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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퍼센트의 사랑 39화

“진짜 죽을 뻔했네…….”

“처음부터 이 정도라니, 괜찮을까.”

“그래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숫자는 줄어들 테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첫 전투가 끝난 후, 기진맥진해 돌아온 에스퍼들이 차례로 가이딩을 받았다.

나름 긴장을 하고 들어온 것이었는데도 예상보다 시작이 강렬했다.

대부분이 S급, A급으로 꾸려진 공략 팀임에도 시작부터 보스전을 치른 듯한 느낌을 받았으니, 앞으로의 여정이 얼마나 험난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래도 다 같이 있어서 다행이죠. 한 명이라도 없었으면 진짜…… 어휴.”

“특히 리온 선배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저 진짜 죽을 뻔했잖아요.”

“그거 자랑 아니거든. 정신 똑바로 차리시지.”

“자기는? 이주찬 너 아까 울려고 하는 거 내가 다 봤거든?”

“무슨 소리야!”

생각이 없어서 불행인지 다행일지 모를 서하와 주찬이 티격태격하며 싸우기 시작했다.

“쟤네는 지치지도 않나 봐요.”

“평소랑 다를 거 없는 사람 하나라도 있으면 그래도 좀 위안이 되잖아. 그냥 내버려 둬.”

그러나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표정은 평소와 달랐다. 아마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었다.

오늘은 못 버틸 정도가 아니었지만 보스에게 가까워질수록 더 강한 몬스터가 나올 것은 확실했다.

심지어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인데 벌써부터 이렇게 힘들어서야 내일이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이 하나 있다면, 혼자서도 몇 인분 이상을 하는 데다가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넓은 리온이 있다는 것이었다.

“가이딩 끝나고 나면 근처를 정찰하다 올게요. 깊이 갔다가는 괜히 몬스터를 자극할 수도 있으니까…… 커버할 수 있는 구역 정도만 보다 오려고요.”

“혼자 갈 수 있겠어?”

“네. 하늘로 가는 거니까 그게 더 빠를 것 같아요.”

리온이 유원의 가이딩을 받으며 현서에게 말했다. 현서가 눈에 띄게 안도하는 얼굴을 했다.

“그래. 너무 무리하진 말고. 힘들다 싶으면 바로 돌아와. 아까 어지러워하는 것 같던데.”

“가이딩 받으니까 괜찮아졌어요.”

“가이딩이 무슨 배터리 완충 같은 건 줄 알아요? 원 상태로 리셋시켜 주는 게 아니잖아요.”

유원이 나직하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였다.

가이딩에는 한계가 있었다. 아무리 가이딩을 받아도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피로도는 누적되고 체력은 계속 깎여 나갈 터였다.

“야, 야. 그만해. 나 여기서까지 너랑 싸우고 싶지는 않거든. 한마디만 더하면 그냥 진하한테 가이딩 받을 거야.”

가이딩을 받고 있지 않은 손으로 입 다물라는 제스처를 취하는 리온을 보며 유원이 결국 말을 삼켰다.

매번 몸을 사리지 않고 나서는 리온이 답답하긴 했지만 이번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아는 탓이었다.

“그럼 조심히 다녀와요.”

“……어?”

내가 잘못 들었나. 리온이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눈을 깜빡였다. 어제의 인터뷰도 그렇고, 평소와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는 유원이 낯설었다.

‘다른 곳도 아니고 S급 게이트니까, 자기도 굳이 싸우고 싶진 않아서 저러나.’

리온이 의심 가득한 눈을 하고 유원을 바라보았다. 유원 역시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한 것이 꽤 머쓱했는지, 표정은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지만 시선이 애매한 곳에 가 있었다.

“그래. 조심히 다녀와. 무슨 일 있으면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바로 돌아오고.”

“금방 다녀올게요.”

그러나 지금은 유원의 행동에 하나하나 의미를 찾아가며 허비할 시간이 없었다. 리온이 복잡한 생각은 나중으로 미루기로 하고 정찰을 나갔다.

“진짜 죽을 것 같아…….”

그리고 다시 시간이 지나 이튿날 저녁, 겨우 하루 반이 더 지났을 뿐인데 팀원들의 얼굴에는 피로감이 만연해 있었다. 겨우 몇 시간 만에 다시 시작된 전투에서 첫 전투보다 더 많은 힘을 쏟아부어야 했던 에스퍼들의 얼굴에는 자괴감마저 서려 있었다.

“그래도 나름 A급 에스퍼라고 어디 가서 방해는 안 됐는데, 이렇게까지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은 처음이에요.”

“나도. 보통 초입에 나오는 몬스터들은 공격 한 번이면 나가떨어졌는데, 몇 번씩이나 확인 사살하지 않으면 다시 일어나니까 불안해.”

부정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하고 들어온 것이었는데, 다들 겨우 이틀 만에 언제 그랬냐는 듯 침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나마 멘털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건 태환과 리온 두 사람뿐이었다.

“그래도 잘해 냈잖아. 내가 현역일 때는 이것보다 더 개판이었다고.”

“선배님…….”

주찬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태환을 올려다보았다.

“반할 것 같아요.”

“가정이 있는 몸이니까 자제해라.”

“선배님…….”

주찬이 태환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그의 다리에 매달렸다. 태환은 귀찮다는 얼굴을 하고도 그런 주찬을 떼어 내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

“그래. 안 될 거라고 생각하면 될 일도 안 된다고.”

“리온 선배 없었으면 진짜 저는 저 바닥에서 굴러다니고 있었을 거예요. 오늘도 선배가 반은 잡았을걸요.”

“그냥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거지, 뭐.”

리온이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며 호들갑을 떠는 주찬의 입을 막았다. 그의 말대로 오늘도 리온은 팀의 주축으로 활동하며 절반 가까운 몬스터를 처리했다.

“별로 힘들어 보이지도 않아요. 진짜 대단하다니까.”

“쓸데없는 소리 하는 거 보니까 아직 덜 힘든가 봐. 오늘 휴식 시간 불침번은 네가 서면 되겠다.”

“……!”

주찬이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표정을 하고 리온을 바라보았다. 리온이 그런 주찬을 무시하고 저녁으로 준비된 전투 식량을 억지로 삼켰다.

“너희가 불안해하면 가이드들이 더 불안해한다고.”

“아, 아니야. 난 괜찮은데.”

“선배는 수진 선배 걱정밖에 안 하니까…….”

“아니거든.”

민호가 주찬의 머리를 작게 쥐어박으며 말했다. 수진과 페어를 맺은 가이드이자 그녀의 연인인 민호는 연인이 힘들어하는 것을 알아서인지, 불안한 얼굴을 하고도 괜찮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었다.

“리온이가 있는데 걱정은 무슨 걱정.”

“하긴 그렇긴 해요. 오늘 수진 선배도 다칠 뻔했는데, 리온 선배가…….”

“뭐?”

민호가 주찬의 말을 끊어 버리곤 수진에게로 달려갔다. 주찬이 그의 뒷모습을 뻘쭘하게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수습해 줘서 하나도 안 다쳤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불침번 혼자 서라는 건 농담. 에스퍼 하나, 가이드 하나 2인 1조로 하기로 했잖아. 오늘 가이드 불침번은 누구야?”

“어…… 아마 유원 씨일걸요.”

주찬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가이드들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휴식 시간마다 도는 불침번은 가이드 하나, 에스퍼 하나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오늘은 유원의 차례인 모양이었다

“무슨 일 있으면 바로 깨워.”

“네.”

주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두 번째 날의 저녁이 저물어 갔다.

* * *

“유원 씨…… 저 너무 졸려요.”

잠시 뒤, 불침번을 서느라 잠들지 못하고 있는 두 사람의 말소리만이 조용한 숲을 울리고 있었다.

연신 하품을 하며 졸린 티를 내던 주찬이 고개를 꾸벅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오늘 불침번 서면 나갈 때까지 불침번 안 서겠죠……? 아, 가이드는 수가 더 적으니까 한 번 더 돌아야 하려나.”

“전 괜찮아요. 에스퍼 분들처럼 전투를 치른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도 이런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들잖아요. 나, 아까 한서하가 몰래 울고 있는 거 봤어요. 근데 그 마음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나도 같이 울 뻔했는데, 울면 소리 나서 들킬까 봐 겨우 참았어요.”

“……다들 많이 힘든가 봐요.”

“그래도 일반 게이트 공략 팀 들어가면 다들 주축 급인 멤버들인데, 여기선 한 사람 몫을 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원래도 사고 치기 담당이라 좀 덜한데, 평소에 잘하던 분들이 더 힘들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아, 리온 선배는 예외지만요.”

주찬이 눈을 반쯤 감고 중얼거렸다.

“선배는 여기서도 잘하니까요. 아니, 솔직히 판 깔아 주니까 더 훨훨 날아다니는 것 같던데요.”

“그래요? 다쳐서 돌아오진 않은 것 같던데.”

“오히려 평소보다 힘 조절을 덜 해도 돼서 그런지 더 멋있는 것 같아요. 게이트에서 싸우는 모습을 몇 번이나 봤는데 진짜 반할 뻔했다니까요.”

“리온 선배를 많이 동경하나 봐요.”

주찬의 눈이 완전히 감겼다. 그러나 입은 아직 죽지 않고 움직이고 있었다.

“당연하죠. 센터에 리온 선배 동경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만큼 대단한 사람이고…… 근데 전 그만한 힘이 있어도 그렇게 대단하게 못 살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가, 가끔 유원 씨가 하는 말이 좀 이해가 가는 것 같기도…….”

그러나 정말 한계였는지 주찬은 말을 채 끝맺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았다.

유원은 몇 번 깨우려고 주찬의 이름을 나직이 부르다가, 잠깐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비상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고요한 적막만이 유원을 감싸고 있었다. 고된 일정에 다들 깊이도 잠이 들었는지 숨소리만 나직하게 들릴 뿐이었다.

“흑, 킁.”

분명 그랬는데, 어디선가 누군가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유원은 소리의 시작점을 찾아 잠시 텐트 사이를 헤매었다.

그리고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을 때, 유원은 잠시 말없이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그 텐트의 지퍼를 내렸다.

“흐윽…….”

소리의 근원지는 리온과 유원이 사용하고 있는 텐트였다. 유원이 불침번을 서는 지금, 이 텐트 안에 있을 사람은 단 한 사람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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