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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화

하늘이 도왔다.

마침 배가 필요했는데, 갈아탈 배들이 떡하니 나타나 줄 줄이야!

그것도 세 척이나!

“야호!”

오토가 신이 나서 펄쩍 뛰었다.

“해적이다! 해적! 해적이다아~ 해적이다아~ 몸에 좋고 맛도 좋은 해적이다아~ 해적이다아~”

“…뭐 하시는 겁니까.”

“보면 몰라? 좋아서 노래 부르잖아.”

“제발 체통 좀 지키십시오.”

카미유가 눈을 질끈 감고 오토에게 잔소리를 퍼부어 대었다.

“이제 어엿한 국왕 전하이십니다. 더는 시골뜨기 영주가 아니란 말입니다.”

“아 좀! 잔소리 멈춰! 지금 내 보물들이 통째로 가라앉게 생겼다가 구사일생했는데! 노래를 안 부르게 생겼어? 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런 경박한 춤까지 춰 가면서 부르셔야 속이 시원합니까?”

“어휴. 아주 시어머니가 따로 없네.”

“얼굴값 좀 하십시오. 그 잘생긴 얼굴로 그렇게 경박하게 행동하시는 게 아깝지도 않으십니까?”

“남이사?”

“그거 아십니까? 전하는 입만 다물고 계시면 완벽합니다.”

“신경 끄셔! 킁!”

오토는 카미유를 향해 눈을 부라리고는, 고개를 돌려 해적들이 오고 있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스으으!

오토는 굳이 망원경을 건네받을 필요 없이 <투시> 스킬을 사용했다.

오토가 성장한 만큼 <투시>도 강력해져서, 굳이 망원경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해적 맞네.”

보고대로 세 척의 해적선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접근해 오고 있었다.

해적선이라는 걸 눈치챌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내건 깃발 때문이었다.

해적들은 평소에는 아무런 깃발도 내걸지 않은 채 평범한 배로 위장했다가, 도적질에 나설 때면 검은색 바탕의 깃발을 내걸곤 했다.

해적기.

각 해적단마다 내거는 고유의 깃발.

그래서 깃발을 보면 어느 해적단인지도 알아맞힐 수 있는 법.

“어디 보자… 어떤 놈들인가.”

오토는 <투시> 스킬을 조금 더 증폭해서 깃발에 새겨진 문양을 확인했다.

깃발에 새겨진 문장이 깨진 해골을 묘사한 것이라면….

“어라?”

“뭐가 좀 보이십니까?”

“쟤네가 왜 여기 있어?”

오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 있을 애들이 아닌데?”

“뭔데 그러십니까?”

“아니.”

오토가 카미유의 물음에 대답했다.

“전투망치 해적단이라서.”

“예?”

“있어, 그런 애들이.”

오토는 대충 대답하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전투망치 해적단이면 허접한 놈들이긴 해도 에이버리 밑에 있는 똘마니들인데.’

<에이버리>는 남쪽 바다에서 활동하는 대[大] 해적으로서, 게임 <영지전쟁>의 주인공 캐릭터인 100인의 군주에 속하는 인물이었다.

주요 활동 지역은 오토의 목적지인 대륙의 남쪽 바다.

특히나, 칼리프 왕국 근처 해협에서 주로 출몰하곤 했다.

그리고 그는 수십여 개의 작은 해적단을 거느린 다섯 명의 해적 군주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이상해. 왜 전투망치 해적단이 여기 나타났지?’

오토는 지도를 펼치고 현재 위치를 확인해 보았다.

‘역시 이상해. 전투망치 해적단이 여기까지 올 리가 없어. 여기 뭐 털어먹을 게 있다고.’

망망대해도 망망대해지만, 현재 오토 일행이 항해 중인 지역은 오가는 배가 거의 없는 곳이었다.

굳이 해적질을 한답시고 여기까지 올 이유가 눈곱만큼도 없었던 것이다.

“이것 봐라.”

오토가 싸늘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입가에 걸린 미소가 섬뜩했다.

“뭐 특이사항이라도 있는 겁니까?”

“있긴 있는데, 지금은 그거 얘기할 때가….”

그때.

슈우우우우우우웅!

퍼엉!

촤라라!

저 멀리 해적선에서 포탄―마정석을 이용한―이 날아와 근처에 떨어지며 물보라가 일어났다.

“모두 전투 준비!”

카미유가 즉시 명령을 내리고 전투준비태세에 돌입했다.

“전하, 해적들이 접근해 오면 백병전을… 아.”

카미유가 말을 하다 멈춘 이유는 간단했다.

펄럭!

어느새 기둥을 타고 올라간 오토가 새하얀 백기를 내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 * *

함포를 쏴 대며 무력시위를 하던 전투망치 해적단은, 선단이 일제히 백기를 내걸자 매우 빠른 속도로 접근했다.

그리고는 배를 바짝 가져다 붙인 뒤 건너갔다.

선단이 백기를 내건 덕분에. 전투망치 해적단은 단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고 다섯 척의 선박을 순식간에 나포하는 데 성공했다.

“모두 손들고 무릎을 꿇어라!”

“움직이는 놈들은 이 망치로 대갈통을 부숴 버릴 것이다!”

하나같이 전투용 망치로 무장한 전투망치 해적단의 해적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갑판 위를 장악해 버렸다.

“크흐흐흐! 목숨이 아까운 줄은 아는 놈들이로군!”

전투망치 해적단의 선장 스컬크는, 갑판 위를 둘러보면서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여기 책임자가 누구냐.”

“쟤요.”

금발의 미남자가 곁에 있던 기사를 가리켰다.

“…이 인간이 진짜.”

기사가 눈을 질끈 감으며 치를 떨었다.

“네놈이 여기 책임자인가?”

“아니다.”

“그럼?”

“여기 계신 이분. 이오타 왕국의 국왕이신 오토 드 스쿠데리아 전하께서 이 선단의 책임자이시다.”

“음? 국왕 전하? 이오타 왕국?”

당연한 말이겠지만, 스컬크는 이오타 왕국에 대해 알지 못했다.

“혹시 이오타 왕국이라는 곳을 아는 놈이 있나?”

해적들이 눈을 끔뻑끔뻑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하긴 네놈들이 아는 게 있을 리가 없지.”

스컬크는 처음부터 부하들에게 기대하지 않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스컬크 역시 무식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부하들은 더했기 때문이다.

“이오타 왕국이 어디에 있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조그마한 약소국일 테지. 어쨌거나, 네놈이 왕이란 말이렷다?”

“예, 뭐. 그렇게 됐습니다. 하하하.”

“이런 비열한 겁쟁이 같으니. 국왕인 주제에 기사에게 책임을 떠넘겨?”

스컬크가 오자신의 커다랗고 까끌까끌한 수염이 가득한 얼굴을 금발의 미남자에게 가까이 가져다 대었다.

“이런, 이런. 겁쟁이라니. 네놈은 특별히 귀여워해 주마.”

“예에…?”

“으흐흐흐흐. 사슴처럼 벌벌 떠는 꼴이 아주 귀엽구나. 홀랑 벗겨서 침대 위에 던져 놓으면 얼마나 예쁠까? 흐흐흐흐흐흐.”

“히익?!”

“속살도 분명히 그 도자기 같은 피부처럼 하얗….”

“퉤!”

스컬크의 기억은 금발의 미남자가 자신을 향해 침을 뱉는 것에서 끊겼다.

털썩!

스컬크가 쓰러졌다.

그런 스컬크의 이마 정중앙에는 알사탕만 한 구멍이 나 있었다.

“서, 선장님!”

“선장님!”

놀란 해적들.

“으. 소름끼쳐.”

금발의 미남자가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놀란 해적들을 돌아보았다.

“지금부터 움직이는 놈들은 다 죽여 버릴 줄 알아.”

그와 동시에 선실 안에 숨어 있던 마검사들과 이오타 왕국군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며 해적들을 포위·섬멸하기 시작했다.

“으악!”

“으아아아악!”

어느 틈에 침투했는지, 해적선 선실 안쪽에서도 비명이 울려 퍼졌다.

순식간에 뒤바뀐 상황.

“으악!”

금발의 미남자와 가까이에 있던 해적이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아니! 왜 죽이는 거냐! 안 움직였는데!”

“움직이는 놈들은 다 죽여 버린다고 했지, 안 움직인다고 해서 살려 준다고는 안 했는데?”

한 해적의 물음에 금발의 미남자가 히죽 웃으며 대답했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거짓말은!

“그게 무슨 개소ㄹ… 으악!”

금발의 미남자에게 항의했던 해적은, 말을 다 마치지 못하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풉. 해적 주제에 정직함을 바라네.”

금발의 미남자.

오토가 피식 코웃음 쳤다.

* * *

오토가 이끄는 원정대는 전투망치 해적단을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제압하고, 해적선 세 척을 나포하는 데 성공했다.

오토의 말처럼 해적들을 모조리 죽여 버린 건 아니었다.

워낙에 전력 차이가 크게 나다 보니, 몇 명을 본보기 삼아 처리했을 뿐 대부분의 해적들은 간단히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서 어서 옮겨 실어라!”

“조심! 조심!”

오토는 침몰 직전이었던 선박을 버리고 해적선으로 갈아탔다.

낡아빠진 선박보다는 해적선이 백배 천배 나았기 때문이다.

그 귀하다는 함포도 몇 문 정도 탑재되어 있기도 했고.

덕분에 오토는 침몰 직전의 배를 버리고도 그 안에 실린 보물들을 고스란히 지켜낼 수가 있게 되었다.

전화위복(轉禍爲福).

때마침 해적선들이 나타나 준 덕분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잃을 위기를 벗어나게 된 것이다.

“전하, 해적선에서 민간인들을 발견했습니다.”

“뭐? 해적선에 민간인이 왜 있어?”

“해안가 마을을 약탈한 뒤 거기 살던 사람들을 노예로 팔아먹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주로 힘없는 어린아이들과 여자들이 대다수입니다.”

“이 인간 같지도 않은 새끼들이.”

오토는 카미유의 보고를 듣고 분노했다.

“우리가 데리고 다니다가 안전한 곳에 내려주자. 일단 풀어주고 물이랑 마실 것 좀 줘. 놀라지 않게 살갑고 친절하게 대해 주는 것도 잊지 말고.”

“현명하신 판단이십니다. 해적들은 어떻게 합니까?”

“일단 가둬 놔. 굳이 우리 손 더럽히지 말자고. 아, 그리고. 우리 쪽 선원들 다 집합하라고 해.”

“전부 말씀이십니까?”

“응. 전부. 다른 배에 탄 선장들과 선원들까지 모두 다. 한 명도 빼놓지 말고.”

“왜 그런 명령을 내리시는 겁니까?”

“해적단 놈들이 여기까지 왜 기어 왔겠어? 뭐 털어먹을 게 있는 지역이라고.”

“아.”

카미유는 그제야 오토의 말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해적들은 주로 마을이 있는 해안가 주변이나 화물선들이 오가는 해역에 주로 출몰하지, 이런 망망대해에 나타날 리가 없었다.

그렇다는 말은….

“우리 선단에 내통자가 있단 말씀이십니까?”

“정답.”

“기사 카미유, 명령 받들겠습니다.”

카미유는 오토의 명령에 따라 100명쯤 되는 선원들을 모조리 불러 모았다.

“모두 잘 들어라. 우리 중에 해적들과 내통한 자가 있다.”

웅성웅성!

선원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을 떠들어 대며 술렁였다.

“지금 순순히 자백한다면….”

그때.

“허어.”

그 난리 통에도 선실 안에 자빠져서 잠이나 퍼질러 자던 카이로스가 불쑥 나타나서 거드름을 피웠다.

“그런 허접한 방법으로 쥐새끼를 잡아내려 하다니. 샌님 네놈도 참으로 답답하구나. 끌끌끌.”

“예?”

“짐과 같이 위대한 경지를 이룩하면, 스스로의 참된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느니라.”

갑자기 카이로스가 사이비 교주 같은 말을 지껄이기 시작했다.

“끌끌끌. 스스로를 돌아보고, 상대방을 바라본다. 나아가 이 대륙을 굽어본다. 이런 경지에 오르면 인간의 심상 또한….”

“아 씨! 또 뭔 개소리야!”

오토가 카이로스의 말을 끊고 눈을 부라렸다.

“너 아직도 사이비 교주 버릇 못 버렸냐?”

“뭣이?”

“너 왕년에 그 뭐시냐… 아트로포스 교단? 거기서 수도승 노릇도 좀 했다며? 말년엔 교단이랑 싸우더니 교황까지 해먹겠다고 했다면서?”

“이런 빌어먹을! 네놈이 뭘 안다고 지껄이는 것이냐!”

카이로스가 버럭 성을 냈다.

“백성들의 고혈을 빠는 썩어빠진 교단을 개혁하고, 참된 교리를 바로 세워서….”

“뉘예, 뉘예. 어련하시겠습니까, 폐하. 아니, 교황 성하라고 불러드릴깝쇼?”

“이… 이이…!!!”

카이로스가 부들부들 떨더니, 품속을 뒤적여 탁구공만 한 크기의 황금색 눈알을 꺼냈다.

순금으로 만들어진 그 눈알은, 살아생전 애꾸눈이었던 카이로스가 끼우고 다니던 의안이었다.

오토가 카이로스의 유골을 수습―15화 참조―할 당시에 챙겨뒀다가 돌려주었던 것이다.

“이건 팔아서 맛있는 거 사 먹어야지. 헤헤헤.”

사실 내다 팔아서 쌈짓돈을 챙기려고 했었지만….

“짐이 진정한 심안을 보여 주마.”

카이로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황금색 눈알을 자신의 오른쪽 눈에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스르륵….

황금색 가짜 눈알이 마치 모래처럼 흩어지더니, 카이로스의 오른쪽 눈에 스며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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