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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퍼센트의 사랑 85화

‘진짜 괜찮으려나. 게이트 안에서 가이드가 다치는 일은 잘 없긴 하지만, 한번 다치면 대부분 크게 다치는데. 게다가 걔는 이미 한 번 큰일 날 뻔한 적도 있고…….’

하지만 그 다짐은 채 며칠도 가지 않아 흐지부지되어 버리고 말았다. 리온은 애꿎은 손톱을 시도 때도 없이 물어뜯으며 유원의 생각을 했다.

유원은 리온이 없는 상황을 어색해하지 않았지만, 정작 게이트 밖에서 기다리게 될 리온은 별의별 상상을 다 펼치고 있었다.

‘또 다치면 어떻게 하지. 현서 선배도 강하긴 하지만 그 선배는 근접형이야. 게다가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바로 데리고 게이트로 날아갈 수도 없고, 부산 게이트에 들어갈 사람 중에 그럴 만한 능력을 가진 게…….’

몇 번이고 유원이 들어갈 게이트에 배정된 인원을 살피고, 만약의 상황을 여러 번 상상해 본 리온이었다. 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불안해지기만 할 뿐이었다.

“아, 역시 내가 들어가는 게 마음 편한데.”

할 일이 없으니 불안한 생각이 파고들 틈이 그만큼 더 많았다. 더 뜯을 손톱도 없을 때까지 손톱을 자근거리던 리온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선배가 언제부터 남 걱정을 그렇게 했다고 그래요.”

“걔는 내 매칭 가이드잖아.”

“선배가 이런 얘기 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네요. 전엔 차라리 매칭 가이드 없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잖아요.”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 뭐, 뭐.”

휴게실에서 노닥거리던 리온이 주찬을 슬쩍 째려봤다. 매서운 시선에 주찬이 잠시 흠칫하더니 말했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한 번에 변해요. 진짜 신기하네. 역시 저 존다고 불침번 쫓겨난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

“무슨 일 있었던 건지 말해 주면 안 돼요? 진짜 모르는 사람은 억울해서 살겠나.”

“그러게 누가 불침번 맡은 주제에 자래? 누가 들으면 내가 너 기절이라도 시킨 줄 알겠네.”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은 없지만……. 주찬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툴툴거렸다. 할 말을 잃은 주찬 대신 옆자리에 앉아 있던 서하가 입을 열었다.

“그렇게 걱정되세요? 저희는 별로 걱정 안 하셨으면서.”

“너흰 스스로 지킬 힘이 있는 에스퍼고, 걘 아니잖아.”

“그렇다고 유원이가 선배가 꼭 지켜 줘야 할 만큼 작고 연약한 애도 아닌데요…….”

“에이, 아무리 그래도 몬스터는 못 잡잖아.”

리온이 답지 않게 유원의 편을 들며 말했다. 겨우 몇 달 사이에 이렇게 변한 리온이 어색하다 못해 이상하게 느껴진 후배들이었다.

“같이 산다고 했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같이 살고 나서부터는 확실하게 이상해졌어. 어디 세뇌라도 당한 거 아니야?”

“내 말이…….”

서하와 주찬이 리온의 정신이 팔린 사이 입 모양으로 조용히 대화를 주고받았다. 실은 유원이 정신계 에스퍼여서 최근 함께 지내는 동안 리온을 세뇌시켜 버렸다고 해도 지금 상황에서는 어렵지 않게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너희도 다음 주에 게이트 들어가지?”

“네, 부산 팀은 내일 출발하고…… 저희는 아직 출발까진 좀 남았어요.”

“어째 나만 센터에 남는 것 같네.”

“에이, 그 정도는 아니잖아요. 새로 생긴 게이트가 다 A급이라 A급 이상이 거의 불려 가서 그렇지 남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난 A급 이상 에스퍼잖아. 아, 외롭다고.”

리온이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두 사람의 말대로 유원이 출발하기까지는 이제 겨우 하루가 남아 있었다.

같은 게이트에 들어가는 친한 후배에게 슬쩍 부탁해 놓긴 했지만, 그 역시 신입인지라 딱히 신뢰가 가지는 않았다.

정작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데 센터에 남는 사람이 더 유난이라는 게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조금 우습기는 했지만, 신경이 쓰이는 걸 어쩌란 말인가.

그런 리온을 보며 사람들은 대부분 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라고 신기해했지만,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선배가 그렇게 신경 써 봤자 유원이는 관심도 없을 텐데.’

여전히 유원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은 서하였다. 유원을 피도 눈물도 없는 동료 정도로 생각하는 그녀는 티는 내지 않았지만 내심 리온의 걱정을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원이는 뭐래요?”

“아주 만사태평이지. 이제 신입도 아닌데 뭘 걱정하냐고 아―주 담담하게 말하더라.”

“걱정해 준 건데, 너무한다.”

“어? 아니. 뭐…….”

조금 과장해서 장난스레 한 말이었는데, 서하가 진지하게 받아들인 듯 말하자 당황한 리온이 유원을 두둔했다.

“아냐. 그냥 걱정하지 말라고 한 말이지, 뭐.”

“그래도요. 괜찮다던가, 잘 다녀오겠다던가. 그렇게 말해 줄 수도 있잖아요.”

예상치 못한 반응에 리온이 조금 당황한 채 눈을 끔뻑였다. 보통 자신이 이런 식으로 유원에게 서운해하면 주변 사람들이 ‘그런 의미로 한 말은 아니었을 거예요.’ 하고 진정시켜 주곤 했는데.

“페어가 아니더라도 동료고, 매칭 가이드인데 좀 더 살갑게 대해 주지.”

오늘은 웬일인지 반대로 서하가 유원에 대한 서운함과 안 좋은 감정을 토로하고 있었다. 당황한 리온이 말했다.

“아냐, 요즘은 옛날만큼 짜증 나게 굴지도 않고……. 나도 잘한 건 없었지, 전부터. 같이 살다 보니까 꽤 괜찮은 점도 많더라.”

“진짜요? 그러고 보니 그 후로 싸웠다는 이야기 못 들어 봤네요.”

리온의 말에 주찬이 끼어들어 거들자, 리온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어, 일 얘기 안 하고 지내니까 딱히 싸울 일도 없고. 생각보다 좋아.”

그러나 서하의 표정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그러더니 작게 중얼거리기도 했다.

“그래도…… 그때 본 게 있는데.”

“뭘 봤는데?”

“아, 아니에요.”

그 작은 목소리를 용케 듣고서 리온이 되물었다. 서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면서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리온은 집요하게 되물었다.

“아, 무슨 일인데.”

“별거 아니었어요.”

“별거 아니었으면 그냥 말하면 되지 뭘 그렇게 숨겨?”

한참을 리온에게 들들 볶인 서하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서하는 곧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저만 괜히 유난 떠는 걸 수도 있긴 한데요.”

“어.”

“선배 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 사람들 다 선배 엄청 걱정했어요. 중환자실에서 입원실로 내려오고 나서도 진짜 계속 괜찮은지 살펴보고, 모이면 다 그 얘기만 할 정도로 걱정했었는데.”

서하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그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별생각 없던 주찬도 서하의 말에 집중하다 사실 그땐 좀 그랬다며 슬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 뒤로 좀 그랬어요. 두 사람 사이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동료가 정신도 못 차리고 누워 있는데.”

“…….”

자신이 의식 불명이었던 때의 일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리온이 입을 꾹 다물고 그 시기를 곱씹어 보았다. 같은 병원의 같은 병동 안에 있으면서도 혼자 제 병실을 찾지 않는 유원이라.

‘별로 기분 좋지는 않네.’

“그래도 요즘은 잘 지낸다면서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괜히 말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는 서하와 왜인지 모르게 씁쓸한 표정을 한 리온 사이에서 한참 눈치만 보던 주찬이 슬며시 말했다.

“걱정을 어떻게 안 하겠어요. 유원이도 걱정했을 거예요. 근데 워낙 표현이 없는 애잖아요. 그리고 넌 그게 뭐라고 그걸 아직까지 담아 두고 있냐.”

“됐어, 지나간 일인데 이제 와서 신경 쓸 필요 없지 뭐.”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전혀 괜찮은 것 같지 않은 말투였다. 혼자 새우 등 터진 주찬이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해 보려 했으나 어림도 없었다.

결국 찝찝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게 된 리온이었다. 그렇게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 보니 벌써 퇴근 시간이 되어 있었다.

‘벌써 퇴근할 시간이네. 아, 집에 들어가기 싫은데.’

집에 돌아간다고 한들 유원에게 그 일에 대해서는 물어볼 수 없었다. 한참이나 지난 일인데 이제 와서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이상할 것이었다.

하지만 못내 서운했다. 그렇지 않아도 혼자 게이트에 들어가는 유원의 모습이 너무 담담해 보여서 그것도 조금 서운했는데, 거기에 이 일까지 겹치니 더 신경 쓰였다.

‘그땐 지금처럼 괜찮은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게이트 안에서 얘기하면서 서로 좀 통한 게 있었지 않았나? 난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때부터 변화가 시작됐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당시의 유원은 그 게이트에서 나온 직후 자신에게 조금의 관심조차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그럼 그때 울긴 왜 울었던 거야.’

생각할수록 서운함과 억울함이 겹쳐 갔다. 그래서일까, 리온은 그날따라 뭉그적거리며 퇴근을 미뤘다.

싸우지도 않고서 집에 들어가기 싫어지는 일이 생길 줄은 몰랐는데, 리온은 핸드폰조차 보지 않고 괜히 바깥을 돌아다녔다. 결국 귀가했을 때는 퇴근 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지난 후였다.

“다녀왔습니다.”

느릿하게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간 집에 불은 켜져 있지 않았다. 오늘 유원은 별일 없이 퇴근했을 텐데 왜 집에 아무도 없지. 피곤해서 먼저 자기라도 하는 건가.

“이유원?”

리온이 조심스레 유원의 방문에 노크한 뒤 들어가 봤지만,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제야 핸드폰을 확인한 리온이 유원의 문자를 확인했다.

[싸가지 : 전화했었는데 안 받으셔서 문자 남겨요. 원래 게이트 공략 팀 출발 시간이 내일 아침이었는데, 급하게 변경되어서 조금 일찍 퇴근하고 바로 가게 됐어요. 잘 다녀올 테니까 신경 쓰지 마시고 내일 출근 잘하세요.] 오후 5 : 03

전화가 온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일부러 받지 않았는데 이 말을 하려고 한 연락이었던 모양이다.

처음으로 혼자 가는 게이트인 만큼 선배로서 좋은 이야기도 좀 해 주고, 멋지게 배웅해 주려고 했는데 상념에 빠져 잊은 것이다.

“벌써 들어가진 않았겠지. 지금이라도…….”

리온은 문자에 답장하려 몇 번이나 고쳐 쓰던 문자를 끝내 그냥 지웠다. 분명 서하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어떤 얘기를 해 줄지 대강 생각해 두었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나질 않았다.

결국 불을 켜는 것도 잊은 채 멍청히 핸드폰을 붙잡고 있던 리온이 답장을 보내는 것을 포기하고 일단 제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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