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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화

몇 분 전.

“대장선을 점령한다! 가자!”

정육면체들을 불러낸 카심이 <붉은 여신>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우웅!

발밑에서 회전하는 정육면체들이 추진력을 더해 주었고, 카심은 수십여 미터를 날아가 적 대장선 갑판 위에 착지했다.

“귁! 귀귀귁!”

펭이가 그 앙증맞고 하찮은 날개를 퍼덕여 카심을 뒤쫓았다.

“…원래 펭귄은 못 나는 거 아니었냐고.”

오토는 펭이가 날아가는 진풍경을 보고 어이가 없어 중얼거렸다.

펭귄 주제에 날지 마!

“모두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귁! 귁귁귁!”

그렇게 적 대장선에 난입한 카심과 펭이는, 적들을 향해 경고했다.

“이런 개 같은!”

“쳐라!”

오버하우저 상단의 기사들과 용병들은, 거래가 틀어졌다는 걸 깨닫자마자 발톱을 드러내었다.

선단을 포위한 함대가 해적영주 에이버리가 아닌 다른 세력이라는 것을 눈치 챈 것이다.

그렇게 카심과 펭이가 올라탄 적 대장선을 포함해 모든 밀무역선들의 갑판 위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적들이 너무 세다.’

카심은 전투 중 자신의 부족함을 자각했다.

신이 나서 뛰어든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오버하우저 상단은 결코 만만한 적이 아니었다.

그들은 결코 평범한 상인들이 아니었으며, 사실상 아르곤 대제의 사병집단이나 다름없었다.

오버하우저 가문은 과거 대륙을 통일했던 크라레스 제국의 황가[皇家].

그런 만큼 카심이 위기에 몰리는 건 당연한 일.

‘전하를 실망시켜 드릴 순 없다. 집중, 집중하자. 전하께 인정받으려면 더 강해져야 돼.’

카심은 오직 오토에게 예쁨 받겠다는 일념 하나로, 스스로를 더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러던 중.

‘보인다!’

카심은 문득 자신이 강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그간 겪었던 고난과 역경을 통해 쌓아왔던 경험이 검술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더욱 강력한 무력을 뿜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걸 이렇게 각성해 버리네.”

한편, 오토는 카심의 잠재력이 활짝 개화한 걸 보고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뜬금없이 각성해 버릴 줄이야….

밑도 끝도 없는 갑작스러운 성장.

하지만 그 효과만은 확실했다.

잠재력을 개화한 카심은 그 짧은 순간 전투력이 엄청나게 상승하더니, 적 대장선을 눈 깜짝할 사이에 장악해 버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렇게 전투는 카심의 대활약으로 이오타 해군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전하!”

오토가 대장선에 올라타자 카심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승전을 축하드립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대단히 인상적이고, 멋진 활약이었어요.”

오토는 카심을 손수 일으켜 세워 주고, 그를 칭찬해 주었다.

“감탄했습니다.”

“그게 정말이십니까!”

“그럼요. 앞으로도 멋진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충서어어어엉!!!”

카심의 눈시울이 또다시 촉촉해졌다.

‘크흑! 어머니! 아들 인정받았습니다! 공을 세워서 전하께 칭찬을 받았습니다! 어머니!’

카심은 고향에 계신…… 이 아니라.

지금쯤 남부의 어느 휴양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계실 어머니를 떠올리며 울컥! 감동에 젖어들었다.

‘역시 날 알아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전하밖에 없다. 앞으로도 충성을 다해서 모실 것이다.’

카심은 오토에 대한 충성을 다시 한번 다짐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 * *

오버하우저 상단의 밀무역선들을 모조리 나포하는 데 성공한 오토는, 책임자들을 끌어내 심문에 나섰다.

아쉽게도 오버하우저 상단의 핵심 간부는 없었다.

워낙 중요한 일이니만큼 아르곤 대제가 직접 오거나, 하다못해 핵심 간부 한 명쯤은 올 줄 알았건만….

‘하긴. 만약 일이 잘못됐다가 핵심 간부까지 연류돼 꼬리가 밟히면 곤란할 테니까.’

오토는 아르곤 대제 일당이 얼마나 용의주도하고 보안에 철저한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잔챙이만 있던 건 아니었다.

“네, 네놈은! 오토 드 스쿠데리아!”

오버하우저 상단의 총책임자이자 중간 관리자에 해당하는 상인 샤일록이 오토를 알아보고 소리쳤다.

“네놈이 왜 여기 있단 말이냐!”

“글쎄.”

오토가 냉랭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왜 여기 있을까?”

“우리 오버하우저 상단의 화물을 건드리고도 네놈이 무사할 것 같으냐!”

“깃발은 에고 상단 거를 내걸었던데?”

“그, 그건.”

“애당초 다른 상단으로 위장해서 여기까지 기어들어 온 이유가 뭘까. 여긴 해적영주 에이버리가 지배하는 영역인데.”

“…….”

“니들이 뒤가 구린 놈들이라는 건 진작부터 알았어. 설마 모르고 있을 줄 알았던 건 아니겠지.”

샤일록은 입을 꽉 다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상단의 보안사항을 누설하느니 차라리 묵비권을 행사하기로 한 모양.

“뭐. 강제로 입을 열게 할 방법은 많으니까.”

오토는 굳이 샤일록을 몰아붙이지 않았다.

마검사들의 고문도 있고.

좀 사이비 같긴 했지만, 정 안 되면 카이로스의 심안을 사용해도 좋았다.

게다가 샤일록은 유능한 상인이긴 했지만, 중간관리자에 불과해 오버하우저 상단의 핵심 간부라고는 볼 수 없었다.

이미 핵심 간부 중 하나인 가이우스를 가둬 두고 있는데 굳이 샤일록 따위에게 힘을 뺄 리가.

물론 최신 정보를 얻기 위해 어느 정도는 심문을 하겠지만.

“전하, 오버하우저 상단의 인물들은 어떻게 처리합니까.”

“음.”

오토가 카미유의 물음에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일단 싹 가둬 놨다가, 칼리프 왕국에 도착하면 팔아먹자.”

“예?”

“칼리프 왕국에는 마정석 광산이 많잖아.”

“아.”

카미유가 오토의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칼리프 왕국은 세계 최대의 마정석 채굴 및 수출 국가로, 이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

하지만 마정석을 채굴하는 건 엄청나게 위험하고 고된 일이기에, 수없이 많은 노예들을 투입해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고 있었다.

그래서 칼리프 왕국에서는 노예 매매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거래되는 노예의 대부분은 세계 각국의 악질 흉악범들이었다.

아무리 노예제가 존재하는 국가라 해도 아무 죄 없는 평범한 노예들을 마정석 광산에 투입하는 건 지나치게 비인간적인 처사.

그래서 칼리프 왕국은 세계 각국의 흉악범들을 돈 주고 수입(?)해 오고 있었다.

인권의 ㅇ자도 챙겨줘선 안 될 인간쓰레기들.

살아 숨 쉬는 게 아까운 인간 이하의 짐승들을 수입해 마정석 광산에서 노역을 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굳이 우리 손 더럽힐 거 있나. 사형을 집행하는 사람들도 사람인데. 괜히 업보 쌓지 말고, 칼리프 왕국에 팔아서 용돈이나 챙기자. 나름 짭짤할 거야.”

“현명하십니다.”

카미유도 오토의 결정에 동의했다.

오버하우저 상단이 얼마나 극악무도한 집단인지를 잘 알았기에, 죽이는 것조차 손을 더럽히는 일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나포한 선박들을 어떻게 합니까?”

“잘 세워 뒀다가 돌려줘야지.”

“예?”

“아르곤 대제한테 보내려고.”

“멀쩡한 선박을 왜 돌려줍니까?”

오토는 대답하지 않았다.

“흐흐흐.”

대신 이게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악마적인 미소를 지었다.

‘도대체 무슨 음모를 꾸미시려고.’

카미유는 오토가 얼마나 사악하고 악랄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했다.

아르곤 대제는 다시 한번 빅엿을 먹게 되리라….

그게 아니고서야 오토가 밀무역에 사용된 선박들을 아르곤 대제에게 돌려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선 실려 있는 화물들부터 우리 함대에 옮겨 싣자.”

“예, 전하.”

당연한 말이겠지만, 밀무역선에 실려 있던 담배·술·소금은 오토의 것이 되었다.

* * *

오토는 그 후로도 쭉 <꼬르륵 군도>에 머물며 행정적인 업무를 돌봤다.

<꼬르륵 군도>는 대륙 남서쪽 바다를 완전히 지배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천혜의 요새.

이런 금싸라기 같은 지역을 아직은 애송이에 불과한 드레이크에게 완전히 맡겨 둘 순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토는 드레이크를 데리고 다니며 짧게나마 일대일 과외를 해 주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마검사 다섯 명을 붙여 주어 드레이크가 <꼬르륵 군도>를 잘 경영해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하기까지 했다.

‘이오타 왕국으로 데려가 봤자 잠재력만 더 약화될 뿐이지.’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고, 뱃사람은 바다에서 살아가야 하는 법.

드레이크를 이오타 왕국으로 데려가는 건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본래 드레이크는 에이버리와 맞서 싸우면서 고난과 역경을 겪고, 경험치를 먹으며 성장해야 했다.

하지만 오토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바람에 군주로서의 잠재력이 약화되고, 시나리오가 삭제된 상태.

그런 드레이크가 해군 제독이자 함대사령관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꼬르륵 군도>에 머물러야 했다.

‘여기 놔두면 알아서 크겠지. 내가 다 떠먹여 줄 수도 없으니까.’

오토가 바라는 건 드레이크를 박아놓은 <꼬르륵 군도>가 알아서 훌륭한 해군기지로 성장하는 거였다.

일종의 작업장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오토는 <꼬르륵 군도>를 떠나기 전 드레이크에게 명령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나 이오타 왕국의 국왕 오토 드 스쿠데리아는 해군참모총장 프랜시스 드레이크를 꼬르륵 군도의 총독으로 임명한다.”

“……!”

“앞으로 과인의 영토를 부강하게 만들고, 해군기지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 이상.”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졸지에 <꼬르륵 군도>의 총독이 된 드레이크는, 크게 감격해 오토에게 넙죽 엎드려 절했다.

‘내가 꼬르륵 군도의 총독이 되다니. 아버지. 보고 계십니까. 아들이 해적 소굴의 총독이 되었습니다.

오토를 바라보는 드레이크의 마음속에서 충성심이 끓어올랐다.

드레이크에게 있어 오토는 복수귀로 살 수밖에 없던 처절한 삶을 180도 바꿔 주었고,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뤄주기까지 한 사람.

충성심이 끓어오르지 않는다면, 그건 짐승이나 다름없을 터.

“그럼, 간다.”

오토가 드레이크의 어깨를 탁탁 두드리며 신신당부했다.

“잘하란 말이야. 알겠지.”

“예, 전하.”

“믿는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믿는다고.”

“예…?”

드레이크는 오토가 자꾸만 했던 말을 거듭 반복하자 혼란스러워했다.

‘설마 갈구는 건가?’

그때.

“상납금 제때 잘 바치란 말씀이다.”

카미유가 드레이크의 귓가에 속삭였다.

‘상납금?!’

드레이크는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카미유의 말을 믿어 보기로 했다.

“세, 세금은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보내겠습니다.”

“바로 그거야.”

오토가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피워 올렸다.

“세금이 얼마나 중요한데.”

“…….”

“총독이 됐으면 세금에 신경 써야지. 암, 그렇고말고.”

드레이크는 어쩌면 자신이 희대의 악덕(?)한 군주를 만난 것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다.

“증세 없는 복지. 투자 없는 개발. 지방정부로서 중앙정부에 대한 성실한 납세. 이게 가장 중요한 거야. 알겠어.”

“며, 명심하겠습니다.”

드레이크가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오토의 말은 현실성 없는 궤변이었다.

마치 동전 한 닢 쥐여 주고 빵이랑 우유를 사 오고, 담배도 사 오고, 남은 돈은 용돈하란 소리처럼 들렸던 것이다.

물론 아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드레이크가 바다로 나가서 열심히 건수(?)를 따오면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었으니까.

“아, 그리고.”

오토가 덧붙였다.

“한 달 있다가 그거 잊지 말고.”

“오버하우저 상단 말씀이십니까?”

“응.”

“차질 없이 진행하겠습니다.”

“그럼 됐어.”

오토는 드레이크에게 한번 씩 웃어 보이고는 <붉은 여신>에 올라탔다.

당분간 <꼬르륵 군도>에 콕 박혀 내정에 집중해야 하는 드레이크에게 세계 최고의 쾌속 군함은 필요하지 않을 터.

오토는 <붉은 여신>과 <검은 함대>에 속한 군함 몇 척도 이끌고 다시 바닷길에 올랐다.

세계 최대 마정석 생산·수출국이자 이번 여정의 종착점인 칼리프 왕국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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