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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퍼센트의 사랑 76화

“와, 같이 살게 되기 전에 누가 나한테 너 조만간 이유원 좀 귀엽다고 말하게 된다고 했으면 미쳤냐고 욕했을 텐데.”

리온이 자신이 말해 놓고도 낯간지럽다는 듯 호들갑을 떨었다.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냐고. 리온이 살짝 달아오른 얼굴에다 손부채를 부치며 말했다.

“사람 일 진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야.”

“앞으로 그보다 더한 사이가 될 수도 있잖아. 뭘 벌써부터 그렇게 부끄러워해.”

“그보다 더한 사이라니, 누가 들으면 뭐 나중에는 사귀기라도 하는 줄 알겠네.”

그거야 모르는 일이지. 진하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래도 잘 지낸다니까 다행이네.”

“아무튼, 확실히 붙어 지내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그렇긴 해, 아무래도 다른 곳도 아니고 S급 게이트를 같이 다녀왔잖아. 동료애가 생긴달까. 나도 그 팀 사람들이랑 많이 친해졌거든.”

“아, 그러고 보니 요즘 너 자주 같이 다니는 것 같더라. 특히 민현이랑.”

“어. 게이트에서 텐트도 같이 썼고, 걔도 되게 재미있거든.”

“민현이가? 좋은 애긴 하지만 되게 얌전한 편이지 않나.”

“그런 사람일수록 괜히 건드려 보고 싶은 법이거든.”

“하여간 성격하곤…….”

리온이 살짝 웃는 진하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뭐, 민현이 놀리면 따라오는 반응이 재미있는 편이기는 했다.

“너 자꾸 괴롭히면 걔가 조만간 센터장님한테 상담 신청한다. 센터장님이랑 민현이 엄청 친해. 거의 비서급으로 붙어 있으니까.”

“그건 또 그것대로 재미있겠네.”

“하여튼 이해 안 가는 새끼. 아, 근데 요즘 게이트가 좀 잠잠하네. 저번 주까지는 좀 바쁜 것 같더니.”

“이런 날도 있어야 살지. S급 게이트 터진 것만으로도 힘들었는데 나오자마자 또 일하고. 조금 쉬기는 했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평화로운 게 좋긴 하지. 다른 애들끼리만 게이트 보내자니 나도 마음이 좀 불편하고.”

리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게 더 익숙한 리온은 이렇게 오래 일을 못 하니 꽤 심심한 상태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평화로운 것만큼 좋은 건 없는 법이었다.

이런 이유로 한가해지는 거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었다.

“근데 뭔가 폭풍 전야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아, 부정 타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설마 S급 게이트 생긴 지 얼마나 됐다고 또 그 난리가 나겠어.”

진하가 제 말에 놀라 정색하는 리온을 보며 웃었다. 하여간 일에 진심 아니랄까 봐, 일 이야기에 있어서는 이런 농담 한마디도 통하질 않는다.

“그래서, 다 잘되고 있는데 표정이 왜 그렇게 묘하냐?”

“내가?”

“어. 지금 얘기 들어 보면 네가 계획한 대로 일은 잘 돌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네 표정만 보면 뭔가 또 고민 있는 사람 같아 보이거든.”

“그게 티가 나?”

리온이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하를 올려다보았다. 물론 지금 상황은 꽤 괜찮은 편이었다. 유원과의 사이도 조금 더 좋아졌고, 게이트도 조금은 잠잠한 요즘이라 걱정할 것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다른 목표는 잘 진행되어 가고 있지만, 한 가지만큼은 아직 조금도 진척되지 못한 상태였다.

“걔가 다른 사람이랑 닿는 걸 엄청 싫어하는 것 같아.”

“닿는 거? 뭐…… 그럴 수도 있지. 사람마다 다르니까.”

“아니, 근데 우린 매칭 에스퍼와 가이드 관계잖아.”

리온이 진지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 유원의 집에 들어가 살기로 한 것이나, 그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려고 한 것이 꼭 매칭률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2순위 목표 정도는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목표들을 달성하기 가야 할 길은 아직 멀고도 험했다. 쉬울 거라고 생각한 어깨동무는 물론이고, 아직 가까이 다가서기만 해도 움찔거리는 유원이었다.

“어깨동무 정도는 누구하고나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뭐, 싫을 수도 있지. 남하고 닿는 거 싫어할 수도 있긴 한데…… 그래도 가까이 가기만 해도 주춤거리는 거 보면 좀 그래.”

“짜증 나?”

“아니 뭐, 짜증이 난다기보다는…… 좀 서운하지.”

리온이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꽤 친해진 것 같은데 아직 닿는 건 무리라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제가 그렇게까지 불편한 걸까.

함께 살면서 느낀 유원의 좋은 점이나, 의외인 점 같은 것도 많았지만, 그런 것을 발견할수록 서운한 마음이 조금씩 쌓였다.

뭔가 제게 선을 그어 두고 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왜, 뭘 하고 싶길래 그렇게까지 서운해해?”

“아, 이상한 생각하지 마.”

“이상한 생각, 뭐?”

“알면서 자꾸 그럴래?”

리온은 질색하며 진하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아픈 척을 하며 호들갑을 떠는 진하를 무시한 리온이 말했다.

“똑같은 접촉으로 하는 가이딩이어도 닿는 범위가 넓고, 해 주는 사람끼리 신뢰 관계가 좋으면 효율이 높아진다고 하더라고.”

“아하…… 그 얘기는 나도 들어 봤어. 근데 어차피 매칭률도 좋고 S급이라서 상관없지 않아?”

“기왕 하는 거 매칭 관계니까 더 잘하고 싶은 거지. 페어 선배들 얘기 들어 보니까 매칭 관계에서 효율까지 극대화되고 나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가이딩이 되기도 한다더라고.”

“하여튼 머릿속에 일 생각밖에 없어, 너는.”

진하가 너도 참 너답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어깨동무……. 하고 중얼거리며 풀이 죽어 있는 리온을 보던 진하가 선심 쓰듯 리온의 어깨에 제 팔을 걸쳤다.

“이게 뭐가 그렇게 어려운 거라고 말이야. 그렇지?”

“그러니까. 아, 어깨에 손 올리는 것부터 이렇게 힘든데 안아 보는 건 또 얼마나 오래 걸리겠냐고.”

“갈 길이 멀다, 멀어.”

진하가 그렇게 말하며 리온의 어깨 위에 팔을 올린 채로 센터 복도를 함께 걸었다.

리온은 할 일도 없어서 심심해 보이는데 신입 대상으로 멘토링이나 해 주라는 말에 교육 센터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아 맞아, 다음 달부터 출근할 신입 중에 치유 계열 에스퍼 있더라? A급이래.”

“치유 계열? 민현이는 일 좀 덜어지겠다.”

“그래 봤자 치유 계열은 바쁘지. 어쩌면 걔는 싫어할지도 몰라. 자기 한 명밖에 없으면 웬만해서는 게이트로 안 보낼 텐데, 두 명이면 게이트로 들어갈 확률이 좀 생기거든.”

“아하, 그래도 보니까 안에서 잘하던데?”

“일이니까 당연히 잘해야 하지만 싫긴 하겠지. 어쩔 수 없어, 이 일하는 사람 중에 좋아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너 있잖아, 너.”

진하가 리온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이 일을 좋아한다, 라. 잠시 고민하던 리온이 대답했다.

“게이트에 들어가는 게 좋고, 이 일이 좋다기보다는…… 꼭 해야 하는 일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 거지. 아마 다들 비슷할 것 같아.”

“하긴…… 아무리 너라도 즐겁기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내내 장난스러운 대화만을 주고받다가 나름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어깨 위에 올라간 손은 아직 그대로였다.

“아, 선배. 안녕하세요.”

“여,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제 이야기하셨어요?”

그렇게 복도를 걸어가고 있는데, 코너 끝에서 민현이 돌아 나오는 것이 보였다. 진하가 한쪽 손을 들어 보이며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진하가 한 자신의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다지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 같다고 생각한 민현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자 진하가 리온 쪽으로 머리를 살짝 기대며 말했다.

“뭐, 좀 했지.”

“어디 갔다 오는 길…….”

귀찮은 얼굴을 한 리온이 민현에게 말을 걸다 그의 뒤를 따라 코너를 돌아 나오는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민현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었다.

“뭐야, 왜 둘이 같이 나와?”

“아, 이번에 들어온 신입이 치유 계열이라고 해서 저도 한번 보러 가는 길이었어요. 유원이는 잠깐 그쪽에 볼일이 있다고 해서.”

민현이 대수롭지 않은 얼굴을 하고 유원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언제 친해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새 꽤 가까워진 것 같은 모습이었다.

“…….”

그때 리온의 시선은 유원의 어깨를 가볍게 건드린 민현의 손에 고정되어 있었다.

‘뭐야, 그냥 남이랑 닿는 걸 다 싫어하는 건 줄 알았는데…… 민현이가 건드리는 거엔 아무 반응도 안 하잖아.’

“같이 가는 중이었어요.”

“둘이 꽤 친해졌나 봐?”

“아…… 이번에 게이트 앞 대기 팀 개설 이야기 나오면서부터 같이 이야기할 얘기가 많아져서요.”

“그래도 내가 명색이 매칭률 99퍼센트, 아니…… 98퍼센트의 에스퍼인데 나랑도 좀 그렇게 지내야 하는 거 아니야?”

“아이, 같이 사시잖아요.”

리온이 장난인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애써 태연하게 말했다. 민현 역시 별거 아닌 말이라 생각했는지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

하지만 리온은 민현의 그런 반응을 유도하겠다고 말을 꺼낸 것이 아니었다. 리온의 시선은 유원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무슨 대답이 돌아올까. 그냥 농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긴 하지만…….’

기분이 묘했다. 당장 몇 달 전, 아니 한 달 전만 해도 유원을 보면서 초조한 기분이 드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남의 손길이 닿았는데도 가만히 있는 유원을 보고 이렇게 서운한 기분이 들 다니, 신기하면서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명색이 그렇다기에는…… 형도 다른 가이드분이랑 사이가 각별하시잖아요.”

유원이 살짝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 비웃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기분 좋게 느껴지는 미소도 아니었다.

유원의 시선은 리온의 어깨 위에 걸쳐진 진하의 팔을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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