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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화 김사범, 2021시즌(올드스쿨)(4)

팀의 케미스트리는 무엇일까?

팀의 구성원 서로가 친한 것?

같은 목표를 두고 자신의 위치에서 잘하는 것?

그저, 단순히 필요 없는 것?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러 사람들의 의견에는 항상 반론이 존재한다.

서로가 친한 건 파벌이 형성될 요소가 있고.

자신의 위치에서 잘하더라도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선수 역시 존재한다.

필요없다 하기에는 분위기가 좋은 팀과 아닌 팀은 몇몇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선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부분이긴 하다.

각 구단의 선수 구성을 담당하는 단장들이 그걸 신경 썼다면 이기적이고 성격이 더럽다고 소문난 배리 본즈나 래지 잭슨은 그런 성적을 남기지 못했을 테니까.

하지만 적어도 내 생각엔 팀의 케미스트리는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위해 플레이를 한다는 마음이 때로는 큰 차이를 만들어 내기도 하니까.

바로 지금 덕아웃의 분위기처럼.

“케이시가 좀 지친 것 같지?”

“아마도? 양키스 놈들이 만만한 녀석들도 아니고. 계속 주자가 나가잖아. 힘들겠지.”

케이시는 이번 시즌 유독 에이스급 선수들과 상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시리즈에선 다행히 세베리노와 붙지는 않았지만, 김병헌이라는 에이스급 포텐셜을 가진 선수와 매치업이 이뤄졌고.

그리고 보통 이런 경기에서는 ‘미친’ 선수가 아닌 이상 타선이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평소보다 조용한 덕아웃, 이삭이 가져다준 물과 닉이 직접 종류별로 가져다준 해바라기씨를 먹으며 슬쩍 케이시가 있는 쪽을 봤다.

언제나와 같이 집중력을 끌어올리려 큰 타월을 뒤집어쓰고 있는 녀석.

‘힘들긴 하겠지. 근데 어쩌냐. 이제부터 네가 걸어갈 길인데.’

빠른 시일 내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라는 팀의 선발 로테이션 중 제일 앞자리는 저 녀석의 차지가 될 거다. 지금의 능력도 그렇고, 내가 본 미래에서도 그렇고. 결국, 자기가 이런 부담을 이겨 내며 성장해 가야 한다.

따악!

[페이스 달턴 선수, 김병헌 선수의 커터를 받아쳤습니다! 살짝 먹힌 이 공이…….]

타구음이 들리고, 반사적으로 바라본 그라운드에선 양키스의 중견수, 우익수, 2루수가 한곳에 모이고 있었다.

[떨어졌습니다! 행운의 안타로 1루를 밟는 페이스 선수!]

[이건 어쩔 수 없는 타구였어요. 김병헌 선수가 흔들리지 말아야 할 텐데요.]

[포수라는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20개가 넘는 홈런을 쳐낸, 힘이 강한 타자지 않습니까?]

[그렇죠. 그러니 배트 끝에 애매하게 맞은 타구가 저렇게 행운의 안타가 된 겁니다.]

“좋아!”

“하나 더 가자!”

“슬슬 힘이 빠질 때지. 공을 좀 더 오래 봐야겠어.”

오늘 경기에선 6번으로 나섰지만, 가끔 클린업에도 들어가는 타자가 배트가 밀려 겨우겨우 행운의 안타로 1루에 출루했음에도 덕아웃의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왜냐고?

모두 알고 있으니까. 이렇게 분위기를 하나씩 쌓아올려 가면 결국 그게 오늘 호투하고 있는 선발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준다는 것을.

득점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을 때와 언제라도 지원을 받을 수 있을 때, 어떤 경우가 투수에게 힘이 되는지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7번 키브라이언 헤이스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이 선수도 조심해야 해요. 펀치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발이 빠르지도 않지만, 수비력과 더불어 공을 맞히는 능력 하나로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은 선수거든요?]

[시즌 타율도 2할 9푼대로 꽤 괜찮은 성적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헤이스가 결연한 표정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스트라이크!”

역시, 행운의 안타 한 개로는 저 녀석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다혈질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꽤 단단한 멘탈을 가지고 있으니까.

[아, 공격적인 투구로 초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는 김병헌 선수입니다.]

[워낙 구위가 좋기 때문에 특출한 제구 없이 스트라이크 존 주변에 던지면 칠 수 있는 타자가 별로 없습니다.]

우리 팀의 버로우즈가 서너 단계쯤 성장하면 저런 모습일까?

“볼!”

2구는 볼.

볼을 던졌다기보단 존의 경계선에 투구를 하다 보니 빠졌을 거다. 카운트 초반에 유인구를 던지기엔…… 미안한 말이지만 헤이스는 별로 위협적인 타자가 아니니까.

‘카운트는 1-1, 내가 헤이스라면…….’

따악!

역시.

몸쪽 아래로 향하는 투심을 약한 레그킥 후 오픈 스탠스로 변화시키며 걷어 냈다.

이게 메이저리그다. 매 시즌 두자릿수의 홈런을 뻥뻥 날려대는 선수가 아니더라도 이곳에서 2할 후반대의 타율을 꾸준히 매 시즌 유지한다는 건, 적어도 노리고 있는 공은 배트에 맞출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아, 연속 안타를 맞고 마는 김병헌 선수!]

[헤이스 선수가 노리고 있던 코스인 거 같네요. 어려운 코스라 큰 타구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습니다만 무사 1,2루는 팀 입장에서 추가점을 올릴 절호의 찬스입니다.]

[대즈 카메론 선수가 연신 방망이를 휘두르며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무사 1,2루. 론은 이 타이밍에 승부수를 걸었다.

[아, 카메론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번트 자세를 취합니다.]

[시청자분들이 오해하시는 것들 중 하나가 메이저리그에서는 번트를 잘 시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만, 보시다시피 꽤 자주 이용되는 공격 방식입니다. 다만, 일본이나 우리나라처럼 정형화된 상황에서 무조건 번트를 대지 않는 것뿐이죠.]

[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보통 번트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득점 기대값을 주로 이야기합니다. 말 그대로 어떤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득점을 수치화시켜 놓은 건데요, 희생번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 득점 기대값을 하락시킵니다.]

[아, 간단하게 생각해 보면 훨씬 유리한 거 같은데 그게 아니군요?]

[다만, 득점 성공률을 놓고 본다면 분명하게 이득을 얻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구위가 좋은 선수들을 상대할 때 번트 작전이 나오는 거겠죠? 일반적인 투수를 상대할 땐 타자가 공을 쳐서 점수를 얻을 확률이 높지만, 에이스급 선수들에게는 그 확률이 굉장히 많이 떨어지니까요.]

[그렇다면 왜 한국과 일본에서는 번트 시도가 많은 건가요?]

[그러게요. 허허, 제 생각엔 투수의 차이만큼 타자들의 실력 차이도 크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이건 리그 특성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는 없네요.]

탁!

적당한 속도로 굴러간 공을 1루수가 잡아 백업을 온 2루수에게 던졌다.

“아웃!”

[한 가지 의문인 건 양키스 벤치에서 100퍼센트 수비를 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이건 투수를 믿는다는 액션으로 받아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번트 상황에서 1루 말고 3루로 던져 주자를 잡아내는 수비를 말씀하시는 거죠?]

[네, 맞습니다. 2루 주자가 빠르지 않은 페이스 선수이기 때문에 무조건 100퍼센트 수비를 할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남은 아웃 카운트는 2개, 이제 득점 루트가 다양해졌다.

타석엔 파커 메도우즈.

그의 얼굴에 올라온 턱 근육이 지금 어떤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딱!

초구부터 배트를 휘두른 메도우즈, 노림수가 있었나?

약간 먹힌 채로 외야로 향하는 타구.

‘얕다, 나라면 몰라도…… 페이스는…….’

“아웃!”

[페이스 선수가 태그업 이후 맹렬하게 홈을 향해 돌진합니다!]

[무리수예요. 플로리얼 선수는 어깨가 괜찮은 선수거든요.]

“흡!!”

내야까지 울리는 기합성과 함께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오는 공.

‘역시…… 늦었어.’

페이스가 홈플레이트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미 양키스의 포수는 공을 받는데 성공했다.

[아, 앤서니 시글러 선수, 저렇게 길목을 막고 있으면 안 됩니다. 크게 다칠 수 있어요!]

문제는 공을 받은 뒤 블로킹을 위해 자리잡은 곳이 홈플레이트를 막는 위치였다는 거다.

그리고…….

“으아악!!”

“으윽!!”

“아웃!”

두 선수가 나동그라지고, 페이스에겐 아웃이 선언됐다.

그리고 아웃이 선언되자마자 순식간에 홈플레이트로 향한 두 팀의 팀 닥터.

어제와 같은 상황이 다시 한 번 일어나는 것을 걱정한 두 팀의 감독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를 향해 다가갔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쉴 새 없이 오가는 고성.

[지금 상황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이건 아웃이 맞습니다. 이미 포수가 공을 잡은 상태에서 홈 플레이트를 가로막은 거거든요? 물론, 시글러 선수가 좀 더 뒤쪽에서 공을 잡아 태그를 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이 상황에서는 페이스 선수가 피하거나 속도를 늦추는 게 맞아요.]

[아, 홈 충돌 방지 규정에 어긋난 게 아닌가요?]

[공을 잡지 않은 상태로 저 위치에 있었다면 이건 규정에 어긋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공을 잡고도 한참 뒤에 페이스 선수가 온 거잖아요? 이건 아니죠.]

“저 새끼들이! 저렇게 앞에서 잡을 필요는 없었잖아?”

“페이스가 바닥에 누워 있어. 근데 지금 우리가 참아야 해?”

“저놈들의 얼굴을 뭉개 버리겠어!”

다들 그라운드로 뛰어 나갈 준비를 마쳤을 때, 타격 코치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그만! 감독님이 이미 나가셨다. 나중에 기회가 있을 테니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 팀 동료를 아끼는 건 너희뿐만이 아냐.”

하지만 우린 쉽게 자리에 앉지 못했고,

속은 점점 부글대며 끓기 시작했다.

2:0, 공수 교대.

결국 득점은 인정되지 못했다.

* * *

5회 말이 끝났을 때, 우리 팀 내야수의 유니폼은 모두 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좋아! 이번엔 진짜로 해보자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에게 들려온 미기의 외침.

평소에 이런 일은 젊은 선수들 몫이라며 한 발자국 뒤로 빠져 있던 미기가 소리 지를 만큼 우리의 전투력은 끝을 모르고 올라가 있었다.

그게 야구에서의 전투력이 아닌 진짜 전투력일 수도 있어서 문제지만.

[김병헌 선수, 6회 초 두 타자를 상대하면서 15개의 공을 던졌습니다.]

[초반과 다르게 디트로이트 타자들이 쉽게 물러나질 않아요. 계속해서 공을 커트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스읏!

[아, 방금…….]

“힛 바이 피치!”

[네, 역시 맞네요. 김병헌 선수가 던진 몸쪽 공에 미구엘 카브레라 선수의 유니폼이 스쳤습니다.]

[바로 대주자를 투입하는 디트로이트 벤치.]

어쩐지. 덕아웃에서 갑자기 옷을 고쳐 입더라니…….

[투아웃, 주자 1루에서 김사범 선수가 타석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부처네요. 경기 후반 2점과 3점, 혹은 4점은 엄청난 차이입니다.]

이글대는 눈빛, 날 증오하는 말들, 기대에 찬 시선들, 그리고 내 시야에 들어온 공.

야구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플레이는 확률이라는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빠아아악!

일단 홈런이 선언된다면 적어도 우리 팀에 1점 이상의 점수는 가져다준다는 것.

* * *

[김사범, 김병헌 상대로 솔로 홈런 ‘쾅!’

- ……김병헌은 이 홈런에도 굴하지 않고 이후 8타자를 모두 범타 혹은 삼진으로 잡아내며 홈런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줬다.

한편, 양키스의 타선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케이시 마이즈를 상대로 매 이닝 출루에 성공했지만 타선의 응집력 부족으로 점수를 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잘 던지던 김병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건 4회 초, 김사범에게 다시 한번 솔로홈런을 내준 이후 부터다. 다음 타자인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외야 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친 김병헌은 5회 초, 무사 1,2루의 위기상황을……, 마지막 아웃 카운트가 올라가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던 양 팀은 감독들이 직접 심판을 사이에 두고 언쟁을 벌이는 모습으로…….

그리고 마침내 6회 초, 네번째 타자로 나선 김사범은 김병헌의 빠른 공을 받아쳐 시즌 70호이자 자신의 커리어 첫 4연타석 홈런을 완성시켰다. 메이저리그 19번째 4연타석 홈런. 이 홈런으로 스코어는 4:0.

……

패색이 짙어진 9회 초, 양키스는 잭 브리튼을 마운드에 투입하며 희망을 놓지 않았지만, 이닝 두번째 타자로 나온 김사범은 12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그의 싱커를 받아쳐 마침내 메이저리그 연타석 홈런 기록을 5경기로 늘렸으며, 자신의 홈런 기록을 71개까지 늘리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번째 홈런 기록을 가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양키 스타디움에 가득 찬 양키스 팬들 중 일부가 그라운드에 쓰레기를 투척하며 야유하는 모습이 보였으며,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를 다시 쓰는 기록을 세울 경우 암묵적으로 홈, 원정 팬 모두 축하해 주는 관례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

이에 디트로이트의 한 팬은 ‘양키스가 코메리카 파크에 오면 어떤 취급을 받게 될지 기대하라.’는 의견을 밝혔으며…….

GT 스포츠, 홍한울 기자.]

* * *

양키 스타디움.

경기가 끝난 뒤 얼마 안 된 시간, 양키스의 애런 분 감독이 기자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오늘 9회 원아웃 상황에서 붐과 승부를 지시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려 있다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는데요.”

질문을 한 기자를 노려보며 공격적으로 대답하는 애런 분.

“기록은 항상 결과론적인 겁니다. 브리튼은 훌륭한 투수고, 만약 그 타석에서 붐을 잡아냈다면 그의 기록을 저지한 대단한 투수가 됐겠죠.”

“하지만 결국…….”

“그만. 더 이상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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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스탯 999 4번타자 - 힘 스탯 999 4번타자-9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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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스탯 999 4번타자 - 힘 스탯 999 4번타자-9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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