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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김사범, 2020시즌(vs 저스틴 벌렌더)(3)

[케이시 선수, 슬슬 힘에 부치는 거 같아요. 4회와 5회는 잘 넘겼지만, 알투베 선수에게 2루타를 맞았죠?]

[선두타자가 장타를 치고 나갔습니다. 이번 이닝, 힘든 이닝이 되겠어요.]

덕아웃에서 투수 코치가 나와 마운드를 방문했다. 뭐, 괜찮냐는 이야기겠지. 당연히 케이시는 괜찮다고 말할 거고.

[타석에 2번 타자 조지 브리그먼 선수가 들어섭니다. 게임의 향방이 걸려 있는 타석입니다.]

“스트라이크!”

“파울!”

“스트라이크! 아웃!”

바깥쪽 패스트볼, 다시 한 번 바깥쪽 커터. 그리고 하이 패스트볼로 이어진 공에 브리그먼은 버티지 못하고 배트를 휘둘렀다. 원아웃.

진짜 스타는 어려운 상황에서 빛나는 거라는데……. 정말 빛나고 있다.

따악!

꼭 있다, 이렇게 칭찬하면 못하는 사람이. 타석에 들어선 스프링어가 초구를 노려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어 냈다.

[알투베 선수, 이미 3루를 돌았습니다! 우익수 카스테야노스 선수 홈에! 아, 포기하고 2루를 향해 던집니다. 먼저 득점에 성공하는 휴스턴!]

[디트로이트는 투수 교체를 고려해야 합니다. 패스트볼 구속이 91마일까지 떨어졌거든요? 투구 수는 조금 여유가 있습니다만, 휴스턴 같은 강타선을 맞아 싸운다는 건 투수의 체력을 평소보다 더 빠르게 갉아먹습니다.]

[휴스턴의 4번, 카를로스 코레아 선수의 타석입니다.]

케이시가 마운드 뒤편에서 스파이크를 털고 있다.

“케이시.”

나를 바라보는 케이시.

“좀 힘들다 싶으면 그냥 존 아래쪽만 보고 커터나 스플리터 같은 공 던져. 알지?”

별다른 대답 없이 케이시가 살짝 웃는다.

집중하자. 케이시라면 정말 내가 말한 대로 던질 거다. 내가 말해 놓고 책임 지지 못하면 창피하잖아.

그리고 시작된 코레아의 타석, 케이시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커터와 스플리터만 던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힘들었나?

딱!

[카를로스 코레아, 쳤습니다! 아, 2루수 정면으로 가는 땅볼 타구! 2루수 이삭, 김사범 선수에게! 2루에서 아웃! 1루에서도……. 아웃! 입니다.]

[와, 다행이네요. 자칫 잘못하면 흐름을 내줄 뻔했던 이닝이었거든요? 어어?]

[김사범 선수가 일어나질 못하고 있네요! 어떻게 된 일이죠?]

[느린 그림으로 보겠습니다. 아, 1루 주자였던 스프링어 선수의 슬라이딩인데요, 발이 높았어요. 스파이크 날이 다 보일 정도거든요?]

[이 정도면 고의로 송구를 방해한 거 같은데요? 수비 방해를 넘어서 퇴장을 줘야 합니다. 너무 위험한 슬라이딩이에요.]

[디트로이트의 론 가든하이어 감독이 뛰쳐나옵니다!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합니다만, 심판이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죠?]

[아, 너무 격하게 항의하면 안 됩니다. 감독의 퇴장이 굉장히 빈번한 리그거든요. 아, 다행스럽게 코치진이 와서 진정시키는군요. 그래도 당연히 해야 할 항의였어요. 감독이라면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이렇게 나서 줘야 합니다.]

이삭의 송구를 받고 자연스럽게 2루 베이스를 밟았다. 송구를 이어 가기 위해 스텝을 밟던 도중 느껴진 싸한 기운.

스프링어의 시선은 베이스가 아닌 날 바라보고 있었다. 재빨리 다시 뛰어올랐지만, 녀석의 스파이크 끝에 정강이가 스쳤다. 아.

“아웃!”

1루심의 아웃 소리를 듣자마자 알싸한 통증이 올라와 드러누웠다. 아, 일병 때 이후로 한 번도 맞아 본 적 없는 조인트인데.

사실 조인트를 맞았다는 사실보다 날 바라보고 들어온 슬라이딩, 아니 태클에 놀란 마음이 더 컸다. 동업자 의식은 팔아넘긴 건가?

덕아웃에서 뛰쳐나오는 팀 닥터를 만류하고 일어났다.

“붐, 괜찮아?”

“어, 괜찮아. 넌 완전 뻗은 거 같은데?”

나는 약간 놀란 정도지만 케이시는…… 거의 좀비 같은 몰골을 하고 있었다.

“후, 그렇긴 하네.”

“케이시. 교체야. 덕아웃에서 좀 쉬다 아이싱 해!”

마침 투수 코치가 다가와 교체를 알리고 떠났다.

“내가 복수해 줄까?”

“뭐?”

“쟤네들이 너 힘들게 했잖아. 복수해 준다고.”

“뭐라는 거야?”

“그냥 말해. 복수해 달라고.”

“하아, 또 이런 패턴이네. 그래. 복수해 줘.”

“그래, 간다. 꼭 복수할게. 꼭!”

7회 초. 나는 선두타자다.

“파울!”

[김사범 선수, 끈질기게 버티고 있습니다.]

[벌써 8구째죠? 계속해서 존 바깥을 맴돌며 던지는 벌렌더 선수도 대단하지만, 전혀 밀리지 않는 김사범 선수도 대단합니다.]

존이 애매하다? 그럼 근처를 맴도는 공은 다 때리면 된다.

뭐, 존에서 공 한 개쯤 벗어난 공을 치다 보면 좋은 타구가 나오진 않지만, 바깥쪽 공을 밀고 안쪽 공을 당기는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

“파울!”

[벌렌더 선수의 11구가 이번에도 존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공을 돌려받는 벌렌더 선수의 심기가 굉장히 불편해 보입니다. 저라도 그럴 거 같아요. 6회까지 85개를 던진 벌렌더 선수인데 7회 김사범 선수를 상대하면서 95구를 넘겼거든요? 한 이닝을 끝낼 수 있는 공을 한 타자에게 쏟고 있습니다.]

아직 내 집중력은 좀 남았는데? 어때? 더 던질 수 있어? 이게 한국 특산물 용큐놀이란 건데.

12구. 하이 패스트볼이 내게 다가온다. 전과 다르게 칠 만한 공.

탁!

으웁!

아, 놓치면 안 되는 공인데. 정말 칠 만한 공이었다.

“닥터!”

아쉬워하는 내 뒤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아, 김사범 선수의 파울 타구가 구심의 마스크 아래쪽에 맞았습니다. 순간 방송에서도 들릴 만큼 큰 소리가 났는데요, 일단 구심은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렇게 포수의 몸에 맞지 않고 바로 심판에게 향하는 공을 맞으면 정말로 아프다고 합니다. 지금 같은 경우 거의 반대 투구였기 때문에 파울 타구가 바로 구심에게 향했죠? 부디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누워 있는 구심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했다.

‘음…… 눈이 갔는데…….’

결국, 약한 뇌진탕 증세를 보이는 구심이 퇴장하고, 대기심이 그 자리를 채웠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괜히 가해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물론 속은 좀 편해졌지만.

“베이스 온 볼스!”

결국, 난 두어 개의 공을 고르고 난 뒤에 1루로 향했다.

신경질적으로 마운드를 고르는 벌렌더의 모습이 보기에 참 좋다.

* * *

‘빌어먹을 자식, 후.’

마운드를 고르는 벌렌더는 신경질적으로 오른손의 공을 매만졌다.

‘그래도 미기만 적당히 처리하면, 그다음은 애송이들이니까.’

투수판에 발을 올린 벌렌더가 포수의 사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디트로이트의 덕아웃.

작전을 내는 빈도가 적은 감독으로 손꼽히는 론의 입에서 의미심장한 말이 흘러나왔다.

“슬슬 시작해야겠군. 킴에게 사인 보내.”

론의 옆에 있던 코치가 몸 여기저기를 두드리며 사인을 전달했다.

“흔들어야지. 예전의 벌렌더였다면 소용없겠지만. 지금의 벌렌더는 예전의 벌렌더가 아니잖아? 그렇지?”

론의 입에서 누구에게 묻는 건지 모를 질문이 흘러나왔다.

[벌렌더, 초구 던집니다! 아, 김사범 선수 도루를! 아, 귀루합니다.]

[조금 늦게 스타트 하는 것 같아서 걱정됐었는데요. 본인도 느꼈는지 재빠르게 귀루합니다.]

[김사범 선수의 주력이 굉장히 빠르죠?]

[네. 달리기 시작해서 1루까지 도달하는 평균 시간이 5.7초대거든요? 우타자인 걸 고려하면 스피드 또한 리그 최상위인 선수예요.]

[그래서인지 벌렌더 선수도 쉽게 리드를 벌리게 놔두지 않네요. 견제구를 던집니다.]

“세잎.”

재빨리 1루로 귀루한 김사범이 벨트 사이에 낀 흙을 털어내며 휴스턴의 1루수에게 말을 걸었다.

“헤이, 너무한 거 아니에요? 3번 연속 견제구를 던지는 건 너무하잖아요?”

“루키. 입을 조심해. 게임에 집중하라고.”

“워어, 알겠어요. 그래야죠. 뭐.”

눈으로 김사범을 견제하던 벌렌더가 타이밍이 흐트러졌는지 투구판에서 발을 풀자, 기다렸다는 듯 마운드로 포수가 올라갔다.

“벌렌더, 주자는 신경 쓰지 마요. 슬라이드 스텝으로만 던지면 내가 잡아낼게요. 알잖아요?”

“후. 계속 파리가 알짱거리는 느낌이야. 짜증 나.”

“걱정 마요. 반드시 잡을 테니까.”

“오케이. 알겠어. 믿을게.”

포수가 내려가는 잠깐의 시간 동안 벌렌더의 시선이 1루 베이스에 있는 김사범에게 내리꽂혔다. 그리고 곧 경기가 재개됐다.

[아, 김사범 선수 또 리드를 벌립니다. 투수 입장에서는 신경 쓰이겠어요.]

[그렇긴 합니다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아예 피치아웃을 해서 포수에게 맡기는 것도 방법이거든요?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가 됩니다.]

[2구째, 던집니다!]

“뛴다!”

[아, 김사범 선수 뜁니다!]

따악!

[카브레라 선수도 쳤습니다! 1-2루 간을 빠져나가는 공! 주자는 1루와 3루입니다!]

[상황으로 봐선 런앤히트가 아닌 김사범 선수의 단독 도루였던 거 같아요. 카브레라 선수, 베테랑은 베테랑이네요. 벌렌더 선수의 패스트볼이 확실하게 빠지지 않았거든요? 그걸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2루수 방향으로 밀어냅니다. 대단해요.]

마운드로 돌아온 벌렌더의 얼굴은 분노로 인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 * *

“아웃!”

카스테야노스의 타구가 내야 높이 떴다 2루수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음 타자는 덕아웃에서 어두운 오오라를 풍기던 스튜어트다. 아, 제발!

드라마나 만화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각성한 다음, 멋있게 홈런을 날리던데…….

“스트라이크!”

“파울!”

각성은커녕 2구 만에 투스트라이크에 몰렸다. 또 소심한 폼으로 흐느적댈 거다. 분명.

턱!

[아, 크리스틴 스튜어트 선수의 타구, 높이 떴습니다! 하지만 이 타구는! 타구는! 2루수와 우익수, 중견수 사이에 떨어집니다! 텍사스 안타!]

3루에서 리터치한 상태로 타구를 지켜보던 나는 재빠르게 홈을 향해 돌진했다. 그래, 흐느적대든 뭐든 결과가 좋으면 됐지. 다행이다.

이제 주자는 다시 원아웃 1, 3루. 흐름이 넘어왔다.

[6번 대즈 카메론 선수, 초구를 쳤습니다! 아, 이 공이 3-유간을 빠져 나갑…… 아닙니다! 코레아 선수 빠지는 공을 끝까지 따라가 잡아냅니다. 바로 2루에 던진 공은 아웃! 1루에선 세이프입니다.]

[아, 휴스턴 벤치에서도 감독이 달려 나옵니다. 2루로 향하던 스튜어트 선수의 발이 높았다는 것 같죠?]

[2루심은 이번에도 역시 단호하게 고개를 젓습니다.]

스튜어트가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스튜어트, 고마워요.”

“뭘?”

“방금 슬라이딩. 일부러 더 공격적으로 한 거죠?”

그냥, 그냥 그런 것 같다.

“뭐, 좋을 대로 생각해.”

부끄러워하긴. 입가에 미소나 지우고 말하지.

그렇게 7회가 끝나고, 스코어는 2:1이 됐다. 이제 이 점수를 지켜내야 한다.

[7회 말,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는 조 히메네스 선수입니다. 이번 시즌에 꽤 좋은 활약을 하고 있죠?]

하지만 히메네스는 나오자마자 폭풍 같은 기세로 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베이스 온 볼스!”

그렇게 세 타자 연속으로 내준 볼넷. 중간에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타이밍을 잘 끊었음에도 나온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히메네스가 세 번째 볼넷을 내준 후, 결국 폴리가 불펜 쪽에서 걸어 나왔다.

[디트로이트, 지금 이 위기를 어떻게든 넘겨야 합니다.]

[그래도 폴리 선수가 잘 던지고 있습니다. 카운트는 2-1, 제이슨 폴리 선수의 4구는!]

따악!

폴리의 오른쪽 귀를 스치고 지나가는 듯한 타구였다.

그리고 2루를 향해 몸을 던진 내 글러브에 정확하게 들어온 타구기도 하고.

“아웃!”

관성을 못 이기고 앞으로 제법 미끄러진 몸, 정신을 차리고 오른쪽을 보자 2루 베이스 바로 옆이다. 베이스를 짚으며 일어나면서 1루를 확인한다.

“아웃.”

나와 눈이 마주친 1루 주자 스프링어. 녀석은 이미 1루보다 2루에 더 가까이 와 있다.

눈이 커지면서 급하게 돌아가는 녀석을 피해 1루로 공을 던졌다.

“아웃!”

우와아아아!

[아, 이거 설마?]

[김사범 선수, 1루로 송구합니다. 아웃! 오직 혼자서 삼중살을 완성합니다!]

[무사 만루가 단숨에 3아웃으로 바뀌었습니다. 디트로이트는 지난 2017년 이후 3년 만에 성공한 삼중살입니다.]

어안이 벙벙한 얼굴을 하고있는 스프링어에게 잘 보이게 한 번 씨익 웃어 주고 덕아웃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30여 분 후.

“아웃!”

[셰인 그린 선수, 경기를 마무리합니다. 디트로이트가 한 점 차 승부에서 승리를 가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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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스탯 999 4번타자 - 힘 스탯 999 4번타자-5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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