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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퍼센트의 사랑 13화

“얘가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야, 너 환자야. 아직 안정이 필요…….”

“안정이고 뭐고 일단 페어 신청 취소부터 해 줘요.”

리온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다짐했던 것이 아직도 선명했다.

“아니, 왜 이러는데?”

“저 걔랑 평생 페어로 지내기 싫어요. 가이딩은 안 받으면 안 되니까 받겠지만 그 재수 없는 놈이랑 그런 단어로 엮이긴 싫다고요!”

기껏 팔 하나 내주고 구해 줬더니 한다는 말이 뭐? 미쳤어요? 이쪽에도 에스퍼, 가이드 다 있는데 자기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할 거면서 왜 이런 짓을 해요?

“그런 배은망덕한 놈이랑 페어 못 해요. 꼭 페어 맺어야만 가이딩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야, 그래도 걔가 너…….”

“아, 안 들어요. 어차피 당사자 의사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니에요? 전 죽어도 못 해요. 한 달도 안 돼서 화병으로 죽을 거라고요.”

리온이 급기야 귀를 막고 안 들리는 시늉을 하기 시작했다. 유원과 페어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 어지간히 끔찍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센터장이 그 모습을 바라보다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의 말대로 페어 신청은 한번 맺으면 끊을 수 없는 만큼 무조건적인 신뢰가 있는 사람과 맺어야 하는 것이었다.

1개월 뒤에나 페어 신청이 가능한 이유는 페어 신청을 무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기간 내에 더 좋은 매칭률을 가진 파트너를 찾든, 페어 신청하기로 한 상대에 대해 보다 면밀히 살피며 결정을 하든 신중하란 의미였다.

99퍼센트의 매칭률을 뛰어넘는 가이드가 나올 리도 없는데 리온은 절대 싫다며 떼를 쓰고 있었다.

“그렇게 싫냐?”

“저 진짜 많이 참았어요. 근데 진짜 걔는 아니에요. 페어 등록 필수 아니잖아요.”

“그래도 매칭 가이드가 페어도 맺지 않고 돌아다닌다는 게 사람들이 보기에…….”

“그런 거 신경 쓰자고 페어 맺고 싶지 않아요. 진짜…… 누구는 팔 한쪽 나갈 각오를 하고 구해 줬더니 미쳤냐는 소리 나 듣고.”

센터장은 리온을 달래려 애를 썼으나 그의 확고한 고집을 이기지 못해 결국 페어 등록 한 시간 반을 앞두고 등록을 취소했다.

“한쪽이라도 반대하면 등록할 수 없는 게 원칙이니 일단 취소는 했다만…… 유원이한테는 어떻게 말해야 하나.”

한 시간 새 기가 쭉 빨린 센터장이 손에 들린 패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원하는 바를 이뤄 낸 리온이 침대 위에 몸을 폭 기대고는 말했다.

“별로 신경도 안 쓸걸요? 뭐, 애초에 걔가 저랑 페어가 하고 싶었으면 말을 그런 식으로 했겠어요?”

리온이 유원에게 들은 재수 없는 말들을 떠올리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99퍼센트, 99퍼센트. 그 매칭률을 되뇌며 몇 번이고 참았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

분명 1퍼센트는 그놈의 인성 때문에 깎인 게 분명해. 리온이 그렇게 생각하며 말했다.

“성가시고 멍청한 선배랑 페어 안 돼서 다행이라고 신나 하지나 않으면 다행일걸요.”

그 이후로도 리온은 그동안 쌓인 불만을 토로하며 센터장을 붙잡아 두었다. 센터장은 이미 몇 번이나 들었던 이야기를 들으며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제 진짜 가 봐야겠다. 유원이한테도 페어 신청 취소한 거 말해 줘야 하고…… 넌 딴생각 말고 몸조리나 잘해. 치료야 끝났지만 며칠 정도는 얼얼할 거라고 하더라.”

센터장이 그렇게 말하며 병실 문을 열었다. 밖으로 나가려던 그가 발끝에 채인 종이봉투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이건 뭐지?”

“아, 그거 아마 강우 형이 놔두고 간 거일 거예요.”

리온이 익숙한 포장의 건강음료를 보고 말했다. 늘 리온이 걱정이라는 강우는 친형처럼 이것저것 챙겨 주는 것을 좋아했다.

리온이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게이트 안에도 가져갔던, 몇 번이나 제 숙소 방 앞에 있던 것과 같은 브랜드의 종이봉투를 받아 들었다.

“그놈도 참, 과보호한다니까.”

“그러게요. 재수 없는 놈이긴 하지만 이제 매칭 가이드도 있겠다, 이렇게까지 신경 써 줄 필요 없는데.”

리온이 유원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에스퍼가 되고서 휴가가 달가웠던 적이 없는데, 이번만큼은 그 재수 없는 얼굴을 며칠 보지 않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 그럼 난 간다. 잘 쉬어라.”

“들어가세요.”

센터장을 배웅한 리온이 익숙한 손짓으로 음료의 포장을 뜯었다. 리온이 팩에 든 것을 마시며 생각했다.

99퍼센트라는 완벽에 가깝지만 완벽하지 않은 숫자야말로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예견했을지도 모르겠다…… 라고.

* * *

유원과 리온의 페어 신청이 취소되었다는 소문이 센터를 한바탕 휩쓴 게 벌써 몇 달 전 일이건만, 두 사람은 여전히 센터의 유명 인사였다.

능력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능력 때문에 유명한 것은 아니었다.

쾅―!

“또 시작이냐.”

“둘 다 참…….”

사람들이 익숙하다는 듯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리온과 유원이 센터 한가운데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공주랑 다혈질 또 싸우냐?”

“걔네 말고 센터에서 요란하게 싸울 사람이 또 어디 있어요.”

지난 몇 달 사이, 유원에게는 별명 하나가 생겼다. 공주, 그냥 듣기에는 꽤 깜찍한 별명이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그렇게 다 때려 부수고 나면 속이 시원해요? 이긴 것 같고?”

“닥치라고 했다…….”

공포의 주둥아리, 줄여서 통칭 공주. 에스퍼도 아닌 놈이 뭘 믿고 저렇게 나오는 대로 말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강리온 체질만 아니었으면, 그리고 공주가 강리온 매칭 가이드 아니었으면 벌써 일이 나도 몇 번은 났을걸.”

차라리 같은 에스퍼였다면 아마 징계를 각오하고서 이미 후려쳤을 강리온이다.

하지만 상대는 신체적으로 아무런 능력이 없는 가이드인 데다가 다치기라도 했다가는 피해는 리온이 고스란히 입게 될 것이 뻔한 매칭 가이드였다.

그렇기에 둘의 싸움은 늘 리온이 울분을 토하는 것으로 끝나곤 했다.

“악!”

“또 저렇게 끝나는구먼.”

“뭘 새삼스럽게.”

이제는 두 사람이 센터 로비 한가운데에서 싸우고 있어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사람 하나 없었다. 일상이 되어 버린 싸움이 끝나고, 리온이 사자후와 함께 로비를 떠났다.

“그건 그렇고, 오늘 S급 가이드 하나 더 들어온다며?”

“어. 올해는 S급 가이드가 둘이나 센터에 들어오네. 무슨 일이야.”

자연스레 사람들은 두 사람의 싸움 따위가 아닌 다른 곳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오늘의 화제는 새로 들어올 신입 S급 가이드였다.

“가이드 교육청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어서 들었는데, 생긴 것도 완전 연예인 급이래.”

“S급들은 다 얼굴로 가이드 되냐? 부럽다, 부러워.”

“몇 살이래?”

“리온이랑 동갑이라던데, 유학 마치고 돌아온 거래.”

새로운 에스퍼나 가이드가 들어오는 것은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었지만 그 신입이 S급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뭐야, 유학생? 요즘 S급 가이드들은 왜 스펙도 좋냐?”

“그러니까. 능력도 얼굴이랑 스펙 가려 찾아가는 건가.”

사람들이 낄낄거리며 이야기를 이어 갔다. 그러던 중, 강우를 찾아가 한바탕 화를 쏟아 내고 온 리온이 사람들의 대화에 은근슬쩍 끼어들었다.

“S급 가이드라고?”

“뭐야, 화 다 풀렸냐?”

“뭐, 내가 이유원한테 화났지 다른 사람들한테 화난 것도 아니고. 선배들한테 화낼 이유가 뭐 있다고 그래요.”

리온이 툴툴거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에스퍼들 옆자리에 앉았다. 틀린 말도 아니었기에 사람들은 다시 이야기를 이어 갔다.

“어. S급이래. 근데 뭐…… 너랑은 상관없지 않냐? 어차피 넌 매칭 가이드도 있고, 설마 다른 S급 가이드를 욕심내는 거야?”

“이유원 같은 건 줘도 안 가져요. 어차피 페어도 아닌데, 다들 이유원한테 잘만 가이딩 받고 있잖아요? 나도 다른 가이드들한테 관심 좀 가질 수도 있지.”

리온이 툴툴거리며 말했다. 매칭률이 높고 가이딩이 잘되면 뭐 해. 만날 때마다 화병이 나 죽을 것 같은데.

“매칭률 좀 낮아도 스트레스 덜 받고 가이딩 받는 게 백번 낫다니까요.”

“그렇긴 한데…… 설마 1년에 그런 행운이 두 번이나 찾아오겠냐. 기대하지 마.”

선배의 말에 리온의 입술이 툭 튀어나왔다. 기대 정도는 할 수도 있지.

물론 속으론 그렇게 구시렁댔지만, 리온 역시 새로 오는 가이드에게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

다만, S급인 만큼 50퍼센트, 아니 40퍼센트 정도만 매칭률이 나오면 좋겠다 싶을 뿐. 그럼 당장 재수 없는 이유원을 떼 버릴 수 있을 텐데.

“어, 저기 오는 사람, 새로 온다는 그 가이드 아냐?”

“어디?”

그때, 누군가의 말에 로비에 모여 있던 에스퍼와 가이드들이 고개를 들고 위를 바라보았다. 센터장의 뒤를 따라 걷는 옅은 갈색 머리의 남자가 웅성거리는 소리에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뭐야, 잘생겼다는 게 그냥 소문이 아니었네.”

“혼혈이라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눈에 띄는 얼굴에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그러나 리온은 그의 얼굴 따위엔 관심이 없었기에 웅성거림에 가세하지 않고 조용히 그의 얼굴을 올려다볼 뿐이었다.

“……?”

그때, 아래를 내려다보던 S급 가이드가 생긋 웃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센터장을 따라 걸었다.

뭐지? 방금, 눈이 마주쳤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어쨌거나 센터에 S급 가이드 하나 더 생겨서 나쁠 건 없지. 다들 잘 대해 주자고.”

에스퍼 하나의 말에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을 정리했다. 리온 역시 기분 탓이었겠지, 하고 고개를 돌려 다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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