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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완전히 뚜껑이 열려 버린 바토리는, 오토가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한동안 온갖 욕설을 퍼부어 대며 길길이 날뛰었다.

바토리에게 있어 이런 굴욕은 난생처음이었다.

강대국의 공주로 태어났고, 매우 어린 나이에 왕세자로 책봉을 받았으며, 20대 중반에 왕위에 올랐던 그녀가 이런 굴욕을 경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단순히 혈통만 뛰어난 게 아니라, 정치력과 외교력은 물론이고 어마어마한 무력까지 갖춘 무인(武人)이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이렇듯 함정에 빠져서 제대로 엿을 먹은 것으로도 모자라, 조롱까지 당했으니 그 분노는 가히 어마어마했다.

오죽했으면 군주로서의 위엄과 체통마저 잃은 채 온갖 쌍욕을 퍼부어대며 악다구니를 다 썼을까.

그만큼 오토가 파 놓은 함정은 악랄했고, 조롱은 더없이 얄미웠다.

냉철한 군주인 바토리가 이성을 잃고 꼭지가 돌아 버릴 만큼 말이다.

“이. 개. 같은. 새. 끼.”

바토리가 이를 악물었다.

으득!

어찌나 세게 이를 물었던지, 어금니 하나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졌을 지경.

하지만 그런다 한들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할 수 있는 것 역시 없었다.

오토는 이미 까막이를 타고 훨훨 날아가 버린 뒤인데, 화를 내 봤자 뭐가 달라질까.

“…….”

“…….”

“…….”

한편, 에르제베트 왕국군은 그 광경을 보고 바토리에게 크게 실망했다.

국왕인 그녀가 직접 친정(親征)에 나선다 했을 때, 에르제베트 왕국군의 사기는 매우 드높았다.

하지만 조금 전 바토리가 오토에게 조롱을 당한 뒤 이성을 잃고 욕설을 퍼부어 대면서, 그녀에 대한 평가는 180도 뒤바뀌었다.

유능하고, 위엄 넘치고, 강력한 군주로 받아들여지던 이미지가 한순간에 닭 쫓던 개 꼴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게다가 강대국인 국왕인 그녀가 이제 갓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신흥강국의 젊은 군주에게 농락당했다는 것은, 에르제베트 왕국군의 자존심을 박살 내 놓았다.

바토리가 차라리 꾹 참고 위엄 있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이성을 잃고 날뛰는 바람에 군심(軍心)이 크게 흔들리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바토리도 그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아차.’

하지만 정신을 차려 보니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부들부들…!!!

바토리는 최대한 분노를 억누르면서, 평정심을 되찾으려 애썼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부상자들부터 수습하라.”

바토리가 기사들에게 명령했다.

“단 한 명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 행군은 멈추고, 최대한 사태 해결에 집중하도록 한다.”

“…예, 전하.”

결국, 바토리는 행군을 포기해 버리고 말았다.

여기서 부상자들을 나 몰라라 하고 계속해서 진군했다간 군심을 잃을 게 뻔했으므로, 울며 겨자 먹기로 부상자들의 수습을 명령했던 것이다.

마음만큼은 부상자들이고 나발이고 즉시 군대를 움직여 우르크 평원으로 쳐들어가고 싶었지만 말이다.

“또한.”

바토리가 재차 명령했다.

“성난 늑대 부족에게 전하라. 우리 군이 1주일 정도 늦을 것 같다고.”

“예, 전하.”

아무리 빨리 부상자들을 수습한다 해도 최소 2~3일은 걸릴 터.

게다가 협곡이 무너지는 바람에 우르크 평원으로 가려거든 먼 길을 돌아가야만 했다.

즉, 단순히 사상자가 많이 발생한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발목을 잡힌 격이라, 전쟁이 더욱 길어지게 된 것이 더욱 큰 문제였다.

최대한 빨리 전쟁을 끝내야 하는 에르제베트 왕국의 입장에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거기에 더해, 에르제베트 왕국군이 늦으면 늦을수록 성난 늑대 부족이 위태로운 것 또한 문제였다.

만약 에르제베트 왕국군이 도착하기 전에 성난 늑대 부족이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그땐 정말 최악의 대참사가 펼쳐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것이다.

* * *

한편, 에르제베트 왕국의 주변 세력들은 오토가 흘린 정보를 듣고 즉시 전쟁을 준비했다.

바토리가 직접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우르크 평원으로 내려갔으니, 주변 세력들 입장에선 이보다 더한 기회가 없었다.

에르제베트 왕국을 멸망시키지는 못할지언정, 기습적인 침공을 통해 영토를 갉아먹고 방어하기에 유리한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기엔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런 주력세력들 가운데는 현재 세계 최강대국인 아라드 제국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에르제베트 왕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아라드 제국의 서쪽을 지배하는 사람은 황제의 여동생인 로웨나 대공(大公)이었다.

그녀는 바토리와 사이가 매우 좋지 못했으므로,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리고…….

“오랜만일세. 끌끌.”

와지르 대공은 암살 위협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로웨나를 찾아갔다.

애초에 와지르 대공은 암살을 별로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사상 최강의 시녀장인 올리브와 함께라면, 암살당할 염려는 거의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대공을 뵙습니다.”

로웨나는 와지르를 매우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와지르에 대한 로웨나의 존경심은 가히 대단했다.

로웨나는 과거 와지르가 아라드 제국에 있을 당시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었고,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반란을 통해 황위에 오르고 싶은 야망이 있는 로웨나에게 와지르는 대단히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만약 와지르가 공식적으로지지 선언이라도 해 준다면, 반란의 명분으로 삼기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신흥강국의 왕인 오토를 포섭해서 세력을 확장하려던 로웨나로서는, 와지르의 방문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스승님.”

“끌끌끌. 먼 길은 무슨.”

“아니에요. 이리 찾아주신 것만으로도 감사드려요. 호호호.”

로웨나는 와지르를 극진히 모시는 한편, 가려운 부분을 먼저 긁어주기까지 했다.

“바토리가 어지간히도 무리하는군요. 감히 스승님을 건드린 걸로도 모자라 본국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우르크 평원으로 가다니요.”

“이미 알고 있는가? 끌끌.”

“오토 드 스쿠데리아 국왕이 전령을 보내왔어요.”

“허허. 녀석. 거 참 빠르구먼.”

“지금 즉시 황제 폐하께 보고 후 군대를 일으켜 에르제베트 왕국을 공격하겠어요.”

로웨나는 와지르가 먼저 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에르제베트 왕국을 공격하겠다 말했다.

그건 로웨나에게 있어 일석삼조와 같은 효과였다.

만약 로웨나가 아라드 제국군을 동원해 에르제베트 왕국을 공격한다면, 세 가지 효과를 모두 누릴 수가 있었다.

와지르와 오토의 호감을 사고.

평소 마음에 안 들던 바토리에게 제대로 한 방 먹여주고.

게다가 반란을 일으키려는 로웨나에게 있어 에르제베트 왕국은 그야말로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만약 반란을 일으켰는데 에르제베트 왕국이 후방에서 찌르고 들오기라도 한다면, 로웨나로서는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정말 그래 주겠는가?”

와지르가 미소를 지으며 로웨나에게 물었다.

“물론 에르제베트 왕국의 국경이 워낙 단단하니 큰 효과를 보기는 힘들겠죠.”

“그럴 걸세.”

에르제베트 왕국은 강대국.

가장 중요한 아라드 제국과의 국경을 비울 만큼 바보가 결코 아니었을뿐더러, 그 주변에 주둔시켜 놓은 병력의 질과 양은 엄청났다.

제아무리 아라드 제국군이라 한들 손쉽게 뚫어내지 못할 정도로, 방어가 결코 허술하지 않았던 것이다.

와지르도 로웨나도 그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웨나가 에르제베트 왕국을 침공하겠다 말한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아라드 제국이 국경 근처를 어슬렁거리면서 툭툭 건드리기만 해도 에르제베트 왕국은 바짝 긴장한 채 국경의 방어를 더욱 단단히 할 수밖에 없을 터.

그러면 에르제베트 왕국 입장에선 주변 세력들이 공격해 오더라도 섣불리 국토 방어를 위해 병력을 빼기 쉽지 않을 게 분명했다.

즉, 로웨나가 이끄는 아라드 제국군은 국경에 배치되어 있는 에르제베트 왕국군 본대를 붙잡아두는 역할이었던 것이다.

에르제베트 왕국의 주변 세력들이 마음껏 공격할 수 있도록.

“이 늙은이의 가려운 부분을 잘도 긁어주는구먼. 끌끌끌.”

“별말씀을요.”

로웨나가 싱긋 웃었다.

“감히 존경하는 스승님을 암살하려 했으면, 마땅히 대가를 치러야겠죠.”

“끌끌끌.”

“그 부분은 걱정 마셔요. 제가 바토리에게 본때를 보여 줄 테니까요. 호호호.”

로웨나는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앙숙인 바토리를 엿 먹여줄 생각에 벌써부터 기분이 좋은 듯했다.

“자네가 그래 준다면 이 늙은이로서는 그저 고마울 따름일세. 끌끌.”

와지르가 웃으며 로웨나에게 말했다.

“내 우리 오토 녀석… 아니. 국왕 전하께 잘 말씀드리도록 하겠네. 껄껄껄.”

“그래 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호호호.”

로웨나는 지난번 아라드 제국의 건국기념연회에서부터 오토를 눈여겨보고 있었기에, 와지르의 말에 크게 만족했다.

현재 오토의 몸값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검과 마법의 가문 쿤타치의 차기 가주에, 북부대공 잘츠부르크 가문의 사위이며, 거기에 더해 와지르까지 곁에 두고 있다?

장차 반란을 통해 황위에 오르기를 꿈꾸는 로웨나에게 있어 오토는 아주 군침이 줄줄 흐르는 꿀매물(?)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참 잘생겼던데. 이번 기회에 연회에 초대해서 같이 술이라도 한잔해야겠어.’

오토의 얼굴을 떠올리자 로웨나의 얼굴에 살짝 홍조가 떠올랐다.

두근두근!

그 잘생긴 얼굴만 생각하면 이 추운 겨울날 마음속에 봄바람이 솔솔 부는 듯했다.

‘엘리제 그 계집이 예쁘긴 하지만… 나도 만만치는 않은걸? 그래, 맞아.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살겠어.’

로웨나는 오토를 생각하다가 그만 망상까지 하고 말았다.

그녀는 가슴 속에 거대한 야망을 품은 젊은 암사자.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을 냉혈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토의 얼굴을 떠올리면 그 얼음장 같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던 것이다.

눈치 빠른 와지르는 그런 로웨나의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으음?’

와지르는 로웨나의 얼굴이 아주 살짝, 미세하게 핑크빛으로 물든 걸 보고 놀랐다.

‘서, 설마? 로웨나가 오토 녀석에게 반했단 말인가?’

만약 그런 거라면.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지기라도 한다면…….

‘아, 안 돼!’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해져서, 와지르는 훅! 하고 끼쳐오는 현기증에 어지러움을 느꼈다.

와지르는 로웨나가 어떤 성격을 지녔는지, 어떤 여자인지를 너무나도 잘 알았다.

그래서 오토, 엘리제, 로웨나 삼각관계가 형성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것이다.

* * *

한편, 천둥 발굽 부족 진영으로 복귀한 오토는 곧바로 이 소식을 알렸다.

“취이이익!”

바그람은 오토의 말을 듣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지금 당장 기세를 몰아 성난 늑대 부족을 압박해야 한다! 취익!”

바그람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에르제베트 왕국군과 성난 늑대 부족의 합류가 적어도 1주일 이상 늦어진 이 시점에서, 천둥 발굽 부족과 이오타 왕국군은 최대한 이득을 봐야 했다.

그래야 에르제베트 왕국군이 합류하더라도 천둥 발굽 부족과 이오타 왕국군이 우위를 점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건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판단이었다.

하지만 오토의 생각은 좀 다른 모양인 듯했다.

“아니.”

오토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치는 건 의미가 없어. 좀 기다려.”

“취익? 그게 무슨 소리인가?”

“뜸이 들 때까지 기다려야지. 지금 성난 늑대 부족을 치면, 에르제베트 왕국군은 전력을 고스란히 보존하게 되잖아.”

“취익?”

“성난 늑대 부족. 그리고 에르제베트 왕국군. 둘 다 잡아야지. 둘 다 잡을 수 있는데 굳이 하나만 잡을 이유가 없잖아. 아깝게.”

오토가 특유의 악마 같은 미소를 지었다.

적들을 탈수기 안에 넣고 돌려버릴 때 짓곤 하는 바로 그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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