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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래곤 소울 >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오고 말았다.

‘멋진 승부를 바랐는데··· 이게 뭐냐?’

결승전이라는 상황.

빙룡 랭크라샤의 위용.

최고 난이도의 몬스터인 드래곤!

사냥에 성공하기만 해도 우승하는 것이라고 저들은 직감한 것일까.

시간은 중요하지 않았다. 두 선수는 욕심을 전혀 내지 않고 몸을 사렸다. 아주 조심스럽게 공략해 나가며 회피하고 도망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 탓에 경기는 굉장히 지지부진하게 시간만 잡아먹으며 이어지고 말았다.

부푼 기대를 안고 있던 관객들의 입에서 참았던 불만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절차였다.

- 야! 똑바로 사냥 안 하냐!?

- 차라리 드래곤이라도 잘 보이게 해달라고! 캐릭터 등짝 말고!

- 맞아! 몬스터라도 보여라!

관객들의 야유가 거세게 빗발쳤다.

그러나 결승진출자들답게 두 선수는 멘탈을 잘 관리했다. 조금도 흔들리지 않은 채 꿋꿋하게 드래곤을 찔끔찔끔 때리며 사과 깎기에 전념했다. 쉽지 않은 컨트롤이며 대단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이었다. 문제는 구경꾼의 처지에서 너무나도 단조로운 장면만 나온다는 것이다.

결국, 35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빙룡이 쓰러지고 사냥이 완료됐다.

최종 승자 켄타 선수.

안전제일 주의로 약한 공격을 주력으로 삼으며 치고 빠진 이의 것이었다.

‘우승자한테는 상위 몬스터인 엘더드래곤에게 도전할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표현을 여기서 써야 좋을 성싶다. 승자를 보는 데도 우레와 같은 박수보다는 찝찝함이 남는다.

‘안 되겠다.’

스타일상 켄타 선수가 엘더드래곤과 맞서면 최소 50분은 하품하면서 구경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것이다. 얼른 지시했다.

“김강철 팀장님. 요헤이 씨에게 우승자의 마지막 도전 이벤트는 취소한다고 전달하세요. 대신 엘더 드래곤은 이벤트 겸으로 보여주고만 끝내도록 할 겁니다.”

“예, 회장님.”

무전을 통해 내 전달사항이 요헤이에게 전달되었고 그 역시 비슷한 불안감을 가졌던 것인지 크게 안도하며 금방 고개를 끄덕였다.

【우승자이자 드래곤 슬레이어에게 축하의 박수를 쳐 줍시다!】

짝짝짝···

- 그래~ 와아! 둘 다 너무~ 잘했다~

- 아주아주 진짜~ 잘했어~

- 우리 빙룡이는 내가 예쁘게 되살리고 말겠어.

말은 칭찬인데 무언가 느껴지는 분위기도 그렇고 딱히 칭찬하는 뉘앙스가 아니었다. 그래도 아무렴 어떠랴! 우승자와 준우승자 모두 상당한 상금을 거머쥐게 될 것이니 그것만으로도 싱글벙글하기엔 충분하다.

그 사이 김강철 팀장의 무전에 따라 타쿠야 요헤이가 말했다.

【빙룡 랭크라샤를 사냥했지만 몬스터 프레데터스의 최종 보스 몬스터는 따로 있다고 합니다. 아직 미공개 상태인 몬스터, 엘더 드래곤! 멜렌크레토스를 공개합니다!】

4쌍의 뿔, 불타는 눈동자. 드래곤과는 비교도 안 되는 크기의 사이즈.

거기에 세심하게 하나하나 새겨 넣은 단단해 보이는 금속성 비늘까지 단순한 드래곤과는 달리 전설에 나오는 악마와 같은 느낌마저 들게 되는 진정한 끝판왕의 등장이었다. 그 모습에 실망감과 허탈함이 다소 보이던 분위기가 싹 증발했다.

- 미쳤다······

- 지금까지 환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몬스터들을 보여주었다면 이건 환상의 세계의 몬스터를 현실로 가져온 느낌이야.

- ZBox가 게임스테이션2에 비해서 대단한 거야? 아니면 이 게임 개발사가 미친 듯이 대단한 거야?

- ZBox의 성능이 훌륭하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차이를 보일 정도의 기기는 아니야. 그냥 이 게임사가 미쳤어.

- 그런데 저거 혹시 보여주기용 아니냐? 왜 시도기회조차 안 주지?

- 제발 참아줘. 나는 35분 동안 또 미친 구르기를 보고 싶지는 않아!

- 아! 그래서구나!

이후로 요헤이는 대본에 나온 엘더 드래곤에 관한 여러 가지 설정을 설명해나갔지만, 다들 그런 것들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나로서는 천만 다행한 일이었다.

‘끝 맛이 좋아야 한다고.’

마무리가 꼬이기는 했지만 기대감과 흥분을 안겨주었으니 이번 이벤트는 성공한 셈이었다. 실제로도 커뮤니티 사이트에 뜨거운 반응이 올라왔고 패미챔프 역시 비중 있게 다룬 기사로 다시금 시선을 모았다.

아울러 한 가지를 다짐했다. 다음에는 이런 불상사를 대비해서 회사 내의 프로게이머를 대동해야겠다고 말이다.

‘준비된 사냥꾼을 통해서 제대로 된 액션을 보여주고 말겠어.’

굳게 다짐했다.

100. 드래곤 소울

10월 26일. 살짝 삐끗한 듯 성황리에 몬스터 프레데터스 방송을 끝내고 어느덧 쏘우리스트가 개봉하는 28일이 다가왔다.

‘다행히 아무 문제 없어. 이건 덮어놓고 성공 보장이야.’

케이크에 불만 붙이고 축배를 들면 되는 영화다. 미국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환호성을 지를 겸, 직접 날아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드라마 속의 한량 같은 회장님과 다르게 현실의 나는 해야 할 일과 책임질 것이 매우 많았다.

‘예를 들면 차기작 개발 같은 것.’

100%로 성공하는 쏘우리스트 보다는 한국에서 더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드는 편이 현명한 결정이다. 그렇기에 곽지원 전무만 또 혼자 미국행 비행기에 실어서 보냈다.

그동안 나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작품. 세계에 ‘소울류’라는 어려움의 바로미터이자 상징성을 남긴 게임을 추진할 요량이다.

‘데빌즈 소울로 유저들에게 고통을 안겨줘야지.’

지금 정도면 개발하기 딱 좋은 타이밍이다. 그리 생각하고 새로운 개발자들을 호출하려는 데 일이 적으면 적어서 걱정, 잘 되면 잘 해서 걱정인 성주환 팀장이 방문을 요청했다.

내 앞에서만 여린 멘탈을 보여주는 건지, 알고 보면 저런 남자인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회장의 일은 상담 활동이랑 똑같다니까.’

객쩍은 생각을 하며 가볍게 내가 말을 걸었다.

“성주환 팀장님. 제가 일본에 가 있던 동안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오던데요?”

그가 만들어낸 LON은 짧은 시간에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모든 서버에서 꽤 활발하게 사용되는 게임이 되었다. 내 말에 성주환 팀장은 한사코 부정했다.

“그냥 조금의 성과를 내었을 뿐이지 엄청나다고 말씀하실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요? 제가 듣기로 지금 커스텀 게임을 찾아보면 20%가량은 LON을 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아하하. 조금 과장된 것 같습니다.”

탁 보면 빤히 결과가 나오는 것을 가지고 지원부문의 직원이 과장할 이유가 없었다. 충분히 인기를 구가하고 있고 그저 성주환 팀장은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중이었다. 그 모습이 내 눈에는 패기 없어 보이기도 했고 말이다.

‘역시 사회생활은 어려워. 자신감을 보이면 자만하지 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겸손한 것을 가지고 소심하다는 핀잔을 들을 수도 있잖아. 이런 건 상대방이 어떻게 보느냐에 달린 거니까. 그러고 보면 내가 이 아저씨를 마냥 오해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군.’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회장이라서 어지간하면 눈치 보지 않아도 되니 그건 참 편한 것 같아서였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조금 과장이라고 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과가 나고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런데 걱정이 조금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지시했던 게임인 만큼 이미 알고 계시리라 생각이 되지만···”

비로소 본론이 나왔다.

개발한 게임이 충분한 성과를 보이는 지금. 그가 할 걱정이 무엇일까?

“이 게임은 엄밀하게 따지면 타 회사 게임속의 시스템을 차용한 거라서 아무리 잘 만들어도 게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큰 성공을 하고난 뒤에 그대로 다른 게임사, 혹은 개발자에게 아이디어를 고스란히 빼앗길 염려가 있습니다.”

‘아하. 그게 걱정인 거였어?’

어렵지 않은 문제라서 다행이었다. 바로 대답했다.

“빼앗겨도 됩니다.”

“네?”

“빼앗겨도 된다고요.”

“저기··· 열심히 만들고 다른 곳에 빼앗겨도 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혹시 그 이유를 물어봐도 괜찮겠습니까?”

일반적인 경우라면 당연히 좋지 않은 선택이다. 그런데에도 빼앗겨도 된다고 말하는 이유는 예전에도 언급했던 바와 같았다.

“워드래프트를 활용해서 게임을 제작한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죄송하지만,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걸 왜 모르지?’

자주 경험했던 부분인 관점의 차이로 보였다.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우리는 지금 이전에 없던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냈습니다.”

“네.”

“그리고 지금 새로운 장르의 이 게임을 다른 사람들도 즐길 수 있도록 전파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맞지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비율은 제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매우. 아주 많이 부족하지요.”

“그건 더 재미있게 잘 만들어서···”

“아닙니다. 제아무리 재미있게 잘 만들어도 하나의 게임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입니다.”

취향은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남자, 여자, 아이, 어른, 노인이 다르며 개개인에게서 또다시 나뉜다. 누군가는 스킬의 쿨타임이 없는 게임을 원하고, 누군가는 적과의 전투보다 몬스터와의 전투가 주요한 콘텐츠가 되길 바란다.

즉, 하나의 게임으로 그 모든 사람의 취향을 다 잡는 건 불가능하다.

“유저의 풀을 더욱 넓혀야 합니다. 그 방법은 우리 게임을 카피해서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지도록 방관하는 겁니다. 비슷하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차이가 다른 취향의 게이머들을 모을 것이고 저들로부터 장르로서 인정받게 됩니다. 이편이 더욱 빠르고 이득이지요.”

“그게 왜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카피 게임이 호평받으면 그 공은 저들에게 있는 것 아닐까요?”

“어떤 형태가 되건 우리는 개척자입니다. 이제 유저들의 선택을 기다릴 차례가 된 것이고 그들의 선택은 우리가 아니어도 됩니다.”

LON의 저작권을 우리가 갖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다. 그 뜻은 나나 저들 모두가 저작권을 가지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해서다.

그리고 새로이 개발될 게임은 새로운 시스템을 장착하게 될 것이다.

“제가 성주환 팀장님에게 워드래프트Ⅲ를 활용해서 게임을 개발하라고 지시한 이유는 게이머들이 새로운 장르에 적응하기 쉬운 발판을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나는 이점을 짚어주었다.

“우리 게임을 카피한 것들이 엄청나게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게이머들이 새로운 장르에 적응했다는 의미입니다. 즉, 우리의 전략이 크게 성공했다는 뜻이 되지요.”

“아!”

“다른 게임호평을 받는다? 그럼 그 게임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카피 될 겁니다. 그렇게 게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여유도 늘어납니다. 이를 기반으로 가장 완성도 높은 진정한 우리 게임을 제작하면 됩니다.”

그제야 굳어있던 성주환 팀장의 표정이 풀리고 걱정의 기색이 사라졌다.

더디기는 해도 이해를 한 것이다.

MOS라는 장르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우리가 꾸준히 LON이라는 게임의 맵을 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야만 한다. 그런데 다른 게임이 성공하면 굳이 우리가 수고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일해 주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나온다.

“그러니 성주환 팀장님은 그런 걱정들은 넣어두시고, 최대한 우리 게임을 잘 베껴서 좋은 게임이 나올 수 있도록 해주세요. 남들이 모르게 개발 소스들을 외부로 흘리면 더욱 좋은 결과를 볼 겁니다.”

“소스까지요?”

그의 걱정이나 아까운 마음은 너무 당연한 감정이다. 미래를 모르는 입장에서 남들이 베낀 후에 성공해버릴 수도 있고, 그동안 열심히 개발했던 소스를 남에게 주는 일은 정말로 아까운 게 맞으니까.

하지만 미래를 아는 나로서는 그런 무리수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음을 알고 있을 뿐이다. 베껴서 성공해봤자 어차피 워드Ⅲ 내부에서 일에 지나지 않는다.

“숨겨서 뭐하시게요? 너무 아끼지 마세요. 어차피 누군가는 찾아내거나 못 찾더라도 시간의 문제지 비슷한 게임을 만들어 낼 겁니다.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염두에 두세요.”

“알겠습니다.”

< 드래곤 소울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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