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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이 많다 >

72. 일이 많다

플레지를 맛깔나게 즐기는 사이에 회사는 훌륭한 인재들의 힘으로 잘 굴러가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는 중국에서 생긴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신규 프로젝트도 있었다.

이는 뉴 온라인이 중국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이루면서 시작했다.

“충분히 30만 명까지 동시접속자를 모집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 뉴 온라인의 최대 동접자는 20만 명이 조금 안 되는 숫자입니다.”

발표를 하는 고진환 팀장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다.

“중국 현지 상황을 살피기 위해서 현재 중국에서 시장 조사 중인 김유천 과장의 말에 의하면, 중국의 피시방은 뉴 온라인이나 나그네로크를 플레이 할 만한 사양을 갖춘 컴퓨터가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20만 명은 결코 적은 인원이 아니다. 하지만 시범서비스 1주일 만에 10만 명의 동시접속자를 달성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매우 적은 인원이다. 그 배경에는 컴퓨터 보급률이 떨어지는 중국 현지의 사정이 있었다.

게이머스 포럼의 자회사에서 개발한 게임은 모두 최적화를 수준급으로 이루었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조차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중국 피시방 컴퓨터는 열악한 성능이었다. 애초에 3D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부지기수일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뉴 온라인의 정식 서비스는 좋은 효과보다 좋지 못한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입니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우리가 중국에 게임을 수출하는 이유가 고작 20만 가량의 동시접속자를 잡자고 수출하는 것이 아닌데, 더 늘어나기도 힘든 시점에서 유료화를 시작했다가는 이도저도 아닌 게임으로 전락할 위험도 충분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시범서비스만 운영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이런 상황을 극복한 경험이 있지.’

결단을 내리고 내가 말했다.

“컴퓨터가 없어서 게임을 팔 수 없으면 컴퓨터를 팔면 될 일입니다.”

우리에게는 뉴 플레이어라는 좋은 전례가 있다. 뉴 온라인이 지금의 점유율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다 컴퓨터를 제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공급한 덕분이다. 같은 이유로 중국에도 똑같이 대처하면 되었다.

“하지만 중국 수출은 국내와는 다른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고진환 팀장의 우려를 나 역시 잘 알았다. 국내에서 물건을 제휴해서 판매하는 것과 해외로 수출하는 것은 당연히 커다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굉장히 유리한 입지를 점한 상태다.

중국 입장에서 외국 기업이 아닌 텐션이라는 자국의 업체를 통하여 부정적인 여론 없이 중국으로의 판로를 개척할 수 있었다.

‘우리 사이트를 이용하면 저렴한 컴퓨터를 구하는 일도 수월하고.’

고진환 팀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걱정을 덜어주고자 내가 떠올린 방안들을 이야기했다.

“중국 컴퓨터 수출에 함께할 협력 업체들을 찾으세요.”

“우리가 국내에서는 저렴하게 컴퓨터를 판매하고는 있지만 현재 중국을 생각하면 수출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건 새것을 판매할 때의 이야기지요.”

“네?”

“어차피 뉴 온라인만 돌아가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그 정도 수준의 컴퓨터는 한국에 이미 넘치고 넘칩니다. 당장 우리 회사 근처에서 가장 컴퓨터가 좋지 않은 피시방을 가더라도 뉴 온라인 정도는 다 돌아갑니다. 그리고 겨우 뉴 온라인을 굴릴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제 슬슬 더 좋은 컴퓨터가 탐나기 시작할 겁니다.”

가전 부분에서도 컴퓨터 시장은 그 어느 곳보다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하룻밤을 자고 나면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는 시기였다. 일례로는 업계 최고의 PC브랜드를 차지했던 삼부컴퓨터를 들 수 있다.

무료 업그레이드라는 카드를 이용해서 시장을 장악했던 그들은 교체한 부품을 동남아 등에 팔아서 추가 이윤을 얻으려 했었다. 하지만 컴퓨터 성능이 너무 빠르게 발달한 덕분에 예상했던 가격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이는 곳이 바로 컴퓨터 시장이다.

‘구매하고 6개월만 지난 컴퓨터도 슬슬 구형이라는 인식이 들지.’

즉, 우리에게 필요한 컴퓨터는 구매 후 최대 1년 정도 된 컴퓨터들이다. 뉴 온라인을 플레이하기에는 전혀 손색없는 모델들이었다.

“고진환 팀장님은 우리가 중국 컴퓨터 시장에 수출할 수 있도록 함께 할 업체를 찾으십시오. 그리고 김유천 과장에게 텐션의 전국 유통망을 이용해서 저렴하게 컴퓨터를 보급하면 구매할 의향이 있는 업체들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이야기하세요.”

“네.”

고진환 팀장은 내가 지금 하려는 것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확신은 없었지만, 내가 나선 이상 일단은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모습이다.

회의를 이어나갔다.

“김정규 팀장님. 뉴 플레이어는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클로버 스팅은 물론이고 고객센터를 이용해서 뉴 플레이어의 새로운 모델 출시의 요청이 엄청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 고급형 X모델은 현재 시중에 풀리는 보급형과 비슷한 수준이고, 보급형인 A모델은 구형으로 이제는 판매가 거의 중단된 상태입니다.”

‘거봐. 우리 제품들도 벌써 한물 간 처지가 될 정도잖아.’

가파르게 성장하는 컴퓨터 성능만큼 게이머스 포럼이 제휴를 통해 판매하고 있던 뉴 플레이어는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중이었다.

덕분에 유통사는 물론이고, 우리 게임을 하는 고객들도 뉴 플레이어의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원인과 문제를 알았다. 그렇다면 남은 과정은 마땅히 해결하는 것이다.

“새로운 모델 출시를 위한 준비는 어느 정도까지 진행이 된 상태입니까?”

“뉴 플레이어의 성공 덕분에 유통사뿐만 아니라 컴퓨터 관련 제조업체들이 협력을 요청해왔습니다. 그 덕분에 저렴하면서 우리만의 확실한 특성을 가진 뉴 플레이어2를 바로 출시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뉴 플레이어가 성공하면서 생겨난 가장 의외의 결과는 다양한 관련 업계에서 발이 닳도록 우리 회사를 찾아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본래 국산 컴퓨터용품 제조업체였는데, 의외로 세계 CPU업계 2위인 AND도 그에 포함이 되어 있었다.

‘재미를 봤으니 제대로 함께 해보자 이거지.’

뉴 플레이어에서 AND를 채용하며 큰 성과를 이루었던 것에 고무된 모양이다. 이참에 우리를 크게 지원해서 국내 점유율을 끌어올려보겠다는 심산이다. 나 역시 좋은 CPU를 저렴하게 지원받는 셈이니 적극 환영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국산 컴퓨터용품 제조업체들은 IMF때 줄줄이 도산했는데 그때 갈 곳이 없어진 몇몇 개발자들이 도전정신을 발휘해서 회사를 차렸던 모양이다. 이들 회사가 생산하는 메인보드와 파워서플라이의 성능이 상당히 후수했다.

‘램도 뭐 그럭저럭이지만, 이만하면 됐지.’

지금 시대의 컴퓨터 가격은 CPU, 램, 그래픽카드. 이 세 가지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그래픽카드는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시기고 대부분은 CPU와 램으로 컴퓨터의 가치를 재단했다.

그 때문에 가격 경쟁력 높은 PC 완제품을 위해서는 저렴하게 램을 구입할 수 있는 업체가 필요했다. 그에 맞는 업체가 존재한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렇게 진행해나가다 문득 궁금해졌다.

“왜 뉴 플레이언 겁니까?”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툭 던진 물음에 김정규 팀장이 난색을 표했다. 앞을 뚝 잘라먹고 말해서 이해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내가 재차 물었다.

“지금 우리가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이 몇 가지나 됩니까?”

뉴 플레이어를 출시했던 시기에는 우리가 보유한 게임이 오로지 뉴 온라인 하나뿐이었다. 애초에 건드릴 이유가 없는 컴퓨터 시장에 손을 댄 것 자체가 뉴 온라인을 플레이할 유저들을 더 많이 보유하기 위해서라고 봐도 좋았다.

하지만 이는 과거의 일이고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

“클로버 스팅에서 카드 게임과 주사위 게임. 액티브 플레어가 있으며 MMORPG로는 뉴 온라인과 나그네온라인을 서비스 중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IMF 여파로 인해서 귀농이 슬슬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그에 발 맞춰서 강과바람팀이 본격 농장 운영 게임을 개발해서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팬더그램에서는 샤이닝 로드를 테스트 하고 있었다.

그 뿐인가?

최근에는 우리 게임의 아바타들이 운전수가 되어 경주를 하는 레이싱 게임까지 개발하니 우리 회사가 보유할 게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맞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게임이 있지요.”

문득 떠오른 의문점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런데 왜 아직도 뉴 플레이어입니까?”

“아!”

“아··· 가 아니라 진즉 새로운 브랜드를 준비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 말입니다.”

김정규 팀장이 바로 수긍했다.

“죄송합니다. 새로운 플레이어라는 의미 그 자체로도 충분히 어필이 가능한 브랜드라고 생각해서 크게 신경 쓰지 못했습니다.”

내가 너무 뉴 온라인을 의식했던 것일까?

김정규 팀장이 말한 것도 딱히 틀린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래도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내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낡았다는 인식을 조금이라도 심어준 이상 그 명칭에 연연해할 이유가 없다. 굳이 간직해야 할 무슨 대단한 전통이 있는 것도 아니니 더더욱 그랬다.

“새로운 이름을 준비해 오세요.”

“네.”

이렇게 말하면서도 정리된 보고서를 보면 참으로 웃음만 나왔다. 지금까지 이번 뉴 플레이어 출시를 통해서 게이머스 포럼이 판매한 총 매출액은 무려 1365억이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가 얻은 수익은 얼마나 될까?

답은 딱 한 자리 숫자로 정리할 수 있다.

‘0원. 완벽하게 제로지.’

말 그대로 우리는 단 한 푼의 이익도 획득하지 않았다. 물론 컴퓨터 보급으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뉴 온라인이 돈을 벌어다 주고는 있지만 뉴 플레이어 프로젝트는 단기적으로 볼 때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나를 비롯한 팀장들 모두가 잘 안다.

‘그러니 새로운 모델은 우리도 수익을 얻는 구조면서 저렴하게 출시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불을 지핀 결과 김정규 팀장은 기존 뉴 플레이어와 동일한 금액이면서 타사의 신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성능의 상품을 완성했다. 타사보다 40만원 저렴한데 우리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였다.

“아주 좋습니다. 이제 김정규 팀장님은 게이머스 포럼 메인에 올라갈 광고를 준비하도록 하세요.”

“어떤 광고 말씀이십니까?”

“구매하고 1년이 되지 않은 컴퓨터 본체를 가져오면 우리의 새로운 컴퓨터의 본체 가격을 50%할인 하는 이벤트 광고입니다.”

“기존 뉴 플레이어를 교체해준다는 말씀이신지요?”

“우리 회사 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뉴 플레이어건 뭐건 구매하고 1년이 되지 않았다는 것.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와 함께 컴퓨터를 우리에게 넘기면 우리 본체를 50%할인 받아서 구매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회수한 컴퓨터들을 중국으로 넘기는 거다. 유저들은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컴퓨터를 구매할 수 있어서 좋고 우리는 그렇게 회수한 컴퓨터를 중국에 수출함으로서 뉴 온라인과 나그네로크의 유저들을 확보한다.

‘중국 수출로 인한 이익은 덤이지.’

구매하고 1년 이내로 제한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뉴 온라인을 플레이할 수 있는 컴퓨터의 사양이 그쯤은 되어야 한다는 것과 1년이 지난 컴퓨터로는 이익을 남기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아! 대표님은 정말 대한민국 최고의 천재이십니다.”

가만히 김정규 팀장과 나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고진환 팀장의 얼굴이 밝아졌다.

“구매하고 1년 이내의 컴퓨터라면 사양이나 케이스가 너무 제각각일 테니 케이스와 사양을 맞출 업체도 필요하겠군요.”

“그건 이미 협력할 업체가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해당 건으로 가장 바쁜 두 사람이 모두 상황을 이해했고 이후 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이제 피똥을 싸야 할지 모르는데 뭐가 저렇게 좋아 죽는 표정이지?’

고진환 팀장과 김정규 팀장 얘기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지금 상황은 절대적으로 그 둘에게 엄청난 분량의 업무를 맡기게 되는 상황인데, 둘은 그 어떤 때보다 표정이 밝다.

여기까지가 플레지를 아침저녁으로 즐기며 그간 있었던 회사에서의 일이었다.

그리고 파푸니르 정복을 완료한 최근에 사내 간부 회의를 가졌다.

중간보고를 받기 위함이다.

*

회의실에 들어오니 전원이 일어선 채 내가 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앉으세요.”

한마디 한 후에야 간부들이 착석했고 김정규 팀장은 일어나서 보고를 시작했다.

“뉴 플레이어를 대신할 새로운 프로젝트. 레오닌 PC의 진행 상황을 보고 드리겠습니다.”

컴퓨터를 보급하고 중고를 수출하겠다는 이번 계획은 공짜 PC 행사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졌다.

우리 회사의 부담과 손실을 최소화하고 보급률 증대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김정규 팀장은 몇 가지 조건을 추가했다.

첫째. 고객이 사용하던 PC는 최소 650MHz 이상의 사양이어야 한다.

둘째. 1년 이상의 약정을 하고 인터넷에 가입해야 한다.

셋째. 이 모든 결제는 우리와 제휴를 맺은 통신사를 통해서만 가입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맞추면 고객은 PC를 받고 유통업체들은 PC 1대당 15만 원의 수익을 가지며 중고 PC는 우리 소유가 된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국내 최상위를 자부하는 게이머스 포럼의 서버가 감당하기 어려우리만큼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 와··· 진짜 이번 행사 끝나면 대한민국에 컴퓨터 없는 사람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 컴퓨터 디자인 봤음? 예뻐!

- 난 그동안 컴퓨터는 무조건 다 네모의 형태여야 하는 거로 생각했는데, 컴퓨터도 이렇게 예쁠 수 있구나···

굳이 컴퓨터 케이스에 비용을 많이 투자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기왕 하는 것이니 ‘저렴함’이라는 하나의 강점에 기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깔끔하고 예쁜 디자인의 케이스를 만들어냈는데 이게 의외의 히트 포인트가 됐다.

오직 디자인 때문에 컴퓨터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생겼으니 말이다.

또한, 국내 언론의 반응도 뜨거웠다.

【인터넷 이용료만 내면 되는 공짜 PC의 전성시대】

초고속 인터넷을 일정 기간 약정을 통해 가입하면 컴퓨터를 무료로 나눠주는 프리피시 마케팅이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했다.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와 게임 사업자. 그리고 카드사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이뤄지는 이 프리피시 마케팅은 과거 1999년도에 비슷한 형태로 존재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PC 통신과의 제휴를 통해 이루어졌고 통상적인 가입자에 비교해 비싸게 통신을 이용하면서도 단순히 목돈부담을 줄여주는 마케팅이었다. 말하자면 서민들을 위한 컴퓨터의 할부판매인 셈이다. 그나마도 최신형이 아닌 저가형 컴퓨터로 진행된 이벤트다.

그러나 현재 게이머스 포럼에서 진행하는 레오닌 프리피시는 통상적인 인터넷과 동일한 비용을 지급하고 가입을 하면 정말로 최신형 컴퓨터를 받을 수 있다.

비록 지정한 카드사를 통해서만 구매하고 인터넷 비용을 지급하며 650MHz 이상의 CPU를 탑재한 중고컴퓨터를 반납해야만 하지만 중고 컴퓨터가 없는 경우에도 본체만 구입할 경우 고작 30만 원이면 구매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방식의 PC 보급은 현재까지 전 세계 어디에서도 등장하지 않은 마케팅이며 아마 국내의 행사 이후로 미국 등지에서도 분명히 우리를 따라 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행사는 게이머스 포럼의 홈페이지나 뉴 플레이어를 유통하는 업체를 통해 사전예약 신청이 가능하다. 사전예약 신청 고객에게는 1년간 무료 A/S를 진행하고 있으며 레오닌 PC를 구입한 모든 고객에게 게이머스 포럼에서 운영하는 모든 게임을 1개월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이용권을 지급한다.

김정규 팀장이 말했다.

“레오닌 PC의 사전예약 접수가 시작되고 일주일인 지금, 레오닌 PC로의 교체를 희망하는 피시방의 숫자는 6,000개에 도달했습니다. 전국의 PC방 숫자가 약 26,000개라는 사실에 빗대어 보면 고무적인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한창 PC방이 생기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PC교체가 필요한 시기의 PC방은 전부 신청을 한 것으로 봐도 틀리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인 사전 예약 신청자는 무려 35만 명에 다다랐다.

문제는 너무나도 크게 잘 되어간다는 점이다. 이때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호재는 악재가 되고 기회는 곧 위기로 돌변한다.

“대표님. 사전예약을 접수한 고객이 너무 많아서 협력업체는 물론이고, 유통사들도 큰 우려를 보입니다.”

통신사나 카드사는 대기업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회사들이지만 컴퓨터 내부의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들 대부분은 중소기업들이다.

이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물량을 다 합쳐봐야 10만 개 가량이 한계였고 남은 25만 개. 거기에 추가로 신청이 될 것이 분명한 물량까지 다 처리를 하려면 공장을 풀가동해도 이번 달 내에 생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나는 이를 짚으며 주의점을 재차 강조했다.

“우리는 지금 시간이 없습니다. 국내에서 신속히 중고 컴퓨터를 받아서 중국으로 넘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대한 물량을 뽑아내서 보급할 수 있도록 협력사들을 많이 다독여 주십시오.”

“예, 대표님.”

“그리고 텐션 측의 광고는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사전예약을 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획득할 중고 컴퓨터의 사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우리는 예약신청 만으로 대충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물량에 관한 자료를 취합했고 텐션은 그 자료를 토대로 중국의 PC방 혹은 PC방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중고 PC판매 광고를 제작하는 중이다.

“텐션에서는 어제부로 광고가 메신저에 삽입이 되었습니다.”

‘빠른데?’

정정해야겠다. 광고를 제작하는 중이 아니라 이미 광고를 제작했단다.

“반응은요?”

“중국 역시 제품에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텐션으로 제품 판매가 언제쯤부터 시작이 되냐는 문의 전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만 했을 때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풀려가기를 기다리면 될 줄만 알았다.

그런데 내가 한 가지를 간과했었다.

바로 대륙의 위엄이다.

김정규 팀장을 통해서 긴급하게 요청된 회의 안건은 아주 묵직했다.

“텐션을 통해서 중국에 홍보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상당히 많은 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좋다.

“본래 목적은 중국의 PC방에 중고 컴퓨터들을 보급하고 그것으로 게임의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었으나 지금 분위기는 일반 개인에게서도 컴퓨터 구매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숫자가 우리로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입니다.”

뒤이어 보여준 숫자는 2천만이었다.

컴퓨터 주문만 2천만 대!

과연 대륙의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이는 현재 요청을 취합한 최소 수치입니다.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중고 컴퓨터의 수는 맥시멈 50만 대. 우리로서는 중국 전체의 니즈를 충족시키기에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국외로 시선을 돌려야겠군요.”

“예, 대표님.”

상정했던 사양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정도의 컴퓨터를 보유한 나라를 급히 찾았다. 인도와 대만으로 정한 뒤 김유천 과장이 맡아서 저렴하게 컴퓨터를 구매할 방안을 백방으로 찾았다.

프로젝트 하나에 회사 전체가 휘청휘청하는 지경이다.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넘치기 때문에 이러는 마당이니 기쁨의 비명이라고 봐도 좋았다. 실제로 죽자사자 움직이는 만큼 회사의 가치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었다.

김정규 팀장에게 중국에서의 반응을 묻자 그가 자부심 가득한 어조로 대답했다.

“매우 긍정적입니다. 다만 폐쇄적인 중국의 특성상 우리가 직접적으로 나섰다가는 수출 자체에 제대가 가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게이머스 포럼보다는 텐션이 비중이 크며 더욱 집중을 받는 중입니다.”

그가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텐션은 홍콩 증권 시장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 회사가 30%. 내가 10%를 확보한 지분은 상장 후에 100배로 뛸 것이라 예상된다. 즉, 나는 3억 5,560만을 300억으로 뻥튀기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꿈속에서의 텐션보다 지금이 훨씬 더 크게 성장한 덕분이지. 이번 중고 컴퓨터로 중국 IT의 선구자 이미지마저 가졌으니까.’

이제 중국 시장은 정말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

한편, 대외 업무 못잖게 몬스터 프레데터스의 개발 역시도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흥미로운 점은 팬더그램의 김상윤 사장은 샤이닝 로드를 개발 중이고 킹덤 언더 플레임의 후속작을 개발하고 싶어 하는 와중에도 이번 프로젝트에 욕심을 냈다.

김강철 팀장에게 자신도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알려온 것이다.

‘욕심이라고.’

이에 대한 내 대답은 거절이었다.

“그쪽은 일단 샤이닝 로드를 완료하는 것을 당장 과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다만, 우리는 PC게임 위주라서 방향키 컨트롤에 관련 된 지식이 부족하니 그와 관련된 도움 정도는 부탁한다고 전해주십시오.”

하지만 너무 매몰차게 여겨지면 곤란하니 여지는 슬쩍 남겨주도록 한다. 단호하게 거절하면 기분 나빠할 수 있다.

“대신 샤이닝 로드가 본격 궤도에 올라가면 다음 프로젝트를 확실하게 지원할 테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전하세요.”

“알겠습니다.”

대답하고 대표이사실에서 나가려는 그에게 확인차 물었다.

“게임 개발은 순조로운 것이 맞습니까?”

“네. 개발자들이 모두 너무 열정을 쏟아서 퇴근하게 만드는 것도 보통일이 아닙니다.”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니 매우 안심이 됐다.

“그건 확실하게 하세요. 전 절대로 근무시간이 늘어나면 효율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김강철 팀장이 인사를 하고 나가기 위해 문을 열었을 때였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고진환 팀장이 열린 문을 붙잡고 들어왔다.

“대표님. 현재 뉴 온라인과 나그네로크 그리고 액티브 플레어의 해외 판권 계약을 위한 보고서입니다.”

‘드라마에서 회장님은 골프나 치던데 나는 왜 이리도 바쁜지 몰라.’

하나를 끝내면 또 하나가 나타났다. 무엇 하나 가볍지 않은 굵직굵직한 것들로 말이다. 그런데 웃기는 게 또 사람이라는 동물이다. 처음에는 그냥 아이템이나 팔면서 잘 살 걸, 싶었지만 하다보니 적응이 되어서 나름대로 해봄 직하게 되었다.

“요즘 김유천 과장이 그렇게 열심히 일한다고 들었는데, 실적이 상당한가 봐요?”

“제가 추천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대단한 인재입니다.”

‘하긴, 중고 컴퓨터 문제도 그리 해결했으니 놀랍기는 정말 놀랍지. 나는 원년 멤버들 만 괴물인 줄 알았는데 저런 능력자들이 자꾸만 나타나는 걸 보면 우리나라에 인재가 없다는 것도 죄다 거짓말 같아.’

그사이 애매하게 있던 김강철 팀장이 나가고 대표이사실에 문이 닫혔다. 그 가운데 고진환 팀장과 나는 옅은 웃음을 지었다.

“그래서 김유천 과장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현재는 태국에서의 영업을 마치고 필리핀으로 간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사람은 도대체 영업을 핑계로 전 세계를 다 돌고 싶은 것인지 도무지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을 안 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출장비를 전혀 문제 삼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실적 때문이다.

보고서를 보니 거듭 경탄이 나왔다.

“대만의 성낙주 과장과의 협약으로 계약금 200만 달러에 순 이익의 28%의 개런티에 계약이 성사. 태국은 오로지 맨몸으로 뛰어들어서 계약금 130만 달러, 30%의 개런티에 계약 성사라··· 확실히 나무랄 수 없는 성과군요.”

짧은 시간 동안 330만 달러.

한화로 계산하자면 약 43억이라는 돈을 계약금으로 벌어왔고 순 이익의 30%라는 미래의 수익마저 마련했다. 이것은 오직 뉴 온라인만의 성과이니 나그네로크를 합친다면 태국에 150만 달러로 계약한 것이 추가된다.

게다가 이렇게 한 번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나면 나중에 출시 될 샤이닝 로드는 물론이고 그 이후에 출시할 게임까지도 안정적으로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 된다. 의미가 아주 중요하고 크다고 하겠다.

‘협상력 완전 쩐다.’

외교 부분에서는 만렙을 찍은 유저 같았다.

“너무 고생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언제쯤 돌아온다고 합니까?”

“아직 없다고 합니다.”

“없다고요? 돌아올 마음이?”

되물어보니 기가 막힌 대답이 돌아왔다.

“김유천 과장의 말을 그대로 들려드리자면 영업하는 입장에서 과장할 필요도 없는 최상의 상품은 그냥 거저와 다름이 없다고 합니다. 식은 죽 먹기 급의 영업이라 고생이라 말할 것도 없으니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고까지 했습니다.”

“따로 정한 목표라도 있나 보군요.”

“예. 한국보다 인구가 많은 아시아의 모든 나라에 뉴 온라인을 알리기 전에는 돌아올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우와 이런 짱짱맨들 같으니.’

입이 떡 벌어질 따름이다.

이토록 자신의 몸을 불사르면서 영업을 해주겠다고 하는데 내가 뭐라고 하겠는가. 더군다나 자기가 재밌어서 하는 타입이기까지 한 데 말이다.

아낌없이 비용적인 지원을 해줄 따름이다.

“지금 벌어다 준 금액만 해도 62억입니다. 최대한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출장비를 두둑하게 챙겨 주시고, 숙소도 무조건 그곳에서 가장 좋은 호텔에 묵을 수 있도록 조치해주세요.”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여간 내 주변에는 일 좋아하는 미친 능력자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 일이 많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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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게임 스타트 - 1999년 게임 스타트-1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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