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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화

오싹!

드레이크는 오토의 경고에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스으으.

보라색으로 물든 오토의 두 눈이 너무나도 섬뜩해서, 그만 얼어붙고만 것이다.

“누구냐.”

드레이크가 오토에게 물었다.

“에이버리가 보낸….”

“그딴 뱀 새끼랑 나랑 비교하지 마.”

오토가 드레이크의 말을 잘랐다.

“난 이오타 왕국의 국왕 오토 드 스쿠데리아. 에이버리 따위가 부하가 아냐.”

“오토 드 스쿠데리아? 이오타 왕국? 그런 나라가….”

“있어! 있다고!”

“…….”

“말조심해라? 어?”

보라색으로 물든 오토의 두 눈이 더욱 위협적으로 빛났다.

수틀리면 <맹독응시>로 드레이크를 중독시켜 버릴 기세.

“이쯤 했으면 서로 좋게 좋게 대화로 풀자.”

“대화…?”

“다짜고짜 공격해 온 쪽은 우리가 아닐 텐데?”

“음.”

“이만하길 다행인 줄 알아. 다 죽여 버리려다가 참은 거니까.”

오토는 그렇게 말하고는 드레이크의 목 언저리에 닿았던 검을 거두었다.

드레이크는 오토를 공격하지 않았다.

“으으윽.”

“끄응!”

“아이고, 머리야.”

부하들이 두들겨 맞긴 했지만,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애초에 죽이려 했다면 처음부터 진검을 썼지, 목검을 쓰지도 않았을 테고.

스윽.

드레이크는 목 언저리에서 흐르는 피를 손으로 대충 슥 닦아내고는, 오토에게 물었다.

“정체가 뭐야.”

“말했잖아.”

오토가 눈을 부라렸다.

“같은 말 반복하게 하지 말지?”

“…….”

“짜증 나게 하고 있어. 팍 씨. 확 그냥 죽여 버릴까 보다.”

드레이크는 오토가 조금 전 자신을 위협했던 사람이 맞나 싶어 솔직히 좀 당황했다.

그 섬뜩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추고, 그저 유쾌한 장난꾸러기 하나만이 남은 듯한 느낌이었다.

‘입을 열면 깨는 스타일이로군.’

드레이크는 오토가 얼굴값을 못한다고 생각했다.

“왜. 뭐. 또 왜.”

“음?”

“너 지금 내가 입만 열면 깨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지?”

“……!”

“표정 관리 해라. 뒤지기 전에.”

눈치는 어찌나 빠른지.

사람 속내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기라도 한 걸까?

‘내 표정에 다 드러났던 건가.’

드레이크가 속으로 생각했다.

“어. 다 드러나.”

흠칫!

드레이크는 소름이 쫙 돋아서 온몸의 털이 다 곤두서는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표정 관리 하라고. 뒈지기 싫으면.”

“…….”

“짜증 나게 하고 있어.”

드레이크는 사람 마음을 읽는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를 만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 *

복수귀 드레이크의 오해로 인해 비롯한 해프닝은, 오토와 카이로스의 대활약으로 일단락되었다.

이오타 왕국의 선단은 <붉은 여신>에 배를 바짝 붙이고, 갑판 위를 완전히 장악해 버렸다.

그리고 오토는 드레이크에 대한 참교육에 들어갔다.

“아니, 확인은 하고 쏴야 할 거 아냐.”

“미안하다.”

“그러다 우리 배들이 침몰하기라도 했으면? 어떻게 책임질 건데?”

“정말로 미안하다.”

“돈은 그렇다 치고. 사람이 죽잖아, 사람이.”

“다시 한번 사과하겠다.”

“사과하면 군 생활, 아니 해적 생활이 끝나?”

“그건 아니지만….”

“사람 죽었으면 어쩔 뻔했냐고?”

“정말, 정말로 미안하다.”

드레이크는 그만 죽고 싶었다.

‘빌어먹을. 귀에 딱지 앉겠군.’

한 소리 또 하고.

했던 소리 또 하고.

사람 피가 마를 정도로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바람에, 드레이크의 스트레스 지수는 실시간으로 쭉쭉 치솟아 올랐다.

그렇게 약 2시간쯤 지났을 무렵.

“그, 그만. 제발, 그만. 그만해. 내가 잘못했어. 잘못했다고. 제발 부탁이야. 그만해.”

드레이크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듯 괴로워하며 오토에게 애걸복걸했다.

“차라리 무릎을 꿇으라면 꿇겠다. 그러니 제발 그만해라. 부탁이다. 제발.”

“후후.”

오토가 괴로워하는 드레이크를 바라보며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좀 반성이 됐겠지?”

“……?”

“휴! 이제 좀 후련하네!”

잠깐.

그 말.

설마….

‘일부러 그랬다고?’

드레이크는 치를 떨었다.

‘차라리 죽빵이라도 갈겨라! 이 미친놈아! 맞는 게 낫지!’

그때.

“아니, 아니지.”

오토가 드레이크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맞으면 잠깐 아프고 말잖아.”

“헉?”

“차라리 맞는 게 낫다는 걸 누가 모르냐? 갈굼 당할래, 그냥 한 대 맞을래. 하면 십중팔구는 그냥 맞겠다고 할걸.”

드레이크는 영혼까지 탈탈 털린 기분이라, 오토가 자신의 속마음을 훤히 들여다보는 것조차 그러려니 했다.

“고생했다.”

카미유가 드레이크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격려해 주었다.

“그 기분, 잘 안다.”

“…….”

“2시간이라니. 보통 1시간이면 끝나는데. 나 같으면 못 버티고 자살했을 거다.”

드레이크는 대답할 힘도 없어서, 그저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이고는 털썩 주저앉았다.

“서, 선장. 드십시오.”

드레이크는 부하가 건네준 럼주를 벌컥벌컥 들이켜고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따사로운 볕이 내리쬐는 하늘은, 오늘따라 유난히도 맑았다.

얄궂게도.

* * *

같은 시각.

오토가 준 특별임무를 받고 가까운 항구도시로 떠났던 카심은, 해적들에게 붙잡혀 있던 사람들을 무사히 내려 주는 데 성공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흑흑흑! 집에 돌아갈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흑흑흑!”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카심과 이오타 왕국군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들 입장에서 이오타 왕국군은 그야말로 생명의 은인.

더욱이, 오토는 그들이 집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노잣돈까지 넉넉하게 챙겨주었다.

단언컨대, 이보다 더 은혜로운 상황은 없으리라.

“그럼, 무사히 돌아가십시오. 국왕 전하께서도 여러분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바라고 계십니다.”

“까악, 까악!”

사람들을 배웅해 준 뒤 발걸음을 돌리던 카심은,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다.

단 한 사람.

“흑흑. 흑흑흑.”

한 소녀가 홀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오토가 직접 위로해 주었던 바로 그 소녀였다.

“왜 울고 계십니까.”

카심이 소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혼자 집으로 돌아가기 무서워서 그러십니까?”

“흑흑흑.”

“아니면….”

“돌아갈 곳이 없어요. 흑흑.”

“아.”

카심은 소녀가 왜 떠나가지 않았는지 깨닫고,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돌아갈 곳이 없다는 건 무슨 기분일까.

아마도, 소녀는 일가친척마저도 없는 모양이었다.

“같이… 가시겠습니까.”

카심이 한쪽 무릎을 꿇고 소녀를 올려다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되나요? 흑흑흑.”

“전하께서도 흔쾌히 받아주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흑흑흑.”

“자.”

카심이 미소를 지으며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레이디께서는 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마리안느… 라고 해요.”

“가시죠.”

카심은 마리안느란 이름을 가진 소녀를 다시 배에 태웠다.

‘올리브 시녀장님께 말씀드리면 잘 돌봐주시겠지. 좋은 분이시니까.’

왕궁 내에서 시녀장 올리브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

물론 올리브의 그 압도적인 피지컬의 영향도 크겠지만, 그게 결코 전부는 아니었다.

올리브는 왕궁에서 일하는 모든 시종·시녀들로부터 존경받는 인물.

엄할 땐 엄하지만 평소에는 매우 상냥하고, 세심하고, 배려 깊은 시녀장이었다.

그런 그녀라면 마리안느를 받아줄 것이며, 잘 돌봐줄 게 분명했다.

국왕인 오토도 마리안느를 데려온 걸 적극 지지해 줄 테고.

그렇게 오토가 준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카심은, 곧장 집게섬으로 향했다.

그러던 중.

번쩍!

우르릉, 콰앙!

날씨가 급변하기 시작하면서, 먹구름이 맑은 하늘을 순식간에 뒤엎어버렸다.

휘이이이이이이이이!

강한 바람.

촤라라라라라!

그리고 높은 파도.

재수 없게도, 소규모 태풍의 영향권 안에 휘말리게 된 모양.

“모두 꽉 잡아!”

“전원 선실로 대피!”

비상이 걸렸다.

“빨리빨리 움직이십시오! 어서! 위험합니다!”

카심은 이 배의 지휘관으로서, 마지막까지 갑판 위에 남아 선원들과 이오타 왕국군을 이끌었다.

마지막 선원 한 명이 선실로 들어간 걸 확인하고 나서야, 카심은 겨우 발걸음을 옮겼다.

끝까지 지휘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한 것이다.

하지만 책임감의 대가는 컸다.

‘서둘러야.’

카심이 막 뛰려던 순간.

촤라라라라라라라라라!

높은 파도가 카심을 덮쳤다.

“@$#@$#&@#@#@%#$%#$%!!!”

파도는 카심을 갑판 위에서 완전히 밀어내 성난 바다로 내던져 버렸다.

그렇게 갑판은 텅 비어 버렸다.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 * *

한편, 오토는 드레이크를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여기서 드레이크를 만날 줄은 몰랐는데.’

시기상 드레이크는 이제 갓 여정을 시작한 햇병아리.

한 명의 당당한 해적 영주로서 성장하려거든 아직 한참 남은 시점.

해적단의 규모도 작고, 개인의 무력도 약한 건 당연했다.

애초에 드레이크 자체가 무력이 강한 타입의 군주가 아니기도 했고.

“무슨 생각 하십니까?”

“저 빨간 머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이야.”

오토가 카미유의 물음에 답했다.

“그냥 아무 해군에나 넘기면 되는 거 아닙니까?”

“무슨 근거로?”

“예?”

“쟤 해적질 시작한 지 이제 한 달밖에 안 됐어. 현상금이라고는 땡전 한 푼 안 붙은 잔챙이라고.”

“아.”

카미유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떡하실 생각이십니까?”

“글쎄.”

오토가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어떻게 하지. 좀 고민되네.”

“현명하신 판단을 내리실 거라 믿습니다.”

“현명한 판단이라. 키워서 잡아먹을까?”

“…예?”

카미유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키워서 잡아먹는다니? 저 해적이 무슨 닭….”

“닭 맞아. 아직 햇병아리지만. 크면 멋진 쌈닭이 될 거야.”

오토는 그렇게 말하면서 결심을 굳혔다.

‘드레이크는 해전에서 당할 자가 없는 인재야. 해적 영주들 중에서 전략·전술도 가장 뛰어나고.’

드레이크는 100인의 군주 중에서도 해전으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뛰어난 제독[提督].

컨셉상 군주보다는 차라리 함대를 지휘하는 해군 제독이 더 어울리는 캐릭터.

애초에 세력 경영보다는 가족의 원수를 갚는 복수가 메인 시나리오일 정도였으니….

‘등용하자.’

마침 해군을 창설할 생각이던 오토는, 드레이크를 부하로 삼기로 다짐했다.

이 또한 오토의 본래 계획에는 없던 변수.

하지만 드레이크라면 변수를 감수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못해 넘쳤다.

세계관에서 가장 뛰어난 해군 제독 중 하나를 얻는 것이었으므로, 이오타 왕국의 해군력에 엄청난 보탬이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드레이크를 등용하는 데 성공했을 때의 이야기이겠지만.

“우리가 데려가자.”

“등용하시겠단 말씀이십니까?”

“응.”

“해적을 뭘 믿고 등용합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지극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반론에 오토도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잖아. 출신 성분 가려서 뭐 해. 그러다 옥석을 놓치는 거야.”

“하지만….”

“일단 얘기 나눠 볼게.”

“알겠습니다.”

카미유는 더 이상 반대하지 않았다.

오토가 진지해질 때면 뭔가 생각이 있기 때문이고, 그렇게 해서 내린 결정은 모두 옳았다는 걸 알았으므로….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오토는 드레이크를 따로 불러내 말했다.

“너, 내 신하 해라.”

“뭐?”

“해군참모총장 시켜 줄게.”

“개소리.”

드레이크의 목소리가 돌연 사나워졌다.

조금 전에는 잘못한 게 있었기에 고분고분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이야기가 달랐다.

“개소리.”

드레이크가 딱 잘라 오토의 제안을 거절했다.

“나는 할 일이….”

“복수를 도와준다면?”

“……!”

“열흘 안에 에이버리한테 복수하게 해줄게. 어때, 이래도 싫어?”

순간 뇌정지가 온 드레이크는 무어라 대답하지 못했다.

열흘 안에 복수에 성공하게 해 준다?

그것도 해적 영주 에이버리를 상대로?

농담으로라도 입에 담기 힘든, 허무맹랑한 개소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토의 생각은 달랐다.

‘열흘이면 충분하지.’

오토는 열흘 안에 에이버리를 잡을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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