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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김사범, 날개를 펼치다(2)

잠충고의 회의실.

몇 명의 코칭스태프가 한 선수의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타격 폼으로 그런 타구가 나오죠?”

“힘을 모으는 구간이 하나도 없어요. 그냥 순전히 허리와 손목 힘으로 넘기는 겁니다.”

“몸쪽, 바깥쪽, 위, 아래.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은 모두 때려서 장타를 만들어 냅니다.”

“후우……. 정말 어렵네요, 역시 거르는 방향으로…….”

그때, 잠충고의 감독이 영상을 정지시킨다.

“잠깐, 멈춰 봐. 이때 투수가 누구지?”

“배지고의 성영환입니다. 왜 그러십니까?”

“흠, 저 투수 구속이 빠르지?”

“최고 150까지 나온 거로 알고 있습니다. 동영상에 나온 공은 147 정도네요.”

감독은 구속을 듣고 아쉽다는 듯 머리를 긁는다.

“아쉽군. 우리 투수 중 155 정도 던지는 투수가 없어.”

“……아시아권에서는 프로들도 나오기 힘든 구속이잖습니까.”

“그 정도 직구라면, 이 친구가 아주 무섭진 않을 텐데 말이야.”

“네?”

두 영상을 비교해 보여 주는 감독.

“조금이지만, 구속이 올라갈수록 반응이 빨라지고 있어. 당연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변화구든 직구든 강박적으로 끝까지 보던 녀석의 반응이 빨라진다는 건, 슬슬 녀석이 눈으로 보고 반응하지 못한다는 거야.”

“그 경계가 150 정도라는 말씀입니까?”

“아닐 수도 있고, 아무튼 유의미할 정도로 반응을 끌어내려면 150 중반은 던져야 하지 않을까? 그때야 변화구로 낚든, 수 싸움을 하든 할 수 있겠어. 하하. 어이가 없구만.”

“사실상 공략법이 없다는 뜻이군요.”

“그래, 일단 최대한 거르는 쪽으로 하지. 홈런으로 점수를 주는 것보단 그게 낫겠어.”

“네 알겠습니다. 전달하겠습니다.”

* * *

“베이스 온 볼스!”

3구를 던질 때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하아…….”

1루 코치가 괜히 크게 한숨을 쉬어보는 나에게 말한다.

“원아웃 주자 1, 2루에서 고의사구 받는 선수는 흔하지 않아. 아쉬워하지만 말고 자부심을 느껴.”

안녕하세요. 제가 코리안 베이브 루스입니다.

“나중에 늙어서 자랑거리 하나는 생겼네요.”

“그래, 이제 집중하자.”

이럴 줄 알았으면 힘을 좀 숨길 걸 그랬다. ‘4번 타자가 힘을 숨김’ 이런 느낌으로.

‘스윙도 거의 완성되어 가는데 실전에서는 써먹지 못하는군. 이러다 나중엔 배트 말고 빗자루를 들고 나가도 1루에 내보내겠어.’

딱!

잡생각도 잠시, 그라운드에 울려 퍼지는 타구음에 2루로 달리기 시작한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했다. 오늘 아주 좋은 경기였다. 모두 이렇게만 할 수 있도록.”

“네!”

황금사자기 8강 [VS 잠충고]

4타석 4볼넷 3득점.

온몸에 힘을 뺀다. 나는 의자와 하나다. 몰아일체, 아니 물아일체인가. 아쉬움을 뒤로한다. 나는 의자니까 배트를 휘두르지 못해도 아쉽지 않다. 홈런은 의자에게 필요 없다.

“뭐하냐?”

“의자에게 말 걸지 마라, 어차피 대답 못 한다.”

“넌 가만 보면 정말 X신 같아.”

“의자에게 말 거는 너도.”

정신집중을 방해하는 악당인 신민수를 물리치고, 다시 의자가 된다. 심호흡……. 난 의자…….

“그 전에는 재수 없고 꼴 보기 싫었는데. 요즘은 좀 이상해.”

“그러게, 이제는 재수 없다기보단……. 그냥 같은 인간인가 싶다. 여러 의미로.”

“사람이 욕구불만에 빠지면 저렇게 되는구나. 나는 적당히 잘해서 다행이다.”

“욕구불만에 빠질 정도로 잘하는 게 좋은 거 아냐? 이렇게 가다간 쟤랑 우리랑 계약금 차이가 얼마나 날지 상상도 못 하겠다.”

“어차피 다른 세상이야. 신경 꺼. 잠이나 자자.”

나는, 욕구불만에 빠진 의자다.

[쳤습니다! 3-유간을 꿰뚫는…… 아! 잡았습니다! 공은 2루에! 아웃! 다시 1루! 아웃! 깔끔한 6-4-3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 하는 한공고!]

[여기서 볼이 내야를 넘어가면 1아웃 주자 1, 2루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자가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정말 환상적인 수비였습니다.]

[안 위원께서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물론 2루에서 선수 생활을 하셨지만, 같은 내야수로 보기에요.]

[아주 과감합니다. 보세요, 백핸드로 잡자마자 따로 스텝을 안 밟고 바로 2루로 던집니다. 사실 이게 지도자에 따라 다르긴 한데, 잘 하지 말라고 하는 플레이예요.]

[왜 그렇죠?]

[실책을 범하게 되면 1점을 줄 걸 2점을 주잖습니까? 위험한 플레이를 할 바엔 1점을 그냥 주자는 거죠.]

[허허, 어떻게 보면 도전적인 수비가 나올 수 없겠군요?]

[그렇죠, 하지만 이런 멋진 플레이는 도전해야 나오는 겁니다. 이번 수비는 1점이 문제가 아니라 추격하는 흐름을 끊는 아주 멋진 수비였어요.]

[네, 알겠습니다. 현재 스코어는 2-0, 한공고의 리드입니다. 광고 후에 오겠습니다.]

“아웃!”

글러브를 들어 올리자 2루심이 아웃을 선언한다.

“그걸 잡냐! 괴물새끼!”

“우아아아악! 준결승이다!”

몇몇 애들은 놀라고, 몇몇 애들은 신나 한다. 슈퍼 플레이로 텍사스성 안타를 걷어낸 나는…… 의자다.

황금사자기 4강 [VS 경부고]

4타석 1타수 0안타 3볼넷.

그날 저녁, 한공고 감독실.

“요즘 사범이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는 거 같습니다.”

“당연한 일이지. 2경기, 모든 타석에서 고의사구와 볼넷으로 걸어 나갔으니.”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니 크게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본인이 스트레스가 심한 것 같습니다.”

“맞아. 오늘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는 이성을 잃었더군.”

말을 하는 감독의 눈에 안타까움이 서려 있다.

“존에서 한참 벗어나는 직구에 휘둘렀습니다. 억지로 맞춘 거죠. 선구안이 그만큼 좋은 녀석이…….”

“너무 압도적인 타자라 리그 자체에서 거부하는 느낌마저 듭니다.”

“그렇진 않을걸세, 다시 후반기 주말리그가 시작되면 이런 노골적인 고의사구는 줄어들 거야.”

“문제는 결승, 더 큰 문제는 사범이의 멘탈이야.”

“잘 관리하겠습니다. 반드시 그래야죠.”

다음 날.

“……그래서 너에게 말하는 거다. 태연아. 네가 그나마 팀에서 제일 친하지?”

“네, 뭐 그렇죠.”

“요즘 사범이는…….”

“근데 코치님, 괜찮아요. 걔.”

“응?”

갑자기 확신하듯 내뱉는 김태연의 말에 코치는 당황한다.

“결승 상대, 제주공고죠?”

“그래, 제주공고와 붙게 됐다.”

“그 소식 듣자마자 부활했어요.”

“흠흠…….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데?”

“직접 가서 보세요.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 * *

후웅!

‘너는!’

후웅!

‘설마!’

훙!

‘날 피하지는 않겠지!’

이건 믿음이다. 지난 생에서 언제나 당당했던 녀석, 그 녀석을 마음 한구석에서 동경했던 나에 대한 믿음.

후욱…… 훅…….

연습경기 때는 너무 갑작스러워 잘 몰랐지만, 이제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짜릿하다. 녀석과 비교되는 것도, 대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의식하는 것도…….’

녀석의 직구는 전성기 수준까지 성장했을까?

녀석의 커터는? 더 날카로워졌나?

메이저에서 팔 각도를 조금 낮추면서 제구가 잡혔는데, 그걸 말해 줘야 하나?

설렌다.

소풍 가기 전날 초등학생처럼.

“……이상이 제주공고의 분석자료다. 질문?”

조심스럽게 올라가는 손.

“그래, 말해라.”

“그럼 저 투수를 상대할 방법은……. 그저 기다리는 방법밖엔 없는 겁니까?”

“맞다. 기다려야 한다. 수술과 재활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투수여서 그런지, 공 개수가 많아질수록 급격하게 구위와 제구가 떨어진다.”

“그러니 섣부르게 배트를 내지 말고, 최대한 오래 봐라. 그게 승부의 열쇠가 될 거다.”

경기 당일.

김태연이 부산스럽게 다가온다.

“야, 저기 봐봐 김사범.”

훙!

“뭔데?”

훙!

“아 스윙 좀 그만하고! 저기 외국인들 보이냐?”

“후우, 보이지. 눈이 있는데.”

“딱 봐도 느껴지지 않냐?”

“뭐가?”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다.”

아, 그러고 보니 슬슬 김병헌한테 접근하겠구나.

“그러게, 많이 왔네, 우와!”

“그치? 이번 경기에서 잘해야 할 텐데, 아 좀 떨린다. 처음이야, 이런 거.”

“그러게, 잘해라. 됐지? 나 연습한다.”

“아, 끝까지 재수 없는 새끼.”

곧 공감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는 녀석.

‘중요한 순간이라, 나중에 상대해 주마.’

그렇게 얼마나 스윙을 했을까.

“김사범! 그만!”

감독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만, 거기까지 해라.”

“예.”

“뒤에 가서 더 할 생각하지 말고.”

“……네.”

“지금 그 마음, 시합에서 풀자. 반드시 너랑 승부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 주마.”

“네, 알겠습니다.”

음, 뭔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좋은 게 좋은 거지 뭐.’

땀에 젖은 언더셔츠를 갈아입고 화장실에 가던 중, 김병헌을 만났다.

운명의 만남, 라이벌의 신경전, 뭐 이런 건가.

“쫄았냐?”

“뭐가”

“땀을 뻘뻘 흘리길래, 쫄았나 해서.”

“홈런.”

“뭐?”

잠시 뜸을 들이고.

“난 한번 홈런 친 투수한텐 안 쫄아.”

셋, 둘, 하나.

“아…… X발!”

터졌죠? 스플리터예요.

“쫄지 말고, 잘해라 투수.”

굳이 목표하진 않았지만, 경기 전 상대 투수 멘탈을 부숴 놓는 데 성공했다.

흐흐흥~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근데 홈팀 화장실은 이쪽으로 올 필요가 없을 텐데?’

귀여운 자식.

* * *

제주공고 라커룸.

“한 방 먹었다며?”

“뭐가? 누가 그래?”

“한 명밖에 더 있냐?”

순식간에 범인을 바라보는 김병헌의 눈.

“아, 장철우! 그새 퍼트렸냐?”

“낄낄낄. 아 진짜 웃겨서 뒤지는 줄 알았다, 이 살인마야.”

“너 대가리에 야구공 꽂히고 싶냐 오늘?”

“내가 공 받는 거 하나 잘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아…… 빡쳐!!”

그때, 문이 열리며 제주공고 감독 김철환이 들어온다.

“오늘 선발투수 그만 놀려라. 모자란 투수긴 해도 해도 포수가 지켜줘야지. 네가 웃는 소리 복도까지 다 들리더라.”

“아니 근데 진짜 웃겼다니까요! 감독님,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그만, 나 말 좀 하자. 경기 전이야 자식아!”

“넵! 알겠습니다!”

둘의 만담에 라커룸 안 선수들이 모두 낄낄거린다.

“어제 나눠 준 자료는 다 봤지? 타자들이야 뭐, 알아서 잘할 거고. 김병헌?”

“예”

“김사범은 뭐다?”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못 하는 김병헌.

“……니다”

“뭐라고?”

“거릅니다.”

“그래, 거르자 제발!”

불만이 가득한 얼굴.

“그 한 명만 거르면 네 공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은 없어. 맞는다 해도 단타라고. 여기까지 왔는데 우승하고 싶지 않냐?”

“……네.”

“미덥지 않네. 그래 뭐 이건 이거고, 나머지는 다 이해했지?”

“넵!”

“그래, 나가자. 슬슬 연습 시작해야겠다.”

* * *

“역시, 메이슨. 킴을 노리고 있네?”

“뭐야? 이 바닥이 이 정도 매너도 없는 바닥이었나?”

메이슨은 기척 없이 다가와 자신의 메시지를 읽은 앨버슨에게 화를 낸다.

“어차피 다들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이제부턴 금액 싸움인데, 그때부턴…….”

붉어지는 메이슨의 얼굴

“입 닥쳐, 도둑질만 할 줄 아는 벌레 같은 새끼야.”

“오, 참신하네. 벌레는 처음이었어. 아무튼, 나중에 보자고 친구.”

능글맞게 대꾸하며 사라지는 앨버슨을 바라보던 메이슨은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슬슬 시작해도 될 거 같은데? 떡밥을 좀 세게 쳤더니 벌써 문 모양이야.”

목동구장, 포수 뒤편.

“오늘은 병헌 킴 위주로 보실 거죠?”

“아니, 아니. 물론 그에 대한 자료도 준비해, 대신 한 명 더 준비해야겠어.”

“앨버슨, 지금 와서 한 명 더요?”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는 한공고의 선수 중 한 명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앨버슨.

“그래, 일단 영상부터 확보하자고. 한공고의 4번, 저 녀석을 잘 찍어 놔.”

“갑자기 왜요?”

“저번에 이야기한 거 있지?”

“낚시꾼이요?”

“그래, 좋은 낚시꾼이 월척을 낚으려고 준비하고 있더라고.”

“저 선수가 월척이다?”

“그래, 어차피 우리 리포트에도 있던 선수잖아? 겸사겸사하자고.”

“좋아요. 지금 준비할게요.”

원래라면 다저스의 스카우터인 앨버슨의 강력한 추천에 의해 다저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김병헌.

하지만 지금, 김사범의 도약으로 미래가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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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스탯 999 4번타자 - 힘 스탯 999 4번타자-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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