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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퍼센트의 사랑 90화

게이트가 생겨나는 주기는 언제나 제멋대로였다. 한국에 S급 게이트가 이렇게 오랜 기간 나타나지 않은 것이 신기한 일이기는 했지만, 말이 안 되는 일은 아니었다.

어떤 곳에는 1년에 세 번씩 나타나기도 했고, 30년이 넘도록 S급 게이트가 나타나지 않은 나라도 있었다.

하지만 누구라도 20년 넘게 S급 게이트가 나타나지 않으면 내심 ‘이곳은 안전한 지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리온도, 센터장도 다르지 않았다. 물론 S급 게이트가 앞으로 영영 다시 생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몇 년 정도는 조용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두 달도 지나지 않아서 다시 S급 게이트가 나타날 징조가 보인다니. 차라리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정도로 끔찍한 소리였다.

“……아닐 수도 있죠? 그냥, 그럴 수도 있다는 거죠?”

“지난번이랑 거의 같은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어. 거의 확정적으로 보고 있고. 나도 기우였으면 좋겠지만, 아니라고 생각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

리온이 입술을 꾹 깨물었다. 중앙 센터에는 4명의 S급 에스퍼가 있다. 하지만 지금 두 명은 게이트에 들어가 있고, 한 명은 가족상으로 휴가를 내고 외국에 나가 있는 상태였다.

다음 주는 되어야 돌아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돌아오더라도 개인적으로도 힘들겠지만 대비 훈련 일정을 맞추기에도 빠듯할 것이었다.

“하필 제일 마지막에 게이트 들어간 게 효빈이야. 제일 늦게 나올 거라는 소리지. 하아…… 당장 훈련 들어가기도 시간 부족한데.”

리온이 센터장이 자신을 부른 이유를 어렵지 않게 깨달았다. 현재 리온이 센터에 남아 있는 유일한 S급 에스퍼이기도 했고, 당장 투입하기에 가장 걸리는 점이 없는 에스퍼였기 때문이었다.

“좀 더 쉬게 하고 싶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너를 쉬게 할 수는 없겠지. 웬만하면 지난번에 갔던 사람을 그대로 보내고 싶진 않았지만…….”

“상관없어요. 어차피 제가 가는 게 제일 낫잖아요?”

리온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게 기다리던 게이트 복귀인데, 이런 일로 복귀하게 되니 그다지 반갑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효빈 선배는 마지막으로 게이트 들어갔으니 게이트 열리기 직전에나 돌아올 거고, 청현 선배는 가족상으로 외국에 나가 있고. 현서 선배나 제가 그나마 S급 게이트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데다가 현서 선배는 늦어도 이틀 뒤면 복귀할 테니까.”

“그래. 그리고 그렇게 따지지 않아도 가장 강한 에스퍼를 보내는 게 더 나은 선택이니까.”

센터장이 골치가 아프다는 얼굴을 하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러모로 리온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쉬는 것도 그럴 만한 상황이어야 쉬게 해 줄 수 있지, 이런 상황에서 센터의 가장 큰 전력인 S급 에스퍼를 쉬게 하는 건 미친 짓이었다.

“마침 유원이도 빠르면 오늘, 늦어도 이틀 내로 복귀하니까…… 좀 피곤하긴 하겠지만 불가능한 일정도 아니겠지.”

유원은 괜찮을까. 리온이 문득 든 생각에 눈가를 찌푸렸다.

자신이야 괜찮지만, 가이드 입장에서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S급 게이트를 다시 들어가는 게 부담이 되지 않을 리도 없었고, 어쩌다 S급 게이트 이야기만 나와도 싫어하는 눈치였는데.

“……그렇겠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들이 선택한 직업이었고, 이 직업은 이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언제나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하는 직업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마음이 복잡하고 유원이 신경 쓰인다고 해도, 일에 그 마음을 반영시킬 수는 없었다. 요즘 느끼는 이 기분의 정체를 고민할 시간마저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 조금 씁쓸하긴 했지만, 고민 같은 것은 일을 끝내고 나와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럼 현서 선배랑 같이 들어가게 되는 건가요?”

“그럴 가능성이 크지. 저번엔 징조가 나타나자마자 운 좋게 발견했지만, 이번엔 발견이 늦었어. 며칠 내로 게이트가 생길 것 같다.”

산 넘어 산이었다. 이런 상황이면 자신이나마 게이트에 들어가 있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었다.

“부산 팀이 5일 전 아침에 들어갔으니 슬슬 나올 때가 됐지. 나오자마자 이야기하기 좀 미안하긴 하지만…… 어쩌겠냐.”

“이해할 거예요. 이해 못 해도 뭐,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렇긴 하지. 아무튼 현서랑 유원이는 간다고 생각하고, 나머지 인원은 어떻게 추릴지 생각을 좀 해 봐야겠어.”

“지난번에 갔던 사람 위주로 짜기엔…… 마지막으로 게이트에 들어간 팀이 좀 아슬아슬하겠네요.”

“그래. 그쪽은 배제하고 생각하는 편이 나아. 하아, 골치 아프네.”

리온은 그 뒤로 센터장을 도와 새로운 S급 게이트에 들어갈 팀원을 짜는 것을 도왔다. 현서나 리온과 상성이 좋은 이들을 대강 추려 낸 두 사람은 팀원 확정은 현서가 게이트에서 나온 후에 마무리 짓기로 하고 자리를 정리했다.

그렇게 대강 완성한 명단이 아무 쓸모도 없게 되어 버린 것은 그로부터 하루 뒤의 일이었다.

* * *

“선배, 그 얘기 들으셨어요?”

“무슨 얘기?”

“부산 게이트에서 중상자가 나왔다던데요.”

“뭐?”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후배 하나에게 부산 게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리온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

“누, 누가? 그런 얘기 못 들었는데.”

아직 게이트가 닫혔다는 알림조차 오지 않은 상태였다. 리온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되물었다.

“아직 게이트 닫혔다는 알림도 안 왔잖아.”

“상황이 정리가 안 돼서 그렇다는 것 같던데요. 그쪽에 가 있는 친한 직원한테 들었는데, 중상자가 있어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누가, 누가 다쳤다는데?”

“그것까진 못 들었어요. 그쪽도 정신없다고 금방 끊어서…….”

설마, 사색이 된 리온이 곧바로 전화기를 꺼내 들고 유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직 전화가 꺼져 있다는 안내음을 들은 리온이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주머니에다 쑤셔 넣었다.

“잘못 들은 거 아냐?”

“아니에요. 엄청 급해 보이던데. 걔 부산까지 간다고 엄청 툴툴대면서 갔던 건 확실히 기억나거든요.”

누구인지 모를 중상자.

리온의 심장 소리가 밖까지 들릴 것 같을 정도로 커졌다.

‘아니겠지. 그 게이트에 들어간 사람이 에스퍼 넷, 가이드 둘인데. 그중에 딱 이유원일 리가…… 아니지. 잠깐. 다친 사람이 한 명이라는 얘기는 또 없었잖아?’

생각해 보니 부상자가 한 명이 아닐 수도 있었다. 중상자가 있을 정도면 함께 들어간 팀원들 역시 자잘한 부상을 달고 나오는 일이 보통이었으니까.

[게이트 토벌 알림 : 부산 000―00 10/21 자로 발생하였던 게이트가 진압되었습니다.]

뒤늦게 게이트 공략 완료 알림 도착한 것이다. 다시 한번 유원에게 전화를 걸어 봤지만 이번에도 전화기가 꺼져 있어 수신이 불가능하다는 기계음만이 딱딱하게 말을 걸 뿐이었다.

“아니겠지. 설마…….”

“왜 그렇게 불안해하세요. 선배답지 않게.”

대수롭지 않게 건넨 소식에 지나치게 초조해하는 리온을 보던 후배가 리온의 눈치를 살짝 살폈다. 기껏해야 호들갑이나 좀 떨 거라고 생각했는데 보는 사람이 다 불안해질 정도로 초조해하는 것이 낯설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여, 역시 매칭 가이드라서 많이 걱정되시는 건가 봐요.”

불편한 후배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친한 것도 아니었기에, 후배 에스퍼는 이 상황이 굉장히 낯설기만 했다.

분명 사이가 좋지 않기로 유명한 두 사람이고, 요즘은 함께 살면서 관계가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지금 리온의 태도는 단순히 사이가 나쁘지 않은 사람을 떠올리는 정도로 보이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정말 그래 보이나, 하고 생각이라도 했을 리온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었다.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발로 뛰면서 소식 하나라도 더 찾아보는 게 낫겠어. 그렇게 생각한 리온이 결심한 듯 말했다.

“나 먼저 가 볼게.”

“네? 동시 동작 훈련 가는 중이었잖아요. 어차피 당장 그리로 갈 수도 없고 문제 생겼으면 금방 연락 올 텐데…….”

“오늘은 혼자 가야겠다.”

리온은 후배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등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그의 말대로 어차피 리온이 당장 능력을 사용해 달려간다고 해도 부산까지 가는 데는 몇 시간이 걸릴 거고, 정말 무슨 일이 생겼다면 그 몇 시간 동안 리온에게 연락이 올 것이다.

하지만 그걸 기다리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당장 어떤 상황인지, 다친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마음이 불안했다.

“되게…… 많이 친해지셨나 보네. 엄청 아끼시나 봐요.”

졸지에 혼자 훈련 센터로 가게 된 후배가 리온에게 들릴 리 없는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렸다. 겨우 몇 달 사이에 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가 있는 건지.

“꼭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구시네.”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린 그가 이내 그럴 리가 없지, 하고 고개를 내저었다. 그렇게 훈련 센터로 가던 두 사람의 발걸음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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