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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화 김사범, 2022시즌(평천하(平天下))(8)

“다저스는 그렇다 쳐도, 메츠는 의외인데?”

“의외긴. 다저스와 승패 차이도 거의 안 나는데.”

챔피언십 시리즈를 마치고 디트로이트에 돌아온 우리는 최고로 재미있는 경기, 그러니까 내가 안 뛰고, 우리 팀과 관련 없는 야구경기를 보고 있었다.

“이야…… 6회에 98마일이라니.”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가 붙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는 정말 창과 방패의 대결을 보는 것 같았다.

“원래 항상 저렇게 던지잖아? 그리고 부상당하고.”

이삭의 말대로, 지금 메츠의 선발로 공을 던지고 있는 노아 신더가드는 무시무시한 공을 뿌리면서 부상당하는, 그런 역할인데…….

“이번 시즌엔 DL에 한 번도 안 올라갔잖아?”

“그러니까 메츠가 저기에 있지.”

“흠, 타석에 안 들어가서 그런 건가?”

“그게 무슨 상관이야?”

이번 시즌에는 좀 달랐다.

메이저리그 팬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 중, ‘건강한 신더가드’가 현실이 된 건데, 음…… 예전에 듣고 웃을 때는 몰랐는데 그게 막상 현실이 되니까 좀…….

“건강한 신더가드는 20승에 1점대 평균자책점을 보장한다는 말이 틀린 건 아니었군.”

“그러게…….”

노아 신더가드는 올 시즌, 페이스의 말대로 31경기 21승 6패 1.8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래 봤자 케이시에겐 상대도 안 되지. 물론 케이시보다 구속도 빠르고, 구종도 다양하고, 심지어 성적도 좋지만, 결국 저 녀석은 그게 없잖아? 스플리터.”

“……뭐?”

“스플리터가 없으면 투수가 아니지. 그래서 나도 몰래 연습 중이야. 나도 사람이다 보니까 세계 최고 투수 자리에 욕심이…….”

“그만해라.”

“뭘 그만해? 아무튼, 스플리터가 참 옆에서 보기엔 쉬운데 실제로 던져보면 잘 안 나가. 아, 페이스. 내 스플리터 받아 봤지? 어때?”

“다른 건 몰라도 손가락을 넓게 잡는다고 공이 무조건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게 됐다.”

“들었지? 이게 엄청나게…….”

갑자기 뜬금없이 케이시에게 엄청난 딜을 날리는 폴리.

‘뭘 잘못먹었나? 갑자기 왜 저래?’

“후. 그만해. 농담하고 싶은 기분 아냐.”

“어? 그래? 농담은 아니었는데. 알겠어.”

케이시가 살짝 짜증을 내며 말하자 금방 꼬리를 내리고 조용히 입을 다무는 폴리.

그게 더 이상하다.

분명 뭔가…… 응?

‘뭐야? 왜 폴리가 이삭에게 윙크를…… 아, 둘이 뭔가 했구만?’

보자, 오늘 메츠가 이기면 시리즈 스코어가 2-2가 되니까, 만약 7차전까지 가게 되면…… 아, 그거네.

딱 보기에도 승부욕이 많아 보이는 케이시는 정말 승부욕이 넘치는 사람이다.

그냥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사소한 거 하나라도 이기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그런 승부욕.

‘슬슬 긁어서 자극을 주려는 거네. 신더가드하고 비교하면서.’

이게 참, 같은 팀에서 꽤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았더니 이렇게 서로서로가 상대방을 너무 잘 알게 됐다. 가끔 이렇게 눈에 빤히 보이는 방식으로 상대방에게 불을 붙여 줄 정도로.

잠시 후.

“그나저나, 붐도 이번엔 조심해야지. 처음 만난 투수 아냐?”

핸드폰을 두드리며 경기를 보던 이삭이 내게 말했다.

“처음이지.”

“너 처음 보는 투수한테 약하잖아. 아닌가?”

이 자식이?

“난 항상 강해. 어떤 투수에게나.”

“시즌 초반에만.”

“아니, 이제는 그렇게 체력적으로…….”

“맨날 시즌 후반에는 헉헉거리잖아. 충분히 스윙할 수 있는 것도 흘려보내고. 아니야?”

내가? 내가?

“그런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아닌가? 뭐, 아무튼 그때는 나도 잘해 볼게. 괜히 주자 없어서 그냥 들어왔다는 소리는 듣기 싫으니까.”

아, 이 자식이.

* * *

“이젠 홈런을 쳐서 이겼다는 내용을 쓰는 것도 민망한 거 아세요?”

“하하하, 좋은 거 맞죠?”

“좋은 거죠. 사범 선수에게는. 저한테는 힘든 거고.”

권상철 해설위원. 내가 메이저리그에 처음 올라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경기를 중계한 사람이다.

보통 해설위원들이 프로 출신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적어도 아마추어 때까지는 선수생활을 한 사람이 많은데 비해, 자그마치 뉴욕에 있는 큰 언론사에서 사회부 기자 생활을 하다가 해설위원으로 발탁된 특이 케이스로 유명하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블로그에 취미로 올린 칼럼을 본 방송사 관계자가 연락을 했다지?’

돌아오기 전, 2군과 1군을 오가며 대수비로 출장하던 나를 거의 유일하게 높게 평가해 준 해설위원이기도 했다.

“음…… 뭐라도 소재거리를 드려야 하는데…….”

“아뇨, 아뇨. 큰 경기를 앞두고 그런 걸로 고민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해도 됩니다. 하하하.”

내가 그동안 받은 게 있는데-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줄 수 있다면 최대한 주는 게 사람 사는 맛이지.

어디 보자…….

“아, 한국에서도 알고 있으려나? 저 이번 시즌 끝나고 결혼해요.”

“네? 정말요?”

“네. 아마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바로 할 거 같은데요? 아마 미국에서?”

“이야, 축하합니다. 아, 그럼 가끔 화면에 잡히던 그 여성분이 혹시……?”

“화면예요? 음…… 제가 따로 확인을 안 해서. 검은머리 동양인, 눈이 좀 크고요.”

“아하하, 맞네요. 포스트시즌만 되면 화면에 잡힌다고 디승녀로 불립니다.”

“디승녀...?”

“디트로이트 승리 여신이요. 이야, 그 디승녀와 김사범 선수가 연인 사이였다니. 한국분이신가요?”

“음…… 이건 오프 더 레코드로 부탁드릴게요. 한국 태생이긴 한데 어렸을 적에 입양됐어요.”

“아, 알겠습니다. 당연히 그런 건 지켜드려야죠. 아무튼, 정말 축하드립니다.”

다른 선수들이 보면 뭐 그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시시콜콜 늘어놓냐고 하겠지만, 내가 볼 땐 적어도 기본적인 신의는 지킬 사람이다.

“별말씀을. 이 정도면 괜찮죠?”

“물론이죠. 너무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은데요? 아, 어제 6차전은 보셨죠?”

“봤죠. 아주 피터지게 싸우던데요? 고맙게.”

“하하하. 제가 개인적으로는 메츠의 팬이라 그저 웃고만 있을 수는 없네요. 아무튼, 김사범 선수는 누가 올라올 것 같아요?”

메츠지.

“디그롬이 7차전에 나온다면, 메츠요.”

“어제 경기가 끝나자마자 메츠의 캘러웨이 감독이 제이콥 디그롬을 예고했죠.”

“네, 압니다.”

“하하하, 립서비스는 아니죠?”

“아니에요. 구단 내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저는 메츠가 올라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챔피언십 시리즈에 앞서 3인 로테이션을 돌릴 거라고 예고한 뉴욕 메츠는 제이콥 디그롬, 노아 신더가드, 앤서니 케이의 순서로 로테이션을 구성했다.

훌리오 유리아스를 주축으로 4인 로테이션을 꾸린 LA 다저스보다 선발진에 무리는 더 가지만, 강력한 구위를 가진 세 선발로 기선을 제압함과 동시에 이닝을 짧게 소화시키면서 불펜을 요리조리 운용하는 스타일.

‘지금까지는 어찌어찌 버텨 왔겠지만, 에이스인 제이콥 디그롬이 7차전에도 나와 던져 준다면…… 생각보다 쉬운 월드시리즈가 될 수도 있어.’

그러니까 사실, 나는 메츠가 올라오길 예상하는 게 아닌, 메츠가 더 상대하기 편해서 올라오라는 말을 하고 있는 거다.

“사실 이러면 안 되지만, 팬으로서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네요. 하하핫.”

뭐……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게 조금 다르긴 하겠지만.

* * *

LA.

찰칵! 찰칵! 차차차차찰칵!

쉼없이 터지는 플래시와 카메라의 셔터음.

그 혼란스러운 풍경 속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미키 캘러웨이 감독에게 전해졌다.

“챔피언십 시리즈 7차전을 승리하면서, 2015년 이후 7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아주 좋습니다. 팀은 자신감에 차 있으며, 완벽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피곤한지 살짝 목소리가 갈라진 미키 캘러웨이 감독이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7차전에서 팀 내 1선발인 제이콥 디그롬이 8이닝을 소화했는데, 월드시리즈 1, 2차전에서 그를 내보내실 건가요?”

“노. 제이콥은 팀을 위한 헌신을 보여 줬으며, 이제 팀은 그의 헌신이 악몽으로 끝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월드시리즈 1차전은 노아 신더가드가 나서겠군요?”

“아마도. 그럴 겁니다.”

“말이 나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데뷔 이후 처음으로 200이닝을 넘긴, 아니 포스트시즌까지 합치면 230이닝을 던진 노아 신더가드의 이닝 관리는 포기하신 건가요? 직전 시즌 소화 이닝보다 70이닝 가까이 늘었는데요.”

“우린 그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고 있으며, 매 로테이션마다 세심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선수생활 마지막을 보내셨는데, 마침 타이거즈의 ‘붐’이 한국 사람입니다. 다른 루트를 통해서 그에 대한 정보를 얻으셨나요?”

“하하하, 아직 시도를 해보진 않았지만, 오늘 저녁부터 시도해 봐야겠군요. 부디 제 인맥들이 아직 한국 야구계에 영향력이 있길 바라야겠어요.”

“마지막으로, 상대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훌륭한 팀입니다. 좋은 투수, 좋은 타자, 더 좋은 ‘폭탄’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야구는 좋은 선수로만 하는 게 아닙니다. 만약 그게 야구라면, ‘그’ 팀은 항상 우승을 했어야죠. 안 그래요?”

지역 내 라이벌인 양키스를 겨냥한 캘러웨이의 농담에 몇몇 기자들의 웃음소리가 인터뷰 룸에 퍼졌다.

“그보다 저 중요한 건 우승을 향한 동기와 하나 된 팀입니다. 우린 그게 있어요. 타이거즈는 과연 어떨까요? 그건 내일 모레부터 직접 확인해 보시죠.”

* * *

[하나 된 팀입니다. 우린 그게…….]

“그렇다는데, 이삭. 넌 어떻게 생각하냐?”

“팀웍을 말하는 거 같은데. 음. 우린 그게 없긴 하지.”

“네가 생각해도 그렇지?”

이삭은 페이스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폴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바보와 팀웍이라니. 그럼 같이 바보가 되라는 뜻이잖아? 난 반대야. 그냥 우린 직장 동료일 뿐이라고.”

쇼파에 편하게 드러누워 이삭의 말을 듣다 보니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래, 직장 동료, 좋네. 딱 그 정도지 우린.”

“무슨 소리를 하나 했더니……. 나도 가끔 너희가 그라운드에서 데칼코마니처럼 드러누우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아, 이 녀석들과는 절대 친해지지 말아야겠다.’”

아우 씨, 간만에 본 똑똑한 폴리가 팩트로 사람을 쳤다.

맞고서 가만히 있을 순 없지.

“그래? 나도 그런데. 가끔 네가 이상한 공을 백네트에 꽂으면서 실실 웃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거든. 아, 페이스도 그렇지?”

“음, 동감이다. 특히 그 슬라이더인지 뭔지를 던질 때면 머리를 열어서 내 미트를 쑤셔 박아 넣고 싶기도 하고.”

와우.

그 정도였어?

저건 진심인데?

슬쩍 폴리를 보니 살짝 삐질랑 말랑한 상태였다.

‘더 때리면 삐져서 집에 가겠는데?’

“아무튼, 뭐. 우리는 팀웍이 없으니까 지겠네?”

“그렇겠군. 등판 전전날 긴장을 푼다고 VR을 뒤집어쓰고 하루 종일 오! 오! 거리는 선발투수도 있으니까.”

페이스의 말대로 케이시는 경기를 보다 말고 가져온 VR을 보며 마인트 컨트롤을 하고 있었다.

메츠 타자들의 삼진 장면 하이라이트라나?

“오! 좋아!”

뭔진 모르겠지만, 아마 삼진 잡는 게 나올 때마다 저런 이상한 탄성을 내지르면서.

“아, 미래가 없네 이 팀은. 그렇지?”

“그렇지.”

“동의한다.”

“난 아냐. 이 배신자들아.”

“저도…….”

모두가 동의한다고 말하며 -똑똑한 폴리는 보통 폴리의 반대니까, 동의한 거다- TV를 보고 있을 때, 케이시가 쓰고 있던 VR을 벗으며 물었다.

“왜 다들 기분 나쁘게 웃고 있는 거야?”

그 말에 또다시 웃는 우리들.

그런 우리를 대표해서 내가 케이시에게 말했다.

“우승 반지를 받는 순간이 기대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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