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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화

옛말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오토는 말리는 시누이보다 더 악랄하고 얄밉고 사악한 부류의 인간이었다.

옆에서 말리기만 해도 얄미울 텐데, 더 때리라고 치료를 해 주며 부추기는 꼴이라니.

참으로 악질 중의 악질이 아닐 수 없었다.

“오토 드 스쿠데리아!!! 야 이 개새끼야!!!”

아르곤 대제가 오토를 향해 쌍욕을 퍼부어 대었다.

“내가 네놈한테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러는 거냐!!! 이 악마 같은 새끼야아아아아아!!!”

“졌지, 많이 졌지.”

오토가 그걸 말이라고 하냐는 듯 대꾸했다.

“나 너한테 당한 거 많아.”

“뭐, 뭣이?!”

“물론 너는 모르겠지만.”

오토가 실제로 아르곤 대제에게 당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게임 <영지 전쟁>을 처음 접하던 초보 때에는 여러 번 당한 기억이 있었다.

그러니 아르곤 대제는 모를 수밖에.

“아무튼.”

오토가 카이로스 일당을 돌아보았다.

“계속해. 죽이지만 말고. 벌써 죽이면 아깝잖아. 히히히!”

구경하는 건 재밌었지만, 굳이 저 끔찍한 복수에 손을 보태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역시 뺀질이로구나. 큭큭큭.”

카이로스는 오토의 적절한 조치(?)에 매우 만족했다.

이렇게 아르곤 대제를 죽이거나, 혹은 감금시켜 놓고 치료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잘 해결(?)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고맙다, 뺀질아.”

“뭘 이런 걸 가지고. 그럼, 수고해.”

“내 일 끝나면 술 한 잔 제대로 사도록 하마.”

“너랑 술 안 마시거든? 됐고, 하던 일이나 계속하셔.”

그렇게 오토는 아르곤 대제를 카이로스 일당에게 맡기고, 자리를 피해 주었다.

아르곤 대제를 제압하는 데 성공했으니, 그가 점령하고 있던 지역을 차근차근 흡수해 나가는 데에나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 * *

그 후 성채에서는 아르곤 대제의 비명이 끊이질 않았다.

카이로스 일당이 무려 1주일 동안이나 고문하고, 고문하고, 또 고문했던 것이다.

그 결과.

“제발… 제발 죽여 다오… 제발… 이렇게 빌겠다… 제발 죽여 달란 말이다….”

아르곤 대제는 바짝 엎드린 채 눈물, 콧물을 쏟으며 싹싹 빌었다.

고문하고, 치료하고.

또 고문하고, 또 치료하고.

이 과정이 1주일 내내 수백 번이나 반복되자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던 것이다.

젤리의 효능이 제아무리 좋다고 한들, 정신적인 상처까지 치료해 줄 순 없었다.

그러다 보니 아르곤 대제의 정신은 차츰차츰 무너져서, 1주일 뒤에는 완전히 미쳐 버리기 직전이었다.

어쩌면 이미 미쳐 버렸는지도 몰랐다.

“쟤 왜 저래?”

오토가 털썩 주저앉아 있는 아르곤 대제를 가리키며 물었다.

아르곤 대제는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며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나약한 놈 같으니. 쩝.”

카이로스는 그런 아르곤 대제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고작 이 정도 고문도 못 견디고 무너지다니. 이런 놈을 동생 삼은 짐이 병신이로다. 정신력이 이리 약해서야. 쯧쯧쯧.”

“…그게 정신력으로 견뎌지는 거였냐.”

오토는 카이로스 일당이 아르곤 대제에게 가한 고문이 얼마나 끔찍하고 잔혹한지 알았기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어이없어했다.

‘독립투사도 그 정도 고문했으면 아는 거 죄다 불었겠다.’

평범한 고문은 시간이 계속되면 계속될수록 몸이 너덜너덜 걸레짝이 되기 마련이라, 고통에 점점 무뎌지고 의식이 흐릿해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치료 마법을 걸고, 거기다 <그 젤리>까지 먹여 가면서 몸을 회복시켜 놓는다는 것은 그 누구도 버텨내기 힘든 고문이었다.

영원한 고통.

소위 말하는 무간지옥에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남자는 정신력이다! 정신력! 약해 빠진 정신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단 말이다!”

“뉘예, 뉘예. 어련하시겠습니까요, 폐하.”

“백날 말해 봐야 네 녀석 같은 뺀질이가 뭘 알겠느냐? 허허!”

“됐고.”

오토가 더는 듣기 싫다는 듯 말했다.

“그래서 얘 어쩔 건데? 계속 살려두면서 고문할 거냐?”

“그건 아니다.”

카이로스가 고개를 저었다.

“할 만큼 했느니라.”

“그래?”

“물론 이런다고 원한이 깔끔하게 씻겨 나가지는 않는다. 이런다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으냐.”

“그렇지.”

“하지만 분풀이는 충분히 했다.”

“좀 풀려?”

“한 번이면 안 풀렸을 것 같은데, 이만하면 충분하다.”

“하긴.”

오토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주일 내내 한숨도 안 자고 사람을 찢어 놨으면 분이 풀리긴 하겠네. 그래서 이제 죽이려고?”

“정보를 캐내고 죽일까 한다.”

“정보?”

“이놈이 어떻게 환생했는지 궁금해서 말이다.”

“어? 그건 나도 좀 궁금한데? 그 심안인가 하는 거 하려고?”

“그렇다.”

“근데 그게 얘한테도 먹힐까?”

오토는 심안이 정신력이 뛰어나거나, 혹은 뛰어난 실력을 가진 강자들에게는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금은 통할 것이다.”

하지만 카이로스는 심안의 성공을 자신했다.

“지금 놈의 정신은 거의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이렇게 정신력이 약해져 있을 때는 누구든 심안으로 들여다보는 게 가능하다.”

“그렇겠네.”

오토는 카이로스의 말을 수긍했다.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한들, 이렇듯 폐인이 된 상태에서 심안에 저항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던 것이다.

“그럼 해 봐. 난 옆에서 구경이나 할게.”

“알겠다, 뺀질아.”

뒤이어 카이로스의 한쪽 눈이 황금색으로 물들었다.

“ॐ मणि पदमे हुं… ॐ मणि पदमे हुं… ॐ मणि पदमे हुं… ॐ मणि पदमे हुं….”

“그어어어… 그어어어어어….”

아르곤 대제는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임에도 카이로스의 눈을 피하며 저항하려 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조금 전까지 당한 고문으로 인해 육체가 나약해져 있었을뿐더러, 제정신도 아니라서 심안을 방어해내지 못한 것이다.

“음.”

카이로스가 아르곤 대제의 속을 훤히 들여다보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이었군.”

“뭔데?”

오토가 카이로스에게 물었다.

“뭐 알아낸 거라도 있어?”

“이놈은 죽지 않는다.”

“응? 그게 뭔 소리야?”

“놈을 죽여 봤자 무한히 환생한단 말이다.”

“환생이 이번 한 번이 아니라고?”

“그렇다.”

카이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놈이 가진 권능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놈은 기억을 가진 채 끊임없이 환생할 것이다.”

“그럼 지금 죽여도 소용없다는 거네? 결국엔 다시 환생할 테니까?”

“그렇다.”

카이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이놈은 죽여선 안 된다.”

“그럼 어떡하지?”

“육체적 죽음은 놈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영혼을 죽여야 놈을 완전히 죽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죽여 달라고 했던 거구만.”

고문이 고통스러워서 죽여 달라고 비는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어떻게 할 건데?”

“놈에게 아주 좋은 최후가 있다.”

카이로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뭔데?”

“이렇게 하면 된다.”

카이로스가 원혼귀갑을 개방했다.

쩌억!

그러자 갑옷이 아가리를 쩍 하고 벌렸다.

“아.”

오토는 카이로스가 뭘 하려는지 깨달았다.

원혼귀갑 안에 봉인되어 있는 망령들로 하여금 아르곤 대제의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게 만들려는 것이다.

‘꽤 괜찮은 방법이긴 하지.’

게다가 원혼귀갑 안에는 카이로스의 옛 부하들도 많이 봉인되어 있어서, 아르곤 대제의 영혼이 들어오면 쌍수를 들고 좋아할 게 분명했다.

“잡아라.”

“예, 폐하.”

카이로스의 명령에 영혼기사들이 주저앉아 있던 아르곤 대제를 일으켜 세웠다.

- 가자… 공허로….

- 네놈을… 기다려 왔다….

- 복수, 복수를 하리라….

원혼귀갑에서 빠져나온 망령들이 아르곤 대제의 영혼을 육체로부터 끌어내었다.

“으악! 으아아아아아악! 오, 오지 마!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아르곤 대제가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망령들은 집요하게 아르곤 대제의 영혼을 잡아끌었고, 결국 원혼귀갑 안으로 끌고 들어가기에 이르렀다.

-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르곤 대제의 영혼이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원혼귀갑 안에 있던 망령들이 아르곤 대제의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던 것이다.

털썩!

영혼을 잃은 아르곤 대제의 육체가 썩은 통나무처럼 허물어졌다.

그렇게 과거 카이로스에게 기생해 대제국을 일구었던 크라레스 제국의 초대 황제는, 영혼이 갈기갈기 찢겨 소멸당하는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두 번 다시 부활의 권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 * *

아르곤 대제가 소멸한 직후.

“드디어 복수를 이루었노라.”

카이로스는 그렇게 선언하며, 전생의 악연에 종지부를 찍었다.

콰직!

아르곤 대제의 해골로 만든 술잔도 발로 밟아 으깨 버렸다.

원수를 갚은 이상 더는 해골로 만든 잔으로 술을 마시며 복수심을 불태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들… 못난 대장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카이로스가 영혼기사들을 돌아보며 사과했다.

“이제라도 복수에 성공했으니, 부디 한을 풀고 이번 삶에선 각자의 행복을 찾아가길 바란다.”

그 순간.

스륵, 스르륵.

카이로스의 육체가 점점 더 옅어지더니,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이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질 사람처럼 말이다.

그건 성불(成佛)이었다.

카이로스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철퇴에 잠들어 있던 이유는, 생전의 억울함과 원통함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르곤 대제의 영혼이 소멸함으로써 한이 풀렸으니, 더는 이 세상에 머무르기 힘들게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

오토는 카이로스가 허공법계로 빨려 들어가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허공법계.

전 우주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사건들과 정보들이 기록되어 있는 곳.

카이로스는 그곳으로 가고 있었다.

칼립소의 투시 능력 때문일까.

아니면 대학살의 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과거 칼리프 왕국에서 살라딘을 통해 허공법계에 가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일까.

무슨 이유에서건, 오토는 카이로스에게 일어난 현상을 알아볼 수 있었다.

“아리엘.”

카이로스가 이번엔 아리엘을 돌아보았다.

“미안하오. 이렇게 다시 만났는데… 함께해 주지 못하겠구려. 죽을죄를 지었소. 만약 다음 생에 만난다면….”

“야 이 개새끼야!!!”

아리엘이 쌍욕을 퍼부으며 카이로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제야 다시 만났는데!!! 이렇게 가겠다고? 이 x발놈아!!!”

“…미안하오.”

카이로스는 차마 아리엘을 볼 면목이 없는지, 고개를 떨궜다.

“가지 마!!! 가지 말라고!!! 개새끼야!!! 내 옆에 있어!!! 있으라고!!! 제발!!! 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가지 마!!!”

아리엘이 쌍욕을 퍼부으며 울고불고 매달렸지만, 카이로스의 성불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미 이 세계를 벗어나기 시작한 카이로스가 허공법계로 가는 걸 막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카이로스 자신조차도.

‘허공법계에 접속해서 전성기 시절의 힘을 끌어다 쓴 거구나.’

오토는 그제야 카이로스가 단기간에 강해질 수 있었던 비밀을 알아차렸다.

과거 카이로스는 허공법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었다.

칼리프 왕국에서 살라딘이 승천하던 당시.

‘과거 심안을 수련하다가 잠시 그곳에 간 적이 있느니라.’

‘그곳에 있는 정보는 인간이 결코 엿봐서는 안 될 것들이다. 그곳은 모든 우주와 모든 차원의 과거 현재 미래가 기록되어 있는 곳이나, 제대로 들여다본 순간 생명체로서의 운명을 박탈당하게 되는 곳이다.’

카이로스 역시 허공법계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만큼, 단기간에 전성기 시절의 무력을 회복하는 방법을 알아냈던 게 분명했다.

지금은 생명체로서의 운명을 박탈당하는 대가를 치르고 있는 중일 터.

“뺀질아. 그간 고마웠다. 네 녀석에게 입은 은혜를 갚고 가지 못하는 게 못내 미안하구나.”

카이로스는 마지막으로 그 말을 남기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허공법계에 완전히 삼켜지고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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