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툰 최신 접속주소바로가기
100% 동네 섹파 구하기 바로가기 [AD]토토커뮤니티 NO.1 먹튀검증 토토사이트 추천 바로가기

99퍼센트의 사랑 2화

“소개할게. 이쪽은 이번에 새로 들어온 S급 가이드, 이유원.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신체검사 받았다는데, 그 귀하다는 S급이 나왔지 뭐냐?”

센터장이 싱글벙글한 얼굴로 말했다.

“이유원입니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어린 티가 나는 남자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아니, 요즘 애들은 신체검사 최대한 미루다가 받는데 어떻게 S급이! 그것도 졸업하자마자 이렇게 나타나냐? 매칭 가이드 아닌 S급 가이드가 하나도 없어서 걱정이었는데. 잘됐다, 그치?”

“그러게요. 대단하네. 안녕하세요, 강리온입니다.”

“말 편하게 하세요.”

“아, 그래?”

리온은 예의상 거절하지도 않고 단박에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S급 가이드라면 매칭률이 얼마가 되든 도움이 될 터. 자주 얼굴 보고 지낼 사이니 처음부터 편하게 지내면 좋잖아?

리온이 언제 예의를 차렸냐는 듯 가벼운 말투로 물었다.

“스무 살?”

“네.”

유원이 대놓고 리온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얘 뭐야? 당황한 리온이 센터장의 눈치를 살폈다.

“어……. 유원이가 낯을 많이 가리나 보네. 음, 어. 그래. 일단, 둘이 매칭률 테스트부터 해 볼까?”

당황한 것은 센터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낯을 좀 가린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리온 앞에서까지 이럴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보통 낯을 가리는 신입도 리온을 만나면 들뜨거나 신기해하던데. 특이한 애라고 생각하며, 센터장은 두 사람을 매칭률 테스트기 앞으로 데려갔다.

에스퍼와 가이드의 등장 이후, 과학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그들의 기질은 기계에 담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최대한 데이터를 남겨 봤자 세 시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지기가 십상이라, 귀찮지만 에스퍼와 가이드들은 일일이 기계 앞에 손을 대고 앉아 매칭률을 확인해야만 했다.

“많이 안 바란다. 강우가 34퍼센트지? 유원이는 S급이니까, 30퍼센트만 돼도 큰 도움이 될 거야.”

센터장이 그렇게 말하며 유원을 다독였다. 유원은 알 수 없는 표정을 한 채 묵묵히 기계 앞에 손을 대고 앉았다.

“그래도 뭐, S급이잖아요. 결과가 어떻든 센터엔 이득이죠.”

리온이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자리에 앉았다. 연이은 매칭률 저하 때문일까? 더 이상 누구에게도 높은 매칭률을 기대하지 않게 된 지 오래였다.

‘그렇지만 얘는 S급이니, 나와 매칭률이 높지 않아도 센터에 그리고 세상에 도움이 되겠지.’

리온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기계에 손을 가져다 댔다.

“시작한다.”

센터장이 기계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우웅― 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리온이는 잘 알겠지만, 결과 나오려면 이대로 몇 분 기다려야 해. 불편해도 손 계속 대고 있어.”

“네.”

“……저기. 원래 그렇게 무뚝뚝해?”

“조금요.”

대화를 이어 갈 수가 없는 짧은 대답에 리온은 뻘쭘함을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거참, 생긴 것도 새침하게 생겨서는…….’

요즘 애들은 다 저런가?

리온은 가만히 입을 다문 채 기계 위에 올려 둔 손을 바라보았다. 아니지. 그래도 내가 연상이고 선밴데, 애가 낯 좀 가린다고 포기해 버리면 안 되지.

“검사, 되게 일찍 받았네? 이쪽에 관심이라도 있었어?”

“네.”

“진짜? 의외네. 돈은 많이 벌어도 이쪽 일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 많은데.”

스무 살이 넘으면 필수적으로 에스퍼, 가이드의 기질을 판명하는 검사를 받아야만 한다.

에스퍼든 가이드든 돈이야 많이 버는 직업이지만, 대다수 사람은 자신의 목숨, 혹은 청춘을 바쳐 가며 위험한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돈이 궁하거나 피치 못 할 사정이 있지 않고서야 스무 살부터 스물다섯 살 사이에만 받으면 되는 검사를 스무 살이 되자마자 받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걸친 꼴을 봐서는 돈이 없는 건 아닌 것 같고.

유원의 옷과 시계를 살펴보던 리온이 말했다.

“특별히 이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라도 있어?”

“……그냥요. 그것보다, 결과 뜬 것 같은데요.”

다시 한번 무안을 당한 리온이 뻘쭘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놈 참…… 싹 바가지 없네.

보아하니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도 않으니, 매칭률도 보나 마나 엉망일 게 뻔했다. 매칭률은 서로에 대한 신뢰도에도 영향을 받으니까.

리온이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살짝 내저을 때였다.

“……고장 났나?”

그런데 센터장의 반응이 이상했다. 엄청 낮게 나왔나 보네. 리온이 검사를 진행하느라 저릿해진 손을 주물럭거리며 말했다.

“왜요. 뭐 10퍼센트 나오기라도 했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아, 뭔데 그래요.”

설마, 한 자릿수? 여태 최저 매칭률이 12퍼센트였는데, 그것보다 낮게 나온 건가. 아무리 S급 가이드라도 그 정도면 별 쓸모가 없을 텐데.

리온이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눈앞에 떠오른 매칭률에 제 눈을 의심하며 눈을 깜빡였다.

“……9.9퍼센트?”

화면 위에는 숫자 두 개가 떠 있었다. 그러나, 리온은 쉽사리 제가 본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그럼 점이 있어야 하는데, 왜 점이…….”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난 유원 역시 기계 위쪽에 달린 측정계를 확인했다. 그리고 잠시 후, 유원은 센터장과 리온이 붙잡을 틈도 없이 그대로 측정실을 빠져나갔다.

[99%]

“유, 유원아, 이유원? 아니, 이거 기계 고장 난 거 아냐? 이거…… 야, 가서 매칭률 높은 페어…… 아니, 아니다. 그냥 지나가는 가이드랑 에스퍼 아무나 다 잡아 와 봐. 기계 관리반도 데려오고. 빨리!”

역대 최고의 매칭률이 기계 위에서 깜빡거리고 있었다.

* * *

“……99퍼센트. 이건 그냥 매칭 가이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

몇 번이나 사람을 불러다 기계를 검사하고, 여러 가이드와 재측정을 해 보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페어 등록 기간을 거치기는 해야 하겠지만, 이 정도면 100퍼센트지. 솔직히 그냥 절차상의 과정일 뿐이니까, 한 달 잘 버티고 바로 페어 등록하면 돼.”

이론상으로 모든 에스퍼와 가이드는 서로 완벽한 매칭을 이루는 짝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에스퍼가 자신의 매칭 가이드와 짝을 이루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았다.

일단 매칭 파트너끼리 정확히 같은 시기에 발현하는 것도 아니고, 꼭 같은 지역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성인이 되고 나면 필수로 기질 검사를 받아야 하는 나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도 아직 많았다.

에스퍼야 검사를 받지 않아도 자연스레 능력을 알게 되는 케이스가 많지만, 가이드는 영원히 자신이 가이드인 줄 모르고 살다가 죽는 경우도 많았다.

운이 좋게 에스퍼와 가이드 모두가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다고 해도, 세상은 넓다. 일일이 매칭률 테스트를 진행해야만 매칭률을 확인할 수 있기에 자신과 꼭 맞는 상대를 찾는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보통 80퍼센트, 아니. 70퍼센트만 넘어도 매칭률 엄청 높은 편인 데다가 90퍼센트 넘으면 사실상 매칭 가이드 확정인 거 알지?”

“……저한테도 이런 일이 생기기는 하네요.”

리온이 얼떨떨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 자신의 매칭 가이드도 지구 어딘가에 있겠지 하고 내심 상상해 본 적은 있지만, 사실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S급, 같은 나라, 같은 센터에서 일하게 된 가이드와 매칭률이 99퍼센트라니. 이건 운명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적응 기간이 꼭 필요해요?”

“필요하지. 예전에 매칭률 85퍼센트 떠서 곧바로 페어 등록했는데, 뭔가 안 맞는다 싶더니 몇 달 뒤에 91퍼센트짜리 가이드 나타나서 곤란했던 적이 있었거든.”

물론 너흰 99퍼센트니까, 그런 변수는 없겠지만. 아무튼, 그 뒤로 한 달 적응 기간 가지는 게 필수가 됐어.

센터장이 친절히 설명을 덧붙이고는 서류를 내밀었다.

“일단, 이거부터 작성해.”

“걔는요? 걔는 이거 쓴대요?”

“당연히 하겠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리온 매칭 가이드인데. 게다가 걔 입장에서도 너 하나만 케어하는 게 훨씬 이득이잖아.”

“근데 걔는 좀…… 나 싫어하는 것 같던데.”

리온이 조금 떨떠름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

낯을 가리는 것이나 무뚝뚝한 것이야 성격이라 보더라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어제 매칭률이 나오자마자 자리를 떠 버리더니 아직까지 얼굴 한번 내비치지 않는 부분이나, 센터장을 통해 제 전화번호를 전달 받았을 텐데도 연락 한 통 없는 것이 그랬다.

“내가 뭐 잘못한 거 있나?”

“그러게. 세상에, 난 천하의 강리온한테 그렇게 딱딱하게 구는 사람은 처음 봤다. 근데, 뭐……. 일은 하지 않을까?”

“그렇지. 일은 일이니까.”

리온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성격이고 뭐고, 매칭률 99퍼센트의 S급 가이드라면 리온 입장에서도 놓칠 수 없는 인재였다. 이제 가이딩이 부족해 골골거릴 일도, 강제로 휴가를 가 마음 졸일 일도 없었다.

‘이제 조금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겠지.’

그거면 됐다. 그럼 싸가지 없는 성격 정도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다.

똑똑―.

“어이쿠,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단정한 노크 소리와 함께 유원이 센터장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제 매칭률을 확인하자마자 도망친 이후로 처음 보는 것이었다.

“얘기는 들었지? 매칭률 99퍼센트면 페어 등록 안 하는 게 더 손해야. 그리고, 네 입장에서도 페어 등록하는 게…….”

“할게요.”

유원이 센터장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말했다. 당황한 센터장이 눈을 끔뻑이며 유원을 올려다보았다.

“서류 작성해야 한다면서요. 그래서 온 거예요.”

“……어? 어.”

“주세요. 사인할 테니까.”

유원이 센터장의 손끝에 닿아 있는 서류를 대강 살펴보더니, 망설임 없는 손길로 서류 위에 사인했다. 무던한 태도와 닮은 단정한 사인이 가이드 란에 자리를 잡았다.

“허허. 유원이가 생각보다 화끈한 성격이네. 근데, 이거 제출한다고 바로 처리되는 건 아니고 한 달 적응 기간 거치고 나야 정식으로 페어 등록되는 거야.”

“상관없어요.”

유원이 사인을 마친 서류를 리온에게 내밀었다.

이 자식 뭐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유원은 리온에게 필요한 존재였다. 리온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말했다.

“그래. 나도 사인해야지.”

에스퍼 강리온, 가이드 이유원. 두 사람의 이름이 적힌 페어 등록 신청서가 완성되었다.

“그럼, 이건 내가 협회에 제출할게. 내일부터 적응 기간 시작이니까 둘이 나가서 식사라도 하고 와. 앞으로 페어로 활동할 건데, 잘 지내면 좋잖아?”

센터장이 두 사람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어찌 됐든 두 사람은 역대 최고의 매칭률을 자랑하는, 역대 최강의 페어가 될 것이 분명한 존재들이었다.

4년 동안 강리온 저 자식 말라 가는 거 보면서 마음이 말이 아니었는데, 이제 좀 안심하겠구나. 센터장은 그렇게 생각하며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 눈물이 쏙 들어가기까지는 채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오류신고

아래 오류에 해당하는 버튼을 클릭해 주시면 빠른 시일내 수정작업이 이루어 집니다.

99퍼센트의 사랑 - 99퍼센트의 사랑 (2)화
[2 / 총115]

99퍼센트의 사랑 - 99퍼센트의 사랑 (2)화

연재 총 11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