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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일단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오토가 바그람에게 조언했다.

“우리는 에르제베트 왕국군 본대가 올 때까지 참아야 돼.”

“취익?”

“우르크 평원으로 깊숙하게 끌어들일 거야.”

“만약 에르제베트 왕국군과 성난 늑대 부족이 합류하면 큰일이지 않겠나? 취익?”

“그거까지도 계산해야지.”

“……?”

“단언컨대.”

오토가 확신에 찬 어조로 바그람에게 말했다.

“에르제베트 왕국군과 성난 늑대 부족이 합류할 일은 없을 거야.”

“그게 정말인가? 취익?”

“당연하지. 그렇게 만들 거니까, 걱정 마.”

“알겠다. 취익.”

“에르제베트 왕국군은 단 한 명도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거다.”

…라고 말하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비유에 불과했다.

오토는 불필요한 살생을 최대한 피하는 타입.

단 한 명도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거란 말은, 에르제베트 왕국군을 궤멸시켜 결국엔 항복하게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그 전에.”

오토가 화제를 돌렸다.

“니 동생부터 구하자.”

“취익?”

바그람은 오토가 자신의 동생 이야기를 꺼내자 살짝 당황했다.

바그람에게 있어 동생 투리안은 가장 아픈 손가락이자 뼈아픈 가족사였다.

몇 년 전.

바그람은 동생 투리안과 크게 다퉜다.

투리안은 매우 호전적인 성격으로, 천둥 발굽 부족이 다른 부족들을 적극적으로 정복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현명한 바그람은 전쟁을 원하지 않았기에, 투리안과 자주 의견 다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과격한 동생 투리안의 성향 때문에 바그람은 늘 골머리를 앓기 일쑤였다.

문제는 그런 투리안을 지지하는 부족의 장로들과 전사들도 여럿 있었다는 것.

결국, 바그람은 족장으로서 동생 투리안을 포함한 부족의 장로들 몇 명과 전사들을 추방시켰다.

그들을 내버려두었다간 부족 내 과격파들이 득세할 테고, 자칫 잘못했다간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방당한 투리안과 장로들, 그리고 전사들은 따로 자기들만의 부족을 만들지 않았다.

사실 부족에서 추방당한 오크들이 새로운 부족을 만들지 않고 다른 부족에 들어가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투리안 일행은 다른 부족도 아닌 성난 늑대 부족으로 들어갔다.

그건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예로부터 천둥 발굽 부족과 성난 늑대 부족은 서로 앙숙이라, 거의 원수지간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아무리 추방당했다고는 하지만, 성난 늑대 부족에 들어갈 줄이야?

그것도 족장의 동생과 장로들, 심지어 전사들이었음에도.

그 후 바그람과 투리안의 관계는 더 나빠지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되었고, 근래에 들어서는 원수나 다름없는 사이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투리안은 바그람을 천둥 발굽 부족에 어울리지 않는 나약한 족장 주제에 동생을 쫓아낸 비겁한 형이라고 생각했고.

바그람은 투리안을 부족의 배신자라고 생각했다.

“취익? 내 동생을 구하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췩?”

“지금쯤 위기에 처했을 거야.”

“취익?”

“애초에 투리안이 삐뚤어진 건 악마의 자식 때문이지, 본심이 아냐.”

“취, 취익?!”

“투리안과 자주 어울리던 부족의 장로들 있지? 같이 추방당했던 자들 말야.”

“그렇다. 취익.”

“다 악마의 자식들이야.”

“……!”

“투리안이 성난 늑대 부족으로 간 이유는 악마의 자식들의 꾐에 넘어간 게 가장 커. 본인 선택도 어느 정도는 있겠지만. 아무튼. 지금 투리안은 성난 늑대 부족에서 입지가 매우 좁아진 상태일 거야.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지.”

“취익?”

“지금 성난 늑대 부족의 주류 세력은 순수한 오크들이 아냐. 악마의 자식들이지. 투리안은 악마의 자식들을 색출해 내자고 주장할 거고, 악마의 자식들은 그런 투리안을 천둥 발굽 부족에서 보낸 간첩이라고 몰아세울걸?”

현재 성난 늑대 부족은 악마의 자식들을 구분하는 걸 거부하고 있었다.

심지어 족장마저도.

왜?

성난 늑대 부족의 수뇌부들 중 악마의 자식들이 엄청나게 많았으니까.

“곧 성난 늑대 부족에 있는 악마의 자식들이 투리안을 제거하려고 할 거다.”

“그, 그건! 취익!”

“동생, 구해야지?”

오토가 바그람에게 물었다.

“취, 취익.”

바그람은 선뜻 그러겠다고 대답하지 못했다.

투리안이 아무리 밉다 한들 동생은 동생.

그러나 추방당한 후 성난 늑대 부족에 들어간 건 도저히 용서해줄 수 없는 행위라서, 용서해 주고 싶어도 부족민들의 눈치가 보여 선뜻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뭘 고민해. 지금 핑계 대기 딱 좋은 시기인데.”

“취익?”

“사실 투리안은 악마의 자식들에게 속은 거였다,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성난 늑대 부족의 정보를 보내오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대충 둘러대기만 해도 다들 믿을걸?”

“취, 취익!”

오토의 말을 들은 바그람의 눈이 크게 떠졌다.

생각해 보니 그랬다.

악마의 자식들 때문에 시끌시끌한 이 시국이라면 투리안에게 적당한 핑계거리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투리안은 꽤 괜찮은 오크야. 구해 주자. 니 동생이잖아.”

“알겠다. 취익.”

바그람은 오토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동생 투리안부터 구해 주기로 했다.

‘차라리 잘됐군. 취익.’

사실 바그람은 내심 동생 투리안과 전쟁터에서 마주치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돌아간다면, 형제간에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비극을 피할 수 있을뿐더러 어쩌면 관계를 회복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였다.

바그람으로서는 투리안을 구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 * *

오토의 예상대로, 투리안은 위기에 처해 있었다.

“…성난 늑대 놈들. 취익. 결국 나를 헌신짝처럼 내다 버릴 모양이군. 취익.”

부족 전략 회의에서 제외된 투리안은, 자신의 입지가 엄청나게 나빠졌다는 걸 실감했다.

실제로 최근 성난 늑대 부족의 수뇌부들 사이에서, 투리안의 의견은 늘 묵살되기 일쑤였다.

심지어,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며 천둥 발굽 부족에서 보낸 간첩으로 의심하는 것 같았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노력해 왔는데. 취익.”

투리안은 지난 몇 년을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그는 천둥 발굽 부족 출신인데다가, 족장 바그람의 동생.

그러다 보니 성난 늑대 부족 내에서 자기만의 입지를 다지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그래서 성난 늑대 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했고, 이대로라면 장로 자리를 따낼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의 피나는 노력이, 이제 와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었다.

우르크 평원의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천둥 발굽 부족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세력을 확장하자 입장이 곤란해져 버린 것이다.

그 와중에 부족 내 악마의 자식들을 색출해내자는 이야기를 꺼냈다가, 도리어 역풍을 맞은 게 더욱 치명적이었다.

투리안의 입장에서는 혹시나 모를 악마의 자식들을 색출해내자고 의견을 낸 것이었는데, 부족의 장로들이 불같이 들고 일어나면서 천둥 발굽 부족의 간첩이냐며 몰아세웠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고, 투리안은 억울하기만 했다.

그러나 족장과 장로들은 악마의 자식이 천둥 발굽 부족에서 만들어 낸 거짓 선동이라 생각할 뿐이었다.

“취익.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투리안의 오른팔이자 천둥 발굽 부족의 전사였던 바루가가 찾아와 말했다.

“아무리 성난 늑대 부족에서 우릴 버릴 것 같습니다. 취익.”

“그게 무슨 소리냐? 취익?”

“취익. 우리 천둥 발굽 부족 출신 전사들을 전쟁에서 완전히 제외시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취이익.”

“이런 빌어먹을! 취익!”

“족장의 친위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 더불어….”

“……?”

“우리와 함께 왔던 장로들이 수상합니다. 취익.”

바루가가 투리안의 귓가에 속삭였다.

“혹시 몰라 장로들이 마시는 맥주에 제 피를 살짝 섞어 보았는데, 신체가 미세하게 파란색으로 물드는 걸 보았습니다. 취익.”

“취이이익! 그게 사실이냐! 취이익!”

“맹세코 사실입니다. 취익.”

“그, 그렇다면. 취익.”

투리안이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기라도 한 표정을 지으며 바루가에게 물었다.

“우리와 함께 부족에서 추방당했던… 취익… 장로들이… 악마의 자식들이었단 말이냐?”

“취익. 정황상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어쩌면 우린 악마의 자식들에게 속아서 부족을 배신한 건지도 모릅니다. 취이익.”

“취, 취이익.”

투리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혼란스럽단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겠다. 취익.”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취익.”

“지금부터는 아무도 믿어서는 안 된다. 취익.”

“췩. 알겠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취, 취익.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없어. 취이익.”

투리안은 자신과 함께 천둥 발굽 부족을 떠났던 장로들과 전사들 중 상당수가 악마의 자식들이었다는 걸 확인하고 완전히 멘탈이 나가 버리고 말았다.

함께 뜻을 같이했던 동료들이 사실 악마의 자식들이었다니…….

“취익! 나는 그것도 모르고! 취익! 놈들의 꾐에 빠져 부족을 배신하고! 취익! 형님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 버리고 말았구나! 취이이이익!”

투리안은 지난 몇 년 동안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들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투리안은 야망이 큰 오크였지만, 그렇다고 피도 눈물도 없는 야심가는 결코 아니었다.

단지 부족의 번영을 위해 적극적인 정복전쟁을 주장했을 뿐이지, 악한 오크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를 어찌한단 말이냐! 취익! 어찌해! 취이익!”

“우선은. 취익.”

바루가가 투리안에게 조언했다.

“장로들과 전사들 중 상당수가 악마의 자식들이라는 게 밝혀진 이상 더는 여기 머무르시면 안 됩니다. 취익. 성난 늑대 부족 안에도 악마의 자식들이 득실득실할지도 모릅니다. 취이익.”

“취이익. 그래야겠다. 우선 여길 빠져나가야겠어.”

투리안은 탈출을 결심하고, 몇몇 전사들과 함께 기회를 엿봤다.

그러던 중.

‘이대로 돌아가면 형님께서 나를 절대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취익. 형님께 용서받으려면 뭔가 공을 세워야 한다. 취이익.’

형 바그람을 볼 면목이 없었던 투리안은, 어떻게 하면 용서받을 수 있을지 궁리하다가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족장의 뿔피리를 훔쳐다가 형님께 바친다면… 어쩌면 용서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성난 늑대 부족의 족장에게는 신비한 뿔피리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부족 대대로 내려오는 족장의 신물이었다.

‘해 보자. 어차피 이판사판이다. 운이 좋으면 족장을 암살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투리안은 목숨을 걸고 성난 늑대 부족의 족장을 암살하고, 뿔피리를 훔쳐 달아나고자 했다.

오직 그것만이 부족을 배신했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 * *

다음 날 밤.

투리안은 성난 늑대 부족의 족장에게 긴히 드릴 말씀이 있다며 독대를 청했다.

다행히 성난 늑대 부족의 족장은 그런 투리안의 청을 받아들였고, 둘의 만남은 이루어졌다.

“잘하고 있네.”

한편, 오토는 하늘 위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두운 밤하늘.

검은 비늘을 가진 까막이는 야간에 비행한다 해도 들키는 법이 없었다.

게다가 성난 늑대 부족 진영에서 멀리 떨어져서 비행하고 있었기에, 들킬 염려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멀찌감치 떨어진 하늘을 비행하며 투시 능력을 사용하면, 적들에게 들키지 않고 원거리에서 정찰이 가능했던 것이다.

‘암살에 성공할 가능성은 1퍼센트 미만이고. 뿔피리를 훔쳐 도망칠 확률은 100퍼센트지.’

오토는 투리안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었다.

투리안이 성난 늑대 부족의 족장 암살에 실패하고, 뿔피리를 훔쳐 달아나는 사건은 바그람의 시나리오에서 매우 중요한 이벤트였다.

즉, 오토가 괜히 바그람에게 투리안을 구출할 것을 조언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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