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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화

자정을 넘긴 야심한 밤.

오토는 카이로스와 더불어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목검을 이용해 대련했다.

엘리제의 가르침을 통해 <무적검술>의 숙련도를 올리려면 마나를 끌어올려 밀어붙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카이로스가 그리 좋은 선생님이 아니었다는 것.

솔직히 선생님으로서는 빵점에 가까웠다.

빠악!

“컥!”

오토는 카이로스가 휘두른 목검에 정수리를 얻어맞고는,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옳거니! 어디 혼쭐 좀 나 봐라!”

“으악!”

“으헤헤헤헤헤!”

카이로스는 이때다 싶어 쓰러진 오토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검을 휘두르며, 살벌하게 매타작을 가했다.

“야 이 미친놈아! 악! 이건 수련이 아니라 그냥… 악! 씨발 그만 때려!”

오토가 뒤로 데구르르르 굴러서 카이로스와의 거리를 벌린 뒤 빽! 소리쳤다.

“수련이라고! 수련! 구타가 아니라!”

“원래 맞으면서 배우는 거다!”

“배우기 전에 골병부터 들겠다! 으윽!”

카이로스는 오토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검술을 펼칠 틈을 주지 않았다.

게다가 한번 치명타를 가했으면 빠져 줘야 했는데, 그걸 못 참고 닥치는 대로 목검을 휘두르기 일쑤였다.

“살살 하라고. 한 대 쳤으면 그만해라. 나 진짜 죽어.”

“음! 정신력이 형편없군!”

“이게 정신력이랑 뭔 상관이야! 수련하다가 골병들어 뒈지게 생겼으니까 적당히 패라는 거지!”

“나약한 놈 같으니.”

“미친놈아 사람이 무슨 쇠도 아니고! 때린다고 강해지겠냐고! 아오!”

오토는 카이로스가 말귀를 못 알아먹자 분통이 터졌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은 카이로스만 한 상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살살해. 살살. 봐주면서 하라고. 적당히 맞춰 주면서 해야 수련이 될 거 아냐.”

“그러면 수련이 되냐?”

“몰아붙인다고 해서 다가 아니라고. 내 무의식에 각인된 검술을 의식하면서 사용할 수 있게끔 유도해 봐.”

“으음.”

카이로스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그 모습이 마치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려고 무진장 애쓰는 것 같아서, 오토는 머리를 감싸고 괴로워해야만 했다.

“아, 알겠다.”

정말 알아들은 거 맞아?

“적당히 봐주면서 해 보도록… 노력해 보겠노라.”

“제발.”

오토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카이로스에게 덤벼들었다.

* * *

다음 날 아침.

오토는 딱 3시간 동안만 눈을 붙이고, 다시 수련에 나섰다.

이번 대련 상대는 카미유였다.

카미유나 오토나 순수 실력은 비슷한 만큼, 서로에게 꽤 좋은 대련 상대라고 할 수 있었다.

“간다.”

“오십시오.”

카미유와의 아침 수련을 마치고 잠깐 눈을 붙인 오토는, 또다시 카이로스와의 수련에 나섰다.

정말 피곤할 때는 딱 30분 정도만 눈을 붙이고, 이른 아침부터 새벽 늦은 시각까지 오직 수련에 시간을 쏟았다.

[알림: <무적검술>의 숙련도가 올랐습니다!]

[알림: <무적검술>의 숙련도가 올랐습니다!]

(중략)

[알림: <무적검술>의 숙련도가 올랐습니다!]

덕분에 단기간에 <무적검술>의 성취가 오르긴 올랐다.

하지만 현재 2성인 성취가 3성에 도달할 만큼은 결코 아니었다.

아무리 벼락치기를 한다고 한들 한계는 명확했다.

무의식 속에 깊이 각인된 <무적검술>의 진가를 끌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임이었으면 이렇듯 되새김질을 해서 검술을 수련할 필요 없이, 그저 레벨만 올리면 다 해결됐었는데….

‘현실일 수도 있으니까.’

오토는 쿠란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지금 자신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이 세계가 단순히 게임 속이라고만 여기지는 않기로 했다.

쿠란은 이 세계에서 가장 지혜롭다는 생명체인 드래곤.

그런 그가 뭔가 짐작이 간다는 뉘앙스로 말한 만큼, 이 세계가 정말 게임 속 같지는 않았던 것이다.

물론 쿠란이 맨정신으로 돌아와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나눈 뒤에야 확인할 수 있겠지만….

어쨌거나 3일의 시간이 지나고, 엘리제와 약속했던 날이 밝았다.

하지만 엘리제는 하루가 다 지나고 자정이 되도록 나타날 줄 몰랐다.

“전하.”

흠칫!

마음을 졸이던 오토는, 카미유가 부르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더니.

아주 작은 소리에도 놀라는 쫄보가 되어 버린 오토였다.

“뭘 그리 놀라십니까? 전하께서 무슨 개복치입니까?”

“으응?”

“개복치 모르십니까? 바다에 사는 거대한 생선 말입니다.”

“모르는데?”

“있습니다, 그런 생선이.”

카미유는 작은 소음에도 화들짝 놀라는 오토가 꼭 개복치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마시고 눈 좀 붙이십시오.”

카미유가 오토에게 잘 것을 권했다.

“아가씨께서 오셨을 때 제대로 된 기량을 선보이시려면 주무시는 게 좋을 겁니다. 벌써 3일 밤낮을 새지 않으셨습니까.”

오토는 벼락치기를 한답시고, 낮에는 카미유.

그리고 밤에는 카이로스와 더불어 20시간 넘게 수련했다.

지난 3일 동안 하루에 2~3시간밖에 자지 않고 수련에만 몰두했던 것이다.

왜?

죽고 싶지 않았으니까.

졸음이나 육체의 피로보다 생존욕구가 더 강렬했던 것이다.

“피곤해서 제 실력을 발휘 못 하시면 어떡합니까?”

“그, 그럼 죽겠지?”

“그러니까 한 시간이라도 좀 자 두십시오. 곧 자정인데 어차피 시간도 늦지 않았습니까. 엘리제 님이 아무래도 늦으시는 모양입니다. 하루 이틀 정도는 늦어도 이상할 것 없지 않습니까?”

“역시 그렇겠지?”

오토는 카미유의 조언에 잠시 침대로 가 눈을 붙이려 했다.

카미유의 말대로, 피곤해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한다면 엘리제가 극대노해서 목을 뎅겅! 날려 버릴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는가?

‘일단 좀 자자.’

긴장감 때문에 잠이 잘 오지 않았지만, 애써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그렇게 눈꺼풀이 반쯤 감기던 찰나.

콰앙!

갑자기 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

“히이이이익?!”

오토는 너무나도 놀라 심장마비로 그만 숨이 멎을 뻔했다.

혈인[血人].

온몸에 피칠갑을 한 엘리제가 입을 열었다.

“아직 1초 남았다.”

그로부터 1초 뒤.

뻐꾹, 뻐꾹!

시계에서 튀어나온 뻐꾸기가 자정을 알렸다.

* * *

“사, 살려 주세요!”

오토는 엘리제를 보자마자 납작 엎드려 목숨을 구걸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도대체 뭘 하다 온 거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피범벅.

군복 곳곳에는 사람 살점으로 보이는 조각과 머리카락(!)이 엉겨 붙어 있기까지 했다.

심지어, 검집에서 시뻘건 피가 뚝뚝 흘러내리는 걸 보면 사람을 벤 지 얼마 안 된 게 분명했다.

군복에는 오래전에 굳어 버린 핏자국이 가득했으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벤 것인지 상상도 가지 않을 지경이었다.

“왜 갑자기 넙죽 엎드려 비는 건가? 내가 널 아무 이유 없이 대뜸 잡아 죽이기라도 한다는 건가?”

엘리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 꼴을 하고 왔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지!!!’

지옥에서 갓 올라온 악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 주제에!

확실히, 엘리제도 평범한 사람들과는 사고방식 자체가 달랐다.

하기야 그런 멘탈과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으니, 장벽 너머에서 매일 같이 살육에 가까운 전투를 벌일 수 있는 것이겠지만….

“그, 그게. 온통 피를 뒤집어쓰셔서.”

“아. 이거 말인가.”

엘리제는 그제야 자신의 모습을 슥 훑어보고는, 아차! 싶다는 표정을 지었다.

“급하게 달려오느라 갑옷만 벗은 거다. 샤워하고 군복을 갈아입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장벽 너머에서요?”

“그렇다.”

“그러기엔 아직도 피가 뚝뚝 떨어져 내리는데요?”

“국경을 넘다가 산적들을 마주쳤다.”

단언컨대, 오늘이 그 산적들 일생일대의 위기이자 가장 운이 나쁜 날이었을 것이다.

“내게 잠자리를 요구하더군. 난 약혼자가 있는 몸이니 그럴 수 없다고 거절했지만, 듣지 않았다.”

아이고.

“그래서요?”

“내 말을 무시하고 날 범하려 하더군.”

미, 미친놈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토벌했다. 그들만 아니었다면 점심때쯤 도착할 수 있었을 텐데.”

오토는 문득 엘리제의 말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는, 물었다.

“근데 엘리제 님이 고작 산적들 토벌하는 데 한나절이나 걸리셨어요? 1분이면 충분하지 않나요?”

뭐 얼마나 강한 산적들이기에 엘리제 님을 상대로 한나절이나 버텨?

우주최강 산적들인 거야?

“기왕 토벌한 김에 최후의 한 명까지 찾아내 제거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마지막 한 놈이 화장실 속에 들어가 숨어 있더군. 구더기들이 들끓는 변소 안을 들여다보는 것은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지만, 기왕 시작한 토벌은 깔끔하게 끝내야 하지 않겠나.”

“고, 고생하셨습니다.”

무시무시하게 강하고.

한번 검을 뽑으면 그 누구보다 잔혹하고.

또한 무시무시하게 집요한 캐릭터.

문제는 이런 캐릭터가 세계관 최강자라는 것.

“시간에 맞춰 오긴 했지만, 너무 늦은 것 같군. 혹시 내게 잠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겠나?”

“물론이죠! 암요! 그렇고말고요! 최고로 준비해 드려야죠!”

“그럴 필요는 없다. 그저 바람을 막을 작은 공간과 이 한 몸 뉘일 작은 야전침대만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해.”

“에이, 먼 길 달려오시느라 고생하셨는데 따뜻하고 푹신한 잠자리에서 편하게 주무셔야죠.”

“그렇게 편안하게 자 버릇하면 기합이 빠진다.”

“네…?”

“무인의 잠자리는 베개로 삼을 딱딱한 돌덩어리와 모포 한 장이면 충분하다.”

“…….”

“괜한 사치는 심신을 어지럽힐 뿐.”

엘리제는 그렇게 말하고는 오토의 침실을 나섰다.

“문은 왜 부서져 있는 건가?”

“…조금 전에 엘리제 님이 부수고 들어오셨습니다만.”

“그, 그랬나?”

무표정하기만 하던 엘리제의 표정에 살짝 당혹감이 스쳤다.

이분 이거 은근히 맹한 구석이 있으시네.

“미안하다. 변상해 주마.”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아니다. 기물파손을 했으면 변상을 해야 하는 법. 너에게 오는 걸 서두른다고 문을 부순 것도 깜빡했다.”

“정말 괜찮습니다. 이 정도는 왕실 예산으로….”

“아니다. 변상하겠다.”

“정말 괜찮은데….”

“잠깐 기다려라.”

엘리제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낡아빠진 작은 동전 지갑 하나를 꺼냈다.

도대체 얼마나 오래 사용한 것인지, 낡다 못해 가죽 끝부분이 완전히 헤져서 바스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게다가….

‘토끼가 그려져 있어?’

색이 많이 바라긴 했지만, 분홍분홍 귀여운 토끼 그림이 새겨져 있는 지갑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엘리제가 아주 어릴 적부터 써 왔던 지갑인 게 분명했다.

“하나, 둘….”

엘리제가 낡은 토끼 지갑에서 동전을 한 닢 한 닢 꺼내 세었다.

그러던 중.

“음.”

엘리제가 한참을 고민하더니, 오토를 돌아보며 물었다.

“혹시.”

“네?”

“외상… 가능하겠나?”

“외상이요?”

“전재산이 5브론뿐이다.”

엘리제가 부끄러운지 슬쩍 얼굴을 붉혔다.

브론[Bron].

구리로 만든 합금에 일정 비율의 청동을 붙여 만든 동전.

정확하진 않지만, 그 가치는 한화로 약 천 원 정도.

5브론이면?

약 5천 원.

세계관 최강자인 엘리제의 전재산이라는 게 고작 길거리 노점상에서 빵 두어 덩이와 우유 한 잔을 살 돈이 전부일 줄이야….

‘유서 깊은 명가에서 태어난 고귀한 혈통이 어쩜 이리도 검소하신지.’

잠자코 있던 카미유가 엘리제의 검소함에 감탄하던 사이.

“그럼 차용증부터 쓰ㅅ….”

오토가 무의식으로 흰 종이를 꺼내려 했다.

‘안 돼! 이 미친놈아!’

카미유가 황급히 오토의 명치를 향해 팔꿈치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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