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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화

두 달 전.

한편, 잔도 폭파 작업 중 절벽 안 동굴에 고립되었던 카심과 펭이는 매우 기이한 인연을 만났다.

어두컴컴하던 동굴을 밝히자 카심과 펭이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한 구의 미라였다.

수분을 다 잃어 바싹 말라붙은 몸.

퀭한 눈.

핏기를 완전히 잃어버려 회색으로 변해 버린 피부.

그 미라는 가부좌를 튼 채로 조용히 잠들어 있었는데, 그 주변엔 무려 네 개의 검이 꽂혀 있었다.

“뭐, 뭐야!”

“귁?!”

카심과 펭이가 화들짝 놀라던 순간.

“…드디어 인연이 닿았는가.”

미라의 입에서 거칠고 건조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헉!”

“귀익?!”

카심과 펭이는 너무나도 놀라 뒷걸음질치며, 전투를 준비했다.

그러나 미라는 사악한 존재가 아니었으며, 싸울 의지도 없었다.

“인연이 닿은 자여.”

미라가 카심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랜 시간… 그대를 기다려 왔노라.”

“예?”

카심이 이게 뭔 소린가 싶어 눈을 끔뻑였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평생 내 검술을 이어받을 제자를 찾아다녔으나, 찾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에 한 예언가를 만나게 되었다.”

“예언가…?”

“여기 절벽에서 기다리면 언젠가는 내 검술을 이어받을 자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에?”

카심은 이게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예언가의 말만 믿고 이런 절벽 속 동굴에서 제자를 기다리다니….

“100년을 기다렸다. 죽음까지 미뤄 가면서.”

“맙소사.”

“하지만 나는 알았노라. 그대가 예언가가 말한 내 제자임을. 그러지 않았다면 이 외딴 절벽 속 동굴에 흘러들어올 일이 없지 않겠는가. 예언은 이루어졌다.”

카심은 매우 황당했지만, 그렇다고 부정하지도 못했다.

예언가의 말만 믿고 이런 곳에서 100년 동안이나 제자가 될 사람을 기다렸는데, 정말로 누군가 나타났다는 건 기적이나 다름없는 일일 테니까.

“나의 제자여.”

미라가 카심에게 물었다.

“이름이 무엇인가?”

“카심, 카심입니다.”

“카심, 내게 절해라.”

“예?”

“나를 사부로 모시면, 그대에게 검술을 가르쳐 주겠노라.”

“도대체 어르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미라가 대답했다.

“과거 검성이라 불렸던 자이니라.”

카심은 너무나도 놀라 그만 기절할 뻔했다.

검성.

100년 전쯤 무시무시한 검술 실력으로 대륙의 강자들을 모조리 쓰러뜨렸다고 전해지는 자.

한꺼번에 무려 4개의 검을 동시에 사용했다는 전설의 주인공이었다.

“저, 정말 검성이십니까?”

“그렇다. 내가 검성 그랑고른이니라.”

미라.

아니, 검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럼.”

카심은 검성을 향해 넙죽 엎드려 절함으로써, 그의 제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살면서 이런 좋은 기회는 평생에 단 한 번 올까 말까, 아니 아예 안 올 가능성이 99.9999999퍼센트일 터.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바보가 어디 있겠는가?

“좋다. 오래 기다려 온 나의 제자여.”

검성이 미소를 지으며 카심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나의 검을 가르쳐 주마.”

“여기서는 조금 그렇고.”

카심이 난처하다는 듯 말했다.

“자리를 옮기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여긴 식량도 없을뿐더러 뭔가를 배우기에는 적당한 장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게다가 지금 저는 제 주군의 명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던 중 사고를 당한 입장입니다. 우선 복귀를….”

“그럴 수는 없다.”

그랑고른이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여기서 벗어날 수 없는 몸이다.”

“예?”

“저길 봐라.”

그랑고른이 벽을 가리켰다.

스으으!

벽에 새겨진 온갖 기하학적인 문양들이 은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나는 오직 이곳에서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헉!”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제자를 받기 위해 오랜 시간 생명을 연장했더니,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니라. 그러니 너는 한동안 여기 머물며 검술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저는 식량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터.”

검성이 구석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매우 신선한 음식들이 한가득 쌓여 있어서, 몇 달 정도 버티는 건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

딱 봐도 무언가 특별한 마법으로 보존되고 있는 음식들이 분명했다.

“제자야.”

“아, 예. 사부님.”

“너의 주군 또한 너의 성취에 기뻐할 것이다. 그러니 걱정 말고 배움에 임하여라.”

“알겠습니다, 사부님.”

그렇게 카심은 전설적인 강자인 검성으로부터 수련을 받게 되었다.

비록 작전 중 낙오하는 불운을 겪었지만, 일생일대의 행운을 움켜쥔 것이다.

* * *

약 두 달 후.

“제자야. 이제 내 가르침은 끝이 났다.”

“벌써 끝났습니까?”

“길게 가르친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니라. 나는 이미 다 가르쳤고, 너는 그것을 배웠다. 아직 깨닫지 못한 부분들은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될 것이니라.”

“아아.”

“그리고 너에게 이 검들을 주마.”

검성이 카심에게 네 자루의 검을 건네주었다.

“흑성검, 백화검, 수벽검, 그리고 광명검이니라.”

“헉!”

카심은 전설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보검(寶劍)들을 보고 그만 숨이 멎을 뻔했다.

암속성의 흑성검.

화속성의 백화검.

수속성의 수벽검.

명속성의 광명검.

이 네 자루의 보검들은 검성의 상징이나 마찬가지.

한 자루 한 자루가 엄청난 보물들로서, 단 하나만 가진다 해도 대대로 가보로 삼을 만한 물건들이었다.

그런 검을 무려 네 자루나 주다니.

“부디 이 사부가 가르쳐준 검술과 이 검들로 네 주군을 도와 공을 세우고, 검성의 이름을 드높이길 바란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부님.”

“귁! 귁귁귁!”

카심과 펭이가 검성을 향해 넙죽 엎드려 절했다.

“그래, 그럼 되었다. 이제 세상으로 나가 보아라. 나는 이만 눈을 감아야겠다.”

“사부님….”

“예언이 이루어졌고, 제자를 받아 내 모든 것을 가르쳤다. 눈을 감아도 여한이 없노라.”

검성은 그렇게 말하고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사부님.”

카심은 생기를 잃은 검성의 육신을 조심스레 안아 들었다.

검성의 육신을 여기 놔두고 갈 수 없었기에, 가지고 나가서 장례식을 치러주기 위해서였다.

“가자, 펭아.”

“귁! 귁귁귁!”

그렇게 카심과 펭이는 검성의 육신을 가지고 동굴을 나서 절벽 위를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 * *

재회 1일차.

카이로스와 결혼하겠다는 아리엘의 의지는 매우 강력했다.

“그냥 하면 돼. 대충 해. 그까짓 거.”

아리엘은 결혼식에 대한 미련이 단 1도 없었다.

보통 여성들은 성대한 결혼식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가 되기를 소망하기 마련이었으나, 아리엘은 그런 건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난 카이로스만 있으면 돼. 그러니까 얼른 준비하란 말야.”

“아, 네.”

오토는 아리엘의 독촉에 급하게나마 결혼식을 준비해 주었다.

‘여자 카이로스가 아니라 카이로스보다 더한데?’

오토는 아리엘의 시원시원하고, 거침없고, 또한 화끈한 성격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물론 한번 날뛰기 시작하면 도저히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난폭하긴 했다.

이게 엘프인지, 아니면 뒷골목 깡패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준비해 주지 뭐.’

오토는 급한 대로 부하들을 시켜 결혼식을 준비하게끔 했다.

우선 아리엘의 말마따나 소와 돼지를 잡아 고기를 마련하고, 근처의 모든 주점을 털어 술이란 술은 모조리 긁어왔다.

그뿐만이 아니라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을 먹일 음식들도 준비했고, 들판에서 닥치는 대로 꽃을 뜯어와 식장을 장식했다.

오토 입장에선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혼식이 화려하다거나 아름답진 않았다.

그저 마을에 큰 경사가 있어서 연 잔치, 혹은 군대의 회식 같은 모양새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리엘은 꽤나 만족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이만하면 됐네.”

“정말요?”

“그럼 뭐가 더 필요해? 450년을 기다려 온 일인데.”

“하하, 하하하하.”

“첫날밤 치를 장소나 마련해 줘.”

“예?”

“막사 안에서 잘 순 없잖아.”

“그, 그러네요.”

그로부터 몇 시간 뒤.

“신랑, 입장.”

카미유의 목소리와 함께 군복을 입은 카이로스가 주춤주춤 우물쭈물 입장했다.

“드디어 가십니까!”

“어머, 어머. 저 인간이 진짜 가긴 가네.”

“폐하께서 드디어 장가를!”

아가토, 힐데가르트, 그리고 막시무스는 주군인 카이로스가 드디어 장가를 가는 모습을 보고 감회에 젖었다.

옛날에는 그렇게 가라고 해도 안 가더니, 기어코 장가가는 모습을 보여 줄 줄이야.

“신부, 입장.”

뒤이어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은 아리엘이 발걸음도 당당하게 성큼성큼 입장했다.

“신랑 카이로스 군은 신부 아리엘 양을 평생 사랑하시겠습니까?”

주례를 맡은 오토가 카이로스에게 물었다.

“그, 그렇다.”

그 순간.

“똑바로 다시 해라.”

아리엘이 카이로스에게 위협적으로 속삭였다.

“펴, 평생 충성을 다하겠다!!!”

카이로스가 버럭 소리쳐 대답했다.

“좋아. 바로 그거야.”

아리엘이 흡족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럼, 신부 아리엘 양은 신랑 카이로스 군을….”

“당연한 걸 뭘 묻니?”

“예…?”

“빨리빨리 해.”

“…네.”

결혼식 역사상 가장 빠른 주례사가 끝나고.

“딱 대.”

“흡!”

아리엘이 카이로스의 머리를 움켜쥐더니, 그대로 찌이인한 입맞춤을 때려 박았다.

“예, 뭐.”

오토는 차마 그 광경을 보지 못하고, 시선을 돌려 버렸다.

“두 분 결혼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카이로스와 아리엘은 45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부부의 연으로 맺어지게 되었다.

* * *

결혼식이 끝나고, 한바탕 잔치가 열렸다.

“껄껄껄!”

“마셔라, 마셔라!”

“크으으으!”

결혼식은 이오타 왕국군뿐 아니라 점령지역의 백성들까지 참석했기에, 진짜 잔치나 다름없었다.

곳곳에서 술판이 벌어졌고, 신랑 카이로스·아리엘 부부는 자신의 결혼을 축하해 주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부터 술을 한 잔씩 얻어 마셨다.

문제는 그 양.

사람들이 따라주는 술을 그대로 다 마시다 보니 카이로스·아리엘이 고주망태가 되어 버린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리 술이 세다고 한들, 거의 수십 잔이나 되는 술을 다 받아 마시다 보니 만취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

“우웨에에에에엑!”

“웨에에에엑!”

카이로스·아리엘 부부는 사이좋게 토하는 추태를 선보였다.

마나를 이용해 알콜을 날려 버리는 것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취해서, 완전히 인사불성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저것들 그냥 치워 버리세요.”

“예, 전하.”

오토는 취해서 널브러진 신랑·신부를 한심하다는 듯 흘겨보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술 도 가줘와아아아!”

“놔아, 아자식드라! 노으라고오!”

신랑·신부는 기사들에게 끌려가면서도 끝끝내 술을 더 내놓으라며 난리를 피웠다.

절레절레-

오토는 끌려가는 카이로스와 아리엘을 바라보며, 그야말로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했다.

* * *

그날 밤.

오토는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로우레딘 왕국을 어떻게 요리해서 먹어치울지 궁리했다.

마침 카이로스가 기반을 잘 닦아준 덕분에, 로우레딘 왕국을 집어삼키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리볼트의 세력만 잡으면 사실상 끝인데.’

그때.

“전하를 뵙습니다요.”

고블린 상인 에고가 오토를 찾아왔다.

“어? 에고 님? 여긴 웬일이세요?”

오토는 의아했다.

에고가 로우레딘 왕국까지 찾아올 이유가 딱히 없었기 때문이다.

“예, 전하. 긴급히 전할 소식이 있어 왔습니다요. 마침 식량을 가지고 오기도 했습지요.”

“긴급히 전할 소식이요?”

“율리우스가 로우레딘 왕국의 한 지역을 점령하고, 세력을 형성했다는 첩보가 들어왔습니다요.”

“율리우스라면… 어쭈, 이 새끼 봐라?”

아르곤 대제의 의도를 파악한 오토의 입가에 냉혹한 미소가 떠올랐다.

< 펭이, 카심 삽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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