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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ague of New earth >

냉정하게 보자면 1,900만대나 팔린 게임스테이션 2에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였다. 하지만 기약 없이 지하로 파고들기만 하던 ZBox에게는 고무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판매 속도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까지 한니 지금의 추세대로 연말까지 간다면 200만대를 돌파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는 내게도 희소식이었다.

‘기사에 나온 내용처럼 이 사람들이 정말로 몬스터 프레데터스 때문에 ZBox를 구매했다면? ZBox가 팔려나가는 숫자만큼 몬스터 프레데터스도 팔린다는 이야기가 된다!’

최소로 잡는다 쳐도 절반만 팔아도 무려 100만 장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그야말로 대박 시장의 탄생이다.

‘이렇게 되면!’

정식 발매일에 판을 더 키울 수 있다.

기대가 된다.

*

2002년 10월 5일.

드디어 몬스터 프레데터스가 발매되는 날이 왔다.

김강철 팀장은 도쿄에 가 있었기에 나는 게임 엔진의 업데이트를 위해 바삐 일하고 있던 김재용 실장과 함께 LA를 방문했다.

“주말이라서 그런가?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네요?”

“그러게요.”

한국에서는 이제 막 ‘주 5일제를 하네 마네’, ‘토요일 격주 제도를 시행하네 마네’에 관해 소모적인 논쟁을 하고 있었다. 반면에 미국은 이미 주 5일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다. 그렇기에 오전 9시 30분인 지금은 토요일이었고 거리에 꽤 많은 사람이 붐비는 중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LA 다운타운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쇼핑몰인 G플랫에서 특이한 광경을 목도했다.

“무슨 쇼핑몰에 남자가 이렇게 많죠?”

쇼핑몰은 본래 남성향보다는 여성향이 강한 곳이다. 그런데도 지금 G플랫으로 들어가고 있는 면면 중 80%는 성인 남성이었다.

그들의 행렬이 성지를 순례하는 이들처럼 끊이지 않고 있었다. 이를 보며 김재용 실장이 조심스럽게 김칫국을 들이켰다.

“회장님. 초장부터 이런 말을 하는 게 조금 그렇긴 하지만··· 저희도 지금 이 쇼핑몰로 가는 중입니다. 가는 곳이 겹치는 것을 보면···!”

LA 다운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게임매장인 ‘타겟’. 바로 그곳이 쇼핑몰 내부에 있었다. 그 말을 듣고 나 역시 기대감을 품었다.

우리의 눈에 저마다 다른 미국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 어쩌지······.]

몇몇 남성은 본래의 목적지가 G플랫이 아니었는지 그대로 지나가려다가 아쉬운 표정으로 다시 돌아와 쇼핑몰 앞을 서성였다.

[사이먼! 정말 미안한데 나 근무교대에 조금 늦을 거 같아! 응? 그게 아니고··· 내가 급하게 일이 좀··· 뭐? 늦어도 좋으니까 네 것도 사달라고? 하하하! 알았어! 걱정하지 마!]

서성이던 몇몇은 고민을 끝냈는지 쇼핑몰로 달려갔다. 잠시 후 다른 남성들도 ‘에라 모르겠다.’라는 표정으로 쇼핑몰로 향했다.

이를 보고서 우리는 절반 이상 품었던 기대감에 확심을 가졌다.

“설마!”

“진짜?!”

우리 일행도 미국인들의 뒤를 따라서 게임 매장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아아! 회장님! 이게 도대체 몇 명인 거죠?”

감격스러운 광경이다.

아직 오픈도 하지 않은 게임 매장.

그 앞에는 길게 2열로 늘어선 남성들이 매장이 오픈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냈다! 해냈어!’

쇼핑몰 입구에서 보았던 수많은 남성이 지금 이 매장 앞에 전부 모여 있다. 이 시간에 쇼핑몰에 온 사람 중에서 게임 매장에 목적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우리 둘뿐인 것만 같았다.

‘아니야. 저 여자는 달라.’

어딘가 익숙한 외모의 여성이 보였다. 그녀는 게임에 관심 두기보다는 게임을 구매하러 온 남성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저들을 촬영하는 중이다.

‘로렌즈 제인이었던가?’

E3 행사가 끝나고 가장 먼저 샤이닝 로드와 몬스터 프레데터스에 대해서 호의적인 기사를 써주었던 기자다. 덕분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었는데 알고 보니 몬스터 프레데터스 1스테이지를 가장 먼저 클리어 한 유저이기까지 했다.

기자로서의 실력은 물론이고 플레이어로서의 소양마저 두루 갖췄다.

‘지금도 이렇게 사진을 남기는 걸 보면 또 좋은 기사를 써 주려고 온 것이겠지?’

본래라면 매장이 오픈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군집한 남성들이 정말로 몬스터 프레데터스를 구매하려고 모인 것인지 확인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로렌즈 제인을 봤으니 달리 행동하는 편이 나았다.

‘이용할 수 있으면 최대한 이용하는 게 좋아.’

지난 E3에서 그녀가 속해있는 ‘데일리 it’은 이 분야에서 꽤 영향력 있음을 여실하게 보여주었다. 그러니 로렌즈 제인과 인터뷰한다면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회장님 갑자기 어디에 가십니까?”

김재용 실장은 거의 감동한 표정으로 줄 서 있는 남성들을 보다가 내가 꽤 멀어지고 나서야 눈치채고는 놀라서 달려왔다. 나는 대답하지 않은 채 로렌즈 제인에게 다가가서 그녀에게 말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제인 기자님.]

[누구··· 엇!? 게이머스 포럼!]

기억을 못 하면 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했는데 다행히 내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주말인데도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군요.]

[그게 어떤 나쁜 사람들이 히트될 게 뻔한 게임을 주말에 출시했거든요.]

‘어이쿠?’

성실하다고 말하려고 밑밥을 깔았는데 괜히 샐쭉한 눈빛에 작은 푸념마저 듣고 말았다. 말했다가 본전도 못 뽑았다는 건 이럴 때 쓰는 건가 보다. 하지만 나 역시 영업에 닳고 닳은 몸이다.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대꾸했다.

[제가 기획한 게임이 처음 출시되는 거라서 저도 얼마나 흥행을 할지는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출시했는데 그게 부담을 드린 모양이군요.]

이 말에서의 포인트는 맨 앞에 있었다.

몬스터 프레데터스의 기획자가 바로 ‘나’라는 거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눈을 크게 뜨고서 물었다.

[어··· 어? 진짜예요?]

[네? 진짜라니요?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거죠?]

애초부터 이런 반응을 유도한 것이지만 일단은 모르는 체하면서 반문했다. 인터뷰의 목적을 내가 갖고 있지만, 그녀에게 ‘인터뷰 좀 해주시죠?’라고 먼저 제안하는 건 멍청한 짓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먼저 제안하도록 유도한 뒤, 이쪽에서 그 제안을 들어주는 쪽이 더 있어 보인다.

로렌즈 제인이 재차 물었다.

[몬스터 프레데터스를 기획하셨다는 거요.]

[그걸 말한 거였군요? 맞습니다. 제가 기획한 거죠.]

[엄청 젊으신데요?]

[세계 유명 시리즈 중에 첫 타이틀이 중년 기획자였던 작품이 있던가요?]

잠시 고개를 갸웃한 그녀가 대답했다.

[없는 것 같네요.]

[그렇죠?]

그러면서 살짝 미소를 지어주니 로렌즈 제인에게서 미심쩍었던 기색이 사라졌다. 곧 눈빛을 빛냈다.

‘뭐 애초에 내가 발표하는 것도 다 봤을 테니까. 안 믿기도 어렵겠지.’

이제 물고기가 미끼를 물기만을 기다렸다.

잠시 후 기다리던 말이 들렸다.

[저기··· 그럼, 미스터···]

[윤태식입니다. 윤으로 불러주시면 됩니다.]

[네, 미스터 윤. 곤란하시겠지만 제가 부탁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부탁이요?]

[제가 미스터 윤 덕분에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여기까지 나오게 됐잖아요? 그러니까 기왕 나온 김에 인터뷰 조금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커피는 제가 살게요!]

로렌즈 제인의 말에 나는 난처한 기색을 보이며 한걸음 물러섰다.

[잠시만요. 오늘 스케줄이 어떤지 확인을 좀 해봐야 할 것 같군요.]

그리고 옆을 보았다.

“김재용 실장님.”

“네?”

그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이해하지 못한 채 어버버 거리는 중이었다. 영어 실력이 수준급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꽤 잘하는 편으로 알고 있다. 즉, 그는 우리의 대화를 알아듣지 못해서가 아니라 진짜로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데일리 잇의 기자분이십니다. 가서 인터뷰 좀 하고 들어가도록 하죠?”

“아! 네!”

어차피 한국말을 모를 텐데. 우리가 무슨 대화를 하든지 알게 뭔가. 그녀의 입장에서야 ‘스케줄 확인을 하는가 보다.’ 여길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로렌즈 제인은 이동하기 전에 게임매장 앞에서 김재용 실장과 나의 사진을 찍었다. 뒤이어 매우 들뜬 얼굴로 쇼핑몰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카페로 들어왔다. 아직 G플랫 내부의 카페가 오픈 준비 중이라서다.

[다시 정식으로 인사드릴게요. 데일리 잇의 로렌즈 제인입니다.]

[게이머스 포럼의 윤태식입니다.]

[게이머스 포럼의 김재용입니다.]

[미스터 윤께서는 기획자이신 거 같고··· 미스터 김이라고 불러도 되죠?]

[네. 그렇게 하시죠.]

그녀가 김재용 실장에게 물었다.

[미스터 김께서는 어떤 역할을 가지고 계신가요?]

[저는 게임 개발의 엔진개발 치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분은 기획자가 아니라···]

거기까지 말하고는 그가 내 눈치를 보았다. 내가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이자 비로소 조심스러웠던 얼굴이 풀렸다.

[저희 게이머스 포럼의 회장님이십니다.]

[회장님?]

[게이머스 포럼은 다양한 회사를 거느리고 있고 그 회사들은 모두 각각의 대표를 가진 기업집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 계신 분은 그 모든 기업을 아우르는 최고 경영자이십니다.]

[아···!]

로렌즈 제인은 굉장히 놀란 얼굴을 보였다. 그리고는 눈빛이 변했다. 하나라도 더 알아내겠다는 투지와 좋은 건수를 건졌다는 희열에 찬 시선이었다.

타깃을 바꾸고 그녀가 내게 물었다.

[그러면 미스터 윤께서는 회사의 운영은 물론이고 게임 기획까지 전부다 직접 하신다는 건가요?]

[정확히 표현하자면 기획을 전부하는 것보다는 기본 틀을 만들어준 뒤에 감독하는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게임 개발에는 지식이 없거든요.]

[게임 개발에 지식이 없으신데 게임 기획을 하신다고요? 그렇다면 그 기본 틀이라는 것이 어떤 것들을 의미하죠?]

[이번에 발매하는 몬스터 프레데터스로 이야기보지요. 헌터의 무기, 사냥 방식, 맵의 형식, 게임의 목적··· 이런 것들을 제시했습니다.]

[게임 개발의 지식이 없어도 그런 것들이 가능한 건가요?]

[충분히 가능합니다. 대신 우리 개발자들의 역량이 어디까지인가, 이런 것들은 알아야만 하지요.]

그녀는 녹음과 동시에 메모하며 물었다.

[게임의 목적을 제시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몬스터 프레데터스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수집과 레벨 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둘 다 그다지 특별한 목적이라고 하기는 어렵겠네요?]

[그렇게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네?]

[몬스터 프레데터스는 기존 게임들에 비해 스토리 볼륨이 작은 편입니다. 스토리보다 다른 부가요소가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스토리 볼륨이 작다 그만큼 게임의 볼륨이 작다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우선 게임의 용량을 확인해보죠.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게임이 1기가 미만이라는 건 알고 계시겠죠?]

[게임 기자인데 당연하죠.]

[그렇다면 몬스터 프레데터스는 용량이 얼마일까요?]

[아직 그건 모르고 있어요.]

샤이닝 로드에 대해서 좋은 내용으로 기사를 써주었던 기자들에게는 선물로 몬스터 프레데터스를 미리 보내주었다. 하지만 그걸 미리 받았다고 용량을 알 수 있는 건 아니니 모르는 게 당연하다.

[2.3기가입니다.]

지금 ZBox에서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는 테일로가 800Mb이니까 거의 3배에 달하는 용량이다. 그녀가 눈을 반짝였다.

[엄청나게 크네요?]

[그렇죠? 스토리 볼륨은 작은데 용량은 크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요?]

[글쎄요··· 이거 어렵네요. 무슨 의미인가요?]

[간단합니다. 스토리 외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

로렌즈 제인이 짐작 가는 바가 있는 듯 입을 작게 벌렸다. 내가 확답을 일러주었다.

[일반적인 게임은 주인공이 여관에서 지내거나 지어져 있는 집을 사용합니다. 그렇죠?】

[네.]

[반면에 몬스터 프레데터스는 헌터 스스로 재료를 구해서 큰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형태로의 건축이 가능하지요. 물론, 복잡하고 멋있을수록 더 큰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뿐만 아니라 내부의 가구도 직접 제작하고 인테리어 할 수 있습니다.]

[그저 아이템을 수집해서 보관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말이시네요?]

[그렇습니다.]

꿈속 미래의 작품보다 확실하게 나아진 점이다. 기존 작품에서 사냥하는 부분만 차용했을 뿐, 부족한 그 외의 콘텐츠들은 우리가 직접 채웠고 그 덕분에 꿈속 미래의 작품보다 훨씬 방대한 볼륨의 게임으로 완성했다.

[그렇다면 레벨 업이라는 개념은 어떻게 다른가요?]

[이 게임은 캐릭터에게 레벨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조금 전에 레벨 업에 목적을 둔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렇게 말씀을 드렸죠. 그런데 레벨 업은 게임 캐릭터가 아니라 유저에게 달린 겁니다.]

[네?]

[일반적인 게임들과 달리 이 게임은 캐릭터가 성장하지 않습니다. 레벨 업은 캐릭터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하는 거지요.]

플레이어의 레벨 업에 강력한 동기가 되어줄 타임어택.

매사냥마다 퀘스트 완료까지의 시간을 재고 ‘과연 내가 어디까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가?’ 혹은 일명 빤스맨이라 하여 팬티만 입고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를 시험하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이 게임의 궁극적인 목적이 된다.

‘어떻게 보면 스토리의 빈약함을 감추기 위한 핑계이기도 하지만.’

사냥의 손맛과 스릴감은 그런 빈약함을 잊게 해줄 것이다.

< League of New earth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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