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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블리싱 >

*

2007년 3월의 성적은 오성전자의 압승이었다.

이전보다도 훨씬 강력한 마케팅을 선보인 푸른 보석은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렸다. 그 탓에 정령의 숨결은 점유율이 16%까지 떨어져 나갔다.

“예상외네요. 이 정도로 게임에 공을 들일 줄이야.”

처음 저들이 퍼블리싱을 시작한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의 심정은 ‘올 것이 왔구나. 게임이 돈이 된다 싶으니 대기업답게 문어발을 뻗은 거겠지.’ 정도로만 여겼었다.

국내 게임사들이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고 그래서 단지 진열장에 장식품들 놓듯 게임 사업부 하나를 추가하는 정도로 본 것이다. 여기에는 꿈속 미래의 지식도 한 역할

을 해주었다. 미래에도 오성전자는 딱히 게임 쪽에서 임팩트가 있지 않아서였다.

‘임팩트랄 게 있었으면 외려 대단할 정도지.’

사람들 대부분은 오성에서 게임 퍼블리싱을 했었는지도 가물가물할 만큼 이 분야에서는 존재감이 없었다. 그런데 이건 내가 아는 미래의 일에 불과하다. 꿈속에서의 오성전

자는 이만큼 전투적으로 마케팅을 벌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즉, 오성전자는 무언가 다른 길을 밟아 가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분기점이 뭘까?’

GF라는 경쟁자가 있는데도 굳이 다리 하나를 뻗어대는 이유. 그것을 고민할 즈음, 곽지원 부사장이 진지한 어투로 대답했다.

“공을 많이 들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돈이 되니까요.”

‘그건 알고 있고요.’

돈이 돼서 이 사업에 투자했다는 건 이미 전혀 새로운 정보가 아니었다.

의문점은 바로 이 지점이다.

“아무리 돈이 된다고는 하지만 저들은 오성 전자입니다.”

오성의 작년 영업이익은 무려 7조다. 매출이 7조만 되어도 재계 순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을 텐데 영업이익이 7조라면 말 다한 것이 아닌가.

“제 생각은 다릅니다. 지금 우리 GF의 게임들 중 빅3의 작년 영업이익을 합치면 그 금액만 9천억에 달합니다.”

LON 온라인, 던전워리어, 배틀 오브 발러.

GF의 빅3는 현재 중국에서 1위부터 3위를 서로 돌아가면서 경쟁하고 있는 게임들이다. 심지어 LON 온라인을 제외하고는 작년 2분기 이후 중국에 진출한 게임들이라서 1년

을 다 채우지도 못한 시기다.

이는 1년을 다 채웠을 경우 영업이익이 1조를 넘기리라는 사실을 뜻한다.

“오성 그룹에서 1조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기업이 몇 개나 있을 것 같으십니까?”

‘그렇구나.’

따지고 보니 국내에서 영업이익으로 1조를 넘기는 기업은 얼마 없다. 애당초 영업이익으로 1조를 넘기면 국내 최정상의 기업이라고 봐야한다.

“게임 몇 개만 성공시키면 어지간한 기업을 키워내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된다는 것. 그 확실한 지표를 우리 GF를 통해 명확하게 본 겁니다. 이 판국에 오성전자에서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겠죠.”

GF가 없는 세상에서는 국내에서 게임을 개발해봐야 제아무리 대단한 성공을 해도 한계가 명확했다. 그래서 오성전자의 입장에서는 썩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

런데 국내의 게임으로 떡하니 1조의 영업이익을 바라보고 있으니 제대로 해보고 싶어지는 건 당연했다.

“투자 규모를 확대할 만하군요.”

돈 있겠다, 사람 있겠다, 망하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경험도 있겠다, 이 삼박자를 고루 갖췄으니 오성전자는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일이라고 여겼을 터다.

“지금까지의 지표만 봐도 마케팅은 성공한 셈이라 여길 겁니다.”

오성전자가 GF를 유난히 의식하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이유.

저들은 우리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 게임 사업을 제대로 잡을 수 있는 길이라 분석했다. 그리고 일본에서 GF의 점유율을 다 빼앗았으니 성공했다고 볼 것이다.

이를 들으니 다른 의문이 떠오른다.

“애당초 시장이 큰 중국을 노리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요? 왜 일본 시장을 노리는 겁니까?”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커다란 중국 시장부터 들어가는 건 부담스러우니까요.”

“부담이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기업이 고작 게임 유통 때문에 부담을 느낀다? 당장 카메라를 통한 이벤트부터가 아무런 부담감이 없을 것 같은데?”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이 어떠한 이익을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은 기업인에게 없을 수가 없는 요소입니다. 또한, 오성전자가 느끼는 부담은 돈보다 다른 것에서

더 많이 있으리라 봅니다.”

“어떤 거지요?”

“실패죠.”

곽지원 부사장이 말을 이었다.

“오성전자는 실패에 예민한 기업이며 그 대표라고 봐도 좋습니다. 또한, 여느 재벌들보다도 한국의 부자들은 체면을 정말 중요시하지요. 그런 오성이 해외 열강과의 경쟁이

아니라 국내 기업과의 경쟁을 치르는 겁니다. 이러면 아주 많이 예민해지죠.”

“전초전인 일본에서라면 져도 된다고 본 거군요.”

“그렇습니다. 어차피 진짜 본 무대는 중국이니까요.”

대기업에서 오래 직장생활을 한 사람답게 내가 모르는 부자들의 사고방식을 잘 알려주었다. 덕분에 대충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

“그런데 우선은 경험을 채우자, 져도 된다···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힘을 써봤는데, 이게 웬걸. 일본에서 대성공을 이뤘다, 이러면 과감해질 차례입니까?”

“맞습니다. 필시 오성은 지금쯤 본 무대인 중국에서 먹힐만한 게임을 개발하거나 물색하는 중일 겁니다. 그리고 이는 그들만이 아니겠지요.”

돈이 되면 기업은 움직인다.

【오성전자 게임 사업부. 중소 게임사들 인수!】

【ST그룹 손누리 인수.】

【대한민국은 중소 게임사 인수 전쟁 중!】

【오성전자 신작 게임에 400억 투자!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게임 개발 중.】

곽지원 부사장의 말대로였다.

‘오성은 물론이고 LZ에다가 ST그룹까지.’

엉덩이 무겁던 한국의 대표 재벌들이 아주 골고루 나서서 게임에 투자를 시작했다. 이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내 공로가 분명하다. 단순히 돈이 된다는 것에다가 게임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조금씩 성과를 보인 여파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상대들이 링 위에 올랐다. 모골이 송연해진 직원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한층 긴장했다.

“그런데 이거 어떡하나. 내가 쉽게 물러날 만큼 만만한 놈은 아니걸랑.”

오성전자의 약진을 보고 저들은 희망찬 미래를 생각했을 텐데, 조만간에 그 희망이 바사삭하고 깨져버릴지도 모르겠다.

【3월 8일. 정령의 숨결.】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다.】

배추가 취합할 수 있는 한국의 부분 유료화 게임들!

그 모든 이용자의 소비 패턴!

여기에 성대현 팀장이 취합한 일본 게이머들의 소비 취향 등을 몽땅 활용하여 만든 정령의 숨결이 부분 유료화 게임으로 수정하는 작업을 비로소 마쳤다. 그간 자잘한 잽을

두드려 맞으면서 묵직하게 준비해둔 카운터 어퍼컷을 날릴 차례가 온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세계의 게이머들에게 개인적으로 심심한 사죄의 절을 올렸다.

‘죄송합니다. 이 저주받을 악마의 시스템을 내 손으로 만들고 말았어요.’

순수한 게이머로서 살짝 악어의 눈물을 닦아야 하는 이 시스템은 바로 랜덤 박스다.

그렇다. 유료화된 정령의 숨결에는 세계 최초로 이 망할 시스템을 넣었다. 참 아이러니한 것은 꿈속 미래에서도 세계 최초로 랜덤 박스를 RPG에 넣은 개발자가 바로 임학규

사장이라는 점이다. 이런 걸 보면 결국, 본래의 역사는 어떻게든 이뤄지는 게 분명하다.

‘대충 이런 식으로 자위하자. 내가 아니라 남 탓이야.’

향후 나올 명작 드라마의 멘트 중에는 이런 게 있다. 서 있는 자리가 달라지면 보이는 풍경도 바뀌는 것이라는 말이다. 랜덤 박스를 발의하고 추진해버린 나를 가증스럽게 보

는 이들도 없지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변명할 기회를 누군가 준다면 나는 양심에 손을 얹고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랜덤 박스니 뭐니 하던 게임계의 유료화 요소들은 그 자체로 악마적인 게 아니라고 말이

다.

‘유저들에게 선택권이 없도록 만들어진 게임계가 악이지 랜덤 박스는 죄가 없다고요.’

랜덤 박스가 모바일 게임이고 뭐고 모든 게임업계를 뒤덮고 있던 시기에도 오히려 그 랜덤 박스 시스템을 선호하던 게이머들은 존재했다. 즉, 이 문제는 ‘그것 말고는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이 없는 것’에 있지 랜덤 박스가 무조건 쓰레기라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에이 썅. 아무리 둘러대도 핑계가 안 되네. 그냥 시원하게 인정해버리자. 이 딴 거 넣어 죄송합니다! 하지만 나 말고도 딴 놈이 할 거니까 기왕이면 선점하고 꿀 좀 빨아보

렵니다! 미안하게 됐습니다.”

혼자 있는 근엄한 회장실에서 석고대죄!

이걸로 마음의 빚을 합리화시켜 본다. 아울러, 안면에 철판을 깔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말의 양심을 발휘하기는 했다. 랜덤 박스가 있는 서버와 없는 서버라는 두 가지 형태로

서비스를 진행한 것이다.

이용자 스스로가 원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만들었으니 이제 판단은 고객의 몫이 되었다. 딱 여기까지가 게이머 겸 사업가로서 내리는 나의 마지막 양심이자 자존

심이었다.

그리고 비로소 도래한 3월 8일!

나는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게시판을 예의 주시했다.

- 정령의 숨결 업데이트가 드디어 됐네요.

- 어? 대체 왜 이렇게 용량이 많죠? 이건 뭐 거의 클라이언트를 새로 받는 기분인데?

- 그러게. 궁금해서 확인해볼까 했는데 나는 3줄 이상은 안 읽어서··· 누가 요약 좀~

└ 3줄 이상을 안 읽는 게 자랑임?

└ 나는 5줄까지는 읽음.

└ 오오!

점유율에 문제가 생긴 것이 일본이니만큼 이번 업데이트는 우선 일본만 먼저 적용하기로 했다. 워낙 큰 작업이 많다 보니, 나머지 국가까지 제시간 내에 해낼 수는 없어서이

기도 하다.

- 완료~ 먼저 접속합니다!

- 오! 먼저 확인하시고 말씀 좀~

- 어? 뭐야 이거?

그리고 접속자들이 하나둘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 NPC들이··· 다들 말을 하네?!?!

- 뭐? NPC가 말을 한다고?

정령의 숨결을 확실하게 홍보하기 위해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로 했다. 당연하지만 애니메이션은 그 제작에 시간이 꽤 필요하니까 당장 이벤트로 사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성우들은 미리부터 활용할 방법이 있었다.

- 진짜다! 거의 풀 보이스 녹음인가 봄!

- 여기저기 말 다 걸어보는데 주요 NPC들이 다 말을 하네요!

미래라면 전혀 대단하게 여길 요소가 아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패키지 게임에서만 성우들을 기용해 왔을 뿐, 온라인 게임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니

정령의 숨결에 접속한 유저들이 ‘말이 들려욧!’이라며 성우의 목소리에 놀란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깜짝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 이거··· 이거··· 목소리가 너무 익숙하달까?

- 그러게.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목소리 같은 느낌인데······?

- 아! 바쿠짱이다! 바쿠짱 목소리야!

게임 속의 주요 NPC들은 당연히 애니메이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만큼 성우들은 일본 내에서 꽤나 인지도 있고 인기 있는 성우들로 채용했다. 당연히 많은 게이

머가 반가워했다.

‘그런 거 있잖아. 게임 모델링이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라서 이상하게 더 끌리고 그러는 거.’

온라인 게임은 패키지나 콘솔 게임과 비교해서 더더욱 사회적인 느낌을 가진다. 그런 게임속 NPC가 말을 하는 것은 이 사람과 내가 이웃인 거 같은 느낌을 주는 효과가 있

다. 물론, 이런 발상은 절대 기발하지 않다. 단지 돈이 더 들 뿐이다.

그렇게 게임의 변화가 소문에 소문을 끌어냈고.

“일본 서버의 동시접속자 그래프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업데이트가 적용되기 직전, 12% 수준의 점유율까지 떨어졌던 정령의 숨결은 업데이트 하루 만에 25%까지 치고 올라가고 말았다.

“지금 분위기면 일주일 안에 점유율 30%는 넘길 것 같습니다!”

지금의 싸움 구도는 푸른 보석과 정령의 숨결의 양자 다툼이다. 파이의 크기는 고정되어 있으니 이런 판국에서 정령의 숨결 쪽에 점유율이 올라간다는 건 푸른 보석이 낭패

를 겪는다는 뜻이다. 1% 상승은 단순한 1%가 아니라 2%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30%로는 부족합니다. 35%까지는 치고 올라가야지요.”

“네. 최대한 안정적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고, 35%까지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좋네요.”

희비가 엇갈린다. 우리의 경사는 오성전자 쪽 게임 사업부가 완전히 초토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비단 대대적으로 발을 들이밀었다고 지금에서야 아차 싶은 이들도 상당할 것

이다. 일본 시장에서 우리를 잡아먹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자신 있게 엄청난 투자금을 쏟아부었지 않던가.

그런데 우리의 업데이트 한 방에 모든 게 날아가는 상황이다.

‘지금 와서 무를 수도 없을 테고.’

이는 엄청난 손해로 이어지게 될 거다.

‘그러게 왜 우리랑 게임으로 승부를 보려고 그래.’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말라는 도박판의 명언을 저들은 아직 모르나 보다. 이윽고 일주일이 지났을 즈음, 정령의 숨결의 반응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호응과 함께 점

유율 40%를 달성하면서 오성전자의 푸른 보석을 완벽하게 박살 냈다.

그뿐이랴.

성대현 팀장의 신들린 과금 이벤트 컨트롤은 일본 유저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는 배길 수 없도록 끊임없이 유혹했고 고작 1주일 만에 매출 100억을 달성해버렸다.

“아! 이래서 다들 랜덤 박스를 하는 거구나!”

매출 100억 중 70억이 랜덤 박스에서 나온 수익이었다. 이래서 인간의 소비행태를 분석하는데 심리학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멀쩡히 같은 아이템을 확정형으로 구매

할 수 있도록 다 해두었음에도 정말 많은 사람이 도박을 선택했다.

‘인간이라는 동물이 원래부터 도박에 취약하게 만들어진 걸까? 그나저나 이거 진짜 큰일 났구나. 판도라의 상자를 내가 먼저 열어버렸어.’

랜덤 박스는 돈이 된다.

그냥 되는 정도가 아니라 억수로 많이 된다! 우리의 이 폭발적인 실적은 순식간에 게임사들에 전파될 테고 꿈속 미래보다도 아주 빠르게 랜덤 박스 온라인의 시대가 찾아올

것이다.

< 퍼블리싱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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