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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김사범, 2020시즌(vs LA 에인절스)(2)

“상황이 이래서, 약속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네요.”

[하하, 어쩔 수 없죠. 오늘 공에 맞은 선수는 괜찮은가요?]

“좀 부어오르긴 했는데, 다행히 뼈나 다른 부분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네요.”

[다행이네요. 내일 경기도 힘내세요. 트라웃이 이를 갈고 있더라고요.]

“아, 우리 팀한테요?”

[아뇨, 김사범 선수에게요. 승부욕이 강한 친구라, 하하.]

“제가 투수가 아닌 게 다행이네요. 그럼 쉬세요.”

[네, 김사범 선수도 쉬세요.]

정상적이고 예의 바른 전화통화가 끝났다. 공을 던진 투수는 상황이 진정된 후 경고를 받았고, 마음껏 날뛴 폴리는 퇴장을 받았다.

내가 심판이었어도 폴리는 퇴장 당했을 거다. 가만 보면 폴리는 소 같다. 꼬리에 불붙은 미친 소.

뭐, 에인절스도 네다섯 명 던져진 거 빼고는 나름 괜찮은 벤치클리어링이었을거다. 덕분에 한참 뒤지고 있던 스코어가 3점 차로 좁혀졌으니까.

통화를 마치고, 자기 전에 항상 하는 스트레칭을 끝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준비운동을 하는 도중 날 부르는 팬에게 다가가 사인을 해 주고 있는 도중,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범 선수, 아웃스타에 올린 사진 직접 올리신 거에요?”

“네? 아뇨, 에이전시에서 관리해요, 제가 기계 쪽은 잘 몰라서.”

“진짜요? 어제 완전 핫했는데!”

한두 명이 아니다. 날 보는 사람마다 계속해서 묻는 통에 둘러대는 레퍼토리가 다 외워질 정도다.

사인을 마치고 들어온 덕아웃.

“이삭, 너 아웃스타인가 그거 해?”

“하지, 너도 시작했어?”

“에이전시에서 공식 계정으로 열었다고 하는데, 뭘 올렸는지 팬들이 전부 그 이야기만 해서.”

“잠깐만, 확인해 보지 뭐. 아이디는 모르지?”

“몰라, 그냥 검색하면 나오겠지.”

덕아웃 내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된 탓에 라커룸까지 가서 핸드폰을 확인해야 했다.

“어디 보자, 아 이건가? 팔로우가 많은 거 보니 이거 맞나 보네.”

“어디 한번 봐봐”

이삭이 익숙한 얼굴이 나와 있는 아이디를 눌렀다.

순간 펼쳐지는 살색의 향연.

“풉, 이거 뭐야?”

어쩐지 운동할 때 답답하지 않냐면서 웃통을 벗으라고 하더니.

“뭐야? 뭐 재미있는 거 있어?”

마침 들어온 미친 황소 폴리가 관심을 보인다.

“이거 봐봐, 푸하핫!”

거울을 보지 않아도 내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이 상태라면 저 핸드폰을 한손으로 부술 수도 있을 것 같다.

“뭐야? 여성용 플레이보이야? 뭔 사진들이 다 헐벗은 사진들이야?”

“내놔.”

“네 것도 아니면서 왜. 좀 보자, 와, 등근육 봐라. 웬 소가 한 마리 박혀 있네?”

소는 너고, 이 미친 소야.

“빨리 내놔.”

“잠깐만, 내 폰으로 좀 보내 놓고. 우리 이모가 요즘 혼자셔서 적적하신데 보내 드리면 좋아하시겠네.”

우드득.

꽉 쥔 내 두 손에서 나는 소리다. 그리고 인내심이 끊어지는 소리기도 하고.

잠시 후, 정확히 반으로 접은 폴리와 이삭을 라커룸에 세워 놓고 나와 짐에게 전화를 걸었다.

“짐, 시간 돼요?”

[지금 경기 준비할 시간 아니에요? 웬일이에요?]

“시간 되죠?”

[그럼요. 고객에게 쓸 시간은 언제든지 있죠.]

“그럼 당장 아웃스타 계정에 있는 사진들 다 내려요.”

잠시 전화기에 침묵이 흘렀다.

[사범, 섹시스타 이미지는 굉장히 쓸모 있는…… 큭, 풉, 이미지예요. 하, 동양인이 그런 몸을 가지고 있다는 거 자체가 이슈거리라고요.]

“다 필요 없고, 섹시스타 그런 거 안 해도 돼요. 십 분 후에도 그 사진들이 아웃스타에 남아 있으면, 짐의 회사에 근무하는 인생 낭비 전문가들이 몰살당할 수도 있어요.”

[그건 안 되죠. 왜 이런 사진을 올렸나 모르겠네요. 당장 지우라고 할게요. 큭큭]

빌어먹을 장난기. 빌어먹을 짐.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이미 나는 정신적으로 지쳐 있었다.

* * *

“오늘따라 힘이 없네? 섹시 붐?”

아, 미기…….

“그러지 마요, 제가 지금 힘이 없는 게 그거 때문이니까.”

“아니 왜? 좋은 거 아냐? 폴리가 보여 준 거 보니까 여자들 댓글이 난리던데?”

“네?”

“몰랐어?”

몰랐죠. 제 계정이 아니니까.

“후…….”

“아무튼, 좋은 거야. 잘 맞는 캐릭터 하나 있으면 선수생활 하는데 꽤 도움이 되거든. 랜디도 제구가 더럽다는 이미지 하나 때문에 타자들이 타석에서 홈플레이트에 못 붙어 있었잖아?”

아뇨. 그건 좀 다른 상황 같은데.

“이미 지우라고 했어요. 차라리 내가 직접 하고 말지.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네요.”

“하하, 뭐 사람 나름이니까. 아무튼 오늘 경기도 힘내자고, 섹시 다이너마이트 붐.”

이젠 화를 낼 기운조차 없다.

1회 초, 오늘의 첫 타석.

에인절스의 포수인 루크로이가 타격을 준비하는 내게 은근슬쩍 말을 걸었다.

“섹시보이, 오늘은 좀 잔잔하게 가자고. 어제 우리 너무 격렬했잖아?”

여기도 퍼졌다. 정말 빌어먹을 짐을 어디다 묻어야 할 것 같다.

진정, 진정. 진정해야 한다. 나는 의자다.

“후, 아마 오늘도 격렬할 거예요. 저기 서 있는 내 파트너가 멀쩡할지 잘 모르겠네요.”

“오우, 저기 서 있는 아름다운 투수도 만만치 않을걸?”

“사인 안 내요? 그 아름다운 투수가 목 빠지게 기다리는 거 같은데요?”

일단 코메리카 파크에 지금 한 명을 묻고, 다음 뉴욕 원정 때 한 명을 더 묻어야 한다. 바쁜 일정이군.

[김사범 선수의 타석입니다. 현지 방송 화면에 힛존이 나오고 있는데요, 하하, 온통 다 새빨간 색이네요.]

[굳이 약점을 찾아보자면 존 아래로 떨어지는 구질에 제일 약합니다만, 그건 모든 타자들이 마찬가지니까요. 심지어 그런 공조차 무리하지 않고 골라 나가는 게 김사범 선수입니다.]

따악!

[초구, 쳤습니다! 2-유간을 통과하는 공! 아닙니다! 시몬스 선수가 잡아서 1루에! 세잎!]

[와, 이걸 잡은 시몬스 선수도 대단하지만, 또 내야안타로 만든 김사범 선수도 대단합니다. 잘 치고, 잘 막았어요.]

후, 진정하자. 화풀이하듯 타석에서 아무거나 치면 안 돼. 자칫 잘못했으면 아웃카운트만 의미 없이 늘릴 뻔했어.

“나이스 플레이”

코치가 내민 주먹에 내 주먹을 맞부딪히고, 보호장구를 건네줬다.

‘그나저나, 그걸 잡네. 타구 속도도 꽤 빨랐던거 같은데.’

별다른 시프트도 걸려있지 않은 상태에서 2루를 스치고 지나가는 땅볼 타구를 잡아내다니.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수비다. 김사범 급이군.

‘그러면 보자, 이제 입 더러운 포수 양반을 괴롭혀줄 차례인가?’

투수를 바라보며 리드 폭을 넓힌다. 남들처럼 많은 거리를 확보할 필요는 없다. 무리하지 않아도 내게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가속력이 있으니까.

“세잎!”

넓지 않은 리드에도 견제구가 날아온다. 원하는 대로 좀 더 좁혀 주지 뭐. 아직 한계선까지는 조금 남았으니까.

초구, 포심 패스트볼이 존 상단을 가로지른다.

“볼.”

음, 높은 공을 타이트하게 잡는 심판이네.

2구, 다시 한 번 포심이 존을 향해 날아간다.

따악!

3루 측 페어라인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파울.

크으. 아깝다.

살살 다리를 푼다. 은근슬쩍 중심도 오른발에 더 실으면서 가만히 투수를 바라본다.

하나, 둘, 지금!

완벽한 타이밍은 필요 없다. 그저 약간의 틈만 있으면…….

“볼!”

“세잎!”

참 쉽죠? 이제 이 2루는 제 껍니다.

[김사범 선수, 2루로! 아! 도루 성공합니다!]

[참 신기해요. 리드 폭도 그렇고 도루 타이밍도 좋은 선수가 아닌데 도루를 참 잘하거든요? 아마 메이저리그의 다른 구단들도 골머리를 싸매고 있을 겁니다. 속된 말로 그냥 막 뛰는데 도루에 성공하니까요.]

[승부를 피하면 도루하고, 그렇다고 승부하면 홈런 치고. 투수 입장에서 생각하면 정말 까다로운 선수네요.]

[어쨌든 투수는 이제 더 이상 주자에게 신경을 쓰면 안 됩니다. 어차피 투아웃 상황이고, 타자만 잡아내면 돼요. 지금은 몰린 카운트부터 풀어 나가는 게 먼저입니다.]

투아웃 2루. 짧은 단타 하나면 충분히 홈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어진 미기의 타격은 도루를 감행한 내 고생을 완전히 쓸모없는 행위로 만들었다.

따악!

[미겔 카브레라, 슬라이더를 받아쳤습니다! 이 공은 어디로? 어디로! 우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홈런입니다!]

[아하하, 투수가 계속 주자에게 신경을 쓰니까 화가 났나요? 그래도 미겔 카브레라인데 무시하면 안 됩니다. 트라웃 이전 시대의, 마침 저기 1루에 서 있는 푸홀스 선수와 함께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타자였거든요?]

[하하, 시대를 이끌었던 타자, 미겔 카브레라 선수의 투런 홈런으로 경기는 2:0! 디트로이트가 1회부터 앞서 나갑니다!]

* * *

‘지금!’

[김사범 선수, 또 뛰네요!]

“세잎!”

[에인절스의 브래드 감독, 챌린지를 요청합니다. 하지만…….]

[중계 카메라로 보는 화면에선…… 세이프인 거 같죠? 이거라도 해야겠다라는 감독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8회 말, 김사범 선수는 4타석 모두 출루에 성공하며 4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 결과가 나왔군요. 세잎입니다. 원심이 유지됐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5개째 도루를 성공합니다.]

[에인절스가 맘먹고 승부를 피하고 있는데 일단 나가면 2루, 이번 타석에서는 3루까지 훔쳤어요. 아주 지긋지긋할 겁니다.]

[하하, 8회 말 원아웃 상황, 오늘 김사범 선수 덕분에 타점을 쓸어 담고 있는 미겔 카브레라 선수의 타석입니다.]

내 멘탈을 부수려던 애인절스의 포수는 아마 지금쯤 부서진 자기 멘탈을 수습하기 바쁠 거다.

그러길래 왜 가만있는 사람을 건드려.

따악!

약간 먹힌 느낌의 타구다. 3루 주루 코치도 연신 리터치를 외치고 있다.

[카브레라 선수! 쳤습니다!]

[약간 먹힌 타구네요.]

[뒤로 물러나있던 우익수가 앞으로 살짝 전진해서 잡아냅니다. 김사범 선수 태그업! 여유롭게 홈에 들어오는 김사범 선수!]

[대단합니다. 물론 홈으로 송구를 하긴 했습니다만…… 열의가 느껴지진 않았거든요? 김사범 선수를 잡기 힘들다는 걸 느낀 거 같아요.]

[김사범 선수의 득점으로 스코어는 5:3. 한 점 차 승부에서 달아나는 점수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디트로이트의 오늘 타점은 모두 카브레라 선수의 손으로 올린 게 되는군요.]

[디트로이트의 마무리 투수가 최근엔 그린 선수와 폴리 선수가 번갈아 나옵니다. 누가 나오든 점수 내기가 쉽지 않아요. 지난 몇 년간 이렇게 명확한 승리공식을 보여 주지 못했던 디트로이트가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좋아! 한 경기 더!”

“후아! 좋아! 케이시? 오늘 저녁도 쏘는 거지?”

“뭔 소리야?”

우리는 에인절스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경기 후. 디트로이트의 한 음식점.

“네, 거기서 우회전이요. 앞에 보면 큰 간판이 보일 거예요. 스테이크 파라다이스. 네, 네.”

나는 언제나 함께하던 녀석들을 버리고 새로운 만남을 가졌다.

따로 준비된 룸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건장한 체구의 동양인.

“안녕하세요, 사복 차림으로 보니까 뭔가 느낌이 다른데요?”

“오타니 선수도 마찬가지예요. 여기 앉으면 됩니다.”

어제 만나지 못했던 오타니 쇼헤이와의 저녁식사. 국가를 떠나서 비슷한 문화, 같은 인종을 만나는 건 오랜만이라 꽤 즐거운 자리가 될 것 같다.

“아, 김사범 선수. 우리 팀에 김사범 선수를 꼭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서요. 같이 왔는데. 괜찮으신가요?”

음? 누구지?

“아 예, 괜찮습니다.”

그때, 문을 열고 들어서는 한 남자가 보였다.

“화장실이 찾기 어려운데 있네. 오. 붐? 이렇게 불러도 되죠?”

열린 문 앞에는 세이버매트릭스 시대의 제왕. 마이크 트라웃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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