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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퍼센트의 사랑 79화

몇 시간 전, 들어온 가이딩 신청이 없어 시간이 남아 혼자 가이딩실에 앉아 있던 유원은 리온을 생각하고 있었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리온이 아니라 리온과 있었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야, 정작 그런 능력 생기면 짜증 날걸. 너 리온 선배랑 붙는 것도 싫어한다며.’

민현의 장난 섞인 한마디가 그날 온종일 유원의 머릿속을 돌아다녔었다.

사실 리온이 자신에게 다가오거나, 손을 살짝 얹으려고 할 때마다 자신이 과하게 반응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맨 처음 그 손을 피했었던 것은 아마 놀라서, 그리고 그 상황이 낯설었기 때문인 것 같다.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리온과 동료가 되어 게이트 안에 들어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긴장되고 현실감이 없었는데, 그 와중에 저를 이렇게 긴장하게 한 장본인인 리온이 자신을 만지기까지 하니 너무 놀라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였었다.

그때 리온이 기분 상해 했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황감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렸을 때, 리온은 이미 화가 나 다른 곳으로 가 버린 후였다.

그 뒤로는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웠다. 게이트에서 나가기 직전엔 리온에게 싫은 소리까지 해 버렸으니 말이다.

그리고 동거를 시작한 뒤로부터 리온의 가벼운 스킨십을 피했던 것은, 본인에게 리온이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람이어서였다.

차라리 리온에게 재수 없는 후배가 되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후로, 유원은 리온과 친밀한 사이가 되는 것을 포기했다.

애초에 리온과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센터에 들어온 것도 아니었고,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 도움이 되고 싶었던 것이었으니 그런 사소한 것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물론 자신이 바라던 것처럼 능력 있는 후배가 되지도 못했지만 말이다.

S급 게이트에서 나오고 나서는 리온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자괴감이 들었었다.

이 싫은 소리가 적어도 한 번 정도는 위험한 짓을 하려는 리온의 발목을 잡아 주길 바랐는데, 모두 쓸모없는 이야기에 불과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고 나서부터 리온이 조금 바뀌었다. 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보려고 노력하는 리온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아예 몰랐을 때는, 포기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한번 리온과 있는 것이 익숙해져 버리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 싫어졌다.

어차피 어른스러운 척하는 것도, 잔소리하는 것도 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 그냥 다 그만두고 리온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해 주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리온이 자신에게 조금 더 다가오니 이보다 더 가까워지면 욕심이 더 커질까 봐 두려워졌다. 그리고 리온이 자신에게 닿아 버리면, 그렇지 않아도 한 번씩 멈춰 버리는 심장이 또 고장 나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리온이 자신에게 다가오면 긴장하게 되었다. 더 욕심을 내게 되어 버릴까 봐, 그리고 여태껏 열심히 숨겨 온 마음이 티 날까 봐.

‘분명 존경하는 거였지,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리온의 곁에 있기만 해도 드러나는 제 욕심 섞인 마음을 인지하니, 그다음을 그리고 또 그다음을 기대하게 되었다. 그래서 일부러 그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었는데, 리온의 입장에선 또 달랐나 보다.

“유치하게 진짜, 그게 뭐라고 그걸로 약을 올리고 그러냐. 원래 유치하게 구는 게 더 기분 나쁜데.”

“……기분 나빴을까요?”

“너 평소에 선배랑 이런 거 자주 할…… 것 같진 않고.”

“그렇죠.”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민현이 흠, 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네가 그러면 그 선배 성격에는 완전 열 받지.”

“왜요?”

“선배는 요즘 너랑 좀 친해진 것 같다고 자랑하고 다니던데, 정작 너는 선배랑 닿는 것도 싫은 것처럼 굴더니, 다른 사람이랑 그러고 약 올리면 열 받지.”

“자랑하고 다녔어요?”

유원이 조금 얼떨떨한 얼굴을 하고 되물었다. 자신의 앞에서는 평소와 다를 것 없이 행동했는데.

“어. 선배는 나름 너랑 좀 친해진 것 같다고 좋아하고 있는데 네가 자기랑은 닿는 거 싫어하면서 남이랑은 그러고 다니면 속상하지.”

“그렇지만 형이 먼저…….”

“아, 그 선배는 원래 아무한테나 그래. 맨날 그러고 다니는 사람이랑 안 그러던 사람이 그러는 거랑 같냐.”

몰랐는데 너 진짜 유치하구나. 그렇게 말한 민현이 리온이 불쌍하다며 혀를 찼다.

물론 민현은 금방 교육 센터에 도착해 자신이 그런 이야기를 한 것조차 금세 잊어버렸지만, 유원은 퇴근할 때까지 그 말을 곱씹어 보고 있었다.

‘서운했을까.’

제게 화를 내는 리온은 익숙했다. 워낙 화를 돋울 만한 말을 많이 했으니까.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리온의 입장에서 짜증 나는 잔소리일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리온이 보는 앞에서 민현의 어깨에 손을 댄 건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은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누가 보면 남 주긴 아까운 놀부 심보냐며 뭐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리온이 싫어서 피한 게 아니니까.

자신은 여러 가지 이유로 그 별거 아닌 행동 하나에도 전전긍긍하는데 제일 보기 싫은 사람과 아무렇지 않게 어깨에 손을 올리고, 옆에 꼭 붙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그 별거 아닌 것, 저도 하고 다닐 수 있다고 보여 줄 겸 살짝 심술을 부린 것뿐인데 그걸로 서운해하다니.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리온이 자신을 신경 쓴다는 것이 아주 조금 기쁘기도 했다.

하지만 신경 써 주는 것이 좋다고 해서 영영 이대로 그대로 놔둘 수는 없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자신의 행동이 조금 유치하기는 했으니까.

‘집에 가면…… 분명 화나 있겠지. 그래도 약속한 게 있으니까 집에 들어오긴 했을 거고.’

최근 리온이 자신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다가가고 싶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유원은 업무 시간 내내 고민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쉽사리 좋은 방안이 생각나질 않았다.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생각하자. 그렇게 생각한 유원이 제 가이딩실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다.

“…….”

아니나 다를까, 집에 도착해 만난 리온은 입을 꾹 다물고 자신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었다. 우선 이야기를 좀 해 보려고 했는데,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보통은 스케줄만 맞는다면 함께 퇴근했는데, 오늘은 연락이 오지 않았을 때부터 예상은 했지만 정말 불퉁한 표정을 하고 팔짱을 낀 리온을 보니 쉽게 넘어갈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먼저 오셨네요.”

모른 척하고 슬쩍 인사를 건네 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일단은 들어가서 생각하자. 유원이 그런 리온을 지나쳐 집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얼굴을 보고 있어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마땅히 생각이 나지가 않았다. 특히 저 꾹 다물린 입을 보고 있자니 더더욱 그랬다.

잠깐이라도 시간을 벌기 위해 일단 욕실로 향한 유원이 물을 틀어 놓은 채 생각에 잠겼다. 우선 리온의 기분이 상한 이유를 되짚어 보았다.

‘어. 선배는 나름 너랑 좀 친해진 것 같다고 좋아하고 있는데 네가 자기랑은 닿는 거 싫어하면서 남이랑은 그러고 다니면 속상하지.’

리온이 싫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리온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만한 일이었다.

유원의 목표는 언제나 리온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것이 아니었으나, 리온은 이 사실을 모르니 말이다.

물소리를 배경 삼아 생각에 잠겨 있던 유원이 결심한 듯 레버를 잠갔다.

‘그래, 그게 뭐가 별거라고 유난 떠는 게 더 이상한 거지.’

리온이 어른스럽게 행동하려 애쓰는 사람이 별로라고 말한 이후로 꼭 이런 식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도 사라져 버렸다.

곧바로 샤워를 마치고 나온 유원이 리온의 눈치를 살폈다. 여전히 욕실에 들어가기 전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리온이었다.

그런 리온의 옆자리에 앉은 것은 제 나름 서툰 화해 신청이기도 했다. 그러자 굳이 옆을 돌아보지 않아도 리온이 당황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가이딩이 목적이 아니고서야 먼저 이렇게 가까이 다가간 적이 없었으니까 놀랄 법도 했지만 이렇게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니 기분이 미묘했다.

‘피해 다닌 적까진 없었는데 이 정도로 놀랄 일인가. 겨우 옆에 앉은 것뿐인데.’

제가 가까이 앉은 것만으로 이렇게 놀랄 줄은 몰랐다.

되레 놀란 유원이 잠시 망설이다가 리온의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대 보았다. 리온이 자신을 의식하는 것 같은 기분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평소와는 다르게 용기가 샘솟았다.

이번에는 리온이 흠칫하는 것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유원은 제 심장이 쿵쿵거리는 것이 충동적으로 행동해 버렸다는 것 때문인지, 아니면 리온과 닿아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갑…… 악.”

리온이 어지간히도 당황한 것인지 말을 하려다가 그대로 혀를 씹어 버렸다.

긴장이 확 깨지는 순간이었다. 생각할 틈도 없이 리온의 상태를 살피고 지혈을 위해 얼음 하나를 가져다준 유원은 리온이 그 얼음을 다 녹이기를 기다렸다.

얼마 가지 않아 좀 괜찮아졌는지 그러게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러냐고 말한 리온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놀랍게도 다투거나, 화를 내지 않았다. 둘 중 누구도.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는 기대해 본 적도 없었는데.’

아무래도 유원이 자꾸만 욕심을 내게 만드는 것은 리온인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단순한 그의 성격 때문에 답답했던 것이 기억도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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