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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

바실리는 키이우 왕국에서 보내온 선물을 받고 그만 할 말을 잃어버렸다.

아무렇게나 만들어진 투박한 관짝 안에 시뻘건 고깃덩이가 핏물에 잠겨 있었다.

문제는 안에 든 시신이 다른 누구도 아닌 용병부대의 대장 드미트리였다는 것.

북부제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인 그가 끔찍하게 살해된 채 돌아온 것이다.

‘키이우 왕국에 이런 실력자가 있었던가? 드미트리를 죽일 만큼?’

아니, 그보다.

“감히.”

바실리의 입에서 서릿발 같은 분노가 터져 나왔다.

이건 명백한 도발이요, 조롱이며, 또한 위협이었다.

물론 북부제국 역시 할 말이 없는 입장이기는 했다.

그들 역시 드미트리와 용병부대를 앞세워 키이우 왕국의 기사들을 끔찍하게 살해하면서 본보기를 보였으니까.

그러나 반대 입장이 돼 보니 분노가 치솟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본래 내로남불은 인간의 기본 속성이라지 않던가.

“전황은 어떤가.”

바실리는 즉시 제1군단장에게 통신을 걸었다.

- 예, 폐하. 비록 드미트리가 전사하기는 했사오나 폐하의 군대가 베즈도리자 평야를 장악해 나가고 있사옵니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 전선을 확대한 결과 차츰차츰 우리 군의 점령지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옵니다.

“적들의 사기는?”

- 후퇴하는 병력들이 많아지면서 게릴라 활동이 뜸해지고 있사옵니다.

“좋군.”

바실리는 그제야 표정을 풀었다.

훌륭한 사냥개인 드미트리를 잃은 건 너무나도 아깝지만, 서서히 승기를 잡아나가고 있다는 게 위안이 되었다.

어차피 드미트리는 이번 전쟁이 끝나면 제거해야 할 생각이었으므로, 그게 조금 앞당겨졌다 생각하면 그래도 속이 좀 편하기도 했고.

“곧 추가 병력이 도착할 것이다. 그러면 베즈도리자 평야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 예, 폐하. 베즈도리자 평야만 점령한다면 키이우 왕국은 곧 무너질 것이옵니다.

베즈도리자 평야는 키이우 왕국의 수도 바흐무트에 매우 가깝게 자리한 곳이라, 일단 점령하기만 하면 승기를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다.

“좋은 소식 기다리겠다.”

- 예, 폐하. 반드시 승전 소식을 전해 드리겠사옵니다.

통신이 끝나고.

“계속 추가 병력을 증원하라. 베즈도리자 평야를 점령하고 나면 곧바로 야만부족들을 칠 것이다. 알겠는가.”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북부제국의 군 장성들이 일제히 고개를 조아렸다.

막사로 돌아가는 길.

‘뭔가 매끄럽지 않다.’

바실리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고작 키이우 왕국 하나를 점령하는데 이렇게 발목이 잡히는 게 맞는 건가?’

곧 키이우 왕국의 수도 바흐무트로 진격할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찜찜하고 답답했다.

애초에 이렇듯 질질 끌 전쟁이 아닌데, 벌써 3주가 넘도록 지지부진한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었다.

1주일이면 수도 바흐무트를 점령하고 전쟁을 끝낼 수 있을 줄 알았고, 그게 정상이었다.

‘어째서 불안한 것이지?’

바실리는 스스로 질문해 보았지만, 그렇다고 답이 나올 리는 없었다.

‘아니다. 우리 군은 제대로 된 실전 경험이 거의 없다. 그래서 그런 것이다.’

바실리는 전쟁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실전 경험의 부재로 꼽았다.

현재의 북부제국군은 주변 약소국들이나 반란을 일으킨 귀족들을 토벌할 때나 전쟁터에 나가 보았지, 이렇듯 대규모 전면전은 처음이나 다름없었다.

그나마 드미트리가 이끌던 용병부대 정도가 실전경험이 풍부한 이들이었다.

훈련은 꾸준히 했으나 실전 경험이 없다 보니 전술상의 교리도 부족한 부분이 많고, 군기가 빠져 있는 것 또한 원인이라 할 수 있었다.

‘차차 나아질 것이다. 우리 군의 군사력은 대륙을 압도한다.’

바실리는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애써 잠을 청했다.

* * *

오토의 계획대로, 키이우 왕국군은 천천히 베즈도리자 평야에서 후퇴했다.

그러는 사이 수도 바흐무트의 백성들은 국왕인 크바르의 명령에 따라 피난길에 올랐다.

곧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질 예정이었으므로,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바흐무트를 비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크바르는 기사단을 이끌고 몸소 백성들의 피난을 지휘했다.

그런 크바르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이 많은 백성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오갈 데 없는 피난민이 되었구나.’

바로 그때.

“얼굴 펴세요.”

오토가 크바르에게 조언했다.

“기뻐하셔야지, 왜 죽상을 쓰고 계시죠?”

“예?”

“전하를 바라보는 백성들의 눈빛을 보세요. 엉뚱한 생각 마시고.”

“……!”

“희망을 보여 주셔야죠.”

“아!”

크바르는 오토의 말을 듣고 크게 깨닫는 바가 있어 탄성을 내질렀다.

그렇다.

백성들에게 있어 크바르는 희망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전쟁이 터지자마자 유명한 부자들과 몇몇 귀족들은 해외로 도피해 버렸다.

하지만 국왕인 크바르는 도망치지 않고, 또한 항복하지도 않았다.

베즈도리자 평야에서 북부제국군을 크게 무찌르는 대승을 거두기까지 했다.

비록 곧 베즈도리자 평야를 내줘야 할지언정, 그렇다고 해서 전쟁에서 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크바르에 대한 키이우 왕국 백성들의 지지는 가히 절대적이었다.

백성들은 국왕이자 영웅인 크바르가 북부제국군에 맞서 키이우 왕국을 지켜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국왕 전하께 영광을.”

“국왕 전하께 영광을.”

“국왕 전하께 영광을.”

실제로, 피난 가는 백성들은 크바르를 스쳐 지나갈 때마다 예를 갖추며 들판에 널린 꽃들을 꺾어 그 앞에 놔주었다.

그래서 크바르가 타고 있는 말 앞에는 그야말로 꽃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었다.

귀족들은 크바르를 근본도 없는 광대 출신의 국왕이라 멸시했을지언정, 백성들에게는 유일한 희망이었던 것이다.

“웃으십시오.”

오토가 크바르에게 조언했다.

“별일 아니라고, 곧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북부제국군을 몰아낼 거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겁니다. 그게 전하의 역할입니다.”

“알겠습니다.”

크바르는 오토의 조언에 따라 착잡한 심정을 삼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곧 돌아오게 될 것이다. 승전 소식이 머지않았다.”

크바르는 피난 가는 백성들을 격려하며, 희망과 믿음을 심어주었다.

‘잘하네.’

오토는 크바르 학생(?)의 학습능력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나도 저랬었는데.’

문득 이 세계에 처음 떨어졌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는 오토도 참 많이 어리숙했다.

군주로서의 위엄은커녕, 그저 이 세계에 적응해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지구인에 불과했다.

뭘 해야 할지도 잘 몰랐고, 모든 게 미숙했다.

크바르를 보고 있노라면 딱 그때 생각이 났다.

처음으로 영주가 되었던 때가 떠올라서, 동질감이 들었던 것이다.

“1주일 내로 베즈도리자 평야에서 모든 병력을 철수시킬 예정입니다.”

오토가 말했다.

“이미 피난이 시작됐으니까 시간은 충분해요. 슬슬 시가전에 대비하죠.”

“알겠습니다.”

“재건은 걱정 마시고요.”

오토가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전쟁이 끝나고 나면 북부제국에서 어마어마한 자원을 싼값에 획득할 수 있을 테니까.”

“아?”

“게다가 전쟁 배상금도 어마어마하게 받아낼 테니까, 수도 재건뿐 아니라 키이우 왕국을 부강하게 만들기엔 충분할 겁니다. 트리톤도 몇 기 정도는 드릴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전하.”

크바르가 존경의 눈빛으로 오토를 돌아보았다.

“감사 인사는 전쟁 끝난 다음에 하시죠. 그때 진짜로 고마워하게 될 테니까.”

오토는 그렇게 말하고는 말머리를 돌렸다.

* * *

북부제국군은 키이우 왕국군의 철수로 베즈도리자 평야를 점령하고, 곧장 수도인 바흐무트로 진격했다.

“폐하, 우리 군이 베즈도리자 평야를 완전히 점령하고 키이우 왕국의 수도로 진격하고 있다 하옵니다.”

“키이우 놈들의 반응은?”

“정찰병들의 보고에 의하면 피난 행렬이 끝이 없을 정도라 하옵니다.”

“바흐무트 점령에 필요한 시간은 얼마나 되나.”

“적들의 저항이 거셀 것을 예상한다 해도 3일이면 충분할 것으로 판단되옵니다.”

“제2차 원정군은?”

바실리가 지도를 들여다보며 물었다.

“거의 도착해 있사옵니다.”

“후속 병력이 도착하는 대로 야만부족의 땅으로 진격한다.”

베즈도리자 평야를 점령한 이상 바실리는 거칠 것이 없었다.

그래서 전선을 확대한다는 과감한 판단을 내렸다.

대륙.

정확히는 야만부족과 북부장벽을 지키고 있는 아라드 제국군과의 전쟁도 시작하려는 것이다.

“계속해서 후속 병력을 요청하라. 후속 병력과 보급이 끊겨선 안 된다.”

“예, 폐하.”

“툰드리아는?”

“곧 공격 예정이옵니다.”

“점령이 어렵지는 않을 테니, 그쪽 전선은 사령관의 판단에 맡기지.”

바실리는 명령을 내린 후 느긋하게 지도를 들여다보았다.

툰드리아.

키이우 왕국.

야만부족.

그리고 아라드 제국까지.

북부제국군은 한 번에 무려 4개의 세력과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 병력과 보급이 끊어질 않았다.

기술의 발전 이후 지난 100년 동안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구와 각종 천연자원은 북부제국의 전쟁수행능력은 엄청나게 늘어 있었다.

여러 개 지역에서 동시에 전투를 수행하고도 군사력이 남아돌 정도였던 것이다.

* * *

베즈도리자 평야를 점령한 북부제국군은 즉시 키이우 왕국의 수도인 바흐무트로 진격했다.

“온다.”

오토는 저 멀리 다가오는 북부제국군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제 발로 사지(死地)로 걸어 들어와 주는데 고맙지 않을 리가 없었다.

‘니들은 절대 집으로 못 돌아갈 거다.’

다가오는 북부제국군을 바라보는 오토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키이우 왕국의 수도 바흐무트와 베즈도리자 평야 사이가 북부제국군에게는 무덤이자 개미지옥이 될 예정이었다.

장담컨대, 베즈도리자 평야를 벗어난 이상 북부제국군은 절대 후퇴할 수 없을 터였다.

왜?

오토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곧 포격이 시작될 테니까 다들 안전한 장소로 대피합시다.”

오토는 북부제국의 선제 포격을 피하고자 건물 지하실로 들어갔다.

슈우우우우웅!

펑펑! 펑펑펑! 펑!

콰앙! 콰앙! 쾅!

이윽고 북부제국군의 포격이 쏟아지며 수도의 방어선을 초토화시키기 시작했다.

‘그래, 잘하고 있어.’

오토는 북부제국군이 방어선에 집중적으로 포격을 가하자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이번 작전은 북부제국군이 수도 바흐무트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와 줘야 성공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방어선을 내주는 게 우선이었다.

실제로, 오토는 방어선에 주둔한 병력들로 하여금 포격이 끝나자마자 후퇴할 것을 명령해 놓았다.

북부제국군이 쉽게 수도에 입성할 수 있도록 말이다.

잠시 뒤 포격이 멈추고.

“전하, 적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좋아.”

오토는 방공호를 나서서 전투에 대비했다.

쿵쾅쿵쾅!

다다다다다다다다다!

북부제국군이 수백여 대의 트리톤들을 앞세워 물밀 듯이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그렇게 바흐무트 전투가 시작되었다.

같은 시각.

북부제국군이 키이우 왕국의 수도 바흐무트를 공격해 들어가던 그때.

척! 척! 척! 척!

대륙 서부에 웅크리고 있던 이오타 왕국군이 행군에 나섰다.

한때는 신흥강국이었지만 어느새 강대국이 된 이오타의 군대가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오타 왕국군은 빠른 속도로 북상(北上)했다.

그런 이오타 왕국군의 목적지는 다름 아닌 키이우 왕국, 정확히는 베즈도리자 평야가 자리한 방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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