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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로웨나는 마치 정신 나간 사람처럼 오토의 편지를 뜯었다.

덜덜덜!

피 묻은 손을 덜덜 떨면서…….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친애하는 누님께.

누님, 잘 지내고 계신지요.

저는 이 순간에도 누님이 걱정되어 밤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크게 상심하고 계시리라 짐작하고 있습니다.

(중략)

최근 누님께서 내리신 결정들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케레스 형님께 청혼하신 것 또한 모두 저를 위해서 내리신 결정이시겠지요…….

(중략)

입장이 곤란해 누님께 제 마음을 차마 다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저는 제 나름대로 누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중략)

“아아… 아아아……!”

로웨나는 오토의 편지를 읽어 내려가면서 신음에 가까운 탄식을 내뱉었다.

그 모습은 정말이지 기괴했다.

조금 전까지 무고한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여 가며 살육을 벌이던 여자가, 고작 편지 한 통을 읽으며 멀쩡해지다니…….

심지어, 편지 내용을 어찌나 감격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던지 로웨나는 거의 오열하다시피 하면서 눈물을 줄줄 흘리기까지 했다.

‘와, 완전히 미쳐 버리셨군.’

‘어쩌다 저렇게 광기가…….’

‘제정신이 아니야.’

기사들은 그런 로웨나의 모습에 완전히 기가 질려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기사들은 깨달았다.

‘오토 드 스쿠데리아 국왕에게 완전히 지배당해 버리셨군.’

‘대공 전하를 제어할 수 있는 건 오직 오토 드 스쿠데리아 국왕뿐이다.’

이 미쳐 버린 황녀를 제어할 유일무이한 존재는 오직 오토이며, 오토의 말 한마디에 순한 양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중략)

누님의 형제들…… 테르테미안 대공과 파라곤을 현혹시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부탁드리건대, 저를 믿어 주셨으면 합니다.

누님께서 저를 위해 노력해 주시는 것만큼, 저 또한 누님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부디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누님…… 보고 싶습니다.

- 친애하는 동생 오토 드 스쿠데리아가.

“동생… 흐윽… 동새앵…….”

로웨나는 편지를 붙들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오토를 그리워했다.

약혼식을 올린 오토와 엘리제가 서로 다정하게 키스를 나누고 있을 상상 때문에 광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렇듯 따스한 내용의 편지를 보내오니 이성을 되찾은 것이다.

게다가 테르테미안과 파라곤을 현혹시켜 보이겠단 말은, 그들을 속여서 로웨나가 황위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단 뜻이었다.

‘동생이 나를 사랑하고 있었구나… 겉으로는 티 내지 못하고 선을 그었지만… 나를 깊이 생각하고 있었어…….’

로웨나는 편지 한 장으로 인해 오토의 마음을 제멋대로 해석, 오해해 버리고 말았다.

그것은 이미 예정된 일이기도 했다.

건국기념연회 당시 오토에게 첫눈에 반해 버렸을 때부터, 로웨나의 이러한 행동은 예견된 것이었다.

자신이 첫눈에 반한 남자에게 완전히 빠지다 못해 미쳐 버리는 그 성향이 발현된 이상 결국에는 벌어질 일이었던 것이다.

‘그래… 동생은 나를 황위에 올려 줄 생각이야…… 우리 둘의 사랑을 위해서…….’

로웨나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미소를 지었다.

‘테르테미안과 파라곤을 토벌하고 황위에 오르는 거야… 그 뒤에 잘츠부르크 가문까지 이 세상에서 지워 버리면… 아무도 나와 동생을 방해할 수 없게 돼… 아무도…….’

로웨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겨우 이성을 되찾았고, 비로소 살육을 멈췄다.

“이 쓰레기들을 빨리 내 눈앞에서 치워 버리도록.”

로웨나가 냉혹한 목소리로 시체들을 치울 것을 명령했다.

“당장 목욕물을 준비하라.”

“예, 전하.”

이성을 되찾았음에도, 로웨나는 죽은 이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다.

뼛속까지 황족 그 자체인 그녀는, 오직 고귀한 혈통을 지닌 이들만을 사람으로 인정했다.

황족이나 왕족, 혹은 유서 깊은 가문의 귀족이 아니라면 사람이 아닌 가축 정도로 취급했던 것이다.

그런 만큼 눈이 돌아 사람을 죽이더라도, 그녀는 일말의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했다.

로웨나는 미치기 전에도 삐뚤어진 특권의식으로 똘똘 뭉친 괴물이었던 것이다.

* * *

각각 테르테미안과 파라곤을 찾아간 오토의 분신들은, 즉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사실 저는…….”

오토가 테르테미안에게 말했다.

“로웨나 대공이 두렵습니다.”

“음!”

테르테미안이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여자를 고르라면, 나 역시 누이를 꼽을 것이오.”

“이미 로웨나 대공의 광기는 상식적인 선을 벗어났습니다.”

오토는 테르테미안에게 로웨나가 벌인 끔찍한 살육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쯧쯧. 그 지경까지 갔단 말이오?”

이야기를 들은 테르테미안의 표정에 경멸의 빛이 떠올랐다.

“어려서부터 싹수가 보이긴 했지.”

“그렇습니까?”

“어린 시절…… 간혹 누이가 시녀를 죽이는 일이 몇 번 있었소.”

“맙소사.”

“덮을 만한 정도로 다들 쉬쉬하고 넘어가긴 했지만…… 누이에게 피에 대한 갈망이 있다는 것은 황족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오.”

“그래서 저는 로웨나 대공이 두렵습니다.”

“그럴 것이오.”

테르테미안이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그 성질머리 때문에 제 발등을 찍을 줄 알았지. 오토 드 스쿠데리아 같은 대어를 이렇게 놓치는군. 후후후.’

테르테미안은 오토가 로웨나로부터 마음이 떠났다는 걸 100퍼센트 확신했다.

로웨나가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인물인지는 형제인 테르테미안 자신이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사실.”

오토가 입을 열었다.

“저는 이오타 왕국, 로웨나 대공, 그리고 잘츠부르크 가문의 연대를 꿈꿨습니다.”

“으음.”

“하지만 로웨나 대공은 너무나도 무서운 분. 그분과 함께한다면 저와 제 약혼녀인 엘리제의 사이가 위험해질뿐더러, 잘츠부르크 가문과의 불화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하하!”

테르테미안이 웃었다.

“이해하오! 내 어찌 오토 국왕의 마음을 모르겠소? 누이와 한배를 타느니, 차라리 배에서 뛰어내려 헤엄치는 것이 아닐 것이오!”

“저는 두렵습니다. 로웨나 대공이 앙심을 품고 이오타 왕국을 공격한다면…….”

“그럴 일은 없을 것이오.”

테르테미안이 딱 잘라 말했다.

“이 테르테미안이 누이가 그대를 공격하게 가만히 놔두지 않을 터이니!”

“그게 정말이십니까?”

“오토 국왕.”

테르테미안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대가 누이로부터 마음이 떠났다면…… 무슨 생각으로 나와 파라곤을 만나 대화하길 원했는지 잘 알고 있소이다. 그대는 나와 파라곤 중에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겠지.”

“대공 전하…….”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겠소. 나는 황위를 꿈꾸오. 나뿐만 아니라 누이와 동생 놈 또한 마찬가지.”

“……!”

“형님께서는 무능하시오. 제국의 황제가 될 자격이 없는 분이시오.”

테르테미안의 입에서 결코 흘러나와서는 안 될 말이 흘러나왔다.

반역.

심지어 세계 최강대국인 아라드 제국의 황위를 찬탈하겠단 말을 감히 입에 담은 것이다.

“오토 국왕도 그것을 알 것이오. 나는 그대가 결코 멍청한 인물이라고 생각지 않소. 이미 다 계산하고, 자신의 가치를 알고 있기에 이렇게 나와 파라곤을 찾아온 것이겠지.”

“……그렇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내게 힘을 실어 주시오. 지금 이 대륙에서 그대와 이 테르테미안이 힘을 합쳤을 때 불가능한 일은 없을 것이오.”

“아!”

“원하는 걸 말해 보시오. 내 뭐든 들어주겠소. 황위 계승 서열은 내가 파라곤보다 한 수 위요. 거사를 진행하더라도 내가 파라곤보다는 명분상 한결 나을 터이니.”

“알고 있습니다.”

“뭐든 파라곤보다 더 많은 것을 그대에게 약속하리다.”

테르테미안이 자신 있다는 듯 오토에게 말했다.

* * *

한편, 오토와 콘라드와 지안카를로는 그 대화들을 실시간으로 모두 엿듣고 있었다.

오토의 분신들과 테르테미안, 그리고 파라곤이 나누는 대화는 거의 빼다 박은 듯 똑같았다.

오토가 로웨나로부터 마음이 떠났다는 이야기를 꺼내고, 테르테미안과 파라곤이 기뻐서 펄쩍 뛰고, 뒤이어 본심을 말하면서 자신에게 힘을 실어 달라는 내용까지.

과장을 조금 보태 표현하자면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이런 역적의 무리들이!!!”

지안카를로는 테르테미안과 파라곤이 반란을 꿈꾼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화아아아아악!

그가 얼마나 분노했느냐 하면, 당장에라도 테르테미안과 파라곤에게 달려가 그들을 단칼에 베어 버릴 기세였다.

실제로, 지안카를로에게는 그럴 만한 무력이 있었고.

“참으셔야 합니다.”

오토가 침착하게 지안카를로를 뜯어말렸다.

“여기서 두 황자들을 베어 버렸다간 황제 폐하의 분노를 사게 되고, 저들을 따르는 귀족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저들을 베는 순간 제국에 내전이…….”

“나도 알고 있네.”

지안카를로가 가까스로 분노를 억누르며, 겨우 다시 자리에 앉았다.

“다만 이 분노를 다스리기가 힘들 뿐일세.”

“이해합니다.”

오토는 지안카를로의 심정을 이해했다.

잘츠부르크 가문은 대대로 황가에 충성해 온 유서 깊은 명문가로서, 그 충성심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니 지안카를로가 분노하는 건 당연한 일일 수밖에.

“저들을 이용해야 합니다. 로웨나, 테르테미안, 그리고 파라곤. 이 셋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이용한다면 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크흠!”

“그리고…….”

오토가 덧붙였다.

“저들의 힘을 북부제국이 침공해 왔을 때 이용할 수만 있다면, 피해는 더욱 줄어들 겁니다.”

“……!”

“이미 황자들은 제가 던진 미끼를 모두 물었습니다. 들으셨다시피, 저들은 이제 제 손아귀에서 놀아날 수밖에 없습니다.”

오토의 말은 사실이었다.

오토는 자신의 전략적·정치적 가치를 이용해 황자들을 낚았고, 그들은 미끼를 물다 못해 이미 잡힌 물고기나 다름없었다.

오토가 황자들을 가지고 노는 건 일도 아닌 지경까지 와 있었던 것이다.

“지켜봐 주십시오. 할아버님.”

“그렇게 하마.”

다시 평정심을 되찾은 지안카를로가 대학살의 서를 들여다보았다.

오토의 분신들과 테르테미안, 그리고 파라곤의 대화를 마저 들으려는 것이다.

* * *

“이미 로웨나 대공은 저를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만약 대공 전하와 제가 손을 잡는다면, 로웨나 대공을 제거하는 건 일도 아니겠지요. 파라곤 대공 또한 마찬가지일 테고.”

“그렇소.”

“그럼 저에게 무엇을 약속하시겠습니까?”

“뭐든 파라곤보다 그 이상을 해 주리다.”

“파라곤 대공은 제게 이오타 왕국에 대한 영구적인 불가침 조약을 약속했습니다. 또한, 추후 태어날 제 자식과 황태자 간에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나는.”

테르테미안이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거기에 더해 누이가 다스리는 영토를 그대에게 주겠소.”

“그게 정말이십니까?”

“그 이상도 해 줄 수 있소.”

사실 테르테미안은 정말로 오토에게 아라드 제국의 영토를 떼어 줄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약속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지금이야 네놈에게 간이고 쓸개고 빼 줄 것이다. 허나 내가 황위에 오른다면 네놈부터 숙청할 것이다.’

테르테미안은 황위에 오르자마자 오토를 토사구팽할 생각이었다.

새로이 황위에 오른 자가 측근들을 제거하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다.

황권을 강화하기 위해선 공을 세운 측근들을 제거하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좋습니다.”

오토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는 파라곤 대공과 손을 잡아 주는 척하겠습니다.”

“음?”

“제가 파라곤 대공 곁에서 그에게 힘을 실어 주는 척하겠습니다. 적당한 시기가 오면…….”

오토가 눈을 빛냈다.

“파라곤 대공의 뒤를 찌르겠습니다. 대공 전하를 위해서 말입니다.”

“그, 그런 방법이!”

테르테미안은 그제야 오토의 의도를 이해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로웨나와 파라곤을 속여서, 그들의 뒤통수를 치려고 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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