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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진실을 깨달은 포클론 공작은 한동안 이성을 잃고 길길이 날뛰었다.

철석같이 믿었던 오토가 이렇게 배신해 버리니, 포클론 공작이 미쳐버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부터… 처음부터 나를 속였구나… 국왕과 짜고 나를 가지고 놀았어… 오토 드 스쿠데리아… 네 이노옴……!!!”

비로소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포클론 공작이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코앞에 아라드 제국군이 들이닥친 상황.

이대로라면 영지가 함락당하는 건 불과 몇 시간도 걸리지 않을 게 분명했다.

더욱이, 엘리제까지 와 있다니 포클론 공작으로서는 도저히 손쓸 방법이 없었다.

‘어서 여길 떠야 한다.’

포클론 공작은 이대로 파멸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우선 영지를 빠져나가 다른 귀족들과 합류한다. 그 뒤에 힘을 합쳐 대항한다면… 최소한 국왕과 협상해 볼 여지는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그게 최선이란 판단을 내린 포클론 공작은, 즉시 기사들을 돌아보며 명령을 내렸다.

“속히 탈출을 준비하라.”

포클론 공작은 처자식들마저 버린 채 홀로 탈출을 꾀했다.

그는 처자식들이 인질로 잡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본인부터 살아야 훗날을 기약해 볼 수 있고, 인질 협상도 가능한 것이었기에 일단 도망치려는 것이다.

“저, 전하.”

기사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

“아무래도 탈출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뭐라?”

포클론 공작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탈출이 불가능하다니? 그게 무슨 개소리냐? 나를 모시고 탈출할 능력도 없다는 말이냐? 네놈들은?”

“그, 그것이 아니오라…….”

“……?”

“저길 보시옵소서.”

기사가 저 멀리 문 앞을 가리켰다.

“뭘 보라는…… 히익?!”

포클론 공작은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돌렸다가, 문 앞에 우두커니 자리한 한 여성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엘리제.

전 대륙을 뒤져도 적수를 찾아볼 수 없다는 강자.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는 초인이 문 앞에서 서서 포클론 공작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어, 어느 틈에……?”

“포클론 공작.”

엘리제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키이우 국왕의 명으로, 그대를 반역죄로 체포하겠다.”

“…….”

“순순히 협조하라. 그러지 않으면…… 유혈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엘리제가 검을 뽑지도 않은 채 포클론 공작을 향해 경고했다.

“……크윽.”

포클론 공작은 엘리제가 말한 ‘유혈사태’ 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았다.

반항해 봐야 기사들만 죽어 나갈 테니, 깔끔하게 항복하란 뜻이었다.

“피를 보고 싶지 않다.”

“……알겠소.”

결국, 포클론 공작은 순순히 무릎을 꿇으며 항복을 선언하고야 말았다.

전쟁의 여신 엘리제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 * *

포클론 공작을 항복시킨 엘리제는, 기세를 돌아 키이우 왕국을 순회하며 지방귀족들을 하나하나 무릎 꿇렸다.

엘리제의 방문을 받은 키이우 왕국의 귀족들은, 너도나도 백기를 내걸고 항복을 표시했다.

그만큼 엘리제의 이름값은 어마어마하게 높았고, 지방귀족들의 우두머리인 포클론 공작이 제일 먼저 체포된 탓이었다.

물론 끝까지 저항하려던 귀족들이 몇 있긴 했지만, 그들의 최후는 하나같이 똑같았다.

결사항전을 선언하고 버텼던 이들은 모두 엘리제의 방문을 받았고, 그들을 지키려던 기사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제압되었다.

반항을 하든 안 하든 결과는 하나도 달라질 게 없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무지막지하네.”

오토는 엘리제가 불과 1주일 만에 반란을 깔끔하게 진압했단 보고를 받고 혀를 내둘렀다.

심지어, 반란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엘리제는 굳이 전투를 벌일 것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쳐들어가 기사들을 제압하고 귀족들을 체포해 버리는 방식을 사용했던 것이다.

“난 진짜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아.”

문득 회의감이 든 오토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왜 그러십니까?”

“아니.”

오토가 카미유의 물음에 볼멘소리를 내었다.

“누구는 뭐 빠지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머리 굴려 가면서 입 털어도 어려운데. 엘리제는 그냥 다 해결해 버리네.”

“아.”

“역시 무력이 최고인 것 같기도 하고.”

초강자를 상대로는 편법이 통하지 않는다.

오토는 그 사실을 엘리제를 보고 깨달았다.

“두루두루 다 갖춰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카미유가 미소를 지으며 오토를 달랬다.

“북부제국의 침공에 대비한 틀은 전하께서 직접 계획하신 겁니다. 게다가 로웨나, 테르테미안, 그리고 파라곤을 제어해서 전쟁을 방지하는 것도 전하께서 하신 일입니다.”

“그건 그렇지.”

“아가씨께서 대단하시긴 하지만, 그렇다고 전하께서 하신 일들을 폄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놀라서 그래, 놀라서.”

오토가 못 당하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사망자 하나 안 내고 반란을 제압하는 게.”

“그건 저도 놀랍습니다.”

“역시 대단해. 우리 자기가 최고야.”

오토가 뿌듯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약혼녀의 능력이 이렇게 뛰어난 걸 보니 못내 흐뭇하고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우리 자기 마중 나갈 준비나 해야지.”

오토는 수도로 오고 있는 엘리제를 맞이하기 위해 열심히 꽃단장을 시작했다.

“…….”

카미유는 그런 오토를 지켜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언제는 죽자고 도망쳐 다니시더니.’

처음 엘리제를 만났을 때는 도망부터 쳤던 주제에, 이제는 꽃단장까지 하는 모습이 황당했던 것이다.

* * *

그날 오후.

지방귀족들을 체포해 수도로 데려온 엘리제는 크바르와 만났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크바르가 엘리제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반란을 이렇게 빠르고, 깔끔하고, 손쉽게 진압해 주었으니 크바르로서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부디 성군이 되시기를.”

엘리제는 그런 크바르에게 예를 갖춰 인사를 건네고는, 오토를 돌아보았다.

“정말 고생했어.”

“전혀 고생하지 않았다.”

엘리제가 오토의 말에 미소로서 대답했다.

“예전에 비하면 이게 훨씬 낫다. 누군가를 죽일 필요도 없으니까.”

“아……!”

“장벽 너머처럼 춥지도 않고.”

“하하하…….”

오토는 그 말을 듣자, 엘리제에게 있어 장벽 안쪽은 그냥 놀이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알겠어. 어쨌든 수고했으니까 이따 같이 밥 먹고 차 마시자.”

“기다리겠다.”

엘리제가 자리를 비우고.

“죄인들은 고개를 들라.”

크바르가 엘리제에게 잡혀 온 지방귀족들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

“…….”

“…….”

죄인들은 벙어리라도 된 것 마냥 입을 꽉 다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찍, 소리라도 냈다간 당장에 목이 날아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침묵을 지키거나, 혹은 살려달라고 비는 게 전부였다.

“모두 죽이셔야 합니다. 저들 중 3분의 2 이상은 북부제국의 침공에 국외로 도피하거나, 혹은 아예 항복해 버릴 매국노들입니다.”

오토가 크바르에게 조언했다.

“예, 그럴 생각입니다.”

크바르 역시 죄인들을 살려 둘 생각이 없었다.

반란은 곧 사형으로 다스려야 하는 법.

그건 선택이 아닌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다.

아무리 봐주고 싶어도 반란을 일으킨 자들을 살려 뒀다간 왕의 위엄이 서질 않으니까.

때로는 피의 숙청이 필요할 때도 있는 법이었다.

“죄인들에게 사형을 내린다.”

크바르가 입을 열었다.

“죄인들의 가족들은 죄질에 따라 귀족에서 평민으로 신분을 강등시키거나, 혹은 그대로 영지를 세습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죄인들이 가진 재산은 모두 몰수할 것이나, 가족들이 평민으로서 살아갈 정도는 남겨두도록 한다.”

그러자 어전에 있던 모든 이들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전하!”

“아니 될 말씀이시옵니다!”

“어찌 반역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그런 관대한 처벌을 내리시옵니까?”

“최소한 삼족을 멸해야 할 것입니다!”

크바르의 판결은 대단히 파격이었다.

본래 반란이란 최소 삼족, 심하면 구족을 멸하는 연좌제로 다스려지는 중죄.

그런데 당사자들만을 처형한다는 것은, 이 세계에서 베풀 수 있는 최대한의 자비를 베푼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이 양반이?’

오죽했으면 오토마저도 크바르의 판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지경.

“괜찮으시겠습니까?”

“북부제국이 침공해 올 예정인데, 저들의 가족들까지 모조리 처형해 버리면 분위기가 지나치게 어수선할 것 같습니다.”

오토의 물음에 크바르가 대답했다.

“저들 중 자신들이 다스리는 지역에서 인망을 얻은 자들도 있을 테니, 가족들까지 모두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음.”

“저들의 가족들 중 충성을 맹세하고, 그들이 가진 기사들과 병사들을 모두 반납하는 조건이라면 썩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오토는 크바르의 판결에 솔직히 감탄했다.

‘역시 괜히 크바르가 아니지.’

다소 물러터진 판결이 아닌가 싶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북부제국의 침공에서 나라를 구할 예정인 영웅 내릴 만한 결정이다 싶었다.

지금은 크바르에게는 왕권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적 결속을 다져 놓는 것도 매우 중요한 시기.

과감하게 베푼 자비가 키이우 왕국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기만 한다면, 북부제국을 상대하는 데 있어 매우 큰 도움이 될 법도 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에스메랄다랑 이어질까?’

오토는 크바르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궁금했다.

본래 시나리오대로라면, 크바르는 전쟁이 터지기 전 강압적인 정략결혼에 의해 포클론 공작의 딸 에스메랄다와 결혼할 것이었기 때문이다.

* * *

판결에 따라 죄인들은 며칠 뒤 처형되었다.

크바르는 대단히 관대했다.

죄인들을 처형하기 전 그들의 직계 가족들로 하여금 시신을 수습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평소 죄질에 행실에 따라 영지와 작위를 세습시켜 주기도 하는 등 역사상 유례없는 관용을 베풀었다.

또한, 죄인들에게 어떠한 고문도 가하지 않았으며 깔끔하게 참수형으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런 크바르의 관대한 처분에 죄인의 가족들은 대단히 고마워했고, 원한을 품은 자들은 거의 없었다.

구족을 멸해도 시원치 않을 죄를 저질렀는데, 이 정도면 봐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몇몇 죄인들의 가족들은 여전히 크바르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었지만, 그들은 며칠 내로 의문사를 당했다.

크바르는 그들을 용서했을지언정, 오토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토는 그들이 크바르의 뒤통수를 칠 것을 우려했기에, 지켜보고 있다가 이상한 낌새가 보인다 싶으면 가차 없이 암살해 버렸던 것이다.

그렇게 키이우 왕국의 혼란도 잠잠해져 갈 무렵.

“에고 상단의 에고입니다요.”

“로셴 백작이라 하오.”

오토는 고블린 상인 에고와 로셴 백작의 만남을 주선했다.

북부제국의 침공을 수월하게 막으려거든 키이우 왕국이 개발한 신무기를 대량생산해야 했고, 그러려거든 지금 당장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원자재를 수급해야 했기 때문이다.

“쿄쿄쿄!”

“껄껄껄!”

놀랍게도, 에고와 로셴 백작은 죽이 척척 들어맞았다.

두 사람 모두 돈을 버는 데 비상한 머리를 가진 만큼, 척하면 척 대화가 너무나도 잘 통했던 것이다.

“……걱정 안 해도 되겠네.”

오토는 에고와 로셴 백작이 치열하게 의견을 대립하다가도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가는 걸 보고, 은근슬쩍 자리를 비켜주었다.

전생에 부부였는지, 에고와 로셴 백작의 궁합이 너무나도 좋아 굳이 들여다볼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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