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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괜찮은데? >

듣고 ‘아차’ 싶었다. 시청자들에게만 들키지 않으려 했을 뿐, 회사 내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서 생긴 일이었다. 한편으로는 즐기려고 해본 방송이 이 정도로 큰 호응을 얻을 줄 몰랐기도 했고 말이다.

‘어쩌지? 그놈이 나라고 해? 아니야. 타이밍이 이상하고 뭐라고 말해도 변명으로만 들릴 거라고. 은거기인 흉내를 낸 것도 웃기고 우리 게임 내가 공략하는 것도 우습고 회장님이 논다면서 방송하는 것도 더 엉뚱해! 젠장. 뭐라고 넘어가지? 으아아!’

사업가로서 단련된 포커페이스를 나름대로 유지했지만, 분명히 내 눈동자는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IP를 깜빡한 스스로가 어이없기도 했다.

짧은 침묵!

그 사이에 정말 많은 고민이 부딪쳤다. 그러다가 이내 결단을 내렸다.

‘인정 안 한다! 콕 짚어서 물어본 거 아니니까 나도 몰라.’

김선일 사장이 언급하는 인물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알아도 모르는 거다. 실제로 질문한 그의 표정 역시도 굉장히 재미있어하고 있을 뿐, 진심으로 궁금해하거나 따지려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그렇다. 이건 콩트다.

‘역할극이고 드립이다.’

그런 거다.

“실력 좋은 한국 게이머는 많으니 누가 나와도 당연한 거겠지요.”

나는 짐짓 태연하게 대꾸했다.

“타이밍이 우리에게 이롭기도 하고 드래곤 소울을 그렇게나 즐겨주니 여러모로 고마운 비제이입니다. 그렇죠? 회장님?”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너도 알고 나도 알며 우리가 짐작하고 있으나 정작 이름을 부르지는 않겠다. 그걸 암묵적으로 동의하며 우리는 웃었다.

“회장님은 누구인지 안 궁금하십니까?”

“실력까지 출중하다는데 당연히 궁금하지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지금, 이 순간 더욱 거대한 일이 있습니다. 김 사장님이나 저나 잠시 후에 크게 후회할 사건입니다.”

“후회할 사건이요?”

식탁 위에서 영롱한 윤기를 자랑하던 무언가를 가리켰다. 산사태가 일어나 일부의 토사가 유실되듯이 한 뭉텅이가 비참한 꼴이 되어 있었다.

“당장, 이 대하가 식기 전에 제 입에 들어갈 수 있을까, 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이번 일에 너무 심취해서 그만······.”

“김선일 사장님이 뭐가 죄송하십니까? 지금까지 대화에 참여는 안 하고, 그냥 혼자서 자기 입에만 넣기 바쁘셨던 우리 곽지원 부사장님이 죄송하셔야지.”

곽지원 부사장이 탱글탱글한 대하 살을 씹다가 억울하다는 듯이 나를 보았다.

“가만히 있던 제게 불똥이 튀고 그러십니까?”

“혼자 대하 여덟 마리에 떡갈비 네 개를 드셔 놓고 그런 말이 나오십니까?”

점심은 지금처럼 이렇게 대충 가벼운 주제를 가지고 사내의 소식을 이야기하곤 한다. 의외로 이런 대화에서 중요한 것들이 캐치되기도 하다 보니, 어찌 보면 중요한 대화이기도 하다.

그렇게 내부 IP로 접속한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는 점심을 마칠 때까지 식탁에서 싹 사라졌다.

*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왔다.

‘커뮤니티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했지?’

식후 휴식 시간을 마저 가질 겸, 댓글을 읽는 연예인이 된 기분으로 게시판을 찾아가 보았다.

「GGT 실시간 스트리밍 난리 남. 드래곤 소울계에 유전 터짐.」

「그동안의 고인물은 잊어라. 석유라고 불렸던 유저들을 한순간에 청정수로 바꾸어 버린 BJ 등장.」

「오늘 오전에 파워썬이 신규 BJ방에 놀러 갔다가 참교육 당했다능~」

└ 헐. 파워썬이 참교육 당함?

└ 한 대도 못 쳐보고, 쫓겨남.

└ 그 팬티맨이?

└ 초기 6레벨로 팬티만 입고도 클리어하는 고인물 중에 고인물이?

└ 그동안의 고인물은 잊으삼. 진정한 석유가 터짐.

└ 하늘 위에 하늘이 있었던 것이었드아-!

‘쳐들어왔다가 발린 암령 중 하나였나보네.’

나는 누군지 전혀 모르지만, 반응을 보니, 꽤나 유명한 BJ였나보다. 이외에도 내가 공개한 루트와 공략을 직접 따라서 플레이한 이들의 후기가 있었다.

그뿐이랴.

방송을 종료할 때까지는 텅텅 비어있던 쪽지함이 지금은 96개나 쌓여있다. 점심을 먹는 사이에 온 대량의 쪽지들의 내용은 대부분 별 의미 없는 것들이었다.

“이런 건 처음, 중간, 그리고 끝만 읽어도 충분하지.”

‘안녕하십니까 저는 BJ 또크랑입니다.’ 다음에는 ‘합방을 함께하시면 서로에게 좋은···.’ 이고 끝은 ‘감사합니다. 답 메시지 기다리겠습니다.’로 완료.”

꽤 길게 쓰인 쪽지였지만, 자기 홍보와 자랑, 인기를 크게 얻을 수 있다는 사탕발림을 제외하면 더 볼 것도 없는 쪽지들이었다.

“도전장은 또 뭐냐?”

쪽지는 20%가 합방에 관한 내용이었고 70%가 게임 공략에 관한 질문이었으며 나머지 10% 정도가 ‘옥상으로 따라와!’라는 식의 도발이었다.

그간 자신의 게임 실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유저들에게 내가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모양이다. 하지만 순수하게 게임 실력에 대한 자존심을 내세운다고 보면 순진해 빠진 멍청이가 된다.

BJ들이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서 도전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도전쯤은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지. 딱히 내가 질 거라는 예상은 전혀 안 들거든. 어찌 보면 이런 데이터들을 잘 모아서 대전 액션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런데 이런 건 1회차 플레이라도 마친 다음에 하는 게 나아.’

점심 식사 전에 게임을 왜 그만두었던가.

공략 플레이를 보여주는 데 암령들의 침입이 제법 거슬렸던 탓이다. 실력을 겨루는 것을 떠나서 나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접속해온다면 이만큼 귀찮은 일도 없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게임에 오프라인 모드로 접속하고는 시청자들에게 공지했다.

- 어? 방송 켜졌다.

- 오오! 드디어 왔구나!

「식사하는 동안 꽤 많은 양의 도전장을 받았습니다. 공략과 병행하기는 어려울 듯하여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1회차 플레이를 마친 후, 온라인으로 다시 설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에이. 난 사람들이랑 싸우는 거 보려고 왔는데.

- 이해함. 없앤 숫자만큼 들어왔었는데 그럼 게임을 할 수가 없지.

- 비제이님! 사람인지 로봇인지 궁금해서 그러는데, 그냥 마이크 대고 ‘아!’ 소리라도 해주면 안 됨?

「엉아님이 강제퇴장 처리되었습니다.」

- 응~ 안 돼~ 나가~

- 허튼소리는 하지 말란 마리야~

- 입 싸물고 걍 보기나 하란 마리야~

오프라인 모드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심자들이 고인물들에게 당해서 허무하게 게임을 포기하는 사태를 막아주는 아주 좋은 수단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생각보다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방송이라는 게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함께 즐긴다는 점이 더 재밌네. 내가 하는 하나, 하나에 사람들이 반응해 주잖아.’

혼자 있으면서도 많은 이들과 같이 있는 기분이다. 얼굴이나 목소리를 몰라서인지 저들이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 아! 여기는 거기네!

- ㅇㅇ 초반에 소울 대량으로 먹은 거.

- 절벽으로 다이빙한 몬스터들!

맞다. 오른쪽을 보면, 뚫린 벽이 있는데, 저곳으로 내려가면 초반에 소울을 대량 획득할 때, 낙사한 몬스터들과 같은 꼴을 당하게 된다.

이번 스테이지의 이름은 ‘고대 용사의 무덤’이다.

설정은 고대의 드래곤 전쟁에서 수많은 시체가 쌓였고, 지금 이곳에는 망자로 떠돌게 된 옛 용사들이 플레이어를 죽이려 든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드래곤 소울 내에서도 어려운 스테이지라 할 수 있다.

몬스터들의 숫자가 그리 많지 않은데, 그 대신에 하나하나가 다 정예급에 가까운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가장 짜증나는 건 경직 내성이라는 것.’

드래곤 소울에서 다수전을 이기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튕겨내기를 통해 1:1 상황을 꾸준히 만들어주는 것.

둘째는 경직을 이용해서 한 번에 몰아 잡는 것.

그런데 고대 용사의 무덤에서는 두 번째 방법이 무용지물이다. 이놈들은 아무리 때려도 자신들의 공격 모션이 풀리지 않아서 이른바 ‘맞다이를 까는’ 상황이 초래된다.

“너 죽고 나도 죽자는 소리지. 이걸 피하려면 패리를 쓰는게 딱인데, 이러면 게임이 원 패턴으로 공략되니까 직원들이 다른 패턴을 넣었거든.”

고대의 용사들은 몬스터 주제에 차지 공격을 쓴다. 플레이어가 가드를 하건 타이밍에 맞춰서 패리하건 그냥 다 뚫려버린다. 이래서 드래곤 소울을 게이머들이 악마의 게임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초보자들을 위해 내가 여러 공략 방법을 보여주겠다.

슥-!

“잘 보라고. 이게 첫 번째야.”

캐릭터 자신을 가리키는 제스처를 취하며 몬스터들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구르는 모습을 연거푸 보여주었다. 고대 용사들은 강력한 만큼 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구르기 시 발생하는 짧은 무적 시간을 이용하면 손쉽게 피하고 제거하는 일이 가능했다.

- 이 해골들이 이렇게 쉽게 죽는 거였나?

- 저 대검을 어떻게 저리 피하지?

- 직접 보면서도 이걸 따라 하는 건 엄두가 안 난다.

- 이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 어렵죠. 심지어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매번 정확한 타이밍에 회피 중이잖아요. 말도 안 되는 거예요.

맞는 이야기다. 다들 감탄에 감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건 피지컬이 필수다. 이를 잘 알면서도 먼저 보여준 건, 꼼수 플레이로 쉽게 처리하면 자칫 내 실력을 의심하는 이들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나를 믿어라~ 이 말이야~ 내가 이렇게 잘하는 놈이니까.”

슥-!

다시 제스처를 취한 뒤 두 번째 방법인 변형검술을 알려주었다.

익숙해지기까지 꽤 어려운 컨트롤이 될 수 있지만, 익숙해지기만 하면 상당히 유리한 전투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

방패를 들고 공격을 시작하면 한 손 검의 동작이 나가게 된다. 그리고 이 콤보 도중에 검을 양손으로 잡는 키를 누르면 방패를 집어넣는 동작과 함께 한순간에 강력한 일격을 쓰는데, 이 효과는 아주 훌륭하다.

- 어? 뭐야? 해골바가지들 왜 경직 먹지?

- 버그! 버그다!

- 해골들 원래 경직 거의 안 먹잖아?

- 엌ㅋㅋㅋㅋ 7년 만에 밝혀진 버그라니!!!

방패를 들고 한 손 평타를 한 대 치고, 빠르게 방패를 집어넣으면서 양손 평타. 그리고 다시 방패를 들면서 한 손 평타 후에 양손 평타. 이걸 반복하는 거다.

바로 이 공격에는 이놈들이 경직에 걸린다.

‘이어지는 칼질에는 또다시 경직을 먹지 않지만.’

LON 온라인에서 레이븐 평캔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해야 할까? 그건 평타의 모션 캔슬이라면 이건 콤보가 이어지지 않도록 캔슬하는 전투 방식이다.

- 놉. 버그 아닌 거 같은데? 자세히 봐봐. 딱 첫 모션만 나오잖여

- 그러네. 콤보가 안 나와.

- 와! 대박! 그럼 계속 첫 공격만 하면, 경직을 줄 수 있는 거?

- 그렇긴 한데··· 이게···

- ㅋㅋㅋㅋ 뉴비들이 하기에는 존나 어렵자너~

초반에 바로 적응이 되진 않을 거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확실하다. 컨트롤이나 다른 꼼수로 이 녀석들을 잡는 것보다는 두 배 이상 쉬운 방법이라는 것이다.

- ㄴㄴㄴ 키만 좀 잘 쓰면 충분히 누구나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 R1→▲→L1→R1→▲ 이거 반복임.

- 초반엔 조금 손이 꼬일지 몰라도 처음에 보여준 회피보다야 백만 배 쉬움.

- 감사염-! 나도 이제 무쌍 찍는닷!

- ㅉㅉ 다들 속지 마셈. 아무리 경직을 먹여도 지금 저거 두 마리임. 우리 같은 경우는 한 마리 상대할 때나 가능한 거지. 지금 이 BJ처럼 두 마리를 상대하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님.

- 맞아요. 저거 생각보다 타격 판정범위가 짧아요.

f

마지막 채팅이 맞다. 무조건 좋기만 한 기술이 어디 있겠는가?

이건 강력한 효과를 가진 대신에 판정이 짧다. 게다가 한 손과 양손 두 손으로 다 잡을 수 있는 무기만 가능하기 때문에 중거리 이상의 사거리를 보유한 무기는 이 방법을 쓰지도 못한다.

“그래도 이런 게 가능하다는 걸 알았잖아.”

애초에 두 마리를 두고 그냥 닥돌하는 내가 특이할 뿐, 원래 드래곤 소울은 한 마리씩 유인해서 잡는 게 당연한 게임이다. 그래서 보스 몬스터만이 아니라 일반 몬스터들까지 패턴을 다양하게 주고 묵직하면서도 강력한 전투 호흡을 갖추게 했다.

원래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은 죽음의 페널티 못잖게 싸움의 과정이 방심 한 번으로 승패가 갈리도록 구성되어 있을 때 느끼게 된다.

- 근데 진짜 7년 된 게임 맞아요?

- ㅇㅈ 이 게임 처음 만들 때 생각 진짜 많이 하고 만들었나 봄. 7년이 지난 지금도 새로운 전투 방식이 나오잖여.

- 봐요. 오죽 답답했으면 개발자가 직접 보여주고 있겠어요? ‘유저님들아. 좀 잘 써먹으라고!!!’라고 ㅎㅎㅎ

- 비제이 정체 게임 관계자설 재등판인가?

- 그냥 그동안 안 밝혀진 것일 뿐인데 너무 나가시네. 어차피 컨이 좋은 사람들은 이런 게 필요 없었을 거고, 컨이 안 되는 사람들은 이런 방법을 찾을 여유도 없었던 거임.

- 이걸 찾아서 공개하고 있는 BJ는?

- 존나 개폐인 ㅋㅋㅋㅋ

- 이 정도면 GF에서 드래곤 소울 박사 학위 줘야 하는 거 아니냐?

- 씹오바.

내 생각은 다르다.

지금 이 정도의 정보도 안 풀렸다는 건, 아직 드래곤 소울의 정보 교류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이야기라고 본다.

“인터넷 방송을 아직은 한참 더 키워야 하는 이유지.”

10만 명. 더 나아가 100만이 심심치 않게 보이고 1,000만 명의 팬층을 자랑하는 크리에이터들과 그들의 집단지성이 움직이는 미래에 비하면 지금 만 명도 안 되는 GGT의 규모는 갈 길이 멀었다.

‘나라가 내 앞길을 막고 있기도 하고.’

레이폰은 아직도 국내 출시를 못 한 상태다.

올해 안에 국내법을 개정한다고는 하는데 아직까지 개정이 되지 않아서 그런다.

그래도 회사나 집에는 무선 인터넷이 가능하도록 해둔 덕분에 지금처럼 전화기의 용도가 아니라 태블릿 PC와 같은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스마트하게 휴대폰을 들고 영상을 보는 시대는 아직 요원했다.

“명텐두 말고 좀 제대로 된 걸 하란 말이다.”

잊을만하면 자꾸 생각나서 기분을 찝찝하게 만든다.

< 이거 괜찮은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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