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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퍼센트의 사랑 33화

리온이 유원의 얼굴을 힐긋 살폈다. 유원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무던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리온은 그 모습에서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꼈다.

“뭐해, 안 들어가?”

“어? 어. 들어가야지. 오랜만에 오는 건데 뭔가 간판이 바뀐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기분이라. 하하.”

리온이 진하의 부름에 어설픈 변명을 하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저번에도 가게 주인 앞에서 미친 소리를 하진 않았으니 이번에도 그러진 않겠지만, 그래도 그날 유원의 태도가 마음에 걸리는 리온이었다.

그러는 사이 태환에게 인사를 받은 식당 주인이 반갑게 마주 인사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네요. 은퇴한 줄 알았는데.”

“아, 이번에 S…… 악!”

“예?”

곧이곧대로 사실을 말하려던 태환이 희수에게 등을 꼬집혔다. 아직 게이트도 열리지 않았는데 그걸 민간인에게 말하면 어떻게 하냐며 눈치를 준 희수가 웃으며 말했다.

“후배들한테 수업해 줄 일이 생겨서요.”

“아아, 그렇구나.”

언제나 밝은 모습을 보이던 식당 주인은 조금 아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그녀의 남편이 순직했던 때, 그의 장례식에서 유독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 신입들이었던 탓이었다.

“아이고. 내가 손님들을 밖에다가 세워 뒀네.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시간도 시간인데 다들 배고프시겠네.”

그녀가 애써 더 밝은 척을 하며 손님들을 가게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 * *

“술은 안 되겠지?”

“술은 무슨 술이야. 내일부터 훈련해야 하는 거 잊었어?”

“그냥 말만 해 본 거야, 말만.”

괜히 말을 꺼냈다가 본전도 못 찾고 희수에게 혼이 난 태환이 뻘쭘한 얼굴을 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잘 붙어 있는 두 사람을 보던 서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두 분은 매칭률 검사하자마자 페어 등록하셨다고 들었어요.”

“응, 그렇지. 신입 에스퍼 시절에 매칭 가이드 만나서 바로 페어 등록해 버렸다. 그땐 신청하면 바로 등록됐거든.”

“그럼……. 두 분께선 부부이신가요?”

모두가 내심 궁금해하던 질문에 서하가 총대를 멨다. 사람들의 시선이 태환과 희수에게로 쏠렸다.

“뭐⁈”

두 사람이 상상만 해도 짜증 난다는 얼굴을 하고 서하를 바라보았다. 태환이나 희수가 딱히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 대답을 들은 것 같았다.

“허, 참. 누가 저런 이상한 아저씨랑? 나 결혼했어요. 애도 둘이나 있는데.”

“누가 할 소리. 나도 곧 중학생 되는 아들 딸린 사람이거든. 가정의 평화를 위협하는 발언은 좀 삼가 줬으면 좋겠는데.”

“혹시나 싶어서 말하는데! 예전에도 사귄 적 없어요. 페어 맺고 사귀는 경우가 워낙 많으니 오해하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우린 진짜 그런 관계 아니에요.”

희수가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줘 가며 말했다. 이 지긋지긋한 오해를 또 듣게 될 줄은 몰랐는데, 한참 어린 후배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될 줄이야.

“죄, 죄송해요. 두 분께서 사이가…….”

좋아…… 보이는 건 아닌가? 서하가 말을 하다 말고 눈치를 살폈다.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던 센터장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지. 페어라고 무조건 죽고 못 사는 사이인 건 아니거든. 거, 너희들 바로 옆에도 하나 있잖아?”

“센터장님…….”

“…….”

엄밀히 말하자면 페어는 아니지만 페어의 조건은 완벽하게 갖춘 두 사람의 표정이 굳어 들었다. 특히 리온은 날이 바짝 서서는 당장이라도 식탁을 엎어 버릴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 둘이 페어가 아니야?”

“자료에 페어라고 안 적혀 있었잖아.”

“아니, 안 적혀 있어도…… 매칭률이 99퍼센트나 나왔는데 페어를 안 한다고?”

태환이 놀란 눈을 하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그도 그럴 것이, 99퍼센트면 희귀 케이스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페어를 안 한다니, 그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아니, 매칭률 100퍼센트라도 찾는 거야? 우린 89퍼센트로 페어 등록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어요? 아, 유원 씨가 어려서?”

“아뇨. 그냥…….”

그냥 쟤가 싸가지가 없고 도저히 같이 다닐 수가 없을 것 같아서요, 라고 말할 수 없었던 리온이 입을 꾹 다물었다.

“조금 더 생각해 보고 결정하고 싶어서요. 그리고 리온 선배는 누군가에게 묶여 있는 것보다 자유롭게 행동하는 게 어울리는 사람이잖아요.”

상황을 정리해 준 것은 유원이었다. 이 자리에서 태환과 희수를 제외하고는 두 사람의 페어 신청이 왜 철회되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도 유원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

그런 유원의 행동에 가장 당황한 것은 리온이었다. 그로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만 잔뜩 보는 날이어서, 쟤가 왜 저러나 싶을 정도였다.

“그래? 하긴 잘 생각하고 결정하는 게 좋긴 하지. 우리 봐. 게이트 안 들어간 지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페어라는 이유로 같이 불려 나왔잖아.”

희수와 태환은 앞다투어 잘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말을 신신당부했고, 그러다 서로 앙칼지게 몰아붙이기도 했다.

두 대선배의 유치한 다툼은 상차림이 시작되고서야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많이 먹어요.”

“감사합니다. 사장님!”

“센터장님. 잘 먹을게요!”

“그래, 그래. 많이 먹고 밥값 해라.”

유원과 조금 떨어진 곳에 앉은 리온이 식사를 하며 유원을 힐긋거렸다. 그의 옆에 앉아 있던 진하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유원 씨, 너 되게 좋게 말해 주는 것 같은데?”

“……원래 안 저러는데, 선배님들 앞이라고 그나마 체면치레는 해 주네.”

리온이 떨떠름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 조금 괜찮은 놈인가 생각했다가 뒤통수를 맞은 것이 여러 번이었기에 의심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은 채였다.

“그런가? 내 생각엔 저쪽이 진심 같은데.”

“말도 안 되는 소리. 저번에 여기에 왔을 때도…….”

“왔을 때도?”

“……아니다. 고기 맛있네.”

유원이 지난번 이곳에 왔을 때 들은 이야기를 꺼내려다 입을 다물었다. 듣는 귀가 많은 곳에서 꺼낼 만한 이야기도 아니었고, 어느새 식당 주인이 센터장과 두 선배 옆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야기는 식당 주인이 있는 자리에서 말할 수는 없었다.

“그렇구나. 은퇴한다고 해서 완전히 일을 그만두는 건 아닌 모양이네요?”

“네. 지방으로 옮기는 거지, 보통은 바로 은퇴하진 않아요. 게이트만 안 들어갈 뿐 일하는 건 마찬가지죠. 뭐.”

“그럼 보통 마흔이 되기 전에 중앙 센터 나가는 거예요?”

“대부분, 거의 다 그렇죠. 가이드들은 더 빨리 그만두기도 하고요. 맨몸으로 게이트에 들어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데다 가이드들은 몸을 지킬 능력도 없으니 나이 먹을수록 더 무서워지거든요.”

“우리 남편도……. 아니, 못 들은 걸로 해요. 고기 더 가져다줄까요?”

리온은 남편의 옛 동료들을 만나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 말이 많은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다 희수와 눈이 마주친 리온이 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리온 씨는 뭔가 빨리 그만두지 않을 것 같은데.”

“네?”

“벌써 4년 차잖아. 언제 중앙 센터에서 나갈지 생각해 본 적 있어?”

희수가 가벼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의 말대로 에스퍼든 가이드든 중앙 센터에서 근무하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은 편이었다.

게이트에 들어가는 건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은 무리가 가는 일이었다. 부상으로 일을 그만두거나, 강박이나 공략 실패에 의한 외상 후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센터를 옮기는 케이스가 대부분이었다.

지금 중앙 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인원만 생각해 봐도 가장 나이가 많은 에스퍼가 33살, 가이드가 31살이었다.

“……전 능력 되는 만큼 일하려고요. 게이트 안에 못 들어갈 정도로 다치지 않는 이상은 계속 일할 것 같아요.”

“역시, 그럴 것 같더라.”

“제일 오래 일한 사람이 마흔하나까지 중앙 센터 소속이었던가? 이거, 기세만 보면 그 기록도 깨겠는데.”

“그런 소리 하지 마. 쟨 좀 쉬어야 하는데, 애가 너무 일에 집착해서 문제다.”

센터장이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지금은 유원이가 있으니 다행이지, 예전엔 매칭 가이드도 없는 놈이 일해야 한다고 하도 까불고 다녀서 내 골치가 다 아팠다니까? 진지하게 송장 치울 걱정까지 했었단 말이지.”

“생명의 은인이네, 은인. 하긴 99퍼센트짜리 S급 가이드가 있는데 다른 가이드랑도 상성이 좋은 게 더 신기하겠다.”

리온은 선배들이 가볍게 이야기하는 것에 맞장구를 칠 수가 없었다. 유원이 뭔가 거슬리는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자신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온 씨가 중앙 센터 생활 오래 하려면 유원 씨도 오래 일해야겠네. 유원 씨는 이 일 오래 할 거예요?”

“그러게. 리온이가 오래 하고 싶어도 가이드 없으면…….”

“진하가 있잖아요. 얘도 매칭률 나쁘지 않으니까.”

리온이 센터장의 말을 잘라 버리곤 진하를 가리켰다.

얼떨결에 지목된 진하가 나? 하고 자신을 가리키며 당황한 얼굴을 했다.

애매한 분위기 속에 유원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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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퍼센트의 사랑 - 99퍼센트의 사랑 (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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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퍼센트의 사랑 - 99퍼센트의 사랑 (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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