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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김사범, 메이저리그를 앞두고(3)

플로리다 공항.

나는 짐과 함께 수화물을 찾으며 말을 걸었다.

“이젠 플로리다가 익숙하네요. 고향의 향기가 나요.”

“이제 두 번째인데요?”

“앞으로 15년은 더 올 곳인데요 뭐.”

“모르죠. 여기가 아닌 다른 캠프로 갈지.”

“뭐, 그렇긴 하죠?”

이런저런 농담과 함께 걷는 우리 둘.

“아, 생각해 봤어요? 구단의 제안?”

“괜찮긴 한데, 12년은 좀 그러네요. 중간에 옵트아웃이 있다고 해도.”

“사범이 지금 성적만 유지만 한다면, 너무 헐값이긴 하죠. 그래도 서비스 타임 첫해부터 계약했다는 상징성은 있을 거예요.”

“8년 차부터 12년 차까지 연봉의 대부분이 몰려 있는 것도 좀 그렇고……. 트레이드 거부권은 아직 모르는 거잖아요?”

차에 올라타며 짐이 대답했다.

“그거야 딜을 해 봐야 아는 거죠. 아무튼 사범에게 이번 캠프는 중요해요. 아마 시범경기 끝까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좋은 성적을 기대할게요.”

“돈만 밝히는 짐을 위해서?”

“메이저리그 개막전부터 출전할 사범을 위해서.”

나만 마이너에서 센세이셔널한 성적을 거둔 게 아니다.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트라웃이 그랬고, 작년에 콜업 된 게레로 주니어도 마찬가지다. 이제 다른 사람들이 평가한 툴을 메이저에서 증명해야 할 시간이다.

삼십여 분을 달려서 도착한 캠프, 이미 소집된 투, 포수들이 각자 준비운동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오, 킴! 이젠 루키가 아닌 당당한 메이저리거 지망생으로 만나는군!”

디트로이트의 감독 론이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61승 101패. 작년 디트로이트의 성적이다. 마침내 100패를 넘긴 패배. 한국에서 야구를 했던 나로선 론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게 조금 신기하다.

“하하, 곧 메이저리거가 될 겁니다. 다시 만나서 기분이 좋네요.”

“나도 마찬가지야. 미기의 부담을 덜어 줄 선수는 언제든지 환영이지. 오늘은 짐을 풀고, 내일부터 훈련 세션에 참가하게.”

“알겠습니다. 내일 뵙죠.”

간단한 인사와 함께 그라운드를 나선다.

내일부터 난 최선을 다해 꿈의 무대를 향한 자기 PR을 해야 한다.

* * *

“네 엄마, 잘 도착했어요. 날씨요? 여기는 엄청 좋죠. 그래서 다들 여기에 캠프를 차리잖아요.”

이제 나름 시차적응에도 익숙해져 도착 첫날에 여유를 부릴 정도는 된다.

“아, 메이저요? 음, 그건 구단이 정하는 거라 몰라요. 최선을 다해야죠.”

사실상 올해 데뷔는 확정적이다. 내 능력을 보여 줬고, 구단은 메이저에서도 내 능력이 통하는지 살펴보고 싶어 할 테니까. 문제는 시기다.

“네, 아빠 옆에 계시죠? 바꿔 주세요. 또 삐치실라.”

서비스 타임을 위해 4월 달에 콜업한 후 데뷔할 수도 있고, 아예 개막전부터 나설 수도 있다.

“예 아빠, 저야 건강하죠. 아빠는 어떠세요? 새해 되면서 저랑 한 약속 기억하시죠? 반주 안 하기로 하셨잖아요.”

구단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나도 구단에게 하는 태도를 바꿀 거다. 프로선수는 타인으로부터 가치를 평가받는 거니까.

“예, 좋죠. 이번 시즌 끝나면 아빠가 원하시는 대로 다 할게요. 아, 이제 슬슬 잘 시간이네요. 하별이한테 안부 전해 주세요.”

계약 문제는 복잡하다. 나는 최저임금을 받으며 서비스 타임을 보내도 된다. 지금은 오직 하나, 메이저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때다.

* * *

다음 날.

“킴! 오랜만이야!”

“오, 이삭? 몰라보겠는데? 이게 메이저리그의 힘인가?”

“하하하, 감히 마이너리거가 빅리그 선수에게 함부로 말을 거는 거야?”

“그 마이너리거가 좀 야구를 잘하지.”

“아, 그건 맞아.”

캠프로 가는 도중 이삭을 만났다. 작년까지 평범했던 체형이 보다 더 다부져진 게 느껴진다.

“비시즌에 운동 열심히 했나 봐?”

“아, 9월 이후 한 달 동안 경기에 꽤 나갔잖아? 그런데 계속 나가다 보니까 체력이 달리더라고. 마이너보다 신경 쓸 게 많아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긴장해서 그렇겠지, 시즌 후반이기도 하고.

“그래서 운동한 거야?”

“그렇지. 올해는 메이저에서 시작하는 첫해니까.”

일부러 거만하게 말하는 녀석.

“너 올라가고 싱글A에서 올라온 2루수 알아? 시버라고 하는데, 타격도, 수비도 아주 괜찮은 녀석이야.”

“뭐?”

“내가 보기엔…….”

일부러 말을 흐리고 빠르게 캠프를 향해 걸어간다.

“야, 끝까지 말해 주고 가야지!”

그 말만 안 했어도 참 멋있었을 텐데, 아쉽네.

잠시 후, 라커룸.

“폴리하고 케이시도 와 있다고?”

“그럴걸? 연락 안 해 봤어?”

“이번 오프시즌에 바빴어, 타격 폼을 수정했거든.”

“또? 너도 참 대단하다. 70홈런 넘게 친 폼을 수정하다니.”

“그래서 이번엔 80개 정도 칠 생각이야. 아무튼, 둘 다 여기에 있는 건 좀 대단한데?”

“이야기 들어보니까 올해 트리플A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 케이시야 원래 구단에서 애지중지했던 유망주니 덤덤하고, 폴리가 엄청 신나 있어.”

그럴 만하다. 1년 만에 싱글A에서 트리플A까지 수직 상승했으니, 수술 후 우울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기분 좋겠지.

“아무튼,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유망주들을 콜업 하고 있어. 슬슬 이 지루한 탱킹의 끝을 보려는 것 같아.”

“순위표 아래에 너무 오래 있었으니까.”

돌아오기 전에도 2020년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디트로이트다.

“우린 운동이나 하자고. 팀이 날아오를 때 그 주인공이 될 수 있게.”

“간만에 좋은 말이네. 가자, 이삭.”

* * *

저번 캠프와 달리, 캠프의 일상은 평화로웠다.

따악!

“나이스 배팅, 킴!”

공을 치고.

“숏 스탑!”

슈욱- 펑!

“송구 좋아!”

잡고, 던졌으며.

“다시 보는군 루키, 아니 더블A의 본즈라고 불러 줘야 하나?”

“아뇨, 그 이름은 꺼림칙하네요. 이왕이면 더블 A의 미기라고 불러 주세요.”

“하하, 듣기 좋은데? 맘에 들어.”

미기와 농담 따먹기를 했다.

달라진 건 하나, 내 개인 커리큘럼에 주루 훈련이 추가된 것뿐이다.

캠프 초반, 나는 론을 찾아가 도루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재미있다는 듯 웃는 론과 함께한 테스트에서 당당히 합격한 나는 조건부 그린라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시범경기 중 도루 성공률 80% 이상이라…….’

각 팀의 날고 긴다 하는 투수와 포수가 나오지 않는 시범경기 초반에 바짝 도루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그렇게 주루 코치를 붙잡고 한참을 연습하며 더러워진 유니폼으로 라커룸으로 들어가자 폴리가 내게 말을 건다.

“전쟁이라도 나갔다 온 거야? 유니폼 장난 아닌데?”

“그라운드는 총성 없는 전쟁터지.”

고개를 꺾으며 대답하는 폴리.

“그건 축구 아냐?”

“아무튼, 우리나라는 아직 전쟁 중이거든. 매 순간을 전투하듯 사는 게 습관이야.”

“아, 그래서 그렇게…….”

그렇게는 개뿔. 대한민국 육군 병장으로서 배운 건 시간을 낭비하는 법뿐이다.

“농담이야. 아주 안전한 곳에서 안전하게 살아왔으니까 그렇게 동정하듯 보지 마.”

“무슨 말인지 알겠어.”

전혀 안 것 같지 않은데?

“난 이제 씻어야겠다. 오늘 저녁이지?”

“그렇지. 그때 그 멤버 그대로 갈 거 같은데?”

“좋지, 여기서 모이니까 좀 색다르네.”

그날 저녁.

“여기도 괜찮은데? 앞으로 자주 와야겠어.”

폴리의 말에 웃으며 대꾸하는 이삭.

“그런 멘트는 빅리거인 내가 해야 하는 거야, 마이너리거.”

미국에도 스타병 같은 단어가 있나? 있다면 이삭에게 날려 주고 싶은데.

“우리 모두 곧 빅리거가 되겠지. 폴리 빼고.”

케이시의 말에 빨갛던 폴리의 얼굴이 나라 잃은 표정으로 변한다.

“지금 쓰는 속담 맞지? ‘브루투스, 너마저.’”

“크크큭, 그건 속담이 아니잖아.”

“멕시칸과 코리안이 미국인 앞에서 영어로 속담에 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줄이야. 나의 조국, 미국 만세.”

그의 몸쪽 직구는 적군과 아군의 구별 없이 공평했다.

기운이 빠져 널브러져 있는 폴리를 버려 두고 우리 셋은 포켓볼을 치러 일어났다.

“이번 스프링 캠프는 투수진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넘쳐, 언제 누가 올라갈지 아무도 모르거든.”

“그래? 야수들도 마찬가지긴 한데, 아무래도 빈자리에 들어갈 사람이 정해져 있는 느낌이라 좀 덜하네. 킴, 네 차례야.”

주변을 둘러보느라 내 차례가 온 줄도 몰랐다.

“아까부터 어디에 정신을 팔고 있는 거야?”

영화에서 보면 꼭 이럴 때 미인들이 와서 같이 치던데.

“뻔하지, 무슨 영화 같은 거 생각하면서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있었겠지.”

“……이번 공으로 투 스트라이크야. 하나 더 던지면 나도 폴리 옆에서 흐느적거리고 있을걸?”

“뭔 소린지, 아무튼 킴. 너는 구단 측에서 뭐 들은 이야기 없어?”

틱!

잘못 맞은 공이 하필 8번을 맞춰 집어넣었다.

아주 적절한 타이밍이었어, 이삭.

“아, 후. 에이전트하고 이야기는 오고 가는 거 같은데…… 개막전은 몰라도 4월에는 콜업 될 거 같은데?”

“좋네, 어차피 선발진도 붕괴돼서 시즌 초반엔 어수선할 거야. 차라리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에서 올라오는 게 낫지.”

“구단 입장에서도 그게 이득이니까. 서비스 타임도 아낄 수 있고.”

유망주를 괴롭히는 마법의 단어, 서비스 타임.

“뭐, 그렇겠지. 그래서 이번 시즌은 목표도 좀 낮춰 잡았어.”

내 말이 끝나자마자 날 보는 이삭.

“네가? 그럴 녀석이 아닌데, 목표가 뭔데?”

큐대에 초크 칠을 하며 대답했다.

“신인왕, MVP, 50-50.”

* * *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회의실.

그곳엔 피곤에 찌든 알과 몇몇 사람이 모여 있었다.

피곤함 때문일까, 갈라지는 목소리로 알이 말했다.

“짐머맨 관련 딜은 접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사기꾼 놈들, 다들 헐값에 데려가려고 난리군.”

“차라리 작년에 팔아 치웠어야 해요.”

“그리고 아낀 돈으로 올해 시장에 나온 트라웃을 잡고?”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웃긴 말인지, 피식 웃으며 말을 잇는 알.

“허황된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킴에 대한 노선부터 확실히 정하지.”

“시범경기 10게임에서 벌써 12홈런이에요. 심지어 도루도 8개. 잡아야 합니다.”

“하, 타격 폼을 바꿨댔지? 슬럼프가 오길 빌었는데 그럴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군.”

본인 팀의 선수가 슬럼프에 빠지길 빌었다는 말에 몇몇 사람이 웃는다.

“후. 상황은 다들 알지? 짐은 어차피 서비스 타임 끝나고 매년 연봉협상 때마다 천문학적인 돈을 요구할 거야. 그 후에 FA 협상 때도 마찬가지고. 빌어먹을 락네이션.”

“그렇겠죠. 아마도.”

“지금 이 자리에서 결정하지. 장기계약으로 묶을 건지, 아니면 판단을 뒤로 미룰지.”

알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모두 수고하시네요.”

중년의 남자가 회의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

“아, 크리스토퍼. 연락도 없이…….”

“타이거즈는 언제나 이맘때쯤이면 바쁘잖습니까. 응원차 들렀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자연스럽게 알의 자리에 앉는 크리스토퍼.

“킴? 지금 말하는 유망주가 마이너에서 홈런을 뻥뻥 때리던 그 유망주 맞죠?”

“네, 맞습니다.”

“데리고 갈 만한가요?”

“아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평을 들어보면 데리고 갈 만한 것 같습니다.”

잠시 다리를 꼬고 앉아 생각에 잠긴 크리스토퍼.

“알이 생각하기엔 어때요?”

“충분히 미래를 걸어 볼 만한 유망주입니다.”

“그럼 검증을 먼저 해 봐야죠. 이번 시즌에 올리면 안 되는 이유가 있나요?”

“항상 똑같은 이유죠. 서비스 타임.”

“결국 돈이 문제인 거네요? 그렇다면 올리세요. 차후에 나갈 돈은 신경 쓰지 말고.”

크리스토퍼의 말에 회의실이 술렁인다.

“우승을 돈으로 살 순 없지만, 돈을 써서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다면 쓰세요. 트라웃도 마찬가지. 배팅해요. 그의 판단으로 거부당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돈 때문에 경쟁에서 밀리지는 맙시다.”

* * *

[마이크 트라웃, 에인절스와 계약 임박, 10년 370M]

[사범 킴, 이례적으로 디트로이트 개막 로스터에 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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