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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패전이라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보고에 바실리의 얼굴이 서릿발처럼 얼어붙었다.

‘그게 가능한가?’

바실리는 제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대륙의 기술력은 형편없다.

마정석을 이용해 만든 대포를 운용하고 있기는 했지만, 야금술이 발달하지 못해 그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무기체계는 여전히 원시적―북부제국의 시각에서―냉병기(冷兵器)에 머물러 있다.

물론 뛰어난 검술 실력을 가진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많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트리톤을 막아낼 정도는 절대 아니다.

그런데 패전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인가.”

- 그것이…….

제1군단장이 베즈도리자 평야 전투에 대해 바실리에게 보고했다.

“그러니까…… 우리 군이 진창에 빠져 돈좌되었다는 건가?”

- 예, 폐하.

“키이우 왕국의 신무기가 우리 트리톤들을 파괴했고?”

- 그, 그렇사옵니다.

보고를 전해들은 바실리의 표정이 더욱 딱딱하게 굳어갔다.

전장이 질벅한 진창으로 변했다?

그것은 전장 환경의 문제니까 넘길 수 있다.

그러나 대륙에 트리톤들을 파괴하는 신무기가 있다는 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트리톤은 북부제국군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이었다.

트리톤 1기의 가치는 그야말로 엄청난 것.

그런 트리톤이 원거리에서 피격 당해 파괴된다는 것은, 북부제국군에게는 그야말로 치명적이었다.

으득!

바실리는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엉뚱한 곳에서 발목이 잡힌 셈이었다.

아라드 제국군과 야만부족이라면 몰라도 키이우 왕국 정도는 손쉽게 점령할 수 있을 줄 알았건만…….

그렇다고 해서 물러날 순 없는 노릇.

“계속 공략하라.”

- 예?

제1군단장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베즈도리자 평야를 점령하는 것만 해도 어마어마한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트리톤을 몇 기를 잃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던 것이다.

- 하오나 폐하, 계속 병력을 밀어 넣었다가는…….

“병력은 징집하면 되고, 트리톤은 다시 생산하면 된다.”

- ……!

“그대는 걱정 말고 계속해서 키이우 왕국을 공격하라.”

바실리는 이대로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어떻게든 키이우 왕국을 점령해야 대륙의 서북쪽을 장악할 수 있는 것.

무려 100년 동안이나 준비해 온 전쟁인데 패배 한 번에 물러날 순 없는 노릇이었다.

“본격과 통신을 연결하라.”

바실리는 제1군단장과의 통신이 끝내자마자 즉시 명령을 내렸다.

“징집병들의 숫자를 늘리고, 트리톤들의 생산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라. 필요하다면 백성들을 동원해도 좋다. 전시에 근로는 백성의 의무가 아니던가.”

“예, 폐하.”

“군수사령관.”

바실리가 트리톤의 생산과 보급을 책임지는 장성을 돌아보았다.

“트리톤은 앞으로 몇 기나 더 만들 수 있나?”

“10,000기 정도는 생산할 마정석과 강철이 비축되어 있사옵니다.”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파일럿들의 육성 과정을 전시상황에 맞추어 간소화시키도록.”

“예, 폐하.”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전쟁이니만큼, 바실리는 거침없었다.

만약에 대비해 트리톤을 단기간에 대량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갖추어 놓았고, 파일럿 양성 과정도 체계화해 놓았으며, 자원도 충분했다.

키이우 왕국군이 베즈도리자 전투에서 북부제국군을 패퇴시킨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지만, 그게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었다.

북부제국이 병력 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바실리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

“드미트리를 불러들여라.”

그러자 막사 안에 자리한 북부제국군 지휘관들이 움찔! 몸을 떨었다.

드미트리.

그 이름값이 가지는 무게를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

* * *

“폐하를 뵙습니다.”

얼핏 봐도 위험해 보이는 기사가 바실리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북부제국군 장성들은 철저히 침묵을 지켰다.

드미트리는 북부제국군 내에서도 그리 환영받는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기사가 아니라 용병이었다.

15년 전.

전직 북부제국군 기사였던 그는, 모시던 군주를 죽이고 그의 아내를 범하는 큰 죄를 짓고 사형선고를 받았었다.

그러나 바실리는 그런 드미트리를 사면해주었다.

그가 북부제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강자였기에, 죽이기 아까웠던 것이다.

그 조건으로, 드미트리는 바실리의 사냥개가 되어 정적들을 제거하고 북부제국의 주변국들을 정복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 과정에서 드미트리가 저지른 악행들을 나열해 보자면 그야말로 끝이 없었다.

드미트리는 자신과 같이 중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로 이루어진 부대인 <원죄 용병단>을 이끌고 온갖 더러운 일들을 도맡았다.

포로 학살, 민간인 학살, 강간, 방화, 약탈 등등등.

북부제국군에서 대놓고 하지 못하는 일들을 대신 처리해 왔던 것이다.

그렇기에 북부제국 내에서도 드미트리의 악명(惡名)이 자자한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의 부하들 역시 살인을 밥 먹듯이 저지르는 범죄자들로 이루어져 있었기에, 북부제국의 군부에서는 그들을 철저히 경멸했다.

단지 그들이 가진 무력이 너무나도 강력하고, 또한 황제인 바실리의 비호가 있었기에 대놓고 드러내지 못할 뿐.

“드미트리.”

“예, 폐하.”

“그간 지루했을 것이다.”

바실리는 드미트리가 얼마나 좀이 쑤셨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타고난 약탈자에다 살인광인 그가 지난 몇 년 동안 숨죽여 살았으니, 욕구불만이 극에 달했으리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지금 즉시 부대를 이끌고 키이우 왕국으로 가 우리 군과 합류하라.”

“……!”

“마음껏 날뛰어도 좋다. 키이우 왕국 놈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켜 주도록. 본국에게 대항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드미트리의 눈이 시뻘겋게 번뜩였다.

마음껏 날뛰어도 좋다는 바실리의 말은, 그 어떤 전쟁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묵인해 주겠다는 뜻이었다.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흉악한 범죄를 마음껏 저지를 수 있는 판을 깔아준 것이다.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드미트리가 바실리를 향해 고개를 깊이 조아렸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드미트리는 자신이 이끄는 형벌부대에 속한 용병들 수천여 명을 이끌고 키이우 왕국으로 향했다.

* * *

노획한 트리톤을 굴린다는 오토의 계획은 착착 진행되어 가고 있었다.

드워프들은 비록 트리톤을 제작할 수는 없었지만, 부품만 있다면 수리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은 갖추고 있었다.

또한, 마검사들은 불과 며칠이면 트리톤을 능숙하게 조종해내었기에 운용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전하께선 안 타십니까?”

“응?”

오토가 카미유의 물음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트리톤에?”

“예.”

“내가 왜?”

오토가 그게 무슨 소용이냐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저런 거 안 타도 잘만 싸우는데 뭘.”

“아, 예.”

카미유는 오토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하긴.’

오토는 트리톤을 그 누구보다 빠르게 처치할 수 있는 실력의 소유자.

그에게 있어 트리톤과 같은 기체는 무거운 쇳덩이에 지나지 않았다.

쿠란을 휘두르면 트리톤의 팔, 다리가 날아가고 두꺼운 외부 장갑마저 쩍 하고 갈라지니까.

“형님.”

오토는 트리톤 시범운용을 구경한 직후 케레스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응?”

“곧 강한 자들이 들이닥칠 겁니다.”

“강한 자들?”

“첫 전투에서 대패를 당했으니까, 북부제국 측에서 기선제압을 당한 셈이잖아요.”

“그렇지.”

케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키이우 왕국군의 사기를 꺾고 공포심을 일으키기 위해 무자비한 놈들을 보낼 겁니다.”

“무자비한 놈들……?”

“죄수들로 이루어진 형벌부대인데, 엄청 강한 애들이거든요.”

오토는 바실리의 다음 행동 패턴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드미트리를 보내 키이우 왕국군의 사기를 꺾으려고 하겠지.’

원래 시나리오대로라면, 북부제국군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베즈도리자 평야를 점령한다.

이후 수도인 바흐무트로 진격했다가, 키이우 왕국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주춤거리게 된다.

대도시인 바흐무트는 트리톤의 움직임이 제한될뿐더러, 방어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전장.

그곳에서 벌어진 시가전에서, 북부제국은 엄청난 병력 손실을 입게 된다.

이에 북부제국의 황제 바실리는 그런 키이우 왕국군의 저항의지를 꺾고자 드미트리와 그의 부하들을 보냈다.

하지만 이제 역사가 바뀌었으니, 드미트리의 투입이 더욱 빨라지리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그런 놈들까지 동원한다고?”

오토로부터 드미트리와 그의 부하들에 대한 설명을 들은 케레스는, 인상을 와락 구기며 분노했다.

케레스가 제아무리 어리숙한 사람일지언정, 그는 국가에 충성하고 기사도를 중시하는 기사이자 무인.

그런 케레스에게 있어 드미트리 일당은 가장 혐오하는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조심하셔야 됩니다.”

오토가 케레스에게 경고했다.

“드미트리는 북부제국 내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강자예요.”

“……!”

“아마 일대일로는 승산을 장담하기 힘들 겁니다.”

“그 정도라고?”

“네.”

오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절대 방심하지 마세요.”

“알겠어.”

“그리고 이거.”

오토가 케레스에게 쿠란을 건네주었다.

“이건 네 검이잖아? 왜 이걸 나한테 줘?”

“잠깐 빌려드리는 거예요. 드미트리를 만나게 되면 이게 형님의 목숨을 살려줄 거거든요.”

“하지만…….”

“저는 작전 나가야 되니까, 아마 검을 휘두를 일이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당분간 가지고 계세요.”

오토는 케레스가 드미트리를 이길 확률을 20~30퍼센트 정도로 보았다.

드미트리는 현 쿤타치 가문의 가주이자 오토의 외할아버지인 콘라드와 맞먹을 정도의 강자.

만약 케레스가 드미트리와 전장에서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쿠란과 같은 명검이라도 지니고 있어야 해볼 만했던 것이다.

“알겠어, 잘 쓰고 있을게.”

케레스는 하는 수없이 쿠란을 받아들었다.

“근데 어디 가?”

“도둑질하러요.”

“도둑질……?”

오토는 케레스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는, 카미유를 데리고 즉시 자취를 감추었다.

공간도약의 권능을 이용해 어디론가 가 버린 것이다.

* * *

“여긴…….”

카미유가 주변을 돌아보았다.

촤아!

촤아아아!

시커먼 파도가 절벽에 부서지고 있었다.

“어디긴.”

오토가 피식, 웃으며 카미유에게 말했다.

“북부제국 해안이지.”

“예……?”

“북부제국은 처음이지?”

“공간도약으로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

“응.”

오토가 고개를 끄덕였다.

“맙소사.”

카미유는 너무나도 놀라 그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이 무슨 터무니없는 마법이란 말인가?

눈을 떴다 감는 사이에 키이우 왕국에서 북부제국의 해안가까지 이동하다니…….

“그럼 어디든 가실 수 있는 겁니까? 이제?”

“아니.”

오토가 고개를 저었다.

“1주일에 한 번. 내가 가 본 곳만. 대륙의 끝과 끝 정도는 안 되고. 최대 반 정도? 인원이 많으면 더 힘들고.”

이런저런 제약이 많이 따르는 모양이었지만, 그래도 엄청나다.

아무리 마법이 존재하는 세상이라지만 이 먼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마법 같았다.

“근데 여긴 왜 오신 겁니까?”

“우리 정보국 비밀기지가 있거든.”

“예?”

“어디 보자…….”

오토가 지도를 들여다보며 비밀기지를 찾았다.

비밀기지는 어느 해안 동굴 안에 자리하고 있었고, 그곳에서는 마검사들이 열심히 정보를 분석하고 있었다.

“전하를 뵙습니다.”

“전하를 뵙습니다.”

“전하를 뵙습니다.”

마검사들이 일제히 오토를 향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

“다들 수고가 많습니다.”

오토가 마검사들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이곳에 있는 마검사들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익, 나아가 대륙의 평화를 위해 힘쓰는 숨은 영웅들이었다.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이역만리 흑해 너머에서 첩보활동을 벌이며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전쟁이 끝나면 누구보다 크게 포상해 줘야지.’

오토는 그렇게 생각하며 마검사들에게 명령했다.

“지금부터 대륙으로 향하는 모든 수송선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세요. 특히, 대륙으로 보내는 트리톤들이 실린 선박을 찾아내는 게 핵심입니다.”

“예, 전하.”

오토의 명령이 떨어지자 마검사들히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카미유는 오토의 의도를 깨닫고 탄성을 자아냈다.

오토는 대륙으로 운송되는 트리톤들을 중간에서 가로챌 심산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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