토 전하의 소식은 없는가?”

“없습니다.”

“당장 산악경비대 소속 정찰병들과 3개 기사단을 파견해 오토 전하를 돕도록 하라.”

“예, 총사령관 각하.”

미카엘은 오토가 걱정되어 견딜 수가 없었다.

‘제발 무사하셔야 합니다, 전하.’

미카엘에게 있어 오토는 은인 중의 은인.

오토 수색 작전을 도와주지 못하고 몬스터 웨이브를 막아내는 것 자체가 미카엘에게는 한(恨)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음이 너무나도 무거워서, 계속해서 죄책감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아즈란 제국의 추기경이자 성기사들의 수장으로서 수도가 몬스터 웨이브에 의해 휩쓸려 나가는 걸 보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이기도 했고.

미카엘의 입장에서는 죄를 짓는 기분일 수밖에.

“초, 총사령관 각하!!!”

그때.

“긴급한 보고입니다! 총사령관 각하!”

“무슨 일입니까.”

“수, 수도에서 군대가 진격해 오고 있다고 합니다!”

“……!”

“하멜 추기경이 군대를 일으켰다는 보고입니다! 다수의 병력들이 이곳 헤즈볼라 산맥 쪽으로 진격해 오고 있습니다! 대비하셔야 합니다! 진격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늦어도 오늘 저녁이면 이곳에 당도할 것 같답니다!”

교황 체포 작전에 실패한 반란군이 최후의 발악으로 미카엘이 이끄는 본대를 치는, 그야말로 최악의 사태가 터진 셈이었다.

‘아.’

보고를 들은 미카엘의 머릿속은 그만 새하얘지고 말았다.

앞에는 몬스터 웨이브.

뒤에는 하멜 추기경이 이끄는 반란군.

앞뒤로 포위되어 버린 상황인지라, 이대로라면 본대가 전멸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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