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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김사범, 2021 포스트 시즌(우리의 전략은...)(4)

경기를 할 때, 정보란 꽤 중요한 요소다.

투수가 자주 던지는 구종, 주 무기, 어떤 공을 던질 때 밟는 투구판의 위치, 시프트에 따라 변하는 볼 배합 등.

여타 스포츠와 달리 그 모든 걸 관찰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중요한 게 바로 정보다.

이 말은,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가진 정보를 교란시키고 우리가 가진 정보를 잘 이용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바로 지금처럼.

“오늘 좋은데?”

“전 항상 좋죠. 골드 글러브 후보를 뒤에 두 명이나 두고 수비하는데.”

미기와 버로우즈의 대화가 들린다.

작년 시즌까지 선발로 뛰던 버로우즈는, 어쩌면 지금 상황이 너무나 신날 수도 있다. 난생처음 서 보는 포스트 시즌의 마운드에서 별 긴장을 하지 않을 정도로.

[뷰 버로우즈 선수가 1, 2회를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패스트볼 구속이 97마일까지 나왔어요.]

[작년 시즌 선발로 풀시즌을 소화했을 때도 구위가 좋았죠? 올해 불펜에서 롱릴리버로 보직을 전환하면서 구위가 더 상승했습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론 가든하이어 감독은 최대 3이닝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런 기세라면 좀 더 기회를 줘도 상관 없을 것 같아요. 양키스 타자들이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우우우우우우!

세계 최고의 인기 구단에서 뛰는 기분은 어떨까?

그 구단이 거의 매년 우승에 도전하는 강팀이고, 팬들이 항상 우승을 입에 올린다면?

신나고 즐거운 일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선수 개인에게는 꽤 압박감이 가해질 수도 있다. 바로 지금처럼.

- 그딴 경기를 보여 줄 거면 야구 하지 마!

- 그러고도 너희들이 그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아? 당장 구단에 항의전화를 넣을 거다, 이 자식들아!

3회 초, 0-0의 스코어에서도 비난을 받는다.

단지 상대 팀의 수작질 때문에 잠시 감을 못 잡은 것뿐인데.

“붐, 이번 이닝 마지막 타자지?”

“뭔 소리야? 마지막 타자라니? 나한테 제일 안 어울리는 말 아냐?”

이삭이 진지하게 묻길래 나도 진지하게 답해 주려고 했는데…… 척수반사로 거만함이 나와 버렸다.

“개소리는, 아무튼, 이번에 나가면 무조건 3루까지 뛰어. 내가 최대한 버텨 볼 테니까.”

“쓰리번트라도 하게?”

“아니. 안타 칠 거야.”

얘는 갑자기 웬 자신감이야?

“뭐 있어?”

“어쩌면.”

“털어놔 봐, 빨리.”

“어차피 넌 못 쓰잖아. 내가 확인해 보고 다음 이닝에 말해 줄게.”

이 정도로 말하는거 보면 뭔가 있긴 한데…….

이삭이 발견한 걸 나라고 발견 못 할 리 없지.

관찰해 보자.

“스트라이크! 아웃!”

[루이스 세베리노 선수가 파커 메도우즈 선수를 공 6개 만에 삼진으로 잡아냈습니다.]

[마지막 공은 체인지업이었는데…… 와, 정말 존 아래로 얄밉게 떨어지는 공입니다. 이제 써드피치라고 할 수도 없겠어요.]

[이번 시즌의 루이스 세베리노 선수는 그야말로 완전체죠. 부족했던 이닝 소화력도 경기당 6.4이닝으로 늘어났고, 그러면서도 경기당 평균 투구 수도 2020년 106개에서 102개로 낮췄습니다.]

음…… 따로 보이는 건 없는데…….

어쨌든, 나는 이제 대기타석으로 나가야 한다.

“이삭.”

“왜?”

“말해 주면 폴리를 반으로 접어 줄게.”

요즘들어 이삭의 집에서 살다시피 하는 폴리를 응징해 주겠다는 제안. 이삭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게 보였다.

“음…… 슬라이더. 슬라이더를 던지기 전에 팔꿈치를 봐봐. 준비할 때.”

음?

경기 전에 봤던 영상에서는 별다르게 바뀐 점을 찾지 못했는데.

어쩌면 갑작스레 포스트시즌에서 나온 버릇일 수도 있다.

[타석에 9번 타자 대즈 카메론 선수가 들어섰습니다. 오늘 기록은 1타수 무안타.]

“스트라이크!”

초구는 패스트볼. 별다른 건 없었다.

내가 수없이 돌려 본 영상과 한 치의 차이도 없이 던지는 세베리노.

“볼!”

두 번째 공은 체인지업. 대즈가 잘 참았다.

“스트라이크!”

다시 패스트볼. 역시 별다른 차이는 없고…….

“스트라이크! 아웃!”

어?

어어?

찾았다.

확실히 보였다.

대기타석에서 장갑을 고쳐 끼며, 이삭에게 눈빛으로 뭔가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끄덕.

그리고 세베리노의 초구.

“볼!”

존에서 아주 먼 패스트볼이 들어왔다.

‘아. 얘네들 나 상대 안 해 주지.’

좋은 정보가 있어도 결국 상대를 안 해 주면…… 못 먹는다.

* * *

“베이스 온 볼스!”

[아, 오늘 경기에서도 1번, 2번으로 나선 두 선수가 나란히 볼넷을 얻어 냈습니다.]

[마지막 공이 꽤 날카롭게 빠져나가는 슬라이더였는데, 이삭 페레데스 선수가 배트를 내지 않았죠?]

[2스트라이크 1볼에 몰린 카운트에서 계속해서 공을 커트해 내며 차분히 골랐습니다. 중간에 한번 배트가 부러지기도 했죠.]

[다음 타자는 이번 시리즈 MVP가 거의 확정적인 미구엘 카브레라 선수입니다.]

[2경기에서 2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팀이 올린 타점의 거의 2/3 이상을 책임졌어요. 그야말로 베테랑의 관록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타석에 들어서는 미구엘 카브레라! 2아웃 상황이기 때문에 짧은 안타 하나로도 2루 주자인 김사범 선수가 충분히 홈을 노릴 수 있습니다.]

‘초구는 패스트볼. 몸쪽으로.’

앤서니 시글러의 오른손이 현란하게 움직였다.

주자 2루에 있기 때문에 복잡해진 패턴, 마운드의 루이스 세베리노가 고개를 끄덕였다.

퍼엉!

“스트라이크!”

앤서니는 루이스의 공에서 어떤 ‘감’을 느꼈다. 비록 투아웃 주자 1, 2루의 위기상황이지만, 절대 점수를 주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

“헤이, 너무 열 내는 거 아냐? 난 늙어서 저런 공 못 쳐. 좀 더 쉬운 걸로 부탁해.”

공을 받는 순간, 앤서니는 타석에서 타격자세를 준비하는 미구엘 카브레라라는 타자가 더 이상 무섭지 않았다.

“그럼 가운데로 줄게요. 대신 구종은 비밀인 걸로.”

“오, 정말인가? 그럼 좋지.”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믿지 않는 의미 없는 말.

앤서니의 손이 다시 한 번 바쁘게 움직였다.

‘슬라이더, 존에서 바깥쪽으로 한 개쯤 빠지게.’

집중력이 최고조로 오르면서 투구자세를 준비하는 루이스에게 살짝 이질감이 들긴 했지만, 곧 닥쳐올 어마어마한 무브먼트의 슬라이더를 받을 준비를 하느라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후우웅!

“스트라이크! 투!”

“나이스 볼!”

앤서니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외침.

어린 포수의 파이팅에 루이스의 입매가 살짝 움직였다.

“가운데라며? 날 속이다니.”

“속는 쪽이 이상한 거죠.”

“하하하, 애송이에게 당했군. 내가 어릴 땐 베테랑들의 말을 꽤 잘 들었는데 말이야.”

앤서니는 카브레라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다음 공으로 어떤 공을 던질지 고민했다.

‘하이 패스트볼? 저번 타석 때 써먹었지. 체인지업? 슬라이더? 어차피 볼카운트가 앞서 있으니까 셋업을 위해 하나 더 던져 볼까?’

구종에 대해 고민하며 슬쩍 카브레라의 스탠스를 보자, 오른쪽 어깨가 확연하게 낮아진 게 보였다.

‘체인지업을 노리고 있네. 그렇다면…….’

‘잠깐, 이것도 어쩌면?’

체인지업 사인을 내던 와중, 슬쩍 보이는 카브레라의 얼굴에 미소가 걸린 것을 봤다.

‘슬라이더. 2구와 같은 코스로. 대신 존에 걸치게.’

앤서니가 메이저리그에 처음 와서 제일 놀랐던 건, 베테라이라 불리는 타자들이 거짓 정보를 흘려 자신이 원하는 공을 부르는 걸 목격했을 때다.

스탠스를 슬쩍 오픈으로 바꾸고 몸쪽 공을 노리는 듯한 타자가 갑자기 레그킥을 하며 바깥쪽 공을 때렸을 때, 그때의 놀라움이란.

카브레라는 여기서 10년이 넘는 시간을 버틴 베테랑이고. 자신과 같은 ‘거의 루키’를 놀리는 법을 잘 알고 있을 거다.

‘두 번 당하진 않아.’

방금 전보다 더 집중력이 올라갔는지. 루이스의 투구 준비동작이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명확하게 보였다.

움찔.

‘어?’

글러브에 손을 넣기 전, 바깥쪽으로 살짝 돌아가는 루이스의 팔꿈치. 저번 등판까지는 없었던 동작이다.

‘안 돼!’

또다시 감이 왔다.

지금 루이스가 던지는 공을 이 빌어먹을 디트로이트 타자들이 알고 있을 것 같다는 예감.

그리고 나쁜 예감은 보통…….

따아아악!

[미구엘 카브레라 선수! 루이스 세베리노 선수의 슬라이더를 받아쳤습니다! 높은 타구! 이 공이!!]

* * *

경기 후.

오늘의 주인공인 미기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과 간단한 샤워를 마치고 양복을 입고 있는 내게 누군가 찾아왔다.

“붐? 반갑습니다.”

“어…… 어…….”

“하하하, 이렇게 보니 정말 어린 티가 나네요.”

우리 회사, 아니. 짐의 회사 사장님인 제이지.

“어후, 반갑습니다. 사범 킴입니다.”

“알죠. 양키스를 조각내 버린 선수를 모를 리가.”

오랜만에 눈높이가 맞는 상대와 대화를 한다.

사회적 눈높이 이런 게 아닌, 정말 물리적인 눈높이가 맞는 상대.

“아하하, 그 선수를 찾고 있는 거라면 저기 미기를 찾아가셔야겠는데요.”

“노. 결승타점은 미기가 올린 게 맞지만 그 전에 양키스를 무너트린 건 붐이죠.”

“하하하, 고맙습니다. 음…… 아쉽지만 이제 뉴욕을 떠야 해서…….”

“으하하하! 빨리 뜨는 게 좋을 거예요. 여기 사람들이 얌전해 보여도 굉장히 거친 사람들이니까. 나중에 또 보죠. 우린 같은 회사에 소속되어 있으니까.”

“아 네, 그럼.”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듯,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나가는 제이지의 뒷모습을 보자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

“저기, 제이지.”

“음?”

“그…….”

“하고 싶은 말 있어요? 에이전트 수수료를 깎아 달라는 말 빼고는 다 괜찮아요. 으하하하!”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하나…….

“그…… 악수 한 번만 하시죠. 힙합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왜. 멋있잖아. 미국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없는 셀럽인데.

갈 때 가더라도 힙합악수 한 번은 괜찮잖아?

“하하하하하! 오늘 붐 덕분에 많이 웃는군요. 물론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열 받는 상대긴 했지만.”

그렇게 그는 쿨하게 나와 힙합악수를 하고 돌아갔다.

디트로이트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

나는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돌려보고 있었다.

[김사범 선수가 홈으로 들어왔습니다! 미구엘 카브레라 선수의 2타점 2루타! 디트로이트가 3차전에서도 앞서 나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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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부터 등판한 시미즈 루이 선수! 정교한 제구력으로 양키스 타자들을 그야말로 농락하고 있습니다.]

[과장을 조금 더해서 한 타석에서 단 하나도 같은 공이 없어요. 일본 투수 특유의 칼날 같은 제구력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뛰어난 구위를 가졌지만 구종이 단순한 버로우즈 선수 뒤에 나와서 현란한 변화구로 범타를 유도하니까 양키스 타자들이 견뎌 내질 못하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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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브리튼 선수, 불만스런 얼굴로 사인을 거부합니다. 무슨 일이죠?]

[글쎄요……. 포수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이뤄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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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범 선수! 잭 브리튼 선수의 싱커를 받아쳤습니다! 이번 포스트시즌 첫 홈런! 그리고 이 홈런으로 점수 차는 4점!]

[치명적이네요. 7회 초, 경기가 후반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2점 차와 4점 차의 차이가 굉장히 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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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저지! 마침내 터졌습니다! 디비전 시리즈 첫 홈런! 8회 말, 양키스가 경기를 3점 차이로 좁혀 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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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말, 마운드에는 제이슨 폴리 선수가 있습니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1.06인 제이슨 폴리 선수입니다. 집중하지 않으면 그대로 경기가 끝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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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리그 디비전 시리즈를 3연승으로 마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최근 기세대로라면 월드시리즈 반지가 먼 이야기가 아니겠군요!]

[맞습니다. 투타 간의 조화도 훌륭하고, 우려했던 젊은 선수들도 제몫을 해 주고 있어요. 강팀입니다. 정말 강해요.]

“뭘 그렇게 열심히 보고 있어?”

“아, 미기. 오늘 경기요. 가끔 이렇게 보면 뭔가 놓친 걸 발견할 때도 있거든요.”

“그냥 기분이 좋아서 아니고?”

“그것도 조금?”

“하하하. 오늘은 이 기분을 만끽하자고. 그 양키스를 부숴 버린 날이니까.”

“당연하죠.”

[이번 경기, 결승 타점을 올린 기분이 어떻습니까? 미기?]

[아주 좋아요. 이 타점이 팀플레이에서 나온 결과라는 게 아주 만족스러워요.]

[팀플레이요?]

[붐이 확인하고, 이삭이 전하고. 제가 터트렸죠. 물론 내 역할이 제일 크긴 했지만.]

[결승타를 치기 전, 뭔가를 발견하신 건가요?]

[아주 작은 움직임이었죠. 엄청나게 큰 정보이기도 했고. 아무튼 우린 그걸…….]

내 목표는 10연승이다.

포스트시즌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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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스탯 999 4번타자 - 힘 스탯 999 4번타자-1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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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스탯 999 4번타자 - 힘 스탯 999 4번타자-1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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