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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15,000명의 추가 병력까지 더해져 무려 6만 명이나 되는 마그리트 왕국군은, 즉시 헬무트가 버티고 요새를 향해 진격했다.

“조금만 버티세요.”

오토는 요새를 떠나기 전 헬무트를 격려해주었다.

“후작님의 군대는 충분히 적들의 공세를 막아낼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 따윈 안 하오.”

헬무트는 무려 10배가 넘는 병력이 쳐들어오고 있음에도 미소를 지었다.

전투뿐 아니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의 미소였다.

“얼마든지 막아낼 자신이 있소. 국왕의 졸개들은 오합지졸에 불과하오. 아무리 수가 많아도 우리 기사들과 병사들만 못하지.”

“그렇습니까?”

“놈들이 제아무리 강도 높은 교육훈련으로 단련되어 있다고 한들, 결국에는 실전 경험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신참에 불과하오. 기껏해야 몬스터 토벌 정도나 해봤을 테지. 하지만 우리는 다르오. 말단 이등병조차 실전을 여러 차례 경험한 베테랑들이오. 전혀 두렵지 않소.”

그 말은 사실이었다.

헬무트가 이곳 국경지역에서 하브르 초원의 유목들을 막아준 덕분에, 마그리트 왕국군의 실전 경험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대가 이 요새의 비밀을 알려주지 않았소? 그 성물의 힘이 우리 군을 도와줄 것이오. 그러니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오. 버티는 것만큼은 자신 있소.”

“예, 믿습니다.”

“그대만 믿고 있을 테니, 잘 부탁하오.”

“그건 걱정 마세요”

“그나저나 참 씁쓸하오.”

“뭐가요?”

“마그리트 왕국이 지난 250년 동안 평화를 누릴 수 있었던 건 우리 가문과 기사들, 그리고 병사들이 흘린 피 덕분이오. 그런데 충성의 대가가 고작 이거라니….”

“하하….”

“충성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가 보오. 그저 군주에게 충성하고, 나아가 국민에 충성하면 그만인 줄 알았소.”

“정치, 권력이란 게 그런 거죠.”

오토가 신물이 난다는 듯 말했다.

“군주로 하여금 가장 능력 있고, 충성스럽고, 꼭 필요한 신하조차 의심하고 죽이게끔 만드니까.”

“참 아이러니한 현실이오. 군주가 신하를 믿으면, 신하가 반란을 일으키고. 신하가 군주를 믿으면, 군주가 신하를 제거하오.”

“인간이 다 그렇죠. 가까운 사이끼리 서로 상처주고 사는 게 인간이잖아요?”

“백번 옳은 말씀이오.”

“일단은 잡생각 같은 건 접어두고 복수에나 집중합시다.”

“그것도 옳은 말씀이오.”

“1주일 뒤에 뵙죠. 그때는….”

오토가 발걸음을 옮기며 헬무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인질이나 협박 같은 거 말고, 양 손은 무겁게 선물 두둑이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내 기대하겠소.”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오토는 그 말을 남기고 즉시 헬무트의 요새를 떠나 마그리트 왕국의 수도가 자리한 서쪽으로 향했다.

“오토 드 스쿠데리아… 이오타의 왕이라… 저런 인물이라면….”

헬무트는 멀어져 가는 오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무어라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오토의 말마따나 지금은 다가올 전투를 준비할 때지, 잡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으므로….

* * *

한편, 헬무트로부터 2천 명의 병력을 지원 받은 토그릴은 콩기라트 부족을 완전히 끝장내기 위해 2만 5천이라는 대규모 병력을 일으켜 총공세에 나섰다.

계속해서 소극적인 대응만을 한다면, 피해만 누적될 뿐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

“형님, 어떻게 합니까?”

아무칸은 보고를 받고, 카이로스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정면대결로는 놈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현재 콩기라트 부족은 아무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엄청난 피해를 입은 터라, 케레이트 부족과의 대규모 전면전을 치를 군사력이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카이로스는 그런 아무칸의 절박한 심정 따위 아무짝에도 관심도 없다는 듯 열심히 팔굽혀펴기를 했다.

“형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하면… 꾸웩!”

아무칸이 기습적으로 날아온 발차기에 맞고 나가떨어졌다.

“감히 짐의 체력단련을 방해해?”

“혀, 형님….”

“사내다운 놈인 줄 알았거늘, 덩치만 크지 순 쫄보가 따로 없구나.”

“그게 아니라….”

“아니긴 뭘 아니냐! 진짜 사내라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가 넘쳐야 하거늘! 족장이 그리 안절부절 쩔쩔 매서야 누가 네놈을 믿고 따르겠느냐! 쯧쯧. 바토르는 짐이 인정할 정도로 남자다운 놈이었거늘. 후손이란 놈은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낑낑거리기나 하다니. 네놈이 그러고도 바토르의 후손이라 할 수 있느냐?”

“형님, 제가 다른 건 괜찮아도 그 거짓말은 좀 그렇다고….”

그때.

“여기.”

카미유가 슬쩍 다가와 아무칸에게 천 쪼가리를 내밀었다.

“이, 이걸 왜 주는 거요?”

“필요할 것 같아서.”

카미유는 그렇게 말하고는, 텐트를 떠나며 경비를 서던 전사들에게 말했다.

“한 30분 정도 쉬다 오도록.”

“아, 예.”

경비병들이 떠난 뒤.

“꾸웨에에에에에에엑!”

“네놈이 감히 짐을 거짓말쟁이로 몰아?”

“으악! 혀, 형님! 으아아악!”

“아주 잘근잘근 다져주마!”

“으아아아악!”

아무칸은 정확히 30분 동안 카이로스에게 죽기 직전까지 얻어맞는 것으로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혀, 형님… 분이 풀리셨으면… 이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아무칸은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도 카이로스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대로라면 저희 부족은 멸망하고 맙니다….”

“도대체 뭐가 위기라는 게냐? 왜 네놈 부족이 멸망을 해?”

“적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무리 잘 싸워도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질 않습니까….”

아무칸이 이렇게까지 필사적인 조언을 구하는 이유는, 하브르 초원의 지형적인 특성 때문이었다.

하브르 초원은 지형이 매우 평탄하고 광활하다.

때문에, 병력 차이가 많이 나면 전투에게 이기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지형적으로 유리함을 가져갈 만한 전략적 요충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흙의 밀도도 낮고, 커다란 돌도 부족해서  성을 쌓아 요새화도 어려웠다.

그러한 이유로, 하브르 초원에는  공성전에 관한 전술은 아예 없다시피 했다.

기병 특유의 빠른 기동성을 이용해 소규모 교전에서 이득을 보거나, 혹은 한 번에 확 몰아쳐 적들을 섬멸하는 식의 매우 단순한 전술이 전부라고 할 수 있었다.

적은 병력으로 대규모 병력을 상대하는 게 가능한 헬무트와는 아예 정반대의 특성인 것이다.

“이런 멍청하고 어리석은 놈. 싸워서 못 이길 것 같으면 도망가면 되는 거 아니냐? 짐이 네놈 같으면 이러고 있을 시간에 빨리 짐 싸서 튀었을 것이다.”

“적들이 쳐들어오고 있는데 맞서 싸우지 않고 도망치라는 겁니까?”

“그게 싫으면 뒈지던가?”

“그게 아니라… 형님 말씀대로 도망친다면 당장은 목숨을 건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거면 족하지 뭘 더 바라느냐?”

“형님, 사람이 도망치지 않고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이유는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도망쳐서 잠시 목숨을 연장해봤자, 사람은 삶의 터전이 없으면 결국에는 죽게 되는 법입니다.”

“잘 아는구나?”

“이곳 울란바토르가 대륙인인 형님의 눈에는 그저 황량하고 별 볼일 없는 곳일지는 모르지만 저희 부족에게는 소중한… 꾸웩!”

이번에는 죽빵을 얻어맞고 나가떨어진 아무칸.

“도망치면 이곳 울란바토르가 없어지기라도 하는 것이냐?”

“예에…?”

아무칸이 턱주가리를 부여잡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잠깐 비운다고 울란바토르가 사라지느냐는 말이다.”

“그, 그건 아닙니다.”

“물론 케레이트 부족 놈들이 홧김에 쑥대밭을 만들고 불을 지를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놈들도 이곳이 필요하기에 손에 넣으려 하는 것일 터. 아무것도 얻을 게 없는데 전쟁질까지 하면서 피를 흘릴 머저리가 이 세상에 얼마나 돼?”

“……!”

“그래, 백 번 양보해서 놈들이 여길 쑥대밭으로 만들고 불태운다고 치자. 그러면 뭐가 달라져? 어차피 새로 텐트 치고 집 좀 지으면 되는걸? 그게 네놈들 주특기 아니냐?”

“헉!”

아무칸은 카이로스의 허를 찌르는 지적에 헛바람을 들이켰다.

그는 유목민.

목축업을 초원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살아가는 민족.

마실 물과 가축들이 뜯을 풀만 있다면, 이 세상 어느 곳이라도 삶의 터전으로 삼는 것이 유목민들이 가진 삶의 자세. 

즉, 카이로스는 아무칸으로 하여금 유목민이라는 근본을 떠올리게 하여 정체성을 되새겨준 것이다.

“울란바토르는 잠시 빌려준다고 생각하고, 부족민들에게 마실 물과 말린 육포 같은 것들만 챙기게 해서 지금 당장 피난길에 올라라. 마침 근처에 산이 하나 있던데?”

“그, 그렇습니다.”

“산속에서 한 며칠 버티다 보면 나머지는 뺀질이가 알아서 해 줄 거다.”

“오오!”

아무칸의 표정에 희망이 떠올랐다.

이대로 케레이트 부족의 대규모 총공격에 전멸하나 싶었는데, 카이로스의 조언을 듣고 나니 별일 아니란 생각이 든 것이다.

* * *

야심한 밤.

콩기라트 부족은 즉시 피난길에 올랐다.

피난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콩기라트 부족민이라면 누구나 해당되었다.

부족민들은 삶의 터전인 울란바토르를 버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집·텐트·가축 등 모든 재산을 버리고 피난길에 오른다는 것에 대해 매우 불안해 했다.

고작 마실 물과 말린 고기 따위만을 지닌 채 산으로 피난간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모두 걱정하지 마라! 이건 전략이다! 케레이트 부족 놈들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나를 믿어라! 늦어도 열흘 안에 울란바토르를 되찾고, 나아가 케레이트 부족 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린 뒤 하브르 초원의 패권을 차지하겠다!”

아무칸은 불안해하는 부족민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공수표까지 남발하면서, 피난행렬을 몸소 지휘했다.

‘짐은 지금부터 특수작전을 나갈 터이니, 얼른 부족민들을 데리고 튀어라.’

‘저도 가겠습니다!’

‘이런 멍청한 놈!’

‘예…?’

‘족장인 네놈이 부족민들을 지휘하지 않고 싸움질이나 하러 나가서 되겠느냐?’

‘……!’

‘족장이면 족장답게 부족민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동요하지 않도록 바로 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할 것이 아니냐.’

‘아!’

‘산으로 튄다고 아예 전투가 벌어지지 않을 것도 아니니, 전사들을 데리고 가서 부족민들이나 잘 보호해라.’

‘예! 형님!’

아무칸은 카이로스로부터 진정한 족장의 덕목을 배웠다.

전생에 대륙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황제 출신답게, 카이로스는 리더십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카이로스의 가르침은 족장이든, 군주든, 혹은 동네 이장이든 가릴 것 없이 적용 가능한 리더십의 정석.

‘내 비록 족장의 지위를 잃고 주군의 부하가 된 몸이나, 앞으로도 기병들을 이끌고 전투에 나서야 할 지휘관이다. 형님의 가르침을 깊이 새기고 실천해야겠다.’

그렇게 아무칸은 카이로스의 조언을 통해 정신적인 성장을 이루며 진정한 리더로 거듭났다.

오직 폭력과 압박만을 중요시하는 유목민 스타일의 리더십이 아니라, 진정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통솔력에 대해서 이해하고 배우게 된 것이다.

* * *

이오타 왕국군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행군하며, 빠르게 북상했다.

그런 이오타 왕국군의 행군 속도는, 평범한 군대보다 몇 배는 빨랐다.

전설의 교관 스푸너가 강도 높은 교육훈련과 체력단련을 시켜서 육성해낸 정예병이었기에, 기동성이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척! 척! 척! 척!

그렇게 엄청난 속도로 거침없이 행군하던 이오타 왕국군은, 어느 순간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고 우렁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전하를 뵙습니다!”

“전하를 뵙습니다!”

“전하를 뵙습니다!”

이오타 왕국군이 무릎을 꿇은 곳.

그곳에 그들의 왕 오토 드 스쿠데리아가 거대한 말에 올라탄 채 이오타 왕국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섯 명의 마검사들.

그리고 헬무트의 딸 엘리스와 함께.

“현 시간부로 군은 국왕인 내가 직접 지휘하겠다.”

오토가 이오타 왕국군에게 명령했다.

“이오타 왕국군.”

“예!”

“마그리트 왕국의 수도로 진격하라.”

이오타 왕국군 15,000명.

척! 척! 척! 척!

멈추었던 군홧발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토와 합류한 이오타 왕국군.

마그리트 왕국의 수도를 향해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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