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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퍼센트의 사랑 77화

그제야 제 어깨 위에 올라와 있는 진하의 팔 무게가 느껴진 리온이 머쓱한 얼굴로 그의 팔을 쳐 냈다.

‘잠깐만. 이게 뭐라고 내가 얘 눈치를 보지? 자기는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닿을세라 그렇게 도망치면서 왜 눈치 주고 난리야.’

유원의 눈치를 보며 진하의 팔을 쳐 내고 나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쳐 낸 팔을 도로 끌어올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긴 그러네.”

일부러 더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한 리온이 목을 가다듬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이런 데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왠지 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달까.

“이게 뭐라고. 신경 쓰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냐, 그렇지?”

리온이 보란 듯이 진하의 어깨 위에다가 팔을 얹었다. 본인은 허락해 주지도 않는 어깨동무 따위 누구랑 하고 다니든 무슨 상관이라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건지.

“그렇지, 이게 뭐라고. 아무하고나 할 수 있는 건데. 우리 맨날 이러고 다니잖아?”

진하가 리온의 의도를 눈치채고 웃으며 그의 말에 맞장구치고선 도로 팔을 리온의 어깨 위에 올렸다. 유치하다고 해도 할 말은 없었지만 원래 유치한 일이 재미있는 법이다.

“뭐야, 다들 이상해. 이상한 장난치지 말고 빨리 가요.”

미묘한 신경전이 오가는 사이에서 혼자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민현만이 못마땅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언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쯤은 눈치챘지만, 어떤 포인트에서 어떤 이유로 이런 분위기가 된 것인지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물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그런 거 이해해서 뭐 해. 하여튼 이상한 사람들이라니까.’

“가자, 유원아.”

더 상대하고 싶지 않았던 민현이 유원의 옷소매를 잡아끌었다. 민현을 힐긋 내려다본 유원이 가볍게 그의 어깨를 손으로 감쌌다가 슬쩍 내렸다.

“네, 가요.”

“허.”

그 모습을 보던 리온이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뱉었다. 그러나 유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리온 쪽으로 살짝 눈인사를 한 후 민현과 함께 떠나 버렸다.

“쟤 지금 일부러 저런 거지?”

“뭐, 그렇겠지?”

두 사람이 발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멀어진 후,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굳어 있던 리온이 진하를 휙 돌아보며 말했다. 진하가 머쓱하게 리온의 어깨 위에 올린 손을 내리며 대답했다.

“뭐 저런 게 다 있어?”

한 방 먹은 얼굴을 한 리온이 씩씩거리며 말했다. 급기야 서운함을 넘어서 배신감마저 느껴졌다.

“아니, 나한테는 손만 올려도 뒤로 주춤거리면서 싫은 티 팍팍 내면서 나 보는 앞에서 다른 사람한테 먼저 손대는 건 뭔데?”

꽤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타인과 닿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니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생각했는데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쟤한테 기대를 한 내가 바보지, 바보야. 저건 싸가지, 아니 인정머리 하나 없는 놈이라고. 그래, 좀 안 싸웠다고 사람이 바뀌나.”

“아까는 생각보다 괜찮고 귀여운 면도 있다면서? 같이 지내 보니까 사이가 좀 좋아졌다더니.”

“그 말 전부 다 취소야, 취소라고. 귀엽긴 무슨.”

리온이 씩씩거리며 복도를 걸어갔다. 말 한마디 없이 이런 유치한 짓으로 사람 기분 나쁘게 만드는 것도 재주였다.

“하여간, 재미있게들 논다니까.”

리온의 잔뜩 화가 난 뒷모습을 보는 진하만 이 상황을 재미있어 할 뿐이었다.

* * *

“갑자기 왜 친한 척해?”

“뭐가요?”

“뭐가요, 는 무슨. 네가 언제부터 이런 걸 했다고.”

민현이 유원이 조금 전 한 행동을 따라 하며 말했다. 확실히 두 사람은 센터장이 새로 구상 중인 팀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부터 조금 붙어 있는 날이 많아졌다.

‘페어는 아니지만, 리온이 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게이트에 집어넣기는 좀 그렇고, 그렇다고 고급 인력을 매번 가이딩 센터에만 놔둘 수는 없잖냐. 민현이처럼 게이트 밖에서 대기하면서 긴급 가이딩 필요한 사람 있으면 좀 도와주고.’

게이트 후처리 팀인지 뭔지를 만들 계획이라는 센터장의 계획을 들어 주느라고 민현과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친해지긴 했지만, 그냥 농담 섞인 대화를 주고받을 만한 사이가 된 것뿐이었다.

어깨 위에 손을 얹고 같이 가자며 다정한 척을 할 만한 사이는 절대 아니었다.

“리온 선배 너무 괴롭히지 마. 그 선배 되게 단순해서 화내는 거 그냥 네, 네, 하고 들어 주면 30분도 안 돼서 다 잊어버린다고.”

“알고 있어요.”

“알기만 하면 뭐하냐? 맨날 싸우고. 집에선 안 싸워?”

“집에선 딱히 그럴 일이 없어서요. 일 얘기를 안 하니까.”

유원이 언제 그랬냐는 듯 민현과 거리를 유지하며 걸었다. 민현이 속 보이는 행동에 헛웃음을 지었다.

“허, 아니……. 됐다, 너 진짜 이상한 놈이야.”

“고마워요.”

“근데 진짜 왜 그런 걸로 놀리고 그래? 그거 가지고 감정 상하는 리온 선배도 진짜 웃기긴 한데, 포옹을 한 것도 아니고 뽀뽀를 한 것도 아니고 어깨에 손 좀 올린 거 가지고 다들 유난이야.”

민현이 툴툴거리며 말했다. 하여간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진하 형이야, 원래 이상한 거 알고 있었지만…… 다들 이상해지니까 내가 비정상인가 싶다고.”

“신경 쓰지 마요. 별거 아니에요. 그냥…….”

유원은 리온이 황당해하던 얼굴을 떠올렸다. 진하와 나란히 서로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자신에게 신경 쓰는 모습을 보니 그건 또 기분이 좋았다.

‘어째 갈수록 성격이 더 나빠지는 것 같네.’

민현의 말대로 어깨에 손을 올리는 행위 자체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사실 유원은 남이 자신에게 가벼운 터치를 하는 것을 싫어하는 타입도 아니었다.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편인데, 그 대상이 리온이라 긴장이 되어서 움찔거리게 되었다. 싫어서 그런 건 아닌데, 리온이 그렇게 신경 쓰고 있는 줄은 몰랐다.

‘그게 기분 좋은 나도 이상한 놈이고.’

“아, 리온 선배는 센터장님이 게이트 후처리 팀 만들려고 하시는 거 알아?”

“모를걸요. 근데 알아도 별로 신경 안 쓰실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까 그러네. 흠…… 뭐 어차피 선배도 영원히 게이트 안 들어갈 거 아니니까.”

민현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곤 목적지를 향해 걸었다. 이런 바보 같은 장난에 빠진 사람들보다 자신의 후배가 될 신입 에스퍼가 더 중요했다.

“A급 치유계 에스퍼라니, 좋아해야 하는지 싫어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좋게 생각하면 일이 좀 덜어지니까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치유계 에스퍼가 이제 둘이니까 하나는 게이트 보내 버릴 것 같아서 안 좋은 것 같기도 하고…….”

“A급 신입을 넣을 수도 있잖아요.”

“……미안한 소리긴 한데 솔직히 제발 그래 줬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치유계 에스퍼라고 하면 극진한 보호받으면서 지낼 거라고 생각하던데, 나 완전 강하게 컸거든. 신입도 그렇게 커야지.”

민현이 실시간으로 외상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툴툴거렸다.

“가이드들이 가이딩으로 능력이나 체력 회복만 해 주는 게 아니라, 몸까지 같이 회복시켜 주면 얼마나 좋아. 그럼 내 할 일이 훨씬 줄어들 텐데.”

“저한테도 그런 능력이 있으면 좋겠네요. S급 가이드라고 해 봤자 응급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야, 정작 그런 능력 생기면 짜증 날걸. 너 리온 선배랑 붙는 것도 싫어한다며. 가이딩이랑 똑같은 원리면 손잡는 정도로는 아무것도 안 될 건데.”

민현이 유원을 놀리고는 그를 앞질러 걸었다. 유원이 민현에게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딱히 못할 건…….”

앞서간 민현이 붉게 물든 유원의 귀 끝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참 다행이었다.

* * *

“…….”

심기가 많이 상한 것 같은 리온이었으나 동거를 위해 정해 둔 규칙이 있으니 집에 돌아오기는 했다. 하지만 함께 돌아오고 싶지는 않았기에 혼자 집에 돌아와 보란 듯이 거실에 앉아 버린 리온이었다.

‘나한테만 그런 거면 좀 서운하고 말지. 다른 사람은 되고 나는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민현이보다 나랑 더 오래 알고 지냈는데. 민현이랑은 S급 게이트 들어가고 나서부터 알게 된 사이면서.’

사소하지만 평소의 싸가지 없는 말보다 훨씬 타격이 큰 행동이었다.

‘할 줄 아는 게 불길인지 그냥 길인지도 모르고 뛰어드는 것밖에 없어요?’라든가, ‘입사 5년 차면 5년 차답게 행동하세요. 5일 차라고 해도 믿겠어요.’라든가 ‘그렇게 스릴을 즐기고 싶으면 번지 점프 같은 거나 해요. 게이트에서 이러지 말고.’ 같은 말을 들었을 때도 화를 한번 내고 나면 몇 시간 뒤엔 기분이 괜찮아졌었는데.

‘짜증 나…….’

오늘은 한참 화를 내고도 기분이 가라앉질 않았다. 애먼 민현에게까지 불똥이 튀기 일보 직전이었다.

삑삑삑삑—.

비밀번호가 눌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 집에 들어올 사람은 한 명뿐이니 누구인지 궁금해할 필요도 없었다.

“먼저 오셨네요.”

유원이 리온 쪽을 보며 인사를 했지만 리온은 현관 쪽으로 돌아보지도 않고 티브이에 시선을 고정해 둘 뿐이었다.

‘흥. 내가 무슨 단세포 생물도 아니고, 너만 쌀쌀맞게 굴 줄 아냐? 나도 딱 기본만 해 주겠다 이거야.’

그게 더 유치한 짓이라는 것을 자각하지도 못한 리온이 팔짱을 낀 채 움직이지 않았다. 유원이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집 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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