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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퍼센트의 사랑 71화

“잘못 들은 거 아냐?”

“아님 센터장님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셨다던가.”

“아냐, 아까 센터장님한테 가 봤는데, 완전 넋이 나가셨던데.”

급기야 센터에는 온갖 음모론이 나돌기 시작했다. 리온과 유원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센터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대뜸 같이 살겠다니. 마른하늘에 날벼락만큼이나 뜬금없는 일이었다.

“게이트 안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 아니야? 서하 넌 좀 아는 거 없어?”

“저도 잘 몰라요. 평소보다 괜찮…… 았던 것 같긴 한데.”

함께 S급 게이트에 들어갔던 동료들이 죄다 게이트에 들어갔거나, 외근 중인 탓에 센터에 남은 서하만 질문 폭탄을 맞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서도 센터에 남아 있었지만, 그들보다 선배인 데다가 깐깐한 면이 있는 그녀를 찾아가 이야기해 달라고 보챌 수는 없으니 만만한 서하를 잡고 물어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싸우진 않았고?”

“처음엔 대화도 안 하는 것 같다가 나중에……. 음, 같이 불침번 섰던 날 이후로 좀 괜찮아졌던 것 같은데. 그때부터 유원이가 다른 사람들한테도 좀 살갑게 굴기도 했고요.”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모르고?”

“그냥…… 원래는 이주찬이 유원이랑 같이 불침번 서기로 했던 날이었는데, 그 바보가 자 버린 거예요.”

서하가 한심하다는 얼굴을 하고 말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던 에스퍼와 가이드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래서?”

“저도 잘은 몰라요. 그냥 걔가 자다가 깨 보니까 유원이랑 리온 선배가 같이 서 있었대요. 그래서 불침번 하루 더 섰다는 것밖에는…….”

“뭐야, 재미없어.”

“그럼 거기서 친해진 거야?”

“친해졌다고 할 정도는 아니고, 그냥 그 뒤로 싸우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무슨 이야기를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분위기가 조금 누그러지긴 했어요. 근데…….”

“근데?”

두 사람이 같이 살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다지만, 사실 서하는 놀라다 못해 조금 찝찝하기까지 했다. 단순히 두 사람이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보아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병원에 있었을 때요…….”

“병원? 유원 씨는 리온이 깨어나기 전에 퇴원했다며.”

“네. 그랬는데…… 솔직히 걱정될 만하잖아요. 센터 사람들도 다 그랬을 거고, 선배 의식 돌아오고 난 뒤에는 상태 확인하러 몇 번 가기도 하고……. 다들 모여서 리온 선배 걱정만 했거든요.”

“다들 그랬지 뭐, 우리도 병문안 가고 싶었는데.”

“근데 유원 씨만 안 그랬어요. 같은 병원에 있으면서 들여다보지도 않고, 별로 걱정하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고…… 좀 그랬어요.”

서하가 병원에서의 유원을 떠올리며 말했다. 게이트 안에서 평소보다 유순한 모습을 보이기에 조금 친해진 줄 알았는데, 소식을 궁금해하기는커녕 찾아가지도 않고 리온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싫어하는 눈치였었다.

“기분 탓 아니야? 유원이 원래 좀 무덤덤하잖아.”

“그래도 그 정도는 구분할 수 있잖아요.”

“서하가 리온이 너무 좋아해서 그렇게 보인 거 아냐? 왜, 서하랑 주찬이가 리온이 껌딱지처럼 따라다니잖아. 신입 때 리온이가 끼고 다녀서.”

“아, 아니에요. 진짜로…….”

서하가 억울한 얼굴을 했다.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리온을 유독 더 좋아하는 건 맞지만, 자신만 그렇게 생각한 것도 아니었다.

“다른 선배들도 다 너무하다고 했다구요. 그래도 매칭 가이드고, 같이 S급 게이트에서 동고동락한 사이인데 너무한 거 아니냐고.”

“이거 참, 다른 사람한테도 물어보고 싶은데 물어볼 사람이 없네.”

“나중에 다들 복귀하면 물어봐요. 고양 쪽으로 간 팀 들어간 지 이제 5일차 아니에요? 곧 나올 것 같은데.”

“야, 호랑이도 제 말 하면 나온다더니. 거기 들어간 애한테 지금 문자 왔다. 나왔나 봐.”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가이드 하나가 들어온 연락을 확인했다. 서하가 말한 게이트에 들어간 사람이 누가 있는지를 떠올렸다.

“수진 선배랑 민호 선배 갔고……. 아, 진하 오빠도 가지 않았어요?”

“어, 맞아. 그러고 보니 진하랑 리온이랑 엄청 친하지 않나? 나오면 깜짝 놀라겠는데?”

“진하 오빠한테는 이야기하지 않았을까요?”

“그런가? 아무튼 나오고 나면 알겠지. 반응 궁금하네. 오늘 나왔으면 내일이나 되어야 센터 출근하겠지?”

“아, 나 가이딩 시간 다 됐어. 간다. 나중에 새로운 소식 들어온 거 있음 얘기 좀 해 줘.”

“나도 지금 예약 잡힌 거 있는데.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의문만 남긴 수다 시간이 끝나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던 에스퍼와 가이드들이 각자의 일을 위해 흩어졌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적어도 일주일 정도는 사람들이 모였다 하면 두 사람의 이야기만 나올 것이 분명했다.

“진짜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니까. 사이 좀 괜찮아졌다가도 도로 싸우기를 반복하면서 이제는 같이 살겠다니.”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서하가 두 사람의 동거 생활을 걱정했다. 유원의 냉정함이 마음에 안 들기는 했지만, 그것보다 리온의 불같은 성격이 더 걱정이었다.

“집 무너지지만 않으면 다행이겠다.”

서하가 작게 중얼거렸다. 센터를 완전히 뒤집어 놓은 두 사람의 동거 소식 탓에 졸지에 관심을 받게 된 것이 이래저래 귀찮을 법도 했지만, 걱정되는 마음이 더 컸다.

“오늘 센터도 안 나왔던데. 또 어디 가서 싸우고 있는 거 아니야?”

그리고 그런 서하의 걱정을 잔뜩 받고 있는 두 사람은 생각보다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 * *

“이 방보단 이 방이 더 큰데, 그냥 짐 옮겨 드릴까요. 여긴 손님방 겸 창고로 쓰던 곳이라.”

“아냐, 아냐. 이 방도 기숙사랑 크기 비슷한데 뭘. 그리고 나도 홈 짐으로 쓰는 방이 큰 게 더 마음에 들어서.”

두 사람은 나란히 월차를 내고 집을 정리하고 있었다. 리온의 짐은 애초에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리 짐을 들일 공간만 준비해 두면 되었다.

“전에도 생각했었지만 집 진짜 좋다.”

“넓은 곳으로 오고 싶었거든요.”

“진하도 여기 사는데. 마주친 적은 없어? 아, 진하는 B동이고 넌 A동이라서 마주칠 일 없으려나.”

“……그건 몰랐네요. 그럼 안 쓰는 물건만 좀 치워 놓을게요.”

별로 알고 싶지 않았던 정보를 알게 된 유원이 앞으로 B동 쪽으로는 다니지도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쓰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했다.

“오래 있을 건 아니라지만 서랍장이나 침대 정도는 있는 게 좋겠죠.”

“음, 그 정도는 있는 게 좋겠지? 자리는…… 이 정도면 괜찮겠다. 큰 거 들여올 것도 아니니까.”

그런 유원의 마음 따위 알 턱이 없는 리온이 공간의 크기를 가늠해 보았다.

“겨울까지 있을 테니까 좀 큰 걸로…… 아니다. 겉옷만 따로 빼놓으면 되겠지?”

리온은 유원에게 3개월간의 동거를 제안했다. 날씨가 살짝 쌀쌀해지기 시작한 계절부터 완전한 겨울이 찾아올 때까지.

‘그때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나가고 여기 있는 거야. 알겠지?’

리온이 진지한 얼굴을 하고 말했었다. 애초에 유원은 이곳이 자신의 집이라 나가고 말고 할 것은 없지만, 굳이 정정해 주지는 않았다.

‘기숙사도 퇴소 신청했고, 센터장님한테도 3개월 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나 받아 주지 말라고 해 놨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본인도 그다지 자신이 없는 얼굴이기는 했지만, 나름 단단히 마음먹은 것 같은 기색이었다. 억지로라도 붙어 있어야 서로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이해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 리온은 그 3개월을 위한 준비를 열심히 해 가고 있었다.

“가구 말고 필요한 건 뭐가 있으려나.”

“웬만한 건 다 있으니까 일단은 생각나는 것만 천천히 해요.”

“생활 수칙 같은 것도 정해야 하지 않을까?”

집 안을 돌아다니던 리온이 돌연 유원을 돌아보며 말했다. 같이 살아 보자는 생각을 한 것은 자신이었지만, 그런 자신도 유원과 자신이 어지간히도 안 맞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물론 성격이 안 맞는 것이지만, 말만 하면 싸움이 나는 수준인데 생활 패턴이라고 잘 맞을 것 같지는 않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3개월 동안은 함께 살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최대한 대비를 해 두는 것이 좋겠지.’

“그래야 서로 실수할 일도 없을 거고, 미리 정해 두면 좋을 것 같은데.”

“그것도 그렇겠네요.”

고개를 끄덕인 유원이 종이와 펜을 가져와 내밀었다. 종이 윗부분에 커다랗게 『생활 수칙』이라는 글자를 적은 리온이 말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건 멋대로 집을 나가지 말 것, 싸우더라도 무조건 집에는 들어올 것.”

리온이 종이 위로 글자를 꾹꾹 눌러썼다. 사실 이 규칙은 본인에게만 해당하는 규칙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글로 써 두는 게 더 각인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만약이라는 건 모르는 일이니 리온은 이 규칙을 1번으로 적었다.

“또 뭐가 있을까. 음…….”

“집에 다른 사람 데리고 오지 말 것.”

유원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말에 리온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 정도는 괜찮지 않아? 난 네가 친구 데려와도 괜찮은데. 그리고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람이라면 어쩌다 한 번쯤은…….”

“저는 싫어서요.”

“그래, 그럼 그것도 쓸게.”

진하가 같은 오피스텔에 산다기에 불러서 다 같이 이야기나 하고 싶었었는데, 집주인이 싫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뭐, 내가 찾아가도 되는 거니까.’

“그리고 집 너무 비우지 말 것. 서로에 대해 알아 가자고 하는 건데 집을 자주 비우면 안 되지 않을까요.”

“어? 어어…… 그렇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둘이, 알아 가려고 하는 거니까요.”

리온은 어쩐지 자신이 생각했던 동거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고 생각하며 규칙을 써 내렸다. 마치 동료가 아니라 연인 간의 동거 수칙이라도 쓰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기분 탓이겠지.’

리온이 그렇게 생각하며 세 번째 규칙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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